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21화 (21/291)

0021 ----------------------------------------------

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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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약속했던 것보다 토벌군의 숫자가 더 많지 않느냐?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샛별회의 지도자 호프만은 비밀 회선으로 통신을 시도해 온 내통자를 향해서 거칠게 항의를 했다.

[루퍼트가 합참을 설득하면서 더 많은 예산을 움직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보내드린 폭발물을 사용하면 돌입부대를 매장시키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나는 본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단 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린 마당에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지도자님께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놨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감언이설로 나를 구속하려는 수작이 아니냐! 네놈들의 흉계에 놀아날 내가 아니다. 감히 나를 우롱하려고 하다니 어리석은 놈들!”

[정 그러시다면야 어쩔 수 없군요. 방법은 알려드렸으니 선택은 어디까지나 호프만님의 몫입니다. 그럼.]

손을 부르르 떠는 호프만에게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은 내통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교신을 끊어버렸다.

“이 자식들이 감히 나를 우롱하다니…….”

처음에 한 약속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샛별회는 이번 전투에서 승리해야만 했다. 그럼으로써 제론V행성의 지배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선전물로 활용을 할 수가 있었고, 내통자들은 그 책임문제로 정적인 루퍼트를 실각시키면서 권력을 독차지한다는 게 원래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방위군이 터무니없이 많은 병력들을 토벌전으로 동원하는 바람에 호프만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내통자는 계속해서 방위군의 움직임을 알려주면서 자신들이 배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필했지만, 그런 자그마한 승리들을 쌓아나가는 것으로는 전세를 뒤집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었다.

내통자는 방위군이 그렇게 많은 병력을 보낼 줄은 몰랐다는 식으로 발뺌을 하고 있지만, 정말로 그 말이 사실이라면 기지를 날려버릴 수 있는 규모의 폭발물을 보내와서는 안 되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그들은 처음부터 샛별회와 방위군 양쪽 모두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는 소리다.

“설마 놈들이 노리는 건……아니, 아니다. 아무리 놈들이 나를 겁박한다고 해도 그 물건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아낼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렇게 결론을 내리자 호프만에게도 다소의 여유가 생겼다.

비록 본거지를 잃어버리는 건 뼈아픈 손실이지만, 그 물건에 대한 비밀만 손에 쥐고 있으면 얼마든지 재기에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서 자신을 속인 내통자를 마소처럼 부려먹으면서 복수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소까지 지어진다.

최악의 상황은 이대로 방위군에게 붙잡히게 될 경우다.

이 토벌을 주도하는 루퍼트 의원은 샛별회의 테러로 가족들을 잃어버리고 복수의 화신으로 각성을 해버렸다.

그 전까지는 그도 흔해빠진 정치꾼이었지만, 그 일이 일어난 다음부터는 사람이 돌변해버려서 찔러도 피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철혈의 정치인으로 변신을 해버렸다.

그런 인물의 후원을 받고 있는 토벌군에게 사로잡힌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자신의 사형집행서에 서명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 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하기는 했지만 내통자들의 말대로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내통자에게 다시 한 번 연결을 시도해라. 구체적인 탈출방법에 대해서 의논해 보겠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발자크가 속으로 혀를 찼다.

‘쳇, 슬슬 발을 뺄 타이밍이군.’

그가 보기에는 아무리 믿는 구석이 존재한다고 그래도 자신의 세력을 포기하면서까지, 다른 세력으로 몸을 의탁하는 건 멍청한 행동으로 보였다. 누울 자리를 보고 뻗으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 자신만 해도 용병 계약을 하기 전에는 먼저 상대방이 무슨 의도로 자신을 고용하는지를 치밀하게 재고 따지면서 계약을 맺는다.

호프만은 그들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한 번 속아 넘어간 마당에, 두 번이라고 속아 넘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는 법. 그가 신변의 안전을 맡기는 순간에 칼자루는 그들의 손에 넘어갈 게 뻔했다.

