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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미발견 지역에서 꿀 빱니다-51화 (51/69)

데뷔전(2)

데뷔전(2)

파직! 파지지직!

허공에 떠오른 검붉은 마나의 소용돌이.

그건, 몬스터를 쏟아내는 재앙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지역 근린 공원에 마련된 행사장.

그곳에 모인 수많은 인파도 그 광경을 올려다보았다.

“자, 자이언트 로커스트?”

근래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았던 벌레 떼.

그것이 가장 먼저 생각났지만 이내 격이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니, 훨씬 커!”

─행사장에 계신 관계자분들과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꺄아아악!”

“몬스터! 몬스터다!”

위이이잉─

어마어마한 수의 벌떼.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흩어졌다.

하지만 반대로, 몬스터들을 향해 가는 이들도 있었다.

각성자들.

서리 길드의 팀장, 한슬기도 그 사이에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균열이 세 개나 된다고? 들어본 적 없는 일인데······.”

그녀는 레이피어를 뽑아 들고는 하늘을 훑어보았다.

허공에 보이는 균열의 수는 셋.

그것도 전례 없었던 어마어마한 규모인데, 하필이면 균열에서 나온 몬스터도 크레이지 호넷이다.

높은 공격성과 단단한 외피, 공중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가속과 정지를 반복하는 녀석들을 요격하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Lv.53 크레이지 호넷】

“레벨이 가장 낮은 놈도 53······!”

“티, 팀장님! 크레이지 호넷의 레벨이 너무 높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거의 레이드 보스 급 레벨이에요!”

한슬기는 이를 악물고 주위를 살폈다.

여기 모인 길드원 대부분이 레벨 50이 채 되지 않는다.

하필이면 50층을 클리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레벨이 높은 팀원들 대부분은 휴가를 나갔으니까.

그런 상황이다 보니 크레이지 호넷 한 마리를 상대해도 팀 단위로 상대해야 할 판에, 그런 괴물이 최소 수백 단위다.

어디서 저런 놈들이 튀어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규모다.

‘하필이면 이임식 날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최소한의 구색만 맞춰놓고, 본대는 다 빠진 날에 벌어진 일.

‘이건······ 다 죽는다.’

전멸 위기다.

그녀의 본능이 경고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해봐야 한다. 각성자가 포기하면 민간인들이 속수무책으로 학살당하고 말 테니······.

고민할 틈 따위는 없었다. 벌써, 저 미친 말벌 떼가 긴 침을 창처럼 내민 채, 지상을 향해 비처럼 내려오고 있었으니까.

한슬기는 비명 같은 고함을 내질렀다.

“다들 전투 준비! 균열에 대응한다!”

““예!””

서리 길드가 무기를 뽑아 들자, 태산 길드도 무장을 시작했다.

“우리도 나선다! 전투 준비!”

““예!””

태산 길드의 팀장이 한슬기를 보며 씩 웃었다.

“균열 하나는 우리 겁니다.”

한슬기는 속으로 혀를 찼다.

호기는 좋다지만, 팀장이라는 놈이 저렇게 상황 파악이 안 돼서야.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 같은데, 지원 먼저 부르죠.”

“저 정도 몬스터면 지원을 부를 것도 없이······.”

태산의 팀장이 말을 끝내기도 전.

어디선가 웬 캔 같은 물체가 날아들었다.

깡!

하나가 아니었다.

깡! 깡!

“뭐야, 이건? 이럴 때 누가 이런 걸 던지는 거야?”

태산의 팀장이 얼굴을 구기며 캔을 주워드는 순간.

한슬기가 화들짝 놀라 외쳤다.

“그거 멀리 던져요!”

“뭐라고요?”

“빨리요!”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푸화아악!

캔에서 보라색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콜록, 콜록! 젠장, 이건 뭐야! 콜록!”

연기를 한껏 들이마신 태산의 팀장이 기침하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쿵!

본능적으로 코와 입을 가리며 뒤로 훌쩍 뛰어 연기에서 벗어난 한슬기는 상황을 파악했다.

‘상황이 더 좋지 않아······ 테러인가?’

한슬기는 사태를 파악하며 길드원들을 향해 외쳤다.

“코와 입을 가리고, 가스를 피해!”

그래, 이런 방식의 테러는 들어본 적이 있다.

요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방식의 테러니까.

또, 얼마 전에는 시내 한복판에서 연금술사 조합의 경기 지부장 납치 미수 사건에도 쓰였다고 한다.

