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적(3) >
흔적(3)
포르타 가문?
내 목걸이가 그 가문의 인장이라니.
─1급 기밀 잠금. 발설할 수 없습니다.
“······뭐?”
한순간 힘이 쭉 빠진다.
내 비밀에 대해 알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기밀이라 발설할 수 없다니.
그런데, 그 포르타 가문이라는 곳은 대체 어떤 가문이길래 락까지 걸려있는 걸까?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는 거야?”
─포르타 가문에 대한 것은 발설할 수 없지만, 영향력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국 안에서도, 아카식 워리어 중에서도 선망받는 가문이었지요. 포르타 가문을 상징하는 검은 머리에 목걸이라면, 정보를 얻을 기회가 있을 겁니다.
녀석은 수다스럽게 포르타 가문에 대해 떠들어댔다.
물론, 핵심적인 정보는 전부 빼고 두루뭉술하게.
영향력 있는 가문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대체 뭘 하는 작자들이냐고.
─그분들을 모시는 게 저희 같은 센티넬들 사이에서는 영광으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당시 저와 같이 생산되었던 센티넬 모델 1형 제329번의 말에 따르면······.
녀석의 수다는 계속되었고, 나는 녀석의 수다를 듣는 둥 마는 둥 넘기다가 물었다.
“나는 대체 왜 이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걸까?”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가문의 문장에 새겨진 목걸이를 가지고 계시니, 가문 관계자가 아니겠습니까?
“그걸 모르니까 물어보지. 넌 무슨 대단한 인공지능인 것처럼 말하더니, 아는 게 뭐야? 넌 이 유적을 총괄하는 슈퍼컴퓨터 아니었어?”
녀석은 잠시 말을 멈춘 채,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듯 구체 몸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말했다.
─슈퍼컴퓨터?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제 역할을 쉽게 풀어 말하면, 저는 가정용 비서일 뿐인걸요.
“뭐야, 시설물 관리와 유지 보수라더니, 가정용이었어?”
나는 어이가 없는 나머지 실소했다.
뭐, 지금 당장 알 수 없어도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천천히 찾으면 되지.
언젠가 아카식 비공정을 찾기도 해야 하고.
우선, 이 녀석을 써먹을 수 있는 걸 찾아보자.
“그럼 무슨 기능이 있는데?”
─10kg 정도의 아공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오! 날아다니는 10kg짜리의 아공간이라니, 나쁘지 않은데?
“좋아. 열어봐.”
─아공간을 오픈합니다.
푸른색에 작은 포탈처럼 생긴 아공간 입구.
그곳에 손을 넣어보니, 안에서 꺼낼 수 있는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런데······.
“달랑 열쇠 하나야?”
─전 관리자가 보관한 것은 그것뿐입니다.
“이 열쇠는 어디에 쓰는 건데?”
─이쪽에 열쇠에 맞는 상자가 있습니다.
녀석이 저 안쪽의 복도를 향해 쪼르르 날아갔다.
그 뒤를 따라가자, 누군가가 생활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이 나왔다.
그 방의 침대 아래.
먼지가 잔뜩 쌓인 상자 하나가 나왔다.
─그 상자입니다.
달칵.
상자를 열자, 그 안에서 석궁이 나왔다.
마치, 석궁에 현대식 총기를 합친 것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석궁?”
나는 석궁을 들어 이리저리 확인해보았고, 이내 입을 쩍 벌렸다.
【마나 장전식 자동 석궁(A+)】
- 마법석 소켓 ‘0/5’
- 스킬
1) 마나 장전 : 화살 대신 마나를 장전해 쏘아냅니다.
2) 과부하 : 1분간 화살을 두 배의 속도로 쏘아냅니다. 단, 사용 후 5분간 마나 장전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박이다.”
석궁에 마나를 불어넣자, 푸른색 화살이 걸린다.
“와, 씨. 자동 석궁이면 몬스터를 대량으로 상대할 때 좋겠는데? 그러고 보니, 여태 원거리 무기가 없었지.”
그래서 크레이지 호넷들을 상대할 때도 일일이 검으로 베거나, 호넷 퀸을 상대할 때도 마나 붐을 이용해 자벨린을 투척했으니까.
“생각보다 좋은 아이템을 얻었는데?”
거대한 유적지를 둘러본 것 치고 얻은 게 많은 것 같지는 않아 아쉽긴 하지만, 아이템이라도 하나 건져가니 기분이 좋네.
