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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화. 외전 : 가족이란(3) [외전 완결] (144/144)


144화. 외전 : 가족이란(3) [외전 완결]
2023.04.19.


세월 참 빠르다.

세 살짜리와 놀아주는 열일곱 살짜리를 보며, 나는 감회에 젖어 생각했다.


“누나! 요기 나비!”

“호랑나비네.”

“호란나비!”

“호랑나비는…… 으앗, 먹으면 안 돼!”

에이프릴은 훌륭한 보모였다…….

생각보다 훨씬 아이를 잘 돌봐서 놀랄 지경이다.

우리의 새로운 가족이자 우리 집의 둘째인 ‘제뉴어리’는 이제 세 살로,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빠른 편이라 곧잘 의사소통이 되곤 했다.

비록 사고뭉치이긴 하지만.


“젠……! 나비 뱉어! 먹으면 안 돼!”

“맛업더…….”

“당연히 맛없지!”

고생하는 에이프릴을 나는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지켜보았다. 에이프릴도 귀엽고 제뉴어리도 귀엽다. 참고로 젠은 제뉴어리의 애칭이다. 그리고 늑대 수인은 튼튼해서, 나비 정도는 먹어도 탈이 안 난다.


“누나! 토끼 해 줘!”

“아까 해 줬는데, 또……?”

“해 조오!”

제뉴어리가 떼를 쓰며 폴짝폴짝 뛰었다. 늑대 주제에 토끼 흉내를 내고 있었다.

에이프릴은 “하는 수 없지…….” 하고 중얼거리더니, 순식간에 토끼 모습으로 변했다.


“꺄웅!”

하얀 토끼가 잔디 위에서 깡충 뛰어올랐다.

곧이어 제뉴어리도 그레이안과 똑 닮은 (그러나 축소판인) 늑대로 변했고, 토끼와 늑대는 풀밭 위를 마구 뛰어놀기 시작했다.

제뉴어리의 생김새는 그레이안과 똑 닮았지만 눈은 나를 닮아 파란색이었고, 성격은 왜인지 에이프릴을 닮았다.

그게 에이프릴의 영향인지, 원래 타고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꺄앙!”

“앍! 왉왉!”

……아무튼 둘은 죽이 잘 맞았다. 안하무인이 둘이라 가끔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에이프릴이 동생을 잘 돌보는 덕분에 그럭저럭 편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 곧 점심시간이네.’

정오가 가까워지며 해가 하늘 높이 떠올라 있었다.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흥을 깨려니 미안했지만, 점심을 거를 순 없는 법.

나는 아이들을 소리쳐 불렀다.


“에이프릴, 제뉴어리! 그만 놀고 밥 먹어야지!”

풀숲에 숨어 있던 새끼 늑대와 토끼가 냉큼 달려왔다. 역시, 밥은 마다하지 않는다…….

.

오찬실에서 점심을 먹고 홀로 나와 보니, 뜻밖에도 커다란 선물 상자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이게 다 뭐야……?’

마침 우리를 발견한 집사가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꾸벅 묵례하고는 침착하게 설명해 주었다.


“칼윈 공작님께서 에이프릴 아가씨 앞으로 보내신 선물들입니다. 아가씨의 방으로 옮기기 전에 잠시 검수 중이었습니다.”

“아하…….”

미친 제이드……. 이게 도대체 몇 번째냐.

제이드는 공작이 되자마자 거의 매일 에이프릴에게 선물을 보내오고 있었는데, 전부 값비싸고 귀한 물건들뿐이었다.

그래서 에이프릴이 부담스럽다며 편지를 보냈던 걸로 아는데…… 그럼에도 꿋꿋이 선물하는 제이드의 집념이 무섭다. 역시 집착 계략남.


“시러!”

“응?”

그때였다. 제뉴어리가 난데없이 소리를 빽 지른 것은.


“나 그 형 시러!”

“누구……? 제이드 말이야?”

“웅! 시러!”

“왜……?”

“그냥 시러……!”

그러면서 제뉴어리는 에이프릴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왜 싫은지도 말 안 해주고 그냥 싫단다. 뭐, 이유를 알 것 같긴 하지만.