중급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것이나, 상급 해독제로만 해독할 수 있다는 맹독.

길드 내에서도 기밀 열람이 가능한 몇 사람만 알고 있는 정보에는, 흑마법 관련 스킬을 가진 놈들이 사용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놈들이 이 타이밍에 왜?

【3등급 마비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벌써 독이 돌고 있어. 몸이 무거워.’

하지만, 50층을 클리어하면서 높아진 레벨은 중독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었다.

오래 버티는 건 무리지만, 길을 뚫는 것 정도는 가능할 터.

우우웅!

그녀는 이제 지상에 도달해, 마치 창을 앞세운 기사처럼 맹렬하게 돌격해오는 크레이지 호넷을 향해 레이피어를 겨눴다.

“민간인의 대피를 도우며 퇴각한다! 전파해! 퇴각한다!”

길드원들이 민간인들을 유도하며 퇴각하는 사이, 한슬기는 크레이지 호넷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흐읍!”

그녀의 검 끝에서 새파란 오러가 빛났다.

무게중심을 뒤로하고 자세를 잡던 한슬기가 상체를 앞으로 빼며, 어마어마한 속도로 레이피어를 내질렀다.

쩌저적!

크레이지 호넷의 배 부분.

한슬기의 레이피어가 닿은 외골격이 얼어붙기 시작하더니, 이내 새하얗게 변한 크레이지 호넷의 배를 뚫고 한슬기의 검이 박혀 들었다.

쩡─!

거대한 얼음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크레이지 호넷의 배가 반으로 갈라져 바닥에 떨어졌다.

쿵!

단숨에 처리했다.

그러나 그로써 더욱 확신했다.

방금의 일격은 최선을 다한 것이었기에.

“이거, 우리만으로는 못 막겠어.”

사방이 독무였고, 몬스터는 떼거리다.

혼자라면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건 쉬운 일이지만, 그녀에게는 시민을 대피시킬 의무와 길드원들을 생환시킬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혼자 힘만으로는 무리다.

서리 길드의 본대를 불러야 한다.

“지금 당장, 본대에 지원을 요청해!”

하지만 본대는 항시 대기하는 팀이 아니다. 도착까지 빨라도 십여 분.

점점, 독무가 퍼지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마비되어 쓰러져가는 길드원들을 지휘했다.

“정신 차려! 연기 밖으로 나가야 해! 아직 몸이 굳지 않은 사람들은 쓰러진 길드원들 챙겨서 나가!”

혼란스러웠다.

꽤 많은 사람이 대피했으나, 아직도 많은 사람으로 들어찬 통로가 혼잡해 쉽게 공원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길드원들이 천천히 쓰러져갔다.

한슬기 본인의 몸도 무거워져서 이제는 검을 휘두르기도 벅찼다.

심지어.

왜애애앵!

점점 더 많은 몬스터가 몰리고 있었다.

‘아, 이렇게 끝인가? 독만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었을 텐데······.’

그때였다.

“한슬기 팀장님. 이거 드세요. 해독제입니다.”

연무 속, 웬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무언가를 건넸다.

잘 보이지 않았으나 특이한 갑주를 입고 있었다.

【희석된 상급 해독 포션】

내용물은 확실한 해독제.

낯선 사람이 왜 이런 물건을 주는지 의심하려는 찰나.

한슬기는 이 남자의 목소리를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이 목소리는······ 혹시 정수 씨?”

갑옷을 입은 남자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돌리며 처음과는 다른, 아주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아, 아닌데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던 그는, 품에서 노란 액체가 담긴 병 몇 개를 꺼냈다.

“이건 곤충을 마비시키는 약입니다. 위급한 상황에 놈들을 향해 던지세요.”

“아······.”

한슬기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는 감각이 좋아서 사람의 목소리나 체취를 잘 기억한다.

분명히 김정수의 목소리와 비슷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김정수가 이 독무 속에서, 그것도 이 정도 되는 물건을 건네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이 안 됐다.

그녀가 눈여겨본 유망주라지만, 말 그대로 유망주일 뿐.

철걱, 철걱.

딱 봐도 엄청난 격(格)이 느껴지는 저런 갑주를 착용할 수 있을 리가······.

의문이었으나, 그녀는 급한 대로 해독 포션을 마셨다. 그리고 길드원들에게 해독 포션과 마비 포션을 나누어주었다.