식객으로 가면 난도질을 당할 것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식객의 식객인 자신의 입장은 두말할 것도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자신을 이용가치가 남아있는 호프만을 대신해서 테러리스트들의 두목이라는 명분으로 희생양으로 만들 수도 있는 일.

‘결정적인 순간에 타이거를 끌고 빠져나간다. 하지만 그 전에 방위군들하고 놀아주고 떠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그냥 떠나버리기에는 화면으로 펼쳐지고 있는 전투에 자신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입술이 바짝 마르고 피가 끓어오르면서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이, 당장에라도 그 난장판으로 뛰어들어서 망령들을 해치우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쳐 오른다.

“지도자님.”

“무슨 일이냐?”

“폭발물을 설치할 계획이라면 제가 직접 대응병력을 끌고 지휘를 하면서 3차 방어선에서 시간을 끌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돌입부대는 벌써 1차 방어선을 돌파하고 2차 방어선을 향해서 돌격해 들어오고 있다.

내통자들이 준 정보로 미리 대비를 한 덕분에 1차 방어전에서는 제법 선전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수백의 마장기들이 파죽지세로 밀려들고있는 상황.

“혹시 자네의 능력으로 돌입부대를 물리칠 수는 없겠는가?

“솔직하게 말해서 그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발자크가 B급 마장기인 타이거를 조종한다고 그래도, 단신으로 수백에 이르는 마장기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들을 하나하나씩 1대 1로 상대를 할 수 있다면 모를까, 만약에 그런 상황을 연출시킬 수 있다고는 해도 마나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될 게 뻔했다.

그의 확답을 듣고 체념을 한 호프만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겠네. 자네에게 3차 방어선의 병력과 남아있는 모든 마장기들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줄 테니, 어디 한 번 마음대로 날뛰어 보도록 하게.”

루퍼트가 실각을 하기 위해서는 그가 지지하고 있는 토벌군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큰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들을 납득시키기 위한 가시적인 피해를 선전하기 위해서라도 돌입부대를 반드시 처리해야 되지만, 적들의 공격해 들어오는 속도를 감안해 보면 쉽지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 현실.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호프만이 질문을 던졌다.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가?”

“여차하면 내통자한테 도움을 요청해 보겠습니다만, 일단은…….”

재밌는 발상을 떠올린 발자크가 웃음을 터트렸다.

“적들에게 우주전이 뭔지를 보여주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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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바위산 내부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쉘터가 존재하고 있었다.

덕분에, 자주포들의 포격은 바위산의 표면만 요란하게 긁어버렸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브라보 팀은 게이트를 신속하게 폭파하라!]

“알겠습니다!”

복창을 한 병사들이 재빠르게 게이트로 접근했다.

쾅!

하지만 게이트로 다가서기가 무섭게 그곳에서 먼저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면서 다가가는 병사들을 흔적도 없이 날려버렸다. 그러면서 쏟아지는 적들의 파상공세.

타타타타타타!!!

“사, 산개하라!!”

쏟아지는 총알세례를 피하지 못한 병사들은 순식간에 벌집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당황하지 마라! 보병들은 재규어를 방패로 삼으면서 엄폐를 하고, 측면의 적들부터 하나씩 처리해 나가라!!]

제시카 소령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병사들이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전고 10m에 이르는 거대한 재규어들이 방패를 들고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가자 적들의 공격은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었다. 그 압박에 적들이 주춤거리기 시작하는 순간, 후방에서 엄폐하고 있던 랩터와 보병들이 뛰쳐나오면서 포화를 집중시켜 나갔다.

투타타타타타! 투쾅!

그 어마어마한 화력의 앞에서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 매복하고 있던 적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나간다.

“죽어라!”

건물의 내부에서 기회를 엿보던 테러리스트 하나가 재규어의 머리를 노리면서 바주카를 발사해 왔다.

쾅!

매캐한 폭연에 휩싸이면서 제자리에서 걸음을 멈추는 재규어.

“꼴좋다. 괴물 자식!”

