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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가 정치도 잘한다-65화 (65/132)

〈 65화 〉 공익광고 그리고........ (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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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출연하는 배우가 광고주가 아닌, 광고주 회사에 소속된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이번 같은 경우 ‘갑’은 광고주인 경북도청이 아닌 출연배우인 우리와 우리 둘의 소속사인 예담기획이 ‘갑’이다.

그렇기에 밥을 산다고 하더라도, 담당자인 김상기 주무관이나 독도 정책과 과장인 이기훈 과장이 우리가 좋아할 만한 것으로 사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나는 같은 공무원의 신분이지만, 공돈이라고는 거의 만져볼 기회조차 없는 한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독도 정책과의 직원들에게, 선물 아닌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들에게 남들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배우와 한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고, 또 밥값 또한 내가 개인적으로 내고 싶어서, 김 주무관에게 밥을 사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물론 독도 정책과 사무실을 방문한 후에 생각이 바뀐 덕분에, 김 주무관뿐 아니라 독도 정책과 직원 모두를 초대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자기들이 법인 카드로 계산하겠다고 한 걸, 왜 굳이 네가 계산하려고 해?”

“그냥 내가 대접하고 싶어서.”

“어차피 법인 카드를 사용하는 거니, 그 양반들 돈 나가는 것도 아니잖아.”

“어차피 국민 세금이야.”

“애국자 났네.”

“응, 나야 애국자가 맞지. 어차피 이번 홍보영상을 찍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내가 다시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킬 일은 없으니까, 이런 방법으로라도 우리 영토를 지키겠다는 생각에서였고.”

“진짜 지랄이다. 남들이 들으면 배가 불러서 별 지랄을 다 한다고 한다.”

당연히 내 행동을 두고, 멍청하다고 비난하거나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나 스스로 내 이미지에 ‘국뽕’이란 이미지를 덧칠해서, 장사를 하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당신들의 생각이 틀렸다.’라고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무튼 이제 바로 올라가면 되지?”

“밤도 되었는데 경주 가서 자고 올라가자.”

“응?”

“이 멀리까지 내려올 기회도 별로 없잖아.”

“어차피 촬영하려면 또 내려와야 하잖아.”

“그때는 일하려고 오는 거고.”

지수야 내 스태프인 지민이 누나와 미정이 누나가 함께 있으니, 별 걱정할 일도 없었다.

“바로 보문단지 쪽으로 가서 숙소 잡을까?”

“아냐. 우선 안압지 야경 구경부터 해야지. 거기 끝내주거든.”

기껏 이 멀리까지 내려왔고 당장 급한 일도 없었기에, 경주에서 하루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물론 예나와 둘이서만 왔다면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민을 많이 해야 했겠지만, 진수와 미선이가 동행한 상태였기에 마음 편하게 경주에서 1박을 하고 가자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나에게 천년고도이자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예쁜 야경을 구경시켜주고 싶었던 이유가 컸다.

경주에 도착해서 우선 안압지로 향했다.

“우와~ 정말 예쁘다. 자기 우리 여기서 사진 한 장 찍고 가자.”

예상했던 것처럼 예나 뿐 아니라 미선이까지, 조명으로 치장한 안압지와 또 물에 비친 안압지의 예쁜 모습에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 배경으로 안압지가 가장 예쁘게 나오는 곳에,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옆에 우리도 줄을 섰다.

그런데 안압지를 찾은 관광객 중에서 마스크를 한 예나를 힐끔거리는 사람이 생겨났고, 그것을 눈치를 챈 미선이와 진수가 예나와 나를 살짝 가렸다.

“봐! 예나 맞잖아.”

“정말! 헐! 대박! 우리 사인을 받을 수 있을까?”

마침내 우리 앞의 사람들이 모두 빠지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예나와 내가 마스크를 벗자마자, 지금까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주변에서 흘끔거리던 사람들이 일제히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 사인을 해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차피 예상하였던 일이었기에 진수가 나서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잠시 소란이 잦아들자 우리 넷은 안압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같이 찍어주시면 안 돼요?”

“그렇게 해요.”

관광을 왔기에 딱히 펜과 종이를 가지고 온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대신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한강수 배우님도 같이 찍어주시면......”

“저도 아세요?”

“저 ‘네 안의 야수’ 세 번이나 봤어요.”

“어이쿠 감사합니다.”

예나야 이미 국민 여배우라고 불릴 정도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네 안의 야수’라는 이름이 나오자, 사람들은 호위무사가 어떻고 하면서 또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다음부터는 사진을 찍기 원하는 분을 중간에 세우고, 예나와 내가 좌우에 서서 함께 찍게 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쯤 흐르자 관리사무소에서 폐장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그때야 사람들은 한둘씩 그곳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미선이 넌 먼저 나가서 차를 입구에 대.”

“왜? 이미 사진까지 다 찍어줬잖아.”

“저 사람들이 나가서 입을 다물고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여긴 그나마 조명이 있어서 덜하지만, 바깥에 나가면 사람들이 어떻게 돌변하게 될지 몰라.”

매니저 경험이 일천한 진수였지만, 별로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미선이에게 차를 빼 오라고 지시했다.

아마도 자신은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몸으로라도 사람들을 막아야 하니 미선일 시킨 모양이다.

“어떻게 알았어?”

“선배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알았지. 밝은 곳에서와 어두운 곳에서 나타나는 사람들 반응이 다르다고.”

우리가 입구에 다다랐을 즈음 미선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결국 진수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협조를 구하고, 예나와 나는 관리사무소 안에서 사람들이 진정하고 떠나길 기다렸다가 차에 올랐다.

