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1화. 수상한 여자와 연기 천재 공작님 (41/144)


41화. 수상한 여자와 연기 천재 공작님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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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도, 그의 어깨에 붙어 있는 나비들의 시야로 목소리의 주인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아주 아름다운 여자였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대단한 미인이었다.

부유하고 화려해 보이는 인상은 아니었다. 소박하고 단아한…… 그래, 딱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 누구든 쉽게 경계심을 허물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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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무래도…….’

사이비 종교의 냄새가 난다!

벼락 꽂히듯 촉이 왔다. 동시에 한국에서의 기억이 모락모락 떠올랐다. 길을 걷다 보면 흔하게 마주치곤 했던 사이비 종교의 전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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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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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관상이 참 좋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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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지만 설문 조사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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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이 여자는, 딱 그들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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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여운 꼬마가 왜 이런 데서 혼자 헤매고 있을까…….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여자는 말하는 어조마저 살살 녹일 듯 나긋나긋했다. 뭣 모르는 어린아이가 들으면 ‘정말 친절한 사람이다.’ 하고 착각할 만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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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맛이 갔어…….’

자세히 보면 여자는 사이비에 깊게 빠진 광인의 눈을 하고 있었다.

자고로 이런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엮여 봐야 좋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수상한 여자를 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엮여야 한다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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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는 수인 아동 납치범과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커.’

그도 그럴 게, 아까부터 나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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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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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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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기운이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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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한테서 죽음의 냄새가 나.}

바로 그런, 심상치 않은 말을 조잘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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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냄새라니…….’

……느낌이 쎄하다. 영 좋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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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버렸어요. 부모님은…… 안 계시고…….”

자그마한 두 손으로 자신의 옷자락을 꽉 움켜쥔 그레이안이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잠시 정신이 멍해질 정도로 감탄하고 말았다. 이 사람, 연기가 수준급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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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이 봐도 깜빡 속겠네!’

저렇게나 연기를 잘 하니 들킬 일은 없을 것이다. ……저 여자가 정말로 수인 아동 납치범 중 하나라면, 그 심연이 얼마나 깊을 것인가가 문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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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딱해라……. 그럼 어디서 지내고 있니……? 친척 집? 보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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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집에서, 지내고 있긴 한데…….”

여자가 못내 안쓰럽다는 듯이 묻자, 그레이안은 좀 더 어두운 표정을 짓고는 입을 달싹였다.

이쯤 되니 그레이안이 어떤 스토리텔링을 할지 나도 궁금해지려 한다. 그레이안에게 이런 재능이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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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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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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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그 집은…….”

그늘진 얼굴로 머뭇거리던 그레이안은, 이내 울컥한 표정을 짓고는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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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서 저는…… 맨날, 혼나고…… 맞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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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여자는 정말로 딱하다는 듯이 탄식을 흘리더니, 손을 쓱 뻗어 그레이안의 어깨를 짚었다.

그 순간 그레이안은 놀란 듯이 움찔했다. ……뭐라 해야 할까. 연기인지, 실제인지 알 수 없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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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기도 해라……. 친척이 나쁜 사람인 모양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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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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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괜찮다면…… 나랑 함께 가지 않으련……? 나는 너처럼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돕는 시설에서 일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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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이요? 보육원 같은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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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그렇지. 우리 ‘구원회’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란다……. 가면 맛있는 간식도 많고, 포근한 잠자리도 있어…….”

여자가 달콤하게 웃었다. 워낙 아름다운 사람이라서인지 마치 성인(Saint)처럼 보였다. 어지간히 의심 많은 아이가 아니고서는 홀랑 넘어갈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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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구원회라니…….’

뭔데, 그 작명부터 사이비 냄새가 폴폴 풍기는 집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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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 정말로 수인 아동 납치범일까? 아니면 단순히 사이비 종교의 전도사일까?’

어느 쪽이든 느낌이 별로다. 나비들이 했던 말도 신경 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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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서 가자……. 괜찮아, 나는 좋은 사람이란다…….”

