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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의 이세계 뽀개기-131화 (131/182)

131화

루카는 양손에 돋아난 발톱을 이용해 안토니오를 매섭게 공격했다.

안토니오는 툴레오의 검으로 루카의 공격을 받아 냈지만, 그 모든 공격을 다 막아 낼 수는 없었다.

툴레오의 갑옷을 통해서 마나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가 갖춘 검술 실력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루카의 발톱이 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안토니오는 마나를 통해 그녀의 공격을 방어했지만, 발톱 일부가 마나 방어막을 뚫고 지나가면서 그의 목덜미에 작은 상처를 남겼다.

“큭!”

루카의 공격이 그의 신체에 직접 상처를 만들자 안토니오는 당황한 듯 검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면서 뒤로 물러섰다.

“겨우 그 정도가 아파?”

루카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안토니오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으면서 공격을 날려댔다.

“겨우 그 정도가 아프냔 말이야!”

루카는 안토니오의 상체를 공격하다가 안토니오가 반격하기 위해서 검을 휘둘렀을 때 재빠르게 바닥으로 납작 엎드리면서 그의 다리를 공격했다.

촤악!

이번에는 공격이 좀 더 깊게 들어갔는지 안토니오의 다리 쪽에 다섯 줄의 날카롭게 찢긴 상처가 생겼다.

“젠장!”

안토니오는 반쯤 주저앉으면서 루카를 향해 검을 내리쳤지만, 루카는 가볍게 뒤로 몸을 날리면서 그 공격을 피했다.

지금 루카의 상처는 급속도로 아물고 있었다.

그것은 분노를 느끼거나 강한 흥분 상태에 들어갈수록 더욱더 강해지는 늑대 인간의 특성 때문이었다.

지금 안토니오는 점점 루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이 벅차다는 것을 깨달았다.

‘점점 더 빨라지고 있어!’

루카는 몸을 날리더니 두 발로 천장을 밟으면서 안토니오에게 쏘아져 나갔다.

퍽!

루카의 발이 안토니오의 얼굴을 짓이겼다.

“푸학!”

안토니오의 코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루카는 마무리를 짓기 위해서 안토니오의 목에 발톱을 찔러 넣었다.

루카의 손톱이 그의 목에 닿으려는 그 순간.

“제기랄! 까불지 마!”

안토니오가 갑자기 사방으로 마나를 발사했다.

마치 안토니오 자체가 하나의 폭탄이 된 듯 그의 몸을 중심으로 마나가 폭발적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안토니오와 가까이 붙어 있던 루카는 그 공격은 온전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으윽!”

루카는 공격을 막기 위해서 양팔을 들어 엑스자로 겹쳤다.

그리고 엄청난 에너지가 루카를 덮치면서 그녀는 던져진 야구공처럼 벽 쪽으로 날아갔다.

콰직!

루카의 몸이 건물의 벽에 충돌하자 벽이 박살이 나면서 루카의 몸은 그 밖으로 튕겨 나가 버렸다.

튕겨 나간 루카는 바닥에 떨어지는 충격을 대비했지만, 바닥 대신 훨씬 부드러운 무언가가 그녀를 받아 냈다.

쿵!

루카는 자신을 받아 준 누군가와 같이 넘어지고 말았다.

“루카! 괜찮아?”

루카는 익숙한 목소리에 넘어진 상태에서 고개를 들었다.

루카는 자신의 몸을 받아 주고 같이 넘어진 주환을 볼 수 있었다.

* * *

루카가 안토니오의 공격을 받기 바로 직전에, 주환은 경비대원들과 하인을 뒤로하고 갈레오스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환으로서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턱이 없었다.

주환이 문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그는 안쪽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잠시 물러섰을 때, 갑자기 집 안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벽이 부서지면서 그 안에서 루카가 대포알처럼 튀어나왔다.

그러자 주환은 반사적으로 그녀의 몸을 받아 낸 것이다.

주환은 몸을 일으키며 그녀에게 물었다.

“지금 대체 무슨 일이야?”

