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톱스타가 정치도 잘한다-104화 (104/132)

〈 104화 〉 미친개에겐 몽둥이가 약! (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한 배우”

“예. 총장님.”

“어차피 이번 일은 우리 손을 떠난 것 같네. 그러니 자네도 회사에 연락해서 이번 일에 대해서 법적인 조처를 하는 방향으로 하게.”

“예?”

“그렇게 해야지 자네도 살고 학교도 살아. 이번 일은 미적거리다가 시기를 놓치게 되면 명분하고 실리를 모두 잃을 수도 있네. 한 배우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사실 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한 배우가 동의한다는 전제로, 가능한 한 이번 사건을 조용히 덮을 생각이었네. 그리고 아까 부총장께서 하신 이야기가 맞는 말이기도 하고.”

“.......”

“아무리 강 교수가 한 배우에게, 그런 입에 담기조차 못할 험한 소리를 했고 또 폭력을 행사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파면조치 할 사안은 아니네. 그러니 아무리 우리가 교수회의에서 징계를 의결하고 파면조치를 한다고 해봐야,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대리한 교육부 장관 선에서 반려될 것이 거의 확실하고, 또 강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파면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네.”

총장님 말씀이 무슨 뜻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어차피 학교가 망신을 당하게 된 이상, 정상적인 법절차로는 문제를 만든 강 교수란 인간을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여론전으로 가자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여론전의 결과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나의 완벽한 승리가 될 것이다.

“혹시 한 배우 자네는 알고 있는가?”

“무엇을 말입니까?”

“대나무 숲이란 곳에, 파일을 올렸다는 사람 말일세.”

“솔직히 짐작은 가지만, 정확하게 그 사람이라고 확신하긴 힘이 듭니다.”

“누구라고 생각하나?”

“죄송합니다. 제가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알겠네.”

총장실을 나와 우리 단대로 올라가면서, 학장님께서는 과연 누가 조금 전 강 교수 방에서 벌어진 일을, ‘대나무 숲’에 올린 것인지 그걸 궁금해 하셨다.

사실 그 사실을 ‘대나무 숲’에 올린 사람의 정체는,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파일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모두 인정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학과장님이나 학장님께서, 누굴 시켜서 ‘대나무 숲’에 올리라고 지시하실 분은 아니었다.

그러니 ‘대나무 숲’에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

내가 강 교수 그자에게 폭언을 듣던 그때, 법대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조교 선생 말이다.

“한 배우님께서 무슨 일이십니까?”

“제가 팀장님 이메일로 녹음파일을 하나 보냈습니다. 확인해보시고 연락 주세요.”

회사 법무팀에는 딱히 알고 지내는 사람이 없었기에, 홍보팀장님에게 이메일로 파일을 전송하고 전화를 걸어 확인을 부탁했다.

그리고 홍보팀장님은, 채 10분도 지나기 전에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왔다.

“도대체 이게 무슨 개 짖는 소립니까? 배우님은 괜찮으시고요?”

“예. 크게 신경 쓰실 일은 없습니다. 총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회사 차원에서 대응을 해줬으면 하시더라고요.”

“내용은 이게 전부입니까?”

“예.”

“상해진단서는 떼셨고요?”

“상해진단서까지는.......”

“지금 당장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셔서, 상해진단서부터 떼십시오. 바로 법무팀에 연락해서, 조처하겠습니다.”

“뺨을 맞은 자국도 남지 않았는걸요?”

“일단 병원부터 가세요. 병원에 도착하셔서 전화를 주시면, 제가 병원에 따로 연락을 취해놓겠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학교가 있는 금정구에는, 대외적으로 신뢰할 만한 대형병원이 없었다.

상해진단서를 떼려면 대외적으로 신뢰가 있는 대형병원을 찾아야 했기에, 나는 택시를 타고 바로 양산으로 향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서울의 예담기획에서는, 마치 호떡집에 불이 난 것처럼 난리가 났다.

“이런 미친 새끼가 있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일단 한 배우님 학교의 총장님께서도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하셨다고 하니, 팀장님께서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세요. 그런데 대표님께 보고는 드리셨습니까?”

“일단 우리가 방안을 마련한 후에, 보고를 드릴 생각입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법적인 면을 검토하고 상해진단서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홍보팀장님은 법무팀장님과 이야기를 마친 후, 홍보팀 팀원에게 보도 자료를 만들 것을 지시했고, 평소 가깝게 지내던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그렇게 난리가 난 그때, 나는 양산 부산대학교병원에 도착해서 홍보팀장님에게 병원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걸었다.

“배우님, 우선 원무과의 김상준 과장을 찾아가세요. 거기서 상해 관련해서 외래진료를 받으신 후에, 신경정신과의 장민수 교수님께 진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양쪽에 모두 연락을 해서 부탁을 해뒀으니, 배우님께서는 원무과장이 하라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팀장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법무팀의 변호사 한 분이, 부산으로 출발했습니다. 비행기 편이 가장 빨라서, 김해공항에 도착하면 바로 학교로 배우님을 찾아갈 겁니다. 3시간쯤 걸리니 참고하시고요.”

회사에서는 아예 사건을 크게 키울 생각인 모양인지, 신경정신과 진료까지 받게 했다.

사실 뺨을 한 대 맞은 것으로는 기껏 1~2주가 한계일 것이다.

하지만 폭언에 의한 정신적인 충격을 문제 삼게 된다면, 진단서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상담을 담당하신 교수님 마음에 달린 것이다.

“어서 오세요. 한강수 배우님.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아닙니다. 병원장님께서도 걱정이 많으십니다.”

