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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39: 디스 민즈 워 (1)
Episode 39: 디스 민즈 워 (1)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우크라이나 민병대와 헤어진 그들은 총총걸음으로 숙소를 향해 걸었다.
숙소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였다.
할머니가 혼자 살면서, 남는 방 2개를 공유 숙박으로 내어놓은 것.
최적의 조건이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바실리사가 방 하나를 쓰고, 다른 방 하나를 남자 둘이 함께 쓰기로 했다.
샤워를 끝내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세르게이는 금방 곯아떨어졌다.
가볍게 그릉그릉 소리를 내면서 돌아눕기도 하고, 아무튼 맘 편한 얼굴로 꿈나라를 돌아다니는 중이라는 걸 표정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이준기는 감히 잠잘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검은색 절망의 앙금이 아직 마음속에 남아, 눈을 감으면 꿈에서 재현될 것 같았다.
어두운 방 안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아침에 일어난 세르게이는 멍하게 창가를 바라보고 있는 이준기를 보았다.
아침 인사 대신 괜찮냐는 질문이 입에서 절로 나왔다.
“괜찮아?”
“음?”
“괜찮아, 대장?”
“아아, 세르게이.”
“설마··· 안 잔 거야?”
“그러게 말야. 별일이네. 내가 잠을 제대로 못 자다니.”
이준기는 세르게이를 향해 억지로 씨익 웃음을 지어 보였다.
세르게이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잠도 못 잔 대장한테 미안하기는 한데, 할 말이 있어.”
“괜찮아. 말해봐.”
“프로코포프 씨와 연락이 끊겼어.”
“프로코포프? 사할린?”
“그래, 사할린. 사흘 전부터 연락이 안 돼. 메일을 계속 보내봤지만, 확인도 안 하는 것 같아.”
“발각된 건가?”
“그 가능성이 가장 높겠지.”
“블라디보스토크, 그러니까 예브게니는 연락이 되는 거야?”
“그게 이상해. 예브게니 영감하고는 연락이 되거든. 그러니까, 사할린만 연락이 두절된 거지.”
“사할린은 연락 두절··· 그러나 극동 마피아 지도부는 연락이 된다. 설마, 프로코포프 얘기를 예브게니 영감한테 물어본 건 아니지?”
“물론 아니지. 내가 그 정도로 돌대가리는 아니라고.”
“그래. 블라디보스토크와 사할린 사이에서 정보 공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니까.”
“그래서, 예브게니 영감은 사할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아직까지는.”
“넌지시 알아볼 방법은 있을까?”
“사할린 쪽은 괜찮냐고 천연덕스럽게 물어볼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거야. 예브게니 영감은 촉이 장난이 아니니까.”
“사할린은 연락 두절. 블라디보스토크는 아무 일 없음.”
“그래.”
“그게 프로코포프 본인의 결정인지, 아니면 어떤 다른 상황이나 힘에 의해 프로코포프에게 강요된 행동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동감이야.”
“세르게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하는 건 어때? 미샤라든가···”
“미샤는 감옥에 갔다고 하더라고.”
“그래? 하필이면 이 시점에···”
“하지만 상인들이라면 어떨까? 마르코비츠라든가.”
“하지만, 내가 그 사람들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사실, 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 난 미샤를 통해서만 번영회에 간섭했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대장이 연락처를 하나 가지고 있잖아.”
“누구 말하는 거지?”
“마르코비츠 씨의 딸, 사샤.”
*****
“커피··· 마실 테야? 지금 끓일 건데, 젊은이들도 마실 거면 조금 더 많이 끓이려고.”
아침에 샤워를 마치고 화장실을 나서는 이준기에게 숙소 호스트 할머니가 물었다.
동양인의 외모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러시아어로 물었다.
‘내가··· 어제 할머니에게 러시아어를 했던가? 인사 정도는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수상하게 생각할 것은 없었다.
할머니는 하던 대로 그냥 그렇게 물은 것뿐이다.
세르게이나 바실리사였다면 당연한 광경이지만, 동양인인 이준기에게 러시아어로 물은 것이 조금 이상할 뿐.
“감사합니다, 할머니. 잘 마실게요.”
“그래, 그럼. 조금만 기다려.”