“설명할 시간 없어! 지금 당장 그 녀석을 막지 않으면!”

“그 녀석?”

그때, 주환의 머리에 안토니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안토니오가 벌써 사고를 친 거야?”

“사고를 친 정도가 아니야. 방금 그 자식이 갈레오스 영주를 죽였단 말이야!”

“뭐!”

그때, 갈레오스의 하인이 경비대원들을 이끌고 그곳에 나타났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경비대를 이끌고 있던 경비대장은 한쪽 벽이 완전히 날아가 버린 갈레오스의 집을 보면서 그렇게 외쳤다.

“아이고! 아이고! 영주님!”

영주에게 큰일이 생겼음을 직감한 하인은 울상이 되어서 갈레오스의 집으로 달려갔다.

“잠깐! 가까이 가면 안 돼!”

루카가 하인을 만류하려고 했지만, 하인은 그것을 듣지 못했는지 갈레오스의 집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했다.

그때, 부서진 벽 안쪽에서 안토니오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분위기는 완벽하게 일변해 있었다.

“도련님?”

안토니오의 변화에 놀란 하인이 그를 살펴보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도련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영주님은 무사하십니까?”

푹!

여지없이 안토니오는 검을 들어서 하인의 가슴을 찔렀다.

“이, 이게 무슨…….”

하인은 입에서 바람이 빠지는 듯한 목소리를 내면서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 시끄러워 죽겠어.”

안토니오는 별일 아니라는 듯 검을 휘둘러서 검신에 묻어 있던 피를 떨구어 냈다.

“하찮은 놈이었지만 그래도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드는걸.”

주환은 안토니오가 입고 있는 툴레오의 갑옷을 보면서 경악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저건 데스티나의 갑옷이잖아? 어째서 저놈이 그걸 가지고 있는 거야?”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의문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살인이다!”

안토니오의 살인 행각을 직접 목격한 경비대원들이 모두 충격에 아우성쳤다.

그러자 루카는 경비대원들을 보면서 소리쳤다.

“저 하인뿐만이 아니야! 저 녀석이 갈레오스 영주를 살해했어!”

루카의 말은 그야말로 심리적 충격의 물결이 되어서 경비대원들 사이를 헤집고 지나갔다.

지금 안토니오는 그들의 눈앞에서 살인을 저질렀다.

그렇기에 경비대원들은 루카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 내가 죽였다.”

루카의 말에 동조하듯 안토니오는 경비대원들을 향해서 다가가며 그렇게 말했다.

“마을에서 늑대 인간에게 죽은 놈들도 다 마찬가지야. 내가 죽였지! 그렇지만 슬퍼할 필요 없어. 네놈들도 지금 다 그렇게 만들어 줄 테니까!”

“당장! 저 살인마를 체포하라!”

경비대장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놈을 잡아라!”

“체포하라!”

명령이 떨어지자 경비대원들은 창을 앞세우고 안토니오를 체포하기 위해 포위하듯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반항하면 죽여도 좋다! 놈은 이제 영주님의 살인범일 뿐이다!”

경비대장은 명령은 경비대원들의 전의를 불사르게 하였다.

경비대원들은 나름 잘 훈련이 되어있었으며 범죄자를 처단하려는 의지 역시 강력했다.

그렇지만 그들이 오판하고 있었던 것은 지금 안토니오의 실력이 그들이 자주 보던 바로 그 실력일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했다는 것이었다.

달려드는 경비대원들을 보면서 안토니오는 가볍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옆쪽에서 달려들던 두 명의 경비대원들이 창을 떨어뜨리면서 자신들의 목을 잡았다.

“뭐, 뭐야.”

두 사람의 목에서는 피가 줄줄 새어 나와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죽어 가는 두 사람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히 검이 닿지 않을 거리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안토니오가 든 툴레오의 검은 마나가 덧씌워져 평소의 길이보다 훨씬 길어져 있었다.

목이 베인 경비대원 두 사람이 쓰러지자 경비대원들의 사이에서 술렁거림이 일었다.