쓰러져가던 길드원들이 다시 일어나, 몬스터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용갑을 입은 남자가 한껏 낮아진 목소리로 말하며 돌아섰다.

“몬스터들이 이곳으로 몰려올 겁니다. 사람들 모두 대피시키세요.”

“잠시만요! 당신은 누구죠? 뭘 할 생각이에요?”

한슬기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남자는 절그럭 소리를 내면서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한슬기는 황망함에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이내 고개를 내젓고는 길드원들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가까운 대피소로 사람들을 이끈다!”

*

나는 한슬기 팀장에게 해독제를 건넨 후, 미리 봐두었던 빌딩에 올랐다.

아무래도 높은 곳에서 놈들을 상대하는 게 인명피해가 덜 나겠지.

나는 건물 옥상에 곤충 유혹용 포션을 던졌다.

쨍그랑!

“전부, 이쪽으로 와라.”

그 순간, 자유롭게 허공을 날아다니던 크레이지 호넷 수십 마리가 방향을 틀며 나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위이잉!

마치 창병들이 일사불란하게 줄지어 내달리는 것 같은 풍경에, 나는 잠시 몸을 웅크렸다.

“와······ 씨, 이거 진짜 대비해놓지 않았으면 진짜 죽었겠다.”

나는 몸서리를 치면서도 건물 옥상에 곤충 유혹용 포션을 몇 병 더 던졌다.

쨍, 쨍그랑!

바람을 타고, 그 특유의 향이 더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그리고 크레이지 호넷은 수 킬로미터 밖의 꿀 냄새를 맡고 꿀벌집을 공격한다.

즉, 3개의 균열에서 나오는 놈들 전부의 이목을 끌 수 있다.

이내 백 마리의 크레이지 호넷들이 건물 옥상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몇 마리가 무리를 이탈해서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긴 하지만, 대다수가 이곳으로 모이고 있다.

빠져나간 몇 마리 정도는 인근에 있는 각성자들이 처리해줄 수 있겠지.

그리고 한편, 말벌 떼 근처로 드론들이 날고 있었다.

방송용 드론이었다.

하긴, 균열이 세 개나 열린 건 초유의 상황인 만큼 뉴스 특보가 나가고 있을 거다.

여기서 큰 활약을 한다면 신분이 노출됐을 거다.

하지만 타이밍 좋게 ‘드래곤 아머’를 얻은 덕에 투구를 벗지 않는 한 신분을 감출 수 있다.

천만다행이네.

정체를 노출하지 않으면 균열 대응 보상을 요구할 때 복잡해지겠지만, 그건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을 거다.

왜애애애앵!

“온다······.”

나를 향해서 밀려 들어오는 말벌 떼.

수백 마리의 날갯짓.

일대의 공기가 부르르 떨린다.

지상에서 들리는 괴성과 비명이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굉음.

골이 울릴 정도다.

왜애애애앵!

그 불쾌한 감각이 피부에 와닿는다.

왜애애애앵!

“아직이야. 더 가까이 와야 해······.”

내 머리 위로 검은 그림자가 스멀스멀 다가온다.

마치 거대한 토네이도가 다가오는 것만 같은 광경.

내가 딛고 선 이 수십 층짜리 빌딩마저도 단숨에 으스러질 것만 같은 공포감.

“후······.”

나는 그 모든 걸 정면을 마주하며, 윌리엄이 만들어 준 마법 스크롤에 마나를 불어넣고, 찢을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놈들을 확실히 처리할 수 있는 범위까지 들어오길 기다리면서, 공포감에 맞서기 위해서 최대한 유쾌한 생각을 했다.

모여라, 나의 경험치와 돈들아!

마침내 놈들 대부분이 마법의 범위 안에 들어왔을 때.

“간다! 윌리엄의 진심 썬더 스톰!”

찌이익!

스크롤이 빛나며, 엄청난 양의 마나가 터져 나왔다.

스크롤에 각인 된 기적이 일대의 공기의 흐름을 헤집어 놓았고.

고오오오──

어느새 하늘에, 시퍼런 기류를 머금은 먹구름이 현현했다.

콰르르릉─!

천벌(天伐)이 시작된다.

*

그 시각.

한슬기는 길드원들과 함께 근린공원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도착한 균열감시대응청 요원들 덕에 생각보다 빠른 대응이 가능했다.

서리 길드원들은 대피소로 뛰어오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크레이지 호넷들을 상대로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러던 중.