“감사합니다.”
바실리사와 세르게이가 차례로 욕실을 쓰고 나왔다.
할머니는 셋을 식탁에 앉히고, 각자의 앞에 놓인 커피잔에 뜨거운 커피를 한 잔씩 따랐다.
그리고 식탁 중앙에 놓인 작은 쟁반을 가리켰다.
“설탕은 여기 있고, 보드카는 여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 이준기를 향해 세르게이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이준기, 설탕만 한 숟가락 넣은 세르게이에 이어 바실리사는 설탕과 보드카를 모두 넣었다.
이준기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왜요? 보드카 때문에?”
“처음 보는 것 같아서요. 커피에 보드카 넣는 것.”
“있으니까 넣는 거죠.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또 있는 대로.”
바실리사는 보드카를 넣은 커피를 천연덕스럽게 마셨다.
할머니도 자기 잔에 보드카와 설탕을 넣고 저었다.
“아가씨가 참 예쁘구만. 누구 애인이야?”
“눼에?”
바실리사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남자친구가 누구야?”
“아, 아녜요, 할머니. 저희 셋 다 그냥 친구예요. 대학 친구.”
할머니는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 아침을 뭘로 먹을 건지 물었다.
이준기는 세르게이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 아침 식사 포함이었어?”
“그런가 보네. 급하게 결제하느라 잘 못 봤어.”
“아침까지 주시면야 뭐 고맙기는 하지만. 설마 저 할머니···”
“응, 할머니가 왜?”
“아까 욕실에서 나오는 나한테 러시아어로 말을 거시길래···”
“그래? 그게 뭐?”
“내가 러시아어를 알아듣는다는 걸 어떻게 아셨지?”
“그건··· 여기 여행 중이니까 그냥··· 아니, 그게 아니고, 할머니가 하시는 말이 러시아어니까 그냥 러시아어로 말하신 거겠지. 그게 수상하다는 거야?”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할머니가 뭘 어쩌겠어? 우릴 밀고라도 하시나?”
“하긴··· 내가 신경이 너무 곤두서 있는 건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 거 아닐까?”
“아아··· 그런가.”
셋은 옥수수죽, 빵, 그리고 치즈로 아침 식사를 했다.
평소에는 아침을 먹지 않는 이준기로서는 꽤 많은 양의 아침 식사다.
밤을 새운 탓인지, 허기가 졌다.
옥수수죽 그릇을 싹싹 비우는 이준기에게 바실리사가 말했다.
“아침 식사 안 하시잖아요?”
“그러게요. 오늘 아침은 허기가 지네요.”
“세르게이 말은 뭐예요? 잠을 못 잔 거예요?”
“네. 조금 일찍 깼어요. 오늘 저녁에 잘 자면 괜찮아질 거예요.”
“혹시, 악몽 꾼 거예요?”
“아녜요. 신경 쓰지 말아요.”
“어제 던전··· 그거 준기 씨에게 미루지 말 걸 그랬어요.”
“무슨 말이에요. 걱정하지 말아요. 하룻밤 정도 잠 못 잔 걸 가지고 뭘 이렇게 호들갑이에요.”
“자꾸, 마음에 걸려서 그렇죠.”
“그러지 말아요. 어제 전략은 제가 짠 거예요. 보석함을 여는 역할은 누가 봐도 제가 제일 적임자였어요.”
“그래도···”
할머니는 그들과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청력이 안 좋은지, 할머니는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는 둘을 듣지 못하는 듯했다.
옥수수죽을 한 그릇 비우고, 할머니는 대화를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물었다.
“오늘은 어디를 돌아볼 생각이야? 안내를 좀 해줄까?”
셋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준기가 말했다.
“네. 안내해 주시면 감사하죠.”
“그래, 그래. 키예프에는 처음이지?”
“네.”
“집 근처에는 성 소피아 성당이 있어. 아주 유명한 곳이지.”
“들어본 것 같아요.”
“근처에 마린스키 궁도 있고, 황금문이라는 것도 있어.”
“황금문이요?”
“아차. 황금문은 지금 안 되겠구나.”
“네?”
“작년 말에, 시가전 때 망가져서··· 접근금지야.”
