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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빙의했는데, 여주가 토끼입니다 (1/144)

1화. 빙의했는데, 여주가 토끼입니다2021.12.04.

첫날밤에 손만 꼬옥 잡고 자는 남자를 본 적 있는가? 지금 내가 보고 있다.

16550633442242.jpg“…….”

16550633442242.jpg‘아니, 어이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

자정이 넘은 시각, 캄캄한 침실. 아찔할 정도로 잘생긴 남자와 손만 꼭 잡고 누워 있는 기분이란. 나는 시선을 옆으로 비껴 남자를 훔쳐보았다. 물기에 젖은 까만 머리카락이 반듯한 이마를 덮고 있다. 날렵한 콧날, 깎아 만든 듯 완벽한 턱선, 일자로 다물린 옅은 색의 입술. 그리고 길고 새까만 속눈썹까지.

16550633442242.jpg‘진짜 잘생겼다. 조각이 따로 없네.’

게다가 이 남자는 늑대였다.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늑대 수인이라는 뜻이다. 늑대들의 수장, 그레이안 솔즈베리 공작. 그를 아까 결혼식장에서 봤을 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렸다. 정면에서 마주쳤던 은빛 눈에서는 마성이 흘렀고, 주례의 질문에 대답하는 나른한 목소리는 가슴을 떨리게 했다. 그러나 막상 단둘이 남게 되니 깨달았다. 이 늑대는…… 이성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16550633442242.jpg‘하기야, 그레이안은 원작에서도 이런 사람이었지.’

그는 연애에도, 결혼에도 관심이 없었고, 오직 양딸인 에이프릴에게만 애정을 쏟았다. 완전 잘생겼고 능력 최고, 부유한 데다 다정하기까지 한 아빠가 여주에게만 사랑을 베풀면 독자들의 취향 저격인 것이다!

16550633442242.jpg‘그리고 내 취향도 저격했지. 늑대 수인의 마성을 지닌 데다가 다정하기까지 한 아버님 캐릭터 최고……!’

별안간 끓어오르는 덕심에 가슴께를 움켜잡고 탄식을 삼켰다. 그 상태로 흘끗 옆을 훔쳐보았다.

16550633442242.jpg‘이런 캐릭터인 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좀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이 몸 같은 대단한 미인을 옆에 두고 잠만 잘 수가 있어? 나는 그를 훔쳐보다 못해 찌릿 노려보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그레이안이 별안간 눈을 떴다.

16550633442242.jpg‘헉, 깜짝이야.’

당황한 나는 그를 노려본 적 따위 없었던 것처럼 고개를 홱 돌렸다. 심장이 쿵쿵쿵, 매우 요란하게 뛰었다. 이 소리가 그레이안의 귀에도 들릴 것만 같았다. 으아아. 제발 진정해, 내 심장!

16550633442278.jpg“……안 주무십니까?”

퇴폐미와 섹시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의식이 아찔하기까지 했다. 미, 미친 거 아니야? 무슨 목소리가 저래…….

16550633442242.jpg‘눈 마주치면 큰일 나겠다.’

나는 차마 그가 있는 방향으로는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천장만 응시하며 대답했다.

16550633442242.jpg“잠이 안 와서요.”

당황한 것치곤 꽤나 의연한 목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의 연기력, 제법이야.

16550633442278.jpg“피곤할 테니 어서 주무십시오. 아인스턴 왕국에서 여기까지 오시느라 몹시 고되셨다고 들었습니다.”

16550633442242.jpg“…….”

그랬구나. 기억에 없다. 왜냐고? 결혼식 약 5분 전에 빙의하고 말았으니까!

16550633442242.jpg‘하필 결혼식 직전에 빙의하다니. 도망칠 수도 없게 말이야. 어휴.’

나는 속으로 한숨을 포옥 쉬었다. 더는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는 걸 보니 그레이안은 다시 잠든 모양이었다. 여전히 내 손을 꼭 잡은 채로. 아니, 손은…… 왜 잡고 자는 거냐고……? 손만 잡고 자는 게 더 이상해……!

16550633442242.jpg‘모르겠다……. 이해를 포기한다.’

저절로 터져 나오려는 한숨을 속으로 삼켰다. 정말이지, 다시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다.

16550633442242.jpg‘내가 여주의 계모에 빙의하다니.’