원무과장님을 찾았더니, 과장님께서는 진료실이 아닌 자기 집무실로 나를 안내했고 커피부터 내왔다.

“진료는 어떻게 합니까?”

“우선 상해에 관련한 부분은, 조금만 기다리시면 담당 선생님이 내려올 겁니다. 여기서 진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그렇게 원무과장님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레지던트로 짐작되는 의사에게 간단한 진료 받았다.

그렇게 진료를 받은 후, 나는 다시 원무과장님의 안내로 신경정신과 장민수 교수님 진료실로 향했다.

어차피 진료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기에, 장 교수님과의 대화 또한 별 내용은 없었다.

“학교에서 생활하다가 보면, 사인해달라고 달려드는 여학생들도 많지요?”

“처음 몇 주는 그런 일이 있었지만, 요즘은 괜찮습니다.”

“우리 딸도 한 배우님 팬인데, 혹시 사인 한 장만 해주실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요.”

결국 나는 원무과장님과 원무과 직원들, 그리고 상해진단서 때문에 나를 진료하기 위해 원무과까지 내려왔던 레지던트 선생, 또 신경정신과 장 교수님에게까지 사인을 해드리는 것으로, 병원에서의 일이 끝이 났다.

“형, 어디에 계세요?”

“응, 지금 진료 마치고 나가는 중. 왜?”

“그런 일이 있으셨으면, 저한테 먼저 전화를 하셨어야지요.”

“별일도 아닌데 뭐하려고 사람을 귀찮게 만들어.”

“그 덕분에 제가 우리 팀장에게 깨진 것도 부족해서, 홍보팀장님께 된통 욕이나 듣게 하셔서 좋아요?”

“까분다. 왜?”

“진료 끝나셨으면 현관으로 나오세요.”

상호가 잔뜩 골이 난 음성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야, 미안하다.”

“미안하고 아니고 떠나서라도 그 정도 선에서 그쳤으니 다행이지, 만약 다치기라도 했어 봐요. 제가 잘리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서 배우님께는 평생 원망을 듣고 살아야 하잖아요.”

“인마, 네가 나하고 같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무슨 원망을 해.”

“원래 제 역할이, 형님이나 서 배우님을 항상 따라다녀야 하는 역할이잖아요.”

“알았다. 아무 일도 없었잖아. 이제 그만하자. 그런데 지금 어딜 가?”

“변호사님 픽업하러 가야죠.”

어차피 변호사님을 만나야 했고, 변호사님과 함께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괜한 일 때문에 멀리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무슨 말씀을요. 회사가 저희에게 월급을 주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일을 처리하라고 있는 데요. 병원에 전화해서 확인했지만, 정말 몸은 괜찮으신 겁니까?”

“겨우 뺨 한 대인 걸요. 그리고 만약 그 이상이었다면,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운동을 했었거든요.”

“아무튼 맞대응하지 않으신 것은, 아주 잘하신 일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요구를 했다고요?”

“예. 처음엔 저한테 양해를 구하고 사건을 묻을 생각이었는데, 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대나무 숲’이란 곳에, 오늘 있었던 일을 올린 사람이 있어서요.”

“배우님께서 올리신 것은 아니지요?”

“예. 그럴 시간도 없었고요. 하지만 어느 분이 올렸는지는 대충 짐작하고 있습니다.”

공항에서 박 변호사님을 픽업해서, 바로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한 변호사님은 총장님 면담을 신청했고, 총장님께서는 흔쾌히 면담요청을 받아들이셨다.

“변호사님께서도 대충 알고 계시겠지만, 대학교수는 형식상 대통령이 임명권자인 탓에 파면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 배우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오늘 한 배우가 당한 그 정도 사안을 가지고 파면 조치하게 되면, 강 교수 쪽에서 파면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 분명하고요.”

“그래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저희 쪽에서 법적 소송을 요청하신 것입니까?”

“맞습니다. 변호사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학교로서도 한 배우를 끝까지 책임지고 싶고, 또 교수로서 품위조차 망각한 사람을, 더는 학교에 두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가능한 한 학교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건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차피 서로의 목표가 비슷했기에, 총장님과 박 변호사님의 대화 분위기는 좋았다.

그렇게 총장님과 면담을 끝낸 변호사님은 차라도 한 잔 드시고 가라는 말에도, 병원에 들렀다가 바로 서울로 올라가셔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상호가 운전하는 밴에 올라 학교를 출발했다.

[대한민국 남자배우가, 호스트바 종업원?]

[폴리페서, 이대로 괜찮은가?]

[교수 임용에, 인성도 포함해야 할 듯]

[학생을 향해 인격모독도 부족해서, 뺨까지 때린 대학교수]

[배우 한강수, 참담할 뿐이다.]

박 변호사님께서 학교에서 출발하시고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포털 사이트에는 오늘 있었던 일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배우 한강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남자배우 호스트바 종업원’ ‘여자배우 몸 파는 창녀’ ‘B 대학교 강준철 교수’ ‘예담기획’이 줄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는, 예담기획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뿐 아니라 ‘대나무 숲’에 올라온 내용까지 캡처해, 오늘 벌어진 일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김성수 총장. 오늘 벌어진 사태에 대해, 학교를 책임지는 총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 느껴.]

[강 모 교수. 학생 선도 차원에서 한 발언일 뿐, 배우란 직업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

기사가 터지자, 대학본부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형식의 보도 자료를 총장님 명의로 내보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강 교수는 인터뷰를 자청해서, 자신의 의도는 단순히 나를 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교수에게 무례하게 군 탓에 흥분해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강변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