“이제 어디로 가?”

“대릉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첨성대나 구경하고 가자.”

“첨성대도 문을 닫지 않았을까?”

“첨성대는 바깥에서 봐도 충분해.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그걸 자긴 어떻게 알아?”

“경주는 이따금 왔었거든.”

내가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는 마음의 여유가 없이 살았던 탓인지, 나는 어떤 것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없었다.

음식을 먹을 때도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는 대신에 그냥 음식점이 깨끗하다면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먹고 배만 채우면 된다는 주의자였고, 친구들이 어디가 좋더라고 자랑을 할 때도,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경주와 부산 쪽의 바다를 찾아갔을 때는, 이상하게도 그곳에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는 느낌에 이따금 속이 답답할 때면 혼자서 훌쩍 다녀오곤 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다른 지역에 관해서는 잘 모르고, 심지어 지금까지 내가 사는 서울의 지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경주와 부산 바다 쪽은 잘 알고 있었다.

“와~ 저게 첨성대야?”

“그래. 어때?”

“저렇게 조명을 설치해둬서 그런지 엄청 예쁘다.”

대릉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건널목을 건너 첨성대 쪽으로 향했다.

제법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춘남녀들은 팔짱을 낀 채 첨성대 쪽으로 향하는 산책로를 걷고 있었고, 우리 일행도 첨성대 쪽으로 향한 산책로를 느긋하게 걸었다.

그리고 첨성대에 도착해서 첨성대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박물관 앞까지 산책 겸 걸어갔다가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별로 걷지도 않았는데 피곤하네.”

“온종일 차를 타고 다녔잖아. 그리고 아까 사진 찍어주느라 한 시간을 난리를 쳤고.”

차에 오르자 예나가 피곤함을 호소했기에, 우린 예약해둔 보문단지에 있는 호텔을 향했다.

“일찍 자. 새벽에 깨울 테니.”

“새벽에?”

“응. 여기까지 왔으니 대왕암 가서 일출은 봐야지.”

그렇게 예나와 민지를 객실로 들여보내고, 진수와 나는 우리 방으로 돌아왔다.

“SNS에 난리가 났다.”

“응?”

“아까 안압지에서 사진 찍은 거, 지금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거든.”

SNS 계정에 사진이 돌아다닌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생길 일은 없었다.

이미 예나와 내가 사귄다는 것이야 공식적으로 인정한 상황이었고, 거기에다 매니저인 진수와 미선이까지 동행한 상황이니 말이다.

나와 진수는 맥주를 한 캔씩 마시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따~라~라~라~’

휴대전화 벨 소리에 눈을 떴다.

“자기 뭐해? 빨리 일어나야지.”

“지금 몇 시야?”

“5시.”

아직 일출 시간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예나가 마음이 급했던 모양이다.

“잠시 들어와서 기다려. 나 샤워나 좀 하고.”

“빨리 가야 하는 것 아니야?”

“아직 1시간은 여유가 있어.”

여기서 문무대왕릉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니 시간은 충분했기에, 예나보고 소파에 앉아 기다리게 하고 욕실로 향했다.

“우리는 내려가서 커피나 한잔하자.”

“진수 씨는.”

“알람 맞춰두고 잤으니, 30분쯤 후에 알아서 일어날 거야.”

옆방에서 코를 골고 자는 진수를 내버려둔 채, 우린 미선일 불러내서 1층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런데 자기 정치를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야?”

“일단 학교는 졸업해야지. 그리고 양산에 집을 하나 살 정도 돈은 모아야 하고.”

“결혼은?”

“여배우가 결혼하면, 그 순간부터 몸값 떨어진다는 것 몰라?”

“이미 벌 만큼 벌었어. 그리고 결혼한다고 활동을 하지 말란 법도 없고.”

하긴 국민 여배우로 불릴 정도의 예나가,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게 거짓말일 것이다.

예나가 매년 보호시설 등의 단체에 기부하는 금액만 하더라도 웬만한 급여생활자의 연봉 이상이니, 그동안 광고를 찍고 받는 개런티나 방송이나 영화에 출연해서 벌어들인 수익이야 대충 짐작할 만했다.

“아빠도 이왕 결혼할 생각이면 빨리하라고 하셨어.”

“대표님께서?”

“응. 결혼해야 무슨 일을 하더라도 안정이 되어서, 더 잘할 수 있다고 하셔.”

“그럼 넌 언제 결혼했으면 하는데?”

“나야 자기가 하자고 하면 언제든 좋아. 자기랑 결혼하고 나면 불면증에 시달릴 일은 없어지는 거잖아.”

참 희한한 일이기는 했다.

어젯밤 같은 경우에는 우리 집도 아닌 수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호텔 객실임에도 예나가 숙면을 취한 얼굴이었으니, 우리 집이 편해서가 아니라 내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편해서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디 있어?”

“로비 커피숍.”

“일어났으면 깨워주고 나가지.”

“모두 커피숍에 있으니 후딱 씻고 내려와.”

그렇게 예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진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전화를 끊고 채 15분도 지나기 전에 진수가 허둥거리면서 커피숍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 도로가 뚫리기 전이 훨씬 좋았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

“예전에 이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추령재를 통과해서 갔었거든. 가을이면 정말 정취가 죽여줬어.”

보문단지에서 문무대왕릉이 있는 감포 앞바다까지는, 차로 30분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텅 빈 도로를 달려서, 우리는 문무대왕릉이 보이는 감포 앞바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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