*****
한 시간 정도 키예프 시가를 돌아다녔지만, 어젯밤에 만났던 그런 민병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민병대 대위가 말한 대로, 치안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동원하는 모양이었다.
어제의 군인 차림 민병대 두 명은 모두 일반인이었다.
바실리사가 그들과 대화하는 동안, ‘이르헬의 눈’으로 확인한 사실이다.
‘하긴, 구원자를 치안 유지에 동원할 여유는 없겠지.’
관광객을 가장하여 그들은 성 소피아 성당과 마린스키 궁전을 겉으로만 돌아보았다.
관광이 목적이 아니고 전쟁 상황 파악이 목적이니까 당연하다.
성 소피아 성당을 지나 황금문을 향해 걷자, 지금까지와는 다른 풍경이 나타났다.
1개 소대는 넘어 보이는 숫자의 전투경찰이 황금문을 포위하고 있었다.
공사용 펜스가 쳐져 있었지만, 거대한 건축물은 쉽게 눈에 띄었다.
‘반파··· 아니 그 이상인가? 거의 부서져 있군.’
시내 한복판에 있는 석조건축물이니까, 총격전 상황에서 엄폐물로는 딱이었을 것이다.
공성에 대항하는 것은 폭약.
폭발물이 사용된 것이 틀림없는 파괴의 흔적이 공사용 펜스 위로 다 보였다.
“이건··· 정말 심하군요. 아예 다시 지어야 할 정도인데요.”
“제가 보기에도 그렇군요. 복원이 아니라 신축이군요.”
“어젯밤에 본 그런 군복이 아니라 경찰 복장인데요. 저 사람들.”
“그러게요. 군인 복장이 두 명 정도 보이네요. 저쪽에.”
“아, 그렇군요. 군복 쪽이 지휘관인 듯 보이네요. 계엄령···인가요?”
“상황이 상황이니까요.”
대낮에도 관광객은 별로 없었다.
제정신이라면, 내전이 진행 중이라는 나라에 관광을 올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관광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어서, 간혹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을 향해 군복을 입은 사람이 다가왔다.
그에게 영어로 말하는 것이 들렸다.
“사진, 이제 그만 찍으시죠.”
“네··· 사진 찍으면 안 되나요?”
“한두 장이라면 몰라도, 뭐 하시는 겁니까? 이러다가 러시아 스파이로 몰리는 수가 있어요.”
“죄송합니다. 그만 찍겠습니다.”
이준기가 군인을 향해 걸어가서 물었다.
“실례합니다. 여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전투가 있었죠. 보시다시피.”
“내전 말입니까?”
“네. 친러시아 대 반러시아 세력 간의 총격전이었죠. 크리스마스 바로 다음 날이었죠. 박싱데이에 정말로 박싱 한판 제대로 뜬 거죠.”
군인은 자기 농담이 적절했다고 생각했는지, 웃음을 지었다.
분위기를 맞춰 주려고, 이준기도 따라 웃었다.
“정말 심하게 훼손되었네요. 소중한 문화재인데.”
“그러게 말입니다. 러시아 개새끼들.”
“폭탄을 터뜨린 거죠?”
“네.”
“러시아 쪽에서요?”
“아··· 아뇨. 폭탄을 쓴 것은 우리 쪽입니다. 러시아 놈들이 저 안에 진지를 구축해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아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놈들이 문화재를 인질로 잡은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죠. 놈들이 부수는 꼴을 보느니, 우리가 부수는 한이 있더라도 놈들의 점령을 풀어야겠다고 판단한 거죠.”
“인명피해가 만만치 않았겠군요.”
“많은 애국자들이 죽었죠. 하지만 러시아놈들도 대가를 톡톡히 치렀습니다. 황금문에서 농성하던 녀석들은 전원 사망했습니다. 40명 정도였는데, 구원자도 다섯 명이나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상당한 전과죠.”
“다섯 명이 누군지 알 수 있나요?”
“왜 그런 걸 물으시죠?”
“아··· 제가 구원자 덕후라서요. 구원자라면 국적을 안 가리고 정보를 모으는 편이라서요.”
“안됐지만··· 그건 극비 정보입니다.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하긴 그런 정보는 기밀이겠군요. 아직 전쟁이 진행 중이니까요.”