“센티넬, 석궁 넣어줘.”
─알겠습니다.
센티넬은 아공간을 열어 석궁을 보관했다.
이 녀석, 생각보다 편하네.
하지만, 대놓고 옆에서 돌아다니면 귀찮은 일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나는 차원의 틈을 벌려, 센티넬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남들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으니까 너도 일단 여기 들어가 있어.”
이 녀석은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봐도, 어마어마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마법 공학 아이템이다.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까지 알면, 모두가 이 녀석을 포획하려고 하겠지.
웬만하면 윌리엄 같은 주변 사람들한테도 당분간은 숨기자.
─어······ 정말 이렇게 칙칙하고 어두운 곳에 들어가야 합니까? 저도 이 외로운 곳을 떠나고 싶기는 하지만, 이곳을 떠나기 위해 더 춥고 어두운 곳에 들어가는 건 조금······.
“나중에 꺼내줄 테니까, 잔소리하지 말고 일단 들어가! 늦었으니까!”
나는 차원의 틈을 휘둘러 녀석을 담았다.
하여간, 진짜 말 많은 녀석이네.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다.
여하튼, 10분은 무슨 30분도 더 지난 것 같아 나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고, 저 멀리, 절벽 너머에서 윌리엄의 고함이 들려왔다.
“정수! 괜찮은가!”
나는 곧바로 윌리엄의 라이트가 보이는 곳으로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아, 윌리엄. 미안해요. 조금 늦었죠?”
“정수! 다시 보니 좋구만. 한참이나 대답이 없기에, 자네가 저 안에 들어갔다가 죽은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는가!”
“죄송해요. 생각보다 공간이 넓어서 탐사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그런가? 그래서, 소득은 있었나?”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목걸이를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직은 흔적 정도일 뿐이지만요.”
*
유적지를 나온 뒤, 나는 식당 일을 조금 더 돕다가 귀환 스킬의 쿨타임이 끝나자마자 탑을 내려왔다.
강무진이 차원석을 두고 협상해본다고 하긴 했지만, 왠지 결렬됐을 것 같았거든.
대한민국은 비상사태일 것이다.
“내 주머니 속 차원석들이 풀리면, 좀 나아지려나?”
차원석만 20kg을 들고 왔다.
더 들고 오기에는 디멘션 울프의 배를 가르고 차원석을 빼내는 것도 일인 데다, 크기가 제각각이라 이번에는 이게 전부였다.
하지만 죄다 최고급이지.
아마 기존에 유통되는 차원석의 수십 배 효과가 있을 터, 당장 중요한 팀들의 등탑 정도는 재개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비싼 물건을 바리바리 챙겨 들고 탑을 내려왔지만, 나는 강무진에게 바로 달려가지 않았다.
이 비싸고 귀한 차원석을 그냥 팔기엔 무언가가 아쉬웠으니까.
분명히 탑에서 나오는 물건들은 그냥 팔아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가공해서 팔면, 더 큰 돈이 되고.”
앞서서 내 주력 상품이었던 약초가 그러하다. 나는 약초 공급만 했고, 실상 그걸 가공하는 쪽에서 남겨 먹는 게 컸다.
그런 면에서, 돈을 제대로 벌기 위해서는 원자재 공급이 아닌, 가공하여 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게, 내 짧은 식견이다.
“그리고 가공업보다 더 좋은 건······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건가?”
드워프 장인, 다르곤의 무기들이 그렇다.
평범한 무기가 아니라 ‘더블 플러스 등급’들인데다가, 드워프가 만든 물건에는 ‘드워프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리고 드워프라는 종족이 장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
“드워프, 라는 이름 자체가 일종의 브랜딩.”
즉,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단순히 보부상처럼 거래할 게 아니라, 사업이라는 고가치 브랜딩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업에 재능이 없는데······.
나는 약초 수확을 시작한 뒤, 우리 고아원으로 출근하고 있는 한솔이에게 물었다.
“야, 한솔아. 우리 같은 동네 장사꾼이 큰 기업이 되려면 뭐가 필요할 것 같냐?”
우리는 ‘JS컴퍼니’라는 법인을 등록하고 사업을 준비했지만, 다른 기업들에 비하면 동네 장사꾼에 불과했다.
이 작은 사업을 큰 기업으로 키우려면 뭐가 필요할까?
투견을 안쪽에서 성장시킨 한솔이라면, 좋은 답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한솔이가 낸 답은 심플하다 못해 힘이 빠졌다.