“누나는 내 꼬야!”

“젠…….”

제이드가 자신에게서 누나를 빼앗아 갈 것 같아 본능적으로 경계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아들, 걱정할 필요 없다.

에이프릴은 여전히 연애 눈치가 꽝이니까……!


“제이드는 선물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탈이네……. 매번 여기저기 이렇게 많이 선물하면 지출이 클 텐데…….”

아니, 너한테만 선물하는 거다만.

그러나 난 에이프릴의 착각을 정정해 줄 의향 따위 없었다.

제이드가 아주 조금 불쌍하긴 하지만…… 그래봤자 내 귀한 딸을 홀랑 훔쳐 가려는 도둑놈 1이니까…….


‘로드리는 에이프릴에게 사심이 없으니 도둑놈에서 탈락이고, 도둑놈 2는…….’

요즈음 우리 집 담장을 넘는다는 목격담이 있던데.

그 자식, 블레셋. 전에도 몇 번 그러더니 요새도 에이프릴과 야밤에 만나고 가는 모양이었다.

왜 밤에 오고 난리야? 뱀파이어야? 하여튼 웃기는 놈이야.


“앗, 아빠다! 아빠!!”

외근을 나갔던 그레이안이 마침 성에 도착했고, 제뉴어리와 에이프릴이 한달음에 달려 나가 그를 맞이해 주었다.

반짝이는 햇빛 속에서 웃으며 포옹하고 인사를 나누는 세 사람의 모습은, 지켜보는 나를 행복하게 했다.


“아, 부인.”

때마침 나를 돌아본 그레이안이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 역시 마주 웃으며 그를 향해, 나의 아이들을 향해 다가갔다.

따뜻한 감정이 가슴속을 가득 채웠다. 사랑으로 충만한 어느 봄날의 오후였다.


 

* * *

늦은 밤.

난롯가 옆 안락의자에 앉아 독서 중이던 에이프릴은,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예상대로, 블레셋이 창밖에 서 있었다.

정확히는 허공에 떠 있는 것이지만.


“또 왔어요?”

에이프릴은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어 주었다.

씩 웃으며 안으로 들어온 블레셋이 등 뒤에 숨겨 두었던 꽃다발을 내밀었다.

에이프릴은 기껍게 그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싱그러운 향기가 가득 퍼지며 공기 중을 수놓았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 에이프릴.”

“음…….”

블레셋은 늘 이렇게 밤에 찾아와서는 시시콜콜한 질문을 건네곤 했다.

에이프릴이 일상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면, 열중하는 태도로 끝까지 다 들어주곤 했고.

에이프릴은 그래서 그가 편하고 좋았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주기도 하고……. 블레셋은 정말 좋은 친구였다.


“다음에는 낮에 오는 게 어때요? 제뉴어리가 블레셋을 궁금해해요.”

“흠…….”

블레셋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허공을 응시하더니, 이내 에이프릴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승낙의 의미였다.

에이프릴은 기뻐하며 환하게 웃었다.


“분명 제뉴어리도 블레셋을 마음에 들어 할 거예요.”

“글쎄요……. 싫어할 거 같은데.”

“네? 어째서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묻는 에이프릴을 보며 블레셋이 의뭉스럽게 웃었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에이프릴에게 혼담이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아…….”

블레셋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고, 에이프릴의 정신도 곧 그쪽으로 쏠렸다.

에이프릴은 멋쩍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 혼담은 거절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다 거절할 예정이고요.”

“어째서?”

“음…….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 꿈을 이루기 전까진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을 거라서요.”

“어떤 꿈인데요?”

“그건…….”

잠시 멈칫한 에이프릴이 블레셋을 흘긋 보고는 시선을 회피했다. 그러고는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을 이었다.


“……비밀이에요.”

“흐음…….”

궁금한데, 하고 중얼거린 블레셋이 정말로 안 알려줄 거냐는 듯이 에이프릴을 빤히 쳐다보았고, 에이프릴은 부담감에 얼굴이 새빨갛게 익어 갔다.


“정말로? 정말로 안 알려줄 거예요?”

“아니…… 비밀이라니까요.”

“비밀 지킬게요.”

“하…….”

