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탱커가 민첩을 끝까지 찍음-83화 (8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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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30: 인천 공항 (2)

Episode 30: 인천 공항 (2)

기분이 상했는지, 선우결이 문아린에게 툭 던지듯이 말했다.

“왜 그래요? 뭐가 웃겨요?”

“아뇨. 그냥. 두 분 대화가 재밌어서요.”

“엿듣는 거 실례 아닙니까?”

“들리는 걸 어떻게 해요? 그리고, 저는 원래부터 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요. 탱커님이 이쪽으로 옮겨오신 거죠.”

“아···”

선우결은 문아린의 말이 맞다는 걸 알아채고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든 침묵을 깨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는 다짜고짜 물었다.

“문아린 씨는 이준기 씨랑 잘 돼가요?”

돌직구 질문.

문아린은 얼굴이 빨개졌고, 길수연은 평소와 달리 놀란 얼굴로 선우결과 문아린을 차례로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두 분, 사귀는 거 아녜요? 그런 기사 많이 본 것 같은데.”

“아니에요. 아니라니까요!”

문아린이 고개를 휘저으며 대답했다.

길수연이 끼어들었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아니라니깐요!”

“하긴. 이준기 님도 문아린 님도 예쁘시니까, 선남선녀 커플이네요.”

길수연이 평소답지 않게 가치판단을 포함하는 문장을 내뱉자, 문아린도 선우결도 그녀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설국헌이 끼어들었다.

얘기를 다 들었는지, 셋이 앉은 곳까지 와서 바닥에 주저앉으면서 말했다.

“저도 좀 끼워주세요. 선남선녀들 연애하는 얘기라면 재미있겠네요.”

문아린이 거의 자동적으로 다시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 아녜요! 저랑 준기 오빠랑은···”

설국헌과 선우결이 오빠라는 단어에 반응했다.

“준기 오빠요?”

“준기 오빠?”

문아린이 얼굴이 빨개진 채로 대답했다.

“나이가 많으니까 오빠죠. 뭐라고 불러요? 준기 오빠랑 저는 던전도 벌써 두 번이나 같이 갔고···”

두 남자가 되물었다.

“두 번이나요?”

길수연은 다른 의견을 냈다.

“두 번요? 저도 던전 두 번 같이 간 사람은 많은데요? 선우결 탱커님도 이번이 두 번째죠?”

“아··· 네!”

“박충기 마스터나 지금은 고인이 된 남궁훤 구원자하고도 던전을 두 번 같이 했던 것 같고, 저희 길드 마스터 이상덕 회장과는 네 번이나 같이 간 걸요.”

“하긴··· 저도 같은 길드 사람들과는···”

문아린이 지적했다.

“저랑 준기 오빠는 같은 길드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얘기한 거죠.”

“박충기 회장이나 남궁훤 씨도 저와는 다른 길드죠.”

“아···”

“구원자들이 뭐 얼마나 된다고요. 두 번 세 번 같은 공격대에 들어가는 건 다반사죠.”

길수연을 쳐다보던 설국헌이 문아린에게 다시 물었다.

“그래서, 이준기 구원자와는 왜 사귀지 않는다는 거죠? 사귀면 또 어때서요?”

“그게···”

“아까 길수연 힐러님 말대로, 선남선녀 커플 보기 좋잖아요?”

“그게···”

“그게?”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요. 우리 구원자들은.”

“그건 구원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라서 그런 거잖아요?”

“네?”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건데, 그게 이유가 되나요?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더 열렬하게 사랑해야죠.”

왠지 어디에선지 들은 이야기 같다고 선우결은 느꼈다.

예전에 방송 출연을 자주 할 때, 설국헌 교수가 대학생들을 모아 놓고 종종 하던 얘기다.

그러나 맞는 이야기 아닌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 마음을 표현해야죠.”

선우결은 길수연을 바라보았다.

왠지 수긍하는 듯한 표정이 보였다.

잘못 본 건가 생각하며 선우결은 뒷머리를 긁었다.