“잘 아시는군요. 어디에서 오셨죠?”
“한국에서 왔습니다.”
“아, 한국! 한국은 아직도 북한과 전쟁 중이죠? 정전 협정을 맺지 않았잖아요.”
“네. 그렇게 말하고는 하죠.”
“북한 놈들이 구원자들에게 총을 들려서 쳐들어올지도 몰라요. 잘 경계해야 할 거요.”
이준기는 잠깐 회상했다.
북한에 대해서.
북한에서는 이 당시 구원자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내전을 벌이고 있었다.
친정권 파와 반정권 파.
그 내전이 끝나고, 결과가 바깥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그렇게 북한은 구원자들의 세계 대전을 비켜 간다.
*****
“여기에서, 대체 뭘 더 알아낼 수 있지?”
세르게이의 말에 이준기는 회상했다.
세계 대전의 양상을.
스킬이라는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냉병기들 사이의 대결인 던전 안의 싸움.
그것과는 달리 밖에서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화력전이다.
던전 안에서와는 스킬들 사이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뀐다.
스킬을 사용하면 무려 2초라는 시간을 들여서 겨우 화염구 하나를 날릴 수 있을 뿐이다.
반면, 세상에서 가장 값싼 자동권총이라도 같은 시간에 대여섯 발은 날릴 수 있다.
총알 한 발 한 발이 화염구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던전 바깥에서라면, 구원자들끼리의 싸움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사격술 대결이 된다.
물론, 구원자들의 스탯은 일반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므로, 구원자 총잡이는 일반인 총잡이에 비해 우월한 병기가 된다.
힘, 반사 신경, 체력, 회복력··· 모든 부분에서 구원자는 일반인에 대해 우월하니까.
“구원자들끼리의 전투 양상. 그걸 알아내야지.”
그렇게 대답하고 다시 민병대를 향해 눈을 돌리자, 이미 바실리사가 대화 중이다.
“구원자들은 싸우는 방식이 다른가요?”
“글쎄요. 기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있어서요.”
“대위님은··· 구원자세요?”
“아뇨. 저는 아닙니다. 구원자들은 기본적인 체력 조건이 우리들에 비해 훨씬 좋습니다. 100미터 달리기를 5초에 끊고, 공중으로 자기 키보다 높이 뛰는 게 기본이죠.”
“아··· 그렇군요.”
“반사 신경도 뛰어나서, 총알을 보고 피할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과장된 얘기라는 걸 알지만, 바실리사는 놀라는 척하면서 물었다.
“총알을··· 피한다고요?”
“네. 구원자들에 따라 스펙이 달라서 총알을 피하는 사람도 있고 그걸 못 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시력도 뛰어나죠. 숨도 더 잘 참고요.”
“그건 무슨 관계죠?”
“뛰어난 스나이퍼에게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구원자들은 웬만하면 몽골 사람들처럼 멀리 있는 물건을 볼 수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1, 2킬로미터 바깥에서 저격을 할 수도 있죠.”
“아아···”
“또, 힘도 세잖아요. 육탄전이라도 벌어지면,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구원자에게 이길 수가 없죠.”
“그렇군요. 여기에서 벌어졌던 전투에서도 구원자들이 활약을 했나요?”
“물론입니다. 우리 측도, 적측 구원자도 큰 활약을 했죠. 예를 들면···”
“예를 들면요?”
“석벽에 불이 붙겠습니까? 그게 일반적으로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구원자들은 아무 데나 불을 붙일 수가 있어요.”
“아아, 그렇군요.”
“그래서 우리 편 구원자가 황금문에 불을 지르고 그랬죠. 그러면 또 저쪽 구원자가, 물도 모래도 없는데 그걸 꺼버립니다. 한 번은, 화염구를 반사해버리기도 하더군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런 싸움이네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어디에서 오셨다고 하셨죠?”
“저는 벨라루스에서 왔어요.”
“아하. 이웃이시군요.”
“그렇네요.”
바실리사가 화사하게 웃자, 군인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때, 공중에서부터 사선을 그리며 총알이 내려왔다.
바실리사가 보고 있는 가운데, 군인의 머리에서 피가 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