기가 막혀 하며 블레셋을 흘겨보던 에이프릴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다소 부끄러워하는 기색으로.


“난, 그러니까, 성년이 지나면 정계에 진출해서…… 훗날 엘로윈의 구, 국왕이 될 거예요……!”

토해내듯 말한 에이프릴이 고개를 푹 숙이며 얼굴을 감추었다. 귀 끝도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에이프릴은 블레셋이 틀림없이 크게 웃을 거라고 생각했다. 국왕이 되겠다니, 허무맹랑한 꿈일 테니까.

하지만 웃음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10초가, 20초가 지나도…….


“……?”

30초쯤 지났을 때, 에이프릴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블레셋은 뜻밖에도 진지한 표정으로 에이프릴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

“훌륭한 꿈이네요.”

“아……? 고마워요…….”

예상치 못한 반응에 얼떨떨해진 에이프릴이 눈을 마구 깜박거렸다. 어쩐지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설마 블레셋이, 자신보다 훨씬 대단하고 경험도 많은 사람이 자신의 꿈을 인정해 주리라곤 생각지 못했기 때문일까.


“흠……. 그럼 에이프릴에게 오는 혼담이나 청혼들이 여러모로 귀찮겠군요.”

블레셋이 턱을 매만지며 중얼거렸고, 에이프릴은 여전히 멍한 기분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아무래도 그렇죠……. 다 거절해야 하니 번거롭고……. 소문이 나쁘게 날 수도 있고.”

“그럼, 에이프릴, 차라리…….”

스윽 거리를 좁혀온 블레셋이 평소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에이프릴을 바라보았다.

그의 길고 풍성한 속눈썹과 홍채의 결이 세세히 보일 정도라, 에이프릴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위장 약혼을 하는 건 어때요?”

“위, 위장 약혼이요……?”

“네. 실제로 약혼한 게 아니라, 약혼한 척하는 거죠.”

“아, 그럼…….”

“에이프릴을 귀찮게 하는 사람이 더는 나타나지 않을 테니, 에이프릴은 안심하고 목표를 이루는 데만 집중할 수 있죠.”

그럴싸한 이야기였다. 솔깃한 에이프릴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궁금한 점을 슬쩍 물어보았다.


“그럼, 누구랑 하는 게 좋을까요? 그 위장 약혼이라는 거…….”

“아, 그건…….”

블레셋이 눈을 살짝 접어 웃었다. 묘한 느낌이 드는 미소였다.


“앞으로 정계에 진출하고 국왕이 될 에이프릴을 잘 내조할 수 있고.”

“내조……?”

“그런 대단한 에이프릴과 약혼해도 정치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아, 그건 중요하죠!”

“각종 위협에 능숙히 대처할 수 있는, 강하고 현명한 사람이어야 하겠죠.”

“그런 사람이…….”

에이프릴은 눈썹을 설핏 찌푸리며 고심하다가, 눈앞의 블레셋을 보곤 벼락 꽂히듯 깨닫고 말았다.

위장 약혼을 하기에 적합한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

그건 다름 아닌…… 블레셋이었던 것이다!


‘헉……. 하지만…….’

그런 부탁을…… 해도 되는 것일까?

에이프릴은 갈등에 빠진 채 머뭇거렸다.

그런 에이프릴을 보며, 블레셋은 왜인지 슬며시 웃는 것 같았다.

그가 에이프릴의 손을 살짝 잡으며 말을 꺼냈다.


“나는 어때요?”

“……네?”

“에이프릴의 위장 약혼 상대.”

“어……. 그게…….”

어안이 벙벙해진 에이프릴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입만 달싹거렸다.

설마하니 블레셋이 먼저 제안해 올 줄이야!


“으음, 그, 그러니까…….”

“별로예요?”

“아, 아뇨! 그게 아니고…….”

결국 에이프릴은 사실대로 고백했다. 자신도 블레셋을 상대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먼저 제안해 줘서 고맙다고 말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블레셋은 어째선지 기뻐 보였다


“좋아요. 그럼 내일 낮에 공식적으로 방문하도록 하죠. 에이프릴에게 청혼해야 하니.”

“네, 자, 잘 부탁해요……!”

