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라이엄프-10화 (1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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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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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 당일

소등시간은 한참 전에 지나갔지만 정비대 뒤쪽의 공터는 화려한 조명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얼마나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갔는지 수백 명이 넘는 인파들이 몰려서 야시장처럼 왁자지껄했고, 어떤 군인들은 맥주의 캔을 따고 소세지를 물어뜯으면서 장기자랑을 하며 자기들만의 축제를 벌이는 놈들도 있었다.

그 중에는 부사관들 만이 아니라 장교들의 모습도 여기저기서 눈에 들어왔지만, 이 미친 축제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애초에 부대장이 묵인하지 않았으면 경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을 테니 결국에는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소리다.

‘개판이 따로 없군.’

남은 시간만 충분했으면 바스코와 싸우는 대신에 다른 방법을 찾아봤겠지만, 길로틴에게 입수한 정보로 계산을 한 결과 남아있는 시간이 촉박했다.

[얼마 전에 첩보부가 테러리스트들의 본거지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네.]

[정말입니까?]

[물론, 그리고 상부에서는 자네 부대를 공격에 동원하기로 결정했어. 아직 정식으로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합참에서 최종적으로 조정을 마친 내용이니, 자네 부대가 차출되는 건 시간 문제에 불과하네.]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소식이다.

조그마한 아지트를 덮치는 수준이라면 모를까 그들의 본거지를 공격하는 일이라면, 총력을 기울여서 방어전을 시도할 게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런 전투가 일어나면 방위군 내부에서는 소모품 중에서도 소모품으로 취급을 받는 범죄자 출신 부대가 맡는 역할이라는 건, 말 그대로 선봉대에 참가해서 목숨을 도외시하고 돌파구를 여는 고기방패의 임무다.

그런 전장에 뛰어드는 것도 죽여 달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뒤통수를 노리고 있는 부하들과 함께라면?

아찔한 상황이 그려지는 것 같아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으려니 길로틴이 귀가 번쩍 뜨이는 제안을 했다.

[자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헌병대로 보직을 바꿔 줄 수도 있네.]

[그게 정말…….]

거기까지 말을 꺼내던 나는 길로틴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웬지 모를 오한을 느끼면서 재빠르게 말을 바꿨다.

[……로 좋은 제안에 감사드리지만 전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흠. 그런가? 정 그렇다면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전혀 아쉬워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수염을 쓰다듬기 시작하는 길로틴.

이런 답정너.

찰나의 순간에 불과했지만 사람 좋은 아저씨를 연기하던 사람이 180도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걸 보니, 그에게는 뭔가 다른 꿍꿍이가 존재하는 게 틀림이 없었다.

그 속내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후원자의 도움을 기대할 수가 없으니, 뒤통수에 총을 맞기 싫으면 하루라도 빠르게 소대를 장악하는 작업을 진행해야만 한다. 바스코와 1대 1로 싸우는 건 그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가 있는 일.

어젯밤에 찾아온 탈리아의 반응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어차피 춰야 하는 춤이라면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신사숙녀여러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늘밤의 메인이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오오오!!

어디에서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비넥타이를 멋지게 멘 병사가 마이크를 들고 사회를 시작했다.

[청코너 챔피언! 키 2m 47cm에 체중 185kg. 주먹으로 전차를 파괴하는 남자!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미청년들의 재앙! 살아있는 인간 분쇄기! 5중대 3소대의 살아있는 괴물이자 지상으로 풀려난 괴물 바스코!!!]

문과 출신인지 표현력이 남다르다.

바스코! 바스코! 바스코! 바스코! 바스코!

“우와아아악!!”

병사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등장한 바스코는 양 팔을 들며 관중석을 돌아보면서 그 응원에 응답하더니, 이내 정비대가 가져다놓은 드럼통을 양손으로 번쩍 들어 올리면서 요란한 괴성과 함께 힘을 주기 시작했다.

“흐아아압!!”

콰지지직!

쿵!

과육을 다 파먹어버린 사과 찌꺼기처럼 몸통 부분이 날씬하게 변하면서, 육중한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드럼통.

“이게 바로 네 운명이다. 류안!!”

[바스코가 위협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방어기제강화로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전생의 나였으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위협적인 모습이지만 고유능력 덕분에 정신적인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한번이라도 잡히면 끝장나겠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사회자가 내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홍코너는 도전자 류안! 키 182cm에 체중 74kg. 겁을 상실해버린 정신 나간 도전자! 5중대 3소대의 살아있는 시체. 류안!!]

‘이미 죽은 사람 취급이냐!!’

나도 모르게 태클을 걸었지만 사회자의 외침은 시작에 불과했다.

우우우우우우-.

“최대한 버텨라 약골!”

“너한테 1쿠퍼나 걸었으니까 지면 죽을 줄 알아!!”

“형편없었어!”

이어지는 야유에서 새삼스럽게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적은지를 실감할 수 있었지만, 내기 판에서도 그랬듯이 판돈 대부분이 바스코에게 몰려 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화학 반응이었다.

그렇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흐규흐규.