“돈이 필요하지. 돈이 돈을 부르니까.”
“그건 당연한 거고, 다른 거.”
한솔이는 잠시 키보드 치던 것을 멈추고, 턱을 쓸다가 답했다.
“뭐······ 일단 팔 물건이 있어야지. 우리가 재배하는 상급의 약초처럼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 거기에, 마케팅이 중요하고.”
마케팅!
마케팅이라는 말에 나는 눈을 빛냈다.
그래, 광고가 또 이미지를 만드는 데에는 큰 몫을 하지.
우리에게 드워프 장인 같은 기술력은 없으니까, 어떤 모델을 쓰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을까?
“마케팅이라······ 그럼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광고모델 몸값이 얼마 정도 하지?”
“세계 랭킹 13위 기억하냐? 러시아 태생의 ‘설원의 불꽃’이라 불리는 아나스타샤 이바노프.”
“알지. 흰 피부의 미녀인데 강력한 화염 마법을 구사해서 별명이 설원의 불꽃.”
“그래. 그 사람이 얼마 전 얼마에 등탑 음료 1위 회사인 ‘타워 익스프레스’와 계약했어. 1년 전속 계약이 186억이야.”
모델료를 들은 뒤, 나는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비명을 질렀다.
“미친! 186억? 1년에? 미친! 그렇게 많이 받는다고?”
“그래. 그래서 사치품이라는 이미지가 생겼지. 등탑자들 뿐만 아니라, 유명인이나 수험생들이 마시기 시작한 거야. 품귀 현상까지 올 지경이지. 186억? 타워 익스프레스 만든 회사는 아나스타샤 덕분에 매출이 30%는 넘게 늘었어. 남는 장사라는 거지.”
“와, 씨 아무리 그래도 모델료 너무 비싼데?”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모델료가 그렇게 비싸면, 사실상 우리에게는 쓸 수 없는 방법이겠는데?
그런 모델을 불러다 광고하면, 당장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테니까.
그나저나 타워 익스프레스라면, 그 기능은 떨어지고 비싸기만 한 음료수 아니었던가?
모델도 모델인데 그게 그렇게 돈을 많이 번다는 거네.
이 역시도 브랜딩의 효과겠지!
타워 익스프레스는 등탑자들만 먹는 게 아니라, 수험생이나 어르신, 더 나아가 인플루언서도 먹는 핫한 아이템이니까.
그때, 한솔이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최근 광고계가 그녀보다 주목하고 있는 핫한 인물이 있지.”
“그래?”
“아마, 추정 몸값은 최소 1년에 200억 원 이상. 어떤 사람들은 300억까지도 보고 있지. 남자 중에서는 신기록을 세웠어.”
“와 씨, 그게 누군데?”
한솔이는 이상한 놈을 다 보겠다는 듯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름을 뱉어냈다.
“누구긴 누구야. 드래곤 마스크지.”
머리를 망치로 맞은 기분이다.
내가 왜 여태까지 드래곤 마스크를 이용할 생각을 안 했을까?
아무래도, 우리 사업을 키울 광고모델까지 찾아버린 것 같다.
*
탑에서 내려온 다음 날.
나는 강무진과 약속을 잡아 만났다.
이번 만남 장소는 균열감시대응청의 청장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피곤한 얼굴의 강무진.
아무래도, 협상 때문에 피로가 쌓인 것 같은데?
“커피?”
“네. 커피로 하겠습니다.”
나는 익숙하게 자리에 앉았고, 강무진이 마른세수 후 드립 커피를 내렸다.
“혹시, 협상은 어떻게 됐나요?”
“실패다. 쯧. 꽤 강한 패를 내밀었는데도 드래곤 마스크가 직접 나오지 않으면 결렬이라더군. 상황이 좋지 않아.”
한참이나 이어진 침묵.
커피를 다 내린 뒤, 강무진이 나에게 커피를 내밀며 물었다.
“그래서, 물건은?”
“구했습니다.”
나는 씩 웃으면서, 차원의 틈에서 주먹만 한 차원석을 하나를 꺼냈다.
그러자, 드물게도 강무진의 눈이 커졌다.
“말도 안 돼. 이런 크기가, 정말 차원석이라고?”
“확인해보시죠,”
【최상급 차원석】
【아이템 제작 시 첨가하면 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강무진은 차원석을 들고 정보를 살피는 듯하더니, 묘한 미소와 함께 헛웃음을 흘렸다.