그들은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 봐야 너희는 나를 더욱더 강하게 만들어 줄 뿐이야.”

경비대원들이 주춤거리자 이번에는 안토니오 쪽에서 거리를 좁혔다.

안토니오는 무자비하게 검을 휘둘러댔다.

경비대원들은 자신들의 무기로 그의 공격을 막으려고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들이 들고 있는 창도.

그들이 들고 있는 검도.

심지어 그들이 입고 있는 갑옷까지.

툴레오의 검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데스티나는 툴레오의 검을 쓸 때 지속적으로 마나의 부족에 시달렸지만, 안토니오는 그러한 한계를 느끼지 않았다.

사람을 베면 벨수록 그의 힘이 점점 큰 폭으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갑옷의 원주인이었던 엘레나와 이브는 툴레오의 갑옷이 단순히 착용자의 잠재력을 일깨워 주는 갑옷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체 구축용 마나까지 소비하였을 때 몸이 슬라임과 흡사하게 변한다는 수준의 지식밖에는 없었다.

툴레오의 무구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 이는 사제이기에 신에 정통하였던 아르테어뿐이었다.

툴레오는 전사를 지켜 주는 신이지만 악랄하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면을 가진 신이기도 했다.

그는 착용자가 무고한 자를 죽이거나 희생시킬 때마다 강력한 힘을 주는 등, 착용자를 힘과 사악함에 도취하게끔 만들었다.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 데스티나와는 달리 비대하면서도 연약한 자아를 가지고 있던 안토니오는 툴레오의 아주 좋은 먹잇감이었던 것이다.

“아악!”

안토니오의 검에 베인 경비대원들이 차례차례 바닥으로 쓰러져 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게 되자 경비대원들은 그에게서 떨어지기 위해 뒤로 물러났다.

완벽한 살인귀가 되어 버린 안토니오를 보면서 경비대장은 분노에 몸을 떨며 주먹을 꽉 쥐었다.

“괴물 같은 놈.”

“내가 괴물이라고? 나는 괴물이 아니야. 오히려 괴물을 퇴치하는 용사라고. 내가 더욱더 강해지면 말이야, 그때부터는 이 세상을 더럽히고 있는 좀비들과 괴물들을 다 쓸어버릴 거야. 내가 새로운 용사가 되는 거지. 너희는 그런 성스러운 작업의 밑거름이 되는 거고.”

“그럴 일 없다. 우리가 실패하더라도 네놈은 반드시 성전 기사단에서 막을 테니까.”

“성전 기사단.”

경비대장의 말에 안토니오는 비웃음을 날렸다.

“이놈도, 저놈도. 계속 성전 기사단만을 찾는군. 성전 기사단의 부단장인 데미안, 전설의 기사이자 최강의 검사. 웃기지 말라 그래. 놈은 내 상대가 안 돼. 나는 신이 함께하고 있거든.”

탕!

발포음과 함께 안토니오의 몸이 크게 흔들리면서 옆쪽으로 밀려났다.

몸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안토니오는 옆에 있는 건물을 손으로 짚으면서 겨우 자세를 잡았다.

몸을 두르고 있는 마나가 그의 몸을 지켜 주고 있었기에 발사된 총알은 안토니오를 관통하지 못했다.

안토니오가 고개를 돌리자 그는 돌격 소총을 겨누고 있는 주환을 볼 수 있었다.

“너는 오늘 여기서 죽는다.”

주환의 도발에 안토니오는 경비대원들에게 관심을 거두고 주환과 루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너희가 있었지. 이쪽부터 정리를 좀 하고 상대를 해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안토니오는 칼끝으로 루카를 가리켰다.

“마침 잘되었어. 오늘은 내 첫 모험의 시작이거든. 너희들이 내가 처음으로 퇴치할 괴물이 되는 거야.”

안토니오의 말에 루카는 입을 벌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조심하는 게 좋을걸. 쓰레기 같은 용사는 오히려 괴물에게 잡아먹히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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