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화. 외전 : 한여름의 공포 특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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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외전 : 한여름의 공포 특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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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외전 : 한여름의 공포 특집(2)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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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를 유심히 살펴보았으나 특별히 이상한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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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 더위를 먹었나…….’
아무래도 기분 탓이었던 듯싶다. 뒷머리를 긁으며 이번엔 2층을 구경해 볼까 생각하는데, 현관문이 벌컥 열리며 수인 삼인방이 뛰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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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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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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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잇―!”
셋이 나를 둘러쌌고, 삽시간에 주변이 소란스럽고 정신없어졌다. 나는 해탈한 미소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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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 덥지 않아요? 별장 구경 좀 하고서 20분 만이라도 거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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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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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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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왉!”
……긍정의 답인 거겠지?
그럴 거라고 믿으며 개×새×토끼를 이끌고 2층도 구경했다.
별장의 2층도 훌륭했다. 언덕 너머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가 있었는데, 여기서 다과를 즐기며 노닥거리면 딱일 것 같았다.
그리고 3층 대신 커다란 다락방이 하나 있었는데, 2층 복도 끝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이 다락방은 천장이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밤에 별구경 하기 딱 좋을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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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잉, 깨앵, 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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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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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이…….”
……사다리를 오르지 못하는 짐승들이 2층 복도에서 애절하게 울어댔다.
아니, 사람 모습으로 올라오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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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어이가 없음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내려왔다.
내가 오자 삼인방은 좋다며 폴짝 뛰거나 빙글빙글 돌거나 푸드득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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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하나도 없네.’
이 환장할 수인들이 드디어 사람 모습을 한 것은, 아란사의 거리와 바다를 본격적으로 구경하러 갔을 때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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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가게의 해물 요리가 아란사의 명물로 유명해요!”
관광 가이드를 맡은 사람은 비앙카였다.
그녀는 천생 가이드인 것처럼 신이 나서는 어딜 갈 때마다 조잘조잘 설명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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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빵집은 제가 어릴 때부터 있었던 곳이에요. 슈크림을 넣어 부드럽고 폭신폭신하게 구운 옥수수빵이 유명하죠.”
에이프릴이 눈을 반짝였다. 그 옥수수빵이란 것을 먹어 보고 싶어 하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저녁을 먹기도 전에 군것질하면…… 아니지, 에이프릴은 군것질을 실컷 하고도 저녁까지 야무지게 다 먹을 것이다. 확신의 먹보 토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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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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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쩍 묻자, 에이프릴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줄 알았다니까. 나는 픽 웃으며 일행을 이끌고 베이커리로 들어갔다.
나는 딱히 생각이 없어서 에이프릴과 로드리 몫의 빵만 샀다. 그레이안과 비앙카, 아르윈과 안나도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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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끄덕끄덕. 에이프릴이 분홍색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연신 고개를 끄덕여댔다. 입가에 크림이 살짝 묻은 채였다. 설핏 웃은 나는 손수건을 꺼내 아이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
빵집 다음으로 간 곳은 인형 가게와 소품 가게였다.
소품 가게는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 곳이었는데, 호두나무로 만든 뮤직 박스를 에이프릴이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그걸 사주고 로드리에게도 갖고 싶은 게 있느냐고 물었으나, 로드리는 묵묵히 고개만 가로저을 따름이었다.
로드리도 좀 솔직하게 원하는 걸 말하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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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테 받는 걸 너무 미안해한단 말이지.’
그리고 인형 가게는…… 좀 특이한 곳이었다.
솜이 든 봉제 인형만 파는 곳이었는데, ‘주의! 우리 가게에서 만든 인형은 스스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하는 경고 문구가 내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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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뭘까…….’
참고로 난 인형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에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저 문구를 본 순간 심장이 살짝 철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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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갖고 싶은 거 있니?”
에이프릴은 분홍 리본을 단 하얀 토끼 인형에 오래도록 시선을 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인형을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라, 바로 구매해서 에이프릴에게 안겨 주었다. 인형을 선물 받은 에이프릴은 무척이나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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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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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아?”