“하······ 이번에도 해냈군. 이런 크기라니. 물량은 이게 끝인가?”
“아뇨. 일단 구해온 건 이 정도입니다.”
촤르륵!
나는 가져온 차원석을 책상 위에 늘어놓았다.
다 합쳐서, 20kg 정도의 차원석.
그리고 개당 기존 차원석의 수십 배의 가치다.
그걸 보던 강무진은 잠시 말이 없다가, 나머지 차원석을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라면 당장 등탑을 시작할 수 있겠군. 한 번 올라갔다 오면 끝이겠지만. 혹시 주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나?”
왔다.
이제, 강무진과 협상을 시작할 때가.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당장 수거할 수 있는 게 이 정도뿐이었지, 아직 탑 안에 쌓여 있으니까요.”
“잘 됐군. 무게를 달아보고 가격을 측정해주지. 단가는, 긴급 사태인 만큼 기존 시세를 기준으로 100%를 붙여 지급한다. 괜찮나?”
강무진이 계약서를 내밀었고, 나는 찬찬히 읽어보았다.
차원석의 기존 시세는 100g의 손톱만 한 크기가 1,200만 원 정도.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싼 가격이다.
1회용 등탑 주머니를 한 번 만드는 데 100g의 차원석을 필요로 하니, 20kg이라면 대략 200개의 주머니를 만들 분량인 셈이다.
이것만 해도, 24억인데, 거기에다가 100%의······ 그러니까 2배의 독점 프리미엄을 치면 48억!
이거, 드워프 무기만큼이나 쏠쏠한 장사인걸?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좋아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조건이라······ 한 번 들어본 레퍼토리군.”
강무진은 잠시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린 채 나를 바라보았다.
잠시 긴장했지만, 내가 쫄릴 건 없지.
급한 건 내가 아니라 강무진이니까.
내 생각대로, 강무진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보지.”
“이 물건을 공급한 사람의 이름을 걸고 판매해주세요.”
강무진은 내 의도를 파악하겠다는 듯이,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더니 이내 펜을 들었다.
“뭐, 어렵지 않지. 계약서에 추가해주마. 그래서, 이 물건을 공급한 건······ 잠깐만, 너인가?”
“아니죠. 드래곤 마스크. 그가 이 물건을 공급했습니다. 그렇게 소문을 퍼트려주세요.”
드래곤 마스크라는 이름이 나오자, 강무진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드래곤 마스크의 이름을 팔라고? 랭킹 1위 치고는 상당히 판단이 좋지 않군. SNS에서 흔히 보이는 관심 병자인가? 모두가 제 목을 노리는 이때, 그렇게까지 본인을 노출하다니, 제정신이 아니군.”
강무진이 한참이나 살벌한 욕을 늘어놓았다.
아니, 이름 정도야 알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보니 조금 억울하네.
“하하······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다 생각이 있겠죠.”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하지만, 타워 익스프레스 이야기를 듣고 그려본 큰 그림은 확실했다.
아직 시간이 없어 잭과 협의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꿀물을 팔 계획이 있다.
98층에서 마신 꿀물을 지구로 가져오면, 그것도 일종의 전략 물자라고 볼 수 있지,
타워 익스프레스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데, 몸값 186억의 모델이 광고해서 그 큰 기업의 매출이 30%가 올랐단다.
그럼, 드래곤 마스크를 이용해 꿀물을 판매하면 어떨까?
꿀물의 어마어마한 효과와 더불어, 불티나게 팔려나갈 거다.
그렇다면, 나는 돈을 쓸어 담으면서도 등탑자들이 탑에서 쉽게 죽지 않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선순환이 반복되는 거지.
크, 나도 아예 센스가 없는 건 아니라니까?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강무진은 콧방귀를 뀌었다.
“하. 써달라니 써주지. 이렇게 본인을 노출하는 걸 좋아할 줄 알았다면, 아예 협상 자리에 끌고 가서 투구를 벗길 걸 그랬군.”
강무진은 고개를 저으면서도 계약서에 착실히 내용을 추가했다.
차원석을 판매할 때, 제공자 드래곤 마스크의 이름을 언급하겠노라고.
나는 항목을 새롭게 추가한 계약서를 보며 웃었다.
“감사합니다.”
JS컴퍼니, 그 시작을 화려하게 알려 줄 첫 번째 브랜딩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