그렇게 일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나니 기분이 이상했지만, 어쨌든 위장 약혼은 좋은 아이디어였다.


‘혼담이나 구애로 나를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더는 나타나지 않겠지…….’

지난번 수도에서 열린 무도회에 참석했을 때, 에이프릴은 너무 힘들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관심이 몹시 버거웠으니까.

그 관심들로부터 해방된다 생각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듯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좋은 꿈 꾸고, 내일 봐요. 에이프릴.”

“네, 잘 가요.”

블레셋이 떠난 후, 에이프릴은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로 가서 이불을 덮고 누웠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인지 심장이 두근거렸지만…… 일찍 자야 하니 눈을 감고 차분해지려 애썼다.

머릿속을 비우자. 머릿속을…….

그때였다.

누군가 에이프릴의 침실 문을 열고 슬그머니 안으로 들어왔다.

기척을 죽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누구지?’

실눈을 뜬 에이프릴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닉스를 깨우기 위해 목에 걸린 정령석을 만지작거리는데…….


“눈나…….”

……연약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이프릴은 맥이 빠졌다. 누구인가 했더니, 그냥 제뉴어리였다.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난 에이프릴이 갓 세 살이 된 어린애를 제법 능숙하게 안아 올렸다.

제뉴어리가 에이프릴의 품으로 파고들며 웅얼거렸다.


“제뉴어리 무서운 꿈 꿔떠…….”

“그래서 누나한테 온 거야? 왜 엄마한테 가지 않고.”

“누나가 더 조아!”

“엄마 들으면 서운하겠다…….”

“엄마도 조아!”

“아빠는?”

“아빠도!”

어린아이의 기준이란 줏대 없고 순수하기 마련이다. 에이프릴은 절레절레 고개를 가로저으며 설핏 웃었다. 그리고 동생을 제 옆에 조심스럽게 눕힌 후, 이불을 덮어 주었다.


“누나랑 가티 잘래.”

“그래, 나쁜 꿈 날아가라~.”

“나라가라~.”

에이프릴은 자장가를 부르며 제뉴어리의 몸을 토닥여 주었다.

아이는 눈을 느릿느릿 끔벅이며 에이프릴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빠르게 곯아떨어졌다.

잠든 동생을 보며 에이프릴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동생은 귀여웠다. 막상 생기고 보니 질투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동생이 생긴 후에도 에이프릴을 향한 글로리아와 그레이안의 애정은 여전했다.

사랑으로 가득한 눈빛과 목소리.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손길과 포근한 포옹.

그런 것들을 늘 받고 있기에, 의심하려야 의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제뉴어리는…….’

이상할 정도로 에이프릴을 좋아하고 잘 따랐다. 그레이안의 축소판인 조그만 아이가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건, 무한한 신뢰로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봐 주는 건……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돌봐야 할 대상. 연약하고 어린 피양육자. 부모님 외에, 자신이 대가 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그것은 너무나 특별했다.

사랑을 주는 일은 언제나 삶의 원동력이 되니까.

제뉴어리를 돌보고 키우며, 에이프릴은 자신이 좀 더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응. 그러니까 넌 선물이야.’

하늘이 우리에게 준 선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동생.

우리 곁에 와 줘서 고맙다고, 에이프릴은 벌써 100번도 넘게 한 생각을 다시 되뇌었다.

가족이란, 가족이 되기로 서로 약속한 사람들.

에이프릴은 글로리아의 그 말을 두고두고 기억해 두었다.

그리고 마침내 태어난 제뉴어리를 보았을 때, 아직 말도 못 하는 갓난애의 파란 눈이 자신을 향하고…….

방긋방긋 웃어 주었을 때.

그 순간이 새로운 약속의 시작임을 알았다.


“잘 자, 제뉴어리. 내 소중한 동생…….”

에이프릴의 다정한 눈길이 잠든 제뉴어리의 흰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에이프릴은 행복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

이 사랑은, 언제까지고 자신과 함께하며, 살아갈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렇기에 미래를 그릴 수 있다.

내일을 그리며, 에이프릴은 가만히 누워 잠을 청했다.

―외전 ‘가족이란’ 마침.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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