계모라는 말의 어감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이 몸은 악역이었다. 그것도 무지하게 악독한. 저밖에 모르는 완전 이기적인 성정에 툭하면 남을 질투하고 괴롭혔다. 한 나라의 공주로 부족함 없이 자랐으면서 욕심이 끝이 없었고, 원하는 건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렸다. 작가가 이 계모에게 어떠한 서사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연 있는 악역’ 반열에 들 수도 없었다. 그냥 인간 쓰레기였다. 뭐, 작가가 이 계모 캐릭터를 왜 이렇게 납작하게 설정했는지 알 것 같긴 했다. 왜냐하면 이 캐릭터는…… ‘남주들이 여주를 위해 잔인하게 복수해 주는’ 사이다 서사를 위한 희생 제물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사이다 복수란, 악역의 업보가 악랄하면 악랄할수록 청량감이 배가 되는 법! 그러니 이 계모 캐릭터는 뇌가 없는 것처럼 일차원적인 악행을 저지르는 역할일 수밖에 없었다…….

16550633442242.jpg‘다행히 여주에게는 업보를 쌓기 전이지만…….’

그럼 뭐 해? 이미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 살아왔을 거였다. 이 ‘글로리아 아인스턴’은.

16550633442242.jpg‘그래도 아직은 데드 플래그를 피할 기회가 있어.’

그간의 업보를 청산하고, 이 소설의 주역인 여주에게 잘 보이면 알아서 콩고물이 떨어질 것이다.

16550633442242.jpg‘난 앞으로 여주랑 오순도순 잘 지낼 거야. 여주의 착하고 인자한 새엄마로서 말이지.’

그래, 일단 결심은 그렇다만.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현실감이 없다. 나 역시 빙의를 꿈꾼 적이 많다. 삭막한 현실에서 벗어나 소설 속 세계로 들어가는 상상. 즐거웠지. 그런데 직접 해 보니 알겠다. 그건 상상이라 즐거웠던 거였다……!

16550633442242.jpg‘여긴 인터넷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신이시여, 저를 웹툰도 웹소설도 없는 노잼 세상에 처박으시다니요? 대체 난 어쩌다 빙의한 거지? 머리를 싸매고 곰곰이 과거를 되짚어 보았다. 불과 몇 시간 전…… 나는 내 자취방에 있었다. 분명 그랬는데……. 정말로 ‘느닷없이’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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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토끼 공녀의 은밀한 밤> 19금 피폐물인 이 소설은 당시 대학 과제에 지쳐 있던 내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짜릿하고, 자극적이고, 여주가 너무 굴러서 피폐하긴 하지만 작가가 완급 조절을 잘해서인지 술술 읽혔다. 게다가 제법 독특한 수인 세계관에 여주는 무려 최고로 깜찍한 토끼 수인이라서 설정도 재밌었다. 총 163화. 미완결이었다. 155화부터 클라이맥스에 진입했으니 곧 완결일 터였다. 그런데 164화가 올라와야 하는 날 본편이 아니라 공지가 떴다. [연중합니다.]

16550633442242.jpg‘엥???’

나는 ‘연중합니다.’ 그 다섯 글자를 믿을 수 없어 하며 공지를 클릭했다. 내용은 간략히 다음과 같았다.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연재를 이어 나갈 수 없게 되었다, 죄송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보여 드릴 수 없게 됐지만 부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에 축복이 가득하길.]

16550633442242.jpg‘웬 도움? 뭔 소리임?’

나는 흥분과 분노가 뒤섞인 기분인 채로 댓글 창을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난데없는 연중 선언에 악플이 난무했다. 하지만 작가의 상황을 궁예하며 걱정하는 댓글도 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 옹호파와 비난파가 서로 싸우며 난장판이 됐다.

16550633442242.jpg‘절레절레.’

나는 근엄하게 고개를 저으며 인터넷 창을 껐다. 인터넷 여론이란 늘 이런 식이지.

16550633442242.jpg‘완결까지 못 봐서 아쉽긴 한데 어차피 해피 엔딩이었을 거임. 100% 확신.’

진짜 엄청 아쉽긴 한데 그냥 다른 소설 찾아서 읽기로 했다. 어차피 무료 연재 작품이라 돈도 안 내고 봤다. 일단은 시험공부부터 해야 하지만…….

16550633442242.jpg‘아…… 휴학하고 싶다.’

어차피 실행도 못할 일을 꿈꾸며 시험공부를 하다가, 어느 순간 깜박 잠이 들었다. 밤을 새워야 해서 핫×스를 10캔이나 마셨지만 심장 마비로 죽은 건 아닐 것이다. 난 아직 21세인데 그렇게 쉽게 돌연사할 리 없다. 그러니까 이건 분명 꿈일 거다.

1655063347829.jpg“공주님, 어서 입장하셔야 해요!”

1655063347829.jpg“공주님? 왜 넋 놓고 계세요?”

16550633442242.jpg“……?”

……내가, 왜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들고 있지? 게다가 뭐요? 공주님?

1655063347829.jpg“공주님, 글로리아 공주님!”

16550633442242.jpg‘잠깐, 글로리아?’