*****

어울리지 않게 알콩달콩한 모닥불 이야기는 결국 던전이라는 공간에 맞게 조정되고 말았다.

- 박성오. 32세. 22레벨.

- 브릴리언트 길드 소속.

- 유품: 다마스커스. 숲지기의 장갑. 기본 식량 팩 6개. 힐링 포션 1개.

오두막 바깥에서 자던 박성오가 잠결에 배회하다가 와이번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에게 몽유병이 있었다는 병원 기록은 없었다.

유족들도 그럴 리가 없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정황 증거가 분명했다.

몽유병이 아니라면, 그는 일부러 몹을 끌고 왔다는 더욱더 어이없는 오명을 써야 할 판이었다.

갑자기 공격해온 와이번에 의해 오두막은 박살이 났다.

구원자들에게 아지트라고 할 수 있는 그 공간이 그렇게 처절하게 파괴된 것은 모두들 처음 보았다.

와이번의 손톱에 맞고 잠에서 퍼뜩 깬 박성오는 정신없이 달렸다.

멀리 걸어 나간 것은 아니어서 오두막이 곧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그곳으로 달렸다.

한참 단잠에 빠져있던 동료들에게 날벼락을 내린 셈이다.

바깥에서 자던 사람들은 와이번의 발에 밟히고 발톱에 찔렸다.

박성오가 오두막 안으로 도망쳐 들어가자, 와이번은 오두막을 머리와 몸통으로 내리쳤다.

그리고 날개를 휘둘러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미 너덜너덜해진 오두막의 한쪽 벽이 결국 주저앉았다.

물론, 그렇게 되기 전에 안에서 자던 사람들은 모두 튀어나왔다.

난데없이 한밤중에, 잠결에, 전투를 하게 되었다.

오두막 안에서 자던 이들 중 문아린과 길수연이 제일 먼저 잠에서 깼다.

탱커인 선우결은 잠이 깊게 들었는지 깨고 난 다음에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잠이 덜 깬 목소리로 그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이 밤중에 무슨 일이야! 기자들 빨리 쫓아버려!”

와이번을 상대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진형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데 진형이 갖춰지지도 않은 채로 와이번을 상대하게 되었다.

웅성거리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의 소리가 너무 컸다.

문아린은 계속해서 목청을 다해 외쳤다.

“최대한 넓게 흩어져 주세요! 산개하세요! 그리고 탱커님, 와이번 머리를 잡아주세요!”

“네? 와이번 머리를 잡으라뇨?”

“머리 위치를 고정시켜 주세요! 그게 탱커가 할 일이잖아요!”

“히, 힐러는요?”

길수연이 소리쳤다.

“저, 여기 있습니다.”

길수연이 시전한 보호막이 선우결을 감쌌다.

포근한 이불을 덮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보호막.

그러나 놀라고 두려움에 휩싸인 그의 마음을 다잡지는 못했다.

와이번이 입을 벌리자 수십 개의 이빨이 드러났다.

인간은 상상력 때문에 비겁해진다고 했던가.

선우결은 벌려진 와이번의 입속에 자신의 시체가 물려 있는 것을 상상했다.

“으, 으아아아!”

와이번의 머리를 향해 들고 있던 방패를 집어던지고, 선우결은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

조금 전까지 잠결에 헤매던 사람이 출구 위치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서, 선우결이 도망갔다!”

“탱커가···”

“사람 살려!”

*****

“정부는 비상대책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지금 시간 새벽 4시 45분입니다만, 정부는 지금 청와대에서 비상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 켜진 청와대 건물을 배경으로, 기자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 시간에 뉴스를 청취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뉴스는 어쨌든 현장을 중계해야 했다.

주택가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와이번이 주택가를 덮쳤다면 더 큰 소란이 났을 터.

“긴급 속보, 다시 전해드립니다. 오늘 오전 3시경, 인천 공항 차원문에서 익룡 형태의 괴수가 뛰쳐나와 군인 19명 등 총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부상자는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던전 안으로 진입했던 정찰대가 후퇴하면서 구원자 1명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에픽테투스의 원형경기장을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으로 끝내고 단잠에 빠져있던 이준기.