끄덕.
입이 귀에 걸린 에이프릴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들부들한 토끼 인형을 꼬옥 끌어안은 채로.
나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했다…….
저 인형……. 설마 스스로 움직이진 않겠지…….
.
아란사의 거리를 탐방한 후, 다음으론 바다를 구경하러 갔다. 참고로 비앙카는 볼 일이 있다며 피오렌 공작성으로 돌아갔다.
바닷가 풍경은 아름다웠다. 하얀 모래사장과 청록빛 바다. 햇빛에 반짝이는 윤슬. 작고 귀여운 해양 생물들과 인간의 간식을 강탈해 가는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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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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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앗……!”
우리 바로 앞을 지나가던 행인이 먹던 과자를 갈매기에게 갈취당했다. 이 갈매기들은 깡패가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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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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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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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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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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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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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에이프릴은 무척 신이 나 있었다. 평소보다 한 톤 높은 목소리로 연신 재잘거리며 폴짝폴짝 뛰는데, 누가 토끼 수인 아니랄까 봐 토끼 그 자체였다.
내 딸이지만 정말 너무 귀엽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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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 경! 도망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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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공녀님, 제발…….”
어느 순간부터인가 에이프릴과 로드리는 물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기실 에이프릴이 로드리에게 일방적으로 물을 뿌려대는 것이지만…….
로드리는 짠 바닷물을 별로 안 좋아하는지 연신 울상이었다. 이런 장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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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녀석…….’
그리고 에이프릴은 사악하게도, 도망치는 로드리를 쫓아가 계속 물을 뿌렸다.
로드리가 반격하게 유도할 심산인 듯했지만, 20번이나 물세례를 얻어맞고도 꾹 참는 로드리의 인내심은…… 정말로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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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 경도 물 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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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감히 그럴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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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 기사가 아니라 친구라고 생각해요!”
에이프릴은 줄곧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였다.
멈칫한 로드리가 잠시 입을 달싹이더니, 이윽고 자못 비장한 표정을 짓고는…… 두 손바닥으로 물을 가득 퍼 올렸다.
1초 뒤 미래가 예견되는 광경이었다.
철퍽!
결국 에이프릴에게 물을 끼얹고 만 로드리가 바로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자괴감에 휩싸인 듯한 얼굴이 됐다.
하지만 에이프릴은 마냥 즐거워하며 까르르 웃을 따름이었다.
귀여운 애들끼리 보기 좋게 훈훈한 광경이었다.
그렇게 둘이 함께 노는 동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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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안, 가만히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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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안을 묻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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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저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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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오늘 줄곧 늑대 모습으로 나를 귀찮게 한 벌이에요.”
울상이 된 그레이안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으나 무시했다.
그는 지금 모래 위에 머리만 나와 있는 상태로, 목 아래부터는 모래에 파묻혀 있었다.
둥글게 모양을 다 잡고 나면 사진을 찍을 예정이었다.
아, 물론 에이프릴의 사진은 이미 많이 찍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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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도 부인을 묻게 해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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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 부리지 마시지요…….”
바로 깨갱 한 그레이안이 대놓고 억울하고 불쌍한 기색을 내비쳤다. 나는 그걸 즐겼다.
귀여운 남편 괴롭히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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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사진 찍을 거예요. 하나, 둘, 셋.”
사진까지 야무지게 찍고 난 후 나는 그레이안을 파내 주었다.
모래 구덩이에서 탈출한 그레이안은 자신도 나를 묻어 봐야 한다며 끈질기게 주장했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에이프릴이 어디서 난 건지 모를 양동이로 물을 가득 퍼다가 그레이안에게 뿌렸고, 졸지에 쫄딱 젖은 그레이안은 도망치는 에이프릴을 잡으러 뛰어다녔다.
그 바보 같은 모습들을 구경하던 나는, 가방에서 사진기를 꺼내 슬그머니 촬영을 시작했다.
찰칵―.