……자기 자신더러 ‘좋은 사람’이라 칭하는 사람치고 진짜 인격자를 본 적이 없는데. 어찌 됐든, 여자가 내민 손을 그레이안은 조금 망설이다가 살그머니 잡았다.

일련의 모든 동작이 연기라기엔 몹시 자연스러워서, 정말로 부모 잃은 가엾은 아이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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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갈까……?”

여자가 생긋 웃고는 그레이안을 어디론가 이끌었다. 그레이안은 순순히 여자를 따라가며 자신의 어깨 위를 흘끗 곁눈질했다. 투명한 나비들이 앉아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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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우리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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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안 보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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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하는지도 안 들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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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걱정 마! 우리가 지켜줄게!}

나비들이 그레이안을 향해 날개를 마구 파닥거리며 재잘댔다. 그 철딱서니 없는 모습들은 오직 나에게만 보였다. 그러니까, 한 나비의 시야를 통해 다른 나비가 보이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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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참 기묘한 경험이라니까…….’

아무튼 간에 성공적으로 유괴당한(?) 그레이안은 계속 무구한 아이인 척하며 여자를 따라갔고, 기사들과 나는 이동 마도구를 사용할 준비를 했다. 유사시에 언제든 그레이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아무리 그가 대단한 실력자이고 늑대 수인들의 수장, 알파 늑대라지만, 정체 모를 집단에 혈혈단신으로 뛰어들게 할 수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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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왔단다……. 저기 보이지? 저 골목으로 들어가면 금방이야…….”

여자가 가리킨 골목은 딱 봐도 좁고 어두워서 매우 수상해 보였다.

그레이안은 조금 망설이는 기색을 내비치며 여자를 따라 걸음을 옮겼는데, 그래서인지 연기가 아니라 더욱 실제 같았다!

그레이안이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자 여자는 그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동시에 그레이안을 돌아보며 눈을 접어 웃었다.

……뭐랄까, 안심시켜 주기 위한 행동이라기보다는…… 절대 도망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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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쯤 왔으면 굳이 경고하지 않아도 도망칠 수 없을 거 같지만.’

나비들의 시야를 통해 주변을 쓱 둘러보았다. 여긴 그러니까, 범죄자들이 더욱 밀집해 있는 구역이었다. 분명 인신매매범이나 노예상도 있을 것이다.

길을 잃은 어린아이는 쉽게 표적이 될 터이니, 도망칠 궁리를 하느니 여자에게 의지하는 편이 낫겠지. 만일 ‘진짜’ 어린아이가 유괴되었더라면 틀림없이 그리 생각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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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걸 노리고 여기까지 데려온 거겠지. 그나저나, 이 여자는 이름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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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그러고 보니 내 소개를 제대로 안 했네…….”

……생각하기 무섭게 여자가 말을 꺼냈다. 귀, 귀신인가. 여자는 짙은 색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웃고는 이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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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올리비에’란다……. 간단히 ‘리브’라고 불러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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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안은 여자의 눈치를 보듯 힐끔거리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 연기력이 장난 아니네. 나를 대할 때도 어느 부분이 연기이고 어느 부분이 진심인지 궁금해지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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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캐물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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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그레이안과 여자는 어두운 골목 끝의 철문 앞에 다다라 있었다.

여자는 셔츠의 목깃 안으로 손을 넣더니, 실크 줄로 된 목걸이를 꺼냈다. 목걸이 끝에는 열쇠 모양의 펜던트가 달려 있었다. ……아니, 진짜 열쇠일 것이다.

여자가 그 열쇠를 철문의 잠금장치에 가져다 댔기 때문이다.

달칵―

여자가 열쇠를 구멍에 넣고 옆으로 돌리자 철문이 열렸다. 끼이익, 하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났다.

여자는 그레이안을 돌아보며 다시 손을 내밀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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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안이란다……. 어서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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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순종적으로 대답한 그레이안이 여자의 손을 잡고 철문을 넘었다.