휴대폰의 진동음에 잠이 깼다.

정부에서 인정해준 권한으로, 협회가 발동하는 재난 문자가 떠 있었다.

‘인천 공항 차원문 몬스터 누출. 오전 10시 긴급회의 참석 바람. 컨퍼런스 콜 병행 예정.’

텔레비전을 켜자, 긴급 속보 뉴스가 반복해서 방송되고 있었다.

모자이크 처리가 된 현장 사진이 오히려 더 기괴하고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앵커와 기자 사이의 대화가 이어졌다.

“와이번이라고 했던가요? 차원문을 빠져나온 괴수는 제압됐습니까?”

“네. 지금 화면으로는 모자이크 처리가 돼서 잘 안 보이실 텐데요. 영화에 나오는 날아다니는 공룡, 그러니까 익룡의 모습입니다. 크기가 굉장히 큽니다. 머리에서 꼬리까지 3미터 정도 됩니다. 지금까지 차원문에서 나온 괴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지금은 확실히 죽었다는 말씀이죠?”

“네, 그렇습니다. 차원문 바깥에서 대기하던 육군 부대에 의해 제압됐습니다. 기관포와 바주카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총, 그러니까 라이플로 대처가 안 되었다는 말씀인가요?”

“소총으로 진압이 불가능했다고 육군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기관포에 바주카를 사용했다면, 그걸로 인한 아군 피해는 없습니까?”

“육군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사망자 중 다수가 기관포 피탄으로 사망했다는 소문입니다.”

“바주카는요?”

“여기 화면을 봐주시죠. 공항 건물 외벽이 심하게 손상됐는데요, 누가 봐도 현대 병기에 의한 것입니다. 이게 와이번 공격에 의한 손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차원문에서 익룡이 튀어나온 것은 처음이니까 이해는 됩니다만, 부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육군 측이 신경을 좀 써야겠습니다?”

“네. 육군 측이 곧 사과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과 입장을 내놓을 곳이라면, 육군뿐만은 아니죠?”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일차적인 책임은 한국 길드협회에서 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당연한 얘기죠? 길드고 협회고 차원문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협회도 오늘 오전에 긴급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지금 이 새벽에 긴급대책 회의를 하고 있는데, 협회는 아침밥 먹고 느긋하게 하겠다는 거군요?”

예전에도 정부의 실책에 대해 비꼬는 듯한 말투로 인기를 끌었던 뉴스 진행자.

요즘에는 협회를 비꼬는 말투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구원자가 아니었다면, 이준기도 그의 말투를 통쾌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준기는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앵커의 멘트를 듣고 있었다.

동료 의식 때문일까? 아니면 구원자에 대한 공격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걸까?

“정찰대에도 인명 피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해주시죠.”

“네. 정찰대 10명 중 1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의 이름은 박성오. 브릴리언트 길드 소속 22레벨 딜러입니다.”

“B급 던전이라고 들었는데, 상당히 레벨이 낮군요. 지원자가 없어서 그랬다죠?”

“맞습니다. 지원자가 모자라서, 정규 공격대가 아닌 정찰대를 투입한 것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무사합니까?”

“대개 가벼운 부상만 입고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문아린 공격대장이 가장 심하게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구급차로 현재 서울 소재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입니다.”

“심한 부상이 아니었기를 바랍니다.”

“힐러 길수연에 따르면, 문아린 공격대장은 다른 사람들을 대피시킨 다음에, 마지막에 빠져나오느라고 가장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탱커가 아니고, 딜러인 공격대장이 후위를 맡았다는 겁니까?”

“그 부분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다음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켜 놓은 컴퓨터 화면에는 협회 인트라넷 페이지가 띄어져 있다.

탱커 선우결의 비겁한 행동에 대해 성토의 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익명 게시판이라서 그런지, 수위가 높은 발언이 이어졌다.

- 선우결 탱커가 제일 먼저 도망쳤다면서요?

- 그러게요. 누가 재벌 집 자식 아니랄까 봐.