링 위로 올라가자 우리 두 사람의 사이를 가로막은 심판이 경기 규칙을 설명해나갔다.

“마나병기를 사용하면 안 되고 시합을 시작하기 전에 무기를 몰래 소지하고 있어도 안 됩니다. 외부에서 물리적인 도움이 행해지면 실격으로 처리하겠지만, 대신에 외부에서 던지는 콜드 웨폰(마나병기를 제외하는 냉병기)들은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항복은 없고, 기권도 없습니다. 오직 승리한 사람만이 죽음이나 자비를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스코가 으르렁거렸다.

“내게 자비를 기대하지 마라, 어리버리 새끼야. 저 철창을 네 무덤으로 만들어주마!”

“해보시던지.”

[set the cage!]

사회자의 외침을 들은 심판이 재빠르게 링 밖으로 도망쳤다.

술에 취한 채로 제정신이 아닌 정비대의 병사가 낄낄거리면서 크레인에 메달려있는 거대 철창을 떨어트려 버렸기 때문에, 빠져나가는 타이밍이 조금만 안 좋았어도 시체 하나를 만들고 게임을 시작할 뻔 했다.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쿵!

우와아아아아아아!!!!

탕! 탕! 탕! 탕!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알몸으로 포효를 하는 놈들도 있었고, 허공을 향해서 축포 대신에 산탄 총을 발사하는 놈들도 있다. 쇠파이프 같은 연장을 응원막대 대신에 두드려대는 흥분과 광란의 도가니.

“연장!!!!”

바스코의 외침에 관중들이 들고 있던 무기를 사방에서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칼, 도끼, 쇠파이프, 톱, 철제의자 등등. 그중에는 날씬한 사람 하나는 족히 드나들 수 있는 철창의 틈을 파고들지 못하고 밖으로 튕겨져 나가거나 창살 사이에 끼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3소대 병사들 몇몇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장정 몇 사람이 달려들어서 운반할 수 있는 무기들을 철창 속으로 쑤셔 넣는게 보인다.

내 신체능력으로는 그런 무기들을 사용할 수는 없으니 명백하게 바스코를 위한 노력.

‘결국은 3소대 전체가 적이라는 소리군.’

[ready fight!]

사회자의 외침을 들은 나는 재빠르게 고유능력을 발동시켰다.

‘시간 설정은 10분. 아니, 5분. 미니게임 챌린지!’

생각해보니 10분이나 버티고 있을 자신이 없어서, 시간을 짧게 만들고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하기로 했다.

[choose your game style!!!!]

시간이 멈추면서 공중에서 슬롯머신이 나타났다. 레버를 돌리자 화면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잠시 후에는 정지.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목숨이 걸린 도박이었기 때문에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다. 3연속밖에 도전할 수 없는 장르에 걸리면 망하는 거고 4연속으로 도전을 할 수 있는 장르라고 해도 망하는 건 마찬가지다.

내가 계산한 승률에서 8:2의 승률에서 2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5단계의 연속도전을 성공시켜야 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원하는 장르에서 슬롯이 멈추도록 빌고 또 빌었다.

종교는 없었지만.

[전략 시뮬레이션 로드스타.]

“대박이다!!!”

나올 수 있는 최고의 결과가 나오자 나는 주먹을 불끈 뒤었다.

과거에도 한 번 마나연공의 효율을 높이려고 미니게임에 도전했다가 로드스타에 당첨된 적이 있었다. 카지노의 사건으로 내 게임 능력이 전생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는 흥분에 빠져서 곧바로 5단계에 도전을 했다.

오딘에게 받은 은총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선물이라고 느껴지던 상황.

하지만 4단계만으로도 무시무시하게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다음이었기 때문에, 나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 설정을 2주일로 하고 로드스타의 5연속 도전을 감행했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

4연속 도전은 무난하게 성공했지만 5단계의 도전에서는 터무니없는 과제가 등장하고 말았다.

‘설마 과거의 라이벌들과 2대 1로 싸우라고 하다니…….’

컴퓨터나 아마추어를 상대로 싸우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우승을 두고 치열하게 싸웠던 프로게이머들이 상대다.

0.5초 단위로 모든 상황변화에 맞춰서 대응할 수 있는 운영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순간 최고  apm(분당 처리 능력)1500을 뿜어내는 괴물들. 프로그램으로 멍청하게 움직이는 유닛들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상대방이 방심하는 잠깐의 순간을 본능적으로 파악해 내면서 그 짧은 타이밍으로 적의 심장부를 파괴할 수 있는 타고난 전쟁 지휘관들이 바로 그들이다.

덕분에 예상하지 못한 샌드위치로 탈탈 털리면서 뼈아픈 패배를 경험한 나는, 미니게임을 실패한 부작용으로 이주일 동안 원인모를 구토와 설사,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의 온갖 신체이상과 원인모를 불운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러는 사이에 마나연공을 하지 못한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내가 아니다.

“올마이티에게 두 번의 실패는 없지!”