여자는 입꼬리를 길게 끌어올려 웃고는, 그레이안을 한편에 세워두고 다시 철문을 잠갔다. 그런 다음 그레이안을 향해 상냥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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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기다리렴……. 새로운 아이가 왔다는 걸 모두에게 알려야 하거든……. 착한 아이니까, 잘 기다릴 수 있지……?”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레이안은 온순한 새끼 사슴처럼 고개를 주억거렸다.

여자는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를 짓더니 골목 끝의 벽으로 다가갔다. 여자, 그러니까 ‘올리비에’가 벽돌 몇 개를 손으로 톡톡 치자, 별안간 벽이 움직이더니 어두운 지하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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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포×냐…….’

우르릉, 달그락달그락하는 소리를 내며 움직이던 벽돌들이 얼마 후 잠잠해졌다. 여자는 그레이안을 한 번 돌아보더니 이내 어두운 통로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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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가 따라가 줄 수 있어? 저 여자가 숨기는 게 있다면 캐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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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기분 나쁘지만 힘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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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쁜 장소야.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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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냄새가 짙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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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싫지만…… 글로리아의 부탁이니 어쩔 수 없지.}

그레이안의 어깨에 붙어 있던 나비들 중 몇 마리가 팔랑팔랑 날아 어두운 통로 속으로 사라졌다.

뒤이어 그레이안이 자신의 어깨를 보며 ‘일단, 대기.’ 하고 입모양으로만 말했다. 그에게는 전해지지 않겠지만, 나는 “알았어요.”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런 다음 바른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 여자를 쫓아간 나비들에게 정신을 집중하려 애썼다.

이윽고 나비들의 시야가 내 머릿속에도 펼쳐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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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어둡네.’

여자는 천천히 계단을 밟아 통로를 내려가고 있었다. 벽에 달린 아주 희미한 등불만이 비추고 있어 통로는 몹시 어두웠지만, 여자에게는 익숙한 듯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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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대체 뭘 하는 장소일까?’

얼마 후, 지하층에 다다라 여자가 철로 된 문을 열었다. 문 뒤에서는 빛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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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너머에 자리한 것은 아주 환한 복도였다. 그렇게나 어두컴컴한 통로를 지나쳐 다다른 장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았다.

게다가 무척 깨끗했다. 매일 정성껏 쓸고 닦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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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자매님, 돌아오셨군요.”

그때 누군가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여자, 올리비에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그 상대를 돌아보았다. ……그레이안을 유괴할 때와는 딴판으로 완전히 진심이 담긴 미소였다.

순수한 기쁨, 그리고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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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 형제님, 제가 마침 길 잃은 수인 아이를 발견해 여기까지 데려왔답니다…….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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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님? 형제님?’

그 호칭은 어느 모로 보나 종교 단체에서 사용할 법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여긴 정말로 사이비 종교 집단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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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합니다, 올리비에 자매님. 덕분에 우리 인류는 구원에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그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해둘 테니 어서 가서 데려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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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카인 형제님. ‘인세구원회’를 위해 일하는 것은 언제나 저의 큰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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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인세구원회?’

그냥 구원회가 아니라 ‘인세구원회’가 이 사이비 종교의 진짜 명칭인가? 인세……. 인간 세상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여기서 인간이라는 말이 포함하는 범위에 ‘수인’도 속해 있느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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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라는 게, 수인을 배제한 의미라면…….’

나는 나비들의 시야로 카인이라는 남자와 올리비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음, 그냥 보는 거로는 잘 모르겠다. 이 사람들이 ‘보통의 인간’인지, 아니면 ‘수인’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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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들은 뭐 느껴지는 게 없나? 그레이안이라면, 늑대 수인의 뛰어난 후각으로 바로 알아차렸을 텐데…… 지금은 그와 소통할 방법이 없으니.’

그때였다. 나비 한 마리가 내 생각을 귀신같이 읽고는 재빨리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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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람은 수인이 아니라 그냥 인간이야!}

바로 뒤에 다른 나비가 불쑥 끼어들어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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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둘 다 느낌이 안 좋지. 아주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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