그 익숙한 이름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글로리아, 글로리아 아인스턴. 서, 설마, 아니겠지……?

1655063347829.jpg“글로리아 공주님, 이제 입장하셔야 해요. 갑자기 왜 그러세요?”

나는 멍하니 있다가 입을 열었다.

16550633442242.jpg“나…… 누구랑 결혼하는데?”

뱉고 나서 후회했다. 이런 뇌 없는 발언을 하다니! 완전 이상하게 보일 거 아니야! 시녀로 보이는 갈색 머리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1655063347829.jpg“공주님, 정말 왜 그러세요……. 오늘이 공주님과 솔즈베리 공작님의 결혼식 날이잖아요!”

솔즈베리! 순간 뇌에 벼락이 쳤다. 이렇게까지 단서가 주어지는데 상황 파악을 못 하면 프로 웹소설 독자가 아닌 거다. 이것은 누가 봐도 웹소설 클리셰 3대장 회빙환 중, 빙의에 해당되는 상황이었다!

1655063347829.jpg“공주님…….”

시녀가 난처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내 눈치를 살피는 그녀를 향해 나는 서둘러 말했다.

16550633442242.jpg“5분만.”

1655063347829.jpg“네?”

16550633442242.jpg“긴장이 돼서 그래. 5분만 혼자 있고 싶어.”

시녀들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은 얼굴로 머뭇거렸지만, 결국 나 혼자 남겨두고 대기실을 나갔다. 그렇다, 여기 이 장소는…… 아무리 봐도 신부 대기실이었다! 그리고 나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나는 떨리는 숨을 삼키며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은…….

16550633442242.jpg‘……뭐냐, 진짜 예쁘네.’

황금을 가닥가닥 뽑아낸 듯이 빛나는 금발에 새하얗고 투명한 피부, 선명한 블루 사파이어 빛의 눈동자. 오밀조밀하고 사랑스러운 이목구비……. 시녀들은 분명 나를 ‘글로리아 공주님’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 몸은 글로리아 아인스턴. 아인스턴 왕국의 제4왕녀이자, 곧 그레이안 솔즈베리 공작과 결혼해 솔즈베리 공작 부인이 되는, ‘원작의 계모’ 되시겠다.

16550633442242.jpg‘……왜?’

왜 계모야? 왜 하필? 좀 다른 거로 빙의하게 해주면 덧나? 로판 말고 현판에 빙의하게 해줄 수도 있는 거 아니야?

16550633442242.jpg‘헌터물에 빙의하면 원작 정보를 활용해서 꿀이라도 빨 수 있지, 로판 계모로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데?!’

1655063347829.jpg“공주님! 5분 지났습니다!”

바깥에서 시녀가 재촉했다. 나는 멍하니 이끌려 복도로 나왔다. ……이건 꿈이다, 꿈일 거다, 아 미친, 빙의 같은 게 실제로 있을 리 없잖아, 아니 내가 빙의한 거면 원래 몸 주인은 어디로 간 건데? 개연성 어디로?

1655063347829.jpg“신부 입장!”

우렁찬 외침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멘탈이 날아간 상태라 시야로 들어오는 모든 것이 추상화처럼 보였다. 하지만 와중에도 한 사람의 모습이 유독 뚜렷했다. 엄청난 아우라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왔으니까. 대놓고 ‘주요 인물!’ 하고 쓰여 있는 저 얼굴, 저 눈빛, 저 완벽한 몸매!

16550633442242.jpg‘그레이안 솔즈베리……!’

토끼 여주인공을 입양한 의부. 솔즈베리 공작, 그리고…… 늑대 수인들의 수장. 그의 은회색 눈이 잔잔한 빛을 머금은 채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누가 늑대 중의 늑대 아니랄까 봐, 야성이 느껴지는 눈이다. 대박. 남주들 뺨을 후려칠 정도로 잘생기셨군. 과연 여주의 아버님이셔.

1655063347829.jpg“자, 그럼, 신랑 신부는 손을 맞잡고…….”

그레이안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악녀라 소문이 자자한 여자와 결혼하는 것치곤 평온한 얼굴이다. 하긴, 그는 이런 캐릭터였지.

16550633442242.jpg‘너무 잘생겨서 심장 떨린다…… 눈빛 뭐야…… 완전 사람 녹일 듯.’

그렇게 나는 그레이안 솔즈베리와 결혼했다. 그 후로 설레면서도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두근두근, 첫날밤을 기다렸는데, 손만 잡고 자게 된 거다. 아니, 늑대 맞아?! * * *

16550633442242.jpg‘버려졌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옆자리가 텅 비어 있고 나는 혼자였다. 문득 원작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그레이안은 첫날밤부터 글로리아