하지만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뻐하는 것도 잠시.

재규어는 상처하나 없는 멀쩡한 모습으로 외눈의 붉은색 안광을 빛내면서 테러리스트를 주시해 왔다.

“흐이익!”

마치, 죽음의 선고를 내리는 사신같은 모습에 공포에 질려버린 테러리스트가 바닥으로 주저앉으면서 오줌을 지려버린다.

투타타타타타!

그를 향해서 미니건을 조준하고는 사정없이 찢어버리는 재규어.

[적의 보병들에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보병과 랩터를 엄호하면서 적들의 주력병력을 무력화시키는 작업에만 집중하도록!]

[예이, 예이, 알아서 받들어 모시겠습니다요. 마님!]

[크로스 중위!]

[아, 통신상태가 불량합니다. 저는 치지직 이만 임무에, 치지직. 주력, 치지직.]

흔한 수작을 부리면서 교신을 끊어버리는 랄프 중위의 경망스러운 태도에 제시카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마장기를 조종하는 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행실이 선천적으로 불량하다고 할까? 까불거리는 모습이 미워할 수 없으면서도 호감을 가지는 것도 망설이게 하는 남자다.

그래도 자신을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상관보다는 훨씬 낫지만.

돌입부대를 총괄하는 랄프 대령은 샛별회의 1차 저지선에 보병들의 엄호를 무시하면서 마장기를 돌진시켰다. 그 결과, 적들이 쳐놓은 대 마장기 함정으로 기갑병력들을 무방비하게 노출시키면서 재규어 2기와 랩터 32기를 잃어버리는 뼈아픈 손실을 입었다.

제시카는 보병과의 연계작전을 통해서 화력을 강화시켜 피해를 최소화시키며 전진을 할 것을 제안했지만, 오히려 불같이 화를 낸 그는 그녀를 향해서 터무니없는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자신이 넘친다면 네년이 선봉을 서도록 해라!”

덕분에 재규어 10대와 랩터 50대. 그리고 보병 2천이라는 초라한 병력으로 선봉을 맡게 된 제시카지만 오히려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들은 1차 저지선으로 대부분의 전력을 투입시켰다. 게다가 대 기갑병기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 재규어의 방어력으로 밀어붙이고 보병과 랩터의 화력을 추가시키면서 차근차근 전진해 들어간다면 이 정도의 병력으로도 충분한 승산이 있어!!’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새롭게 편성된 선봉대는 적들을 거침없이 격파해 나갔다.

[본대에게 알린다. 샛별회의 2차 저지선을 제압했다. 사망자 소수. 피해는 경미!]

[접수했다. 계속해서 건투를 빈다!]

교신을 받는 통신장교의 뒤쪽에서 병사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지는 소리를 들은 제시카의 입가로 미소가 번져나간다.

‘이렇게 전과를 쌓아나가면 상부도 결국에는 전공을 인정해 줄 수밖에 없겠지.’

실력지상주의로 남녀차별이 거의 없는 우주군과는 다르게 가온공화국의 방위군은 유독 여성 지휘관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덕분에 사사건건 진급에 방해를 받는 바람에 이제는 전과를 세울 기회마저도 쉽게 만들어주지 않는 상황.

그런데 상관의 진노가 오히려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있으니 오히려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만약에 이대로 테러리스트를 완벽하게 제압해 낼 수만 있다면, 자신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온공화국 최초의 여성 장군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

제시카의 가슴은 희망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 꿈을 산산조각으로 박살내버리는 한 남자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3차 저지선으로 짐작되는 게이트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컨테이너들이 쌓여져있는 거대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봉대가 그 구역으로 진입해 들어가자 전원이 꺼져버리면서, 일대 전체가 어둠에 휩싸여버린다.

한 병사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건 도대체?”

[마장기 파일럿들은 즉시 적외선 관측모드를 전환한다. 장비가 없는 병사들은 조명탄을 장전하고 라이트를 키며 사주경계를 하며 전진해 나간다. 적이 어디에 잠복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주의하도록!]