한순간 빛이 사라졌기에, 한슬기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대체······ 대체 저건 뭐지?”

콰르르릉─!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울리는 굉음.

도시 절반을 가린 것처럼 어마어마한 크기의 먹구름이, 금방이라도 벼락 다발을 쏟아낼 듯 번쩍거렸다.

“이건, 또 무슨······.”

한슬기는 알 수 있었다.

무언가 거대한 게 몰아치리라는 것을.

그녀가 다급하게 외쳤다.

“다들 충격에 대응해! 어마어마한 공격이 시작될 거야! 광역 마법이다!”

주체가 누군지, 대상이 누군지 모르지마는.

저것에 휩쓸리면 반드시 죽는다.

“예!”

우우웅.

방어 마법을 쓸 수 있는 이들이 나서서 사람들을 보호했다.

마침내, 벼락의 폭풍이 불어닥쳤다.

콰르르르릉!

눈이 멀 정도로 강력한 섬광과 굉음.

정신을 차릴 수 없이 휘몰아치는 벼락에 사람들이 눈을 가리고, 몸을 웅크렸다.

일순간, 세상이 백색과 흑색을 오갔다.

수십 번이나.

콰─과─과─과─광──!

비명마저 먹먹하게 삼켜지는 시간이 지나고, 마법이 끝났을 때.

쿵, 쿠궁!

하늘에서, 크레이지 호넷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새까맣게 타버린 놈들의 시체가 바닥에 떨어지며, 먼지가 피어올랐다.

후우웅!

아직 가시지 않은 폭풍의 후유증으로 세찬 바람이 불어오며, 피어오르는 먼지를 쓸어갔다.

“······.”

꽤 긴 정적이 흘렀다.

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도로 위로, 언제 그랬냐는 듯 몬스터 하나 없이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팀장님, 방금 그건 대체 뭡니까?”

한슬기는 고심했지만, 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겠지만······ 어마어마한 마법이야······ 아무리 스킬이라고 해도 이 정도 대규모의 전격 마법이 가능한 일인가?”

그녀는 영상으로 봤던 이탈리아의 세계 랭킹 4위, 뇌제를 떠올리다가 고개를 저었다.

전격 마법으로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인 그도, 저런 공격을 하지는 못할 거다.

흉내라도 내려면 서포터 마법사 한 부대를 데리고, 몇 시간을 연공 해야겠지.

꿀꺽.

그리고, 마법의 중심이었던 빌딩 옥상을 살피던 한슬기의 눈이 흔들렸다.

“저 사람은······.”

시퍼런 전류가 휘감긴, 묵빛 용갑을 입은 남자가, 빌딩 옥상에 서 있었다.

.

.

.

카페에서 나와 도심 외곽에서 현장을 지휘하던 강무진은 말문이 막혔다.

아니, 그걸 넘어 이렇게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광경을 본 적이 없다.

재앙이 될 게 확실했던 수백 마리의 크레이지 호넷.

어쩌면 이 도시를 완전히 파멸시켰을 괴물들.

그 벌떼가 강력한 전격 마법에 휘말리며 비처럼 떨어지는 걸 보고 있었으니까.

“놀라운 마법 응용력이군.”

줄기차게 휘몰아치는 벼락의 폭풍 사이로, 썬더 볼트가 날아다녔다.

그 썬더 볼트가 쏟아지는 벼락을 엮어서, 마치 체인 라이트닝처럼 각개 돌파하려는 호넷들을 잡아챘다.

마치 고기를 쓸어 담는 그물처럼.

마법의 격도, 이해도도 이해 불가능한 수준으로 높았다.

재앙이,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대체 누가 저런 걸 할 수 있는 거지?”

분명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경지의 마법사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법사가 있었나?

“······내가 아는 한 없지.”

강무진은 중얼거리며, 시선을 옮겼다.

콰르르릉─!

폭풍의 중심인 빌딩 옥상.

그 강력한 벼락의 폭풍 한가운데에서도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은 듯, 스파크가 튀는 갑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서 있었다.

오히려, 가만히 서서 날아오는 크레이지 호넷들을 번개로 요격하고 있었다.

“설마······ 그 사람인가.”

근래 등탑계 최대의 미스터리.

불현듯이 나타난 정체불명의 존재.

존재를 부정당하며, 탑의 오류라는 오명으로 불리던 존재.

“98층의 랭킹 1위.”

그 말고는, 이 강력한 마법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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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전(3) * 유료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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