그리고 뿌듯하게 미소를 지었다.
즐거운 추억들을 가득 얻을 수 있어, 기뻤다.
* * *
별장에 돌아왔을 때쯤엔 예상대로 나만 녹초가 되어 있었다.
체력이 월등한 수인들은 쌩쌩했다. 나는 그게 왠지 부럽고 얄미워서 목욕 준비를 하는 수인들을 노려보았다.
특히 그레이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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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도 묻혔어……!’
그레이안은 기어코 나를 묻었다. 그리고 에이프릴은 내게도 물을 가득 끼얹었다.
나는 둘에게 복수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으나, 둘을 잡지 못하고 놓치기 일쑤였다…….
그렇게 제대로 된 반격도 못 하고 별장으로 돌아와 보니…… 배가 너무 고팠다.
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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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맛있는 거 먹고 싶어…….’
하지만 일단 씻어야 했다. 모래와 소금기로 온몸이 찝찝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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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슬쩍 다가온 그레이안이 은근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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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씻…….”
뭐래. 나는 그의 정강이를 발로 걷어찼다.
단번에 나가떨어진 그레이안이 정강이를 부여잡고 불쌍한 체를 했다. 나는 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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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늑대가…… 요망함이 갈수록 늘고 있어!’
나는 에이프릴을 데리고 후다닥 욕실로 들어왔다.
우리 둘이 목욕하는 것을 안나가 도와주었다. 엉망진창인 다른 이들에 비해 안나는 비교적 멀쩡한 상태였다. 역시 민첩하기 때문인가…….
어쨌든, 깨끗이 몸을 씻고 나온 후 식사할 준비를 했다.
이런 별장에 놀러 와서는 역시…… 야외 바비큐를 해야 제맛!
그러나 밖이 더웠다. 벌레도 많고…….
또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었기에, 우리는 식당에서 얌전히 저녁을 먹기로 했다.
메뉴는 싱싱한 해산물을 곁들인 각양각색의 요리들이었다.
그중에 특히 관자 요리가 내 입맛에 잘 맞았다. 랍스터는 취향이 아닌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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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배부르다…….”
한참 먹고 나니 금방 배가 불렀으나, 내 옆의 에이프릴은 여전히 먹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역시 많이 먹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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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의 위장은…… 블랙홀이 분명해.’
에이프릴을 지그시 응시하고 있자니, 아이가 나를 힐끔거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많이 먹어. 나는 생각을 감추며 방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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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거실에서 다 같이 카드 게임을 하다가 슬슬 졸릴 때쯤 잘 준비를 하기 위해 방으로 왔다.
그레이안과 나는 당연히 같은 방을 쓰기로 했지만, 에이프릴의 방은 따로 있었는데…….
질투쟁이 토끼가 굳이 우리 방에 (토끼 모습으로) 쳐들어와 침대를 점령했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도 건전한 밤을 보냈다! 와하하.
그렇게 셋이 잠든 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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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웬일로 자던 도중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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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뭐지?’
요샌 도중에 깨는 일 없이 한 번 잠들면 푹 잤기에 의아함이 먼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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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마른가…….’
고개를 갸웃하며 몸을 일으켰다. 옆에 잠든 토끼와 그레이안이 깨지 않도록 주의하며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마침내 테이블 앞에 다다라 물 주전자를 집어 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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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야에 뭔가가 홱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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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하마터면 물 주전자를 놓칠 뻔한 나는 어깨를 움츠리며 주변을 잔뜩 경계했다.
그러나 시야로 들어오는 건…… 어두운 실내 풍경뿐.
다른 수상한 점은……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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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명, 뭔가 스쳐 지나갔는데…….’
내가 미친 게 아니고서야 헛것을 볼 리 없지 않은가.
내 정신은 장담컨대 멀쩡했다. 아주 건강하다, 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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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처음 이 별장에 왔을 때도 뭔가가 내 뒤를 스쳐 지나갔지.’
그때도 이상했는데…….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이 별장에…… 틀림없이 무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