4단계 도전을 쾌속으로 클리어 한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5단계를 향해서 자신만만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here comes new challengers!]

화면에 떠오르는 2명의 도전자들이 보인다.

세계랭킹 3위 붉은 사신과 세계랭킹 7위 킹 슬레이어.

지난번의 실패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운 나는 초반에 극소수의 병력들과 대다수의 일꾼을 동원하면서 킹 슬레이어에게 올인 공격을 감행했다.

이대로 운영을 하게 내버려두면 후반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두 사람의 물량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다.

이런 도박공격은 전생에도 흔하게 사용하던 수법이라서,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명성을 가지고 있는 킹 슬레이어답게 정석적인 방법으로 그 시도를 막아내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뚫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후반을 생각하면서 여유를 남기려고 하는 그의 어설픔 마음가짐을 꿰뚫어보고,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진화하고 있는 마이크로 컨트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이라고 할까?

순간 apm을 2000까지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한 나는 유닛들이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스스로가 의지를 가지고 있는 톱니바퀴들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 같은, 무시무시한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그의 본진 입구를 막무가내로 잡아 뜯어버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킹 슬레이어도 총력을 기울여서 발악을 했지만, 소수유닛 싸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리타리어 시키는 데 성공.

남은 것은 붉은 사신 뿐.

그는 킹 슬레이어를 구원하지 않고 확장을 통해서 보급품을 확보하며 군대의 규모를 확장시켜 나갔다. 괜히 어설프게 지원군을 보내서 독기가 오를대로 오른 내 병력을 상대하느니,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타이밍을 노려서 대대적인 공격을 하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그런 공격을 해오는 타이밍은 시계의 초침처럼 날카롭고 정확했다.

전생의 나라면 그 공격으로 무너지고 말았겠지만, 지금의 나는 입으로만 떠들 수 있는 로드 스타의 도시전설들을 양 손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전능한 존재.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게릴라전을 반복해서 붉은 사신의 본대의 속도를 늦춰나가던 나는, 다른 한편으로는 극소수의 특공대를 운영해서 적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생산 기지와 일꾼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혀 나갔다.

덕분에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많은 병력이 달려들면서 특공대를 붙잡으려고 애썼지만, 컨트롤을 통해서 그들을 농락하면서 유유히 빠져나가면서 아픈 곳을 찔러 나갔다.

흔히 프로게이머들이 아마추어를 농락하는 방식대로 소수의 병력으로 다수의 병력을 농락하는 플레이를 시작한 거다.

덕분에 붉은 사신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걸 발견한 나는 본대의 관리가 소홀해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본대를 덮쳐 주력 병력을 박살내었다.

소수의 병력으로 다수의 병력을 잡아먹어버리는 그림 같은 승리.

하지만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 전에 정신을 차린 그가 본대를 후퇴시키면서, 주력을 전멸시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게다가 급하게 확장을 따라가느라 여기저기가 구멍인 나와는 다르게, 붉은 사신은 특공대의 테러를 막아내면서 동시에 자신의 세력기반을 단단하게 다져놓았다.

그 저력은 순식간에 녀석의 군대를 다시 일으켜 세웠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병력들이 다시 한 번 나를 압박해 들어왔다.

하지만 그 순간에 나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이미 전성기 시절의 로드스타 실력을 뛰어 넘은지는 오래.

스스로도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마치 막혀있던 둑이 뚫린 기분이라고나 할까?

붉은 사신의 특공대는 함정으로 끌어들여서 전멸시켜 버리고, 과감한 확장과 국지전의 승리들을 기반으로 마침내 대등한 수준으로 전세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5단계의 진정한 악몽은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붉은 사신의 실력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고?’

처음에는 단지 컨트롤이 빨라졌다고 느끼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컨트롤하는 국지전에서 패배를 경험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맵 전체로 적색경보들이 울려 퍼지면서 난전으로 양상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극한에 이르는 컨트롤과 순간순간의 정확한 수읽기를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명백하게 그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었다.

‘이건 붉은 사신이 아니야.’

기억을 뒤져서 그런 실력을 가진 프로게이머에 대해서 떠올려봤다. 당연하지만 존재할 리가 없었다. 그 실력은 전성기 시절의 나를 상회했지만, 그 기록을 뛰어넘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한 사람이 존재하기는 한다.

“설마…….”

눈앞에 서있는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주르륵-.

코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동공은 확장되고 전신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하면서 심장은 당장에라도 터져버릴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당장에라도 발산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고양감이 전신에서 끓어올랐다.

“약이라도 쳐 먹었냐?”

갑작스러운 내 변화에 바스코가 철구를 빙빙 돌려대면서 질문을 해 왔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말이야.”

머리 위로 요란한 알림들이 떠오르고 있다.

[모든 도전에 성공했습니다! 5분 동안 모든 신체능력과 스킬들이 비약적으로 강화되며 존의 상태에 진입합니다. 또한 온갖 행운들이 당신을 보호해 줄 겁니다.]

[hell in a cell에서 승리할 확률 40%]

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이프를 천천히 집어 들었다.

“쉽게 가자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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