- 간장이나 만들 것이지, 남들한테 민폐 끼치고 뭐하는 짓이래요.

- 선우결? 어느 길드 소속이에요?

- 문경새재라는데요. 박충기 길마 있는 데.

- 길드원 관리나 제대로 할 것이지. 매번 떨어지면서 협회장 선거는 왜 나온대요?

- 그러게 말예요. 길드가 규모만 컸지, 허당이라니까요.

박성오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고인이 된 사람이지만, 익명 게시판은 가차 없었다.

- 박성오, 브릴리언트 길드라면서요? 거기 엘리트 집단 아니었나요? ㅋㅋ

- 거긴 클 사람만 키워준다면서요. 2레벨 강등되는 정찰대에 보낸 거 보면, 박성오는 쩌리 중에 쩌리라고 해야겠죠.

- 강등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정리해고가 됐네.

- 죽은 사람한테 이런 말 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그런 놈은 빨리 죽어야 돼요. 민폐도 이런 민폐가 어딨어요.

- 그러게요. 길수연 힐러도 다쳤다는데.

- 문아린이 더 많이 다쳤다고 하던데요. 다른 사람들 구하느라 그랬다고. 조금 감동인데요.

- 문아린 팬카페 회원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 더 늘겠네요.

- 여성 구원자 팬덤이 길수연 대 문아린으로 나뉠 것 같아요.

- 에이. 아직까지는 길수연이죠.

문아린이 무사한 것은 확인했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다쳐서 병원에 이송됐는데, 한참이 지나서 찍히는 카톡 메시지라면 위로가 아니라 상처가 될 것이다.

이준기는 카톡 창에 메시지를 찍어 보냈다.

- 아린아, 다쳤다고 들었어. 걱정된다. 빨리 회복하길 바랄게.

*****

“어휴. 차 많이 막히네요.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협회 사무총장 신학길이 오피스텔 문으로 들어오면서 말했다.

이준기가 숙소 겸 사무실로 쓰는 오피스텔.

이준기와 신학길, 그리고 매니저 최정윤이 모였다.

“이준기 구원자님도 참. 그렇게 중요한 회의에 참석을 안 하시면 어떡합니까?”

“컨퍼런스 콜로 참석했는데요.”

“서울 사시는데, 직접 오셨어야죠. 부산 사는 박충기도 왔는데요.”

그 말은 들었다.

탱커 선우결이 자신의 길드 소속이었기 때문에, 박충기는 해명 차원에서라도 직접 회의에 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공격대 진입이 결정된 겁니까?”

“제가 이제 뛰어다니면서 만들어야죠, 공격대.”

“그 첫 타자가 저군요?”

“하하하. 뭐 그렇게 까칠하게 반응하십니까. 이준기 구원자님은, 협회 소속 용병이시니까, 당연히 최우선으로 로스터에 올려 드린 겁니다.”

최정윤이 끼어들었다.

“다른 사람들은요? 이번 던전이 만만치 않아서 최고 수준으로 뽑아야 할 텐데요?”

“박충기가, 아니, 박충기 회장이 일단 자원했습니다. 김범규 회장도 지금 뺄 상황이 아니고요. 애드 시킨 장본인이 브릴리언트 길드 소속이니까요. 나 참, 살다 보니 자다가 애드 시키는 건 또 처음 보네요.”

“그럼, 김범규 회장이 메인 탱커를 맡는 건가요?”

“그게, 한상태 회장이 이런 일에 빠질 양반이 아니잖아요? 한상태 회장이 오면 그 양반이 메인 탱커를 맡아야겠죠? 랭킹 1위니까요.”

“또 다른 사람은요?”

“놀라지 마십쇼. 하하. 우리 이상덕 협회장님이 직접 출격하실 예정입니다. 직접 리딩까지 하실 것 같아요. 솔선수범이죠.”

“네? 이상덕 회장이랑 박충기 회장이 같은 공격대에 들어간다고요?”

당연한 점을 지적하는데, 신학길은 마치 처음 듣는 얘기라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렇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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