어둠속에서 불빛들이 하나 둘씩 켜져 나간다.

침을 꿀꺽 삼키면서 재규어의 걸음에 맞춰서 조심스럽게 전진을 시작하는 병사들. 잠시 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갑작스럽게 어딘가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웅성웅성

당황한 병사들이 웅성거리자 보다 못한 지휘관 하나가 버럭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누가 이런 타이밍에 장난을 치는 거냐!”

[내가.]

콰직.

소리 소문 없이 배후에서 나타난 타이거가 재규어의 머리를 으스러트려 버린다.

“적이다!!”

투타타타타!!

엄폐하면서 따라오던 병사들이 혼비백산하면서 총을 갈겨대자, 고양이처럼 민첩하게 점프하면서 물러나는 타이거가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적이 도망친다. 조명탄을 발사해!!”

[멈춰! 그런 짓을 하면 적외선 관측 장치가…….]

퍼엉!

혼란에 빠진 병사들이 제멋대로 조명탄을 발사하는 바람에, 마장기 파일럿들은 뿜어져 나오는 섬광으로 시야를 잃어버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광학위장을 사용하며 접근해 들어온 타이거가 마장기들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어흥, 물어버리겠다.]

[으아아악! 오지마, 오지마!!]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공포에 질린 재규어 파일럿이 사방으로 총질을 갈겼다.

우왕좌왕하는 재규어의 움직임에 옆에서 엄폐하고 있던 병사들 짓밟혀 나가고, 그 와중에 타이거는 유유하게 도망치면서 갈고리로 랩터를 낚아채고는 병사들에게 집어던지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쾅!

“크아아아악!!”

[잡았다. 개자식!]

시야를 회복한 재규어 파일럿 하나가 적외선 관측 장비로 광학위장으로 모습을 감춘 타이거의 모습을 포착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에 삽시간에 시야를 벗어나 버리는 바람에, 엄한 빔 캐논이 사선에 있는 아군들을 휘말리게 하고 말았다.

쾅!

“크아아악!!”

[아군을 공격하다니 뭐하는 짓이야, 정신 차려! 휘트먼!]

[젠장, 적은 어디냐! 어디에서 공격해 오는 거냐!]

[으아아아악!!]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가 혼란을 가중시키며 피해를 확대시켜 나간다. 그야말로 1기의 적에게 선봉대 전체가 농락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태.

[전부 제자리에 멈춰!]

제시카의 포효에 선봉대가 얼어붙은 듯이 움직임을 멈췄다.

[당황하지 마라! 놈의 의도는 우리를 혼란시켜서 그 틈을 노리는 거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녀석이 가진 무기는 그것뿐이다!! 병사들은 향후 조명탄 사용을 일체 금지하며, 재규어들은 서로의 등을 맞대면서 사각을 차단한다! 랩터들은 방원진을 형성하며 아군을 호위하고 경계태세로 이행하라! 만약에 타이거를 발견하게 되면 랩터의 기동력을 중심으로 몰이사냥을 시작한다. 명심해라! 녀석은 기동력을 살리기 위해서 중장비를 해체한 상태다. 바꿔서 말하면 랩터의 공격력만으로도 충분한 타격을 줄 수가 있다는 소리다!!]

그 소리를 들은 선봉대원들이 자신감을 되찾았다.

타이거가 아무리 중무장을 해제했다고 그래도 전고 8m의 거체. 처음부터 기동력을 중시하면서 경량화에 중점을 둔 전고 3m의 랩터의 속력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방원진으로 똘똘 뭉치면서 전열을 가다듬은 선봉대가 항전의 의지를 불태웠다.

“지휘관의 솜씨가 제법이군.”

자신이 연출한 혼란이 순식간에 수습되는 것을 발견한 발자크지만 여유를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적이 강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전투의욕이 무럭무럭 솟아오르면서 입가에는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렇게 나오셔야만 사냥을 하는 보람이 있지.”

발자크는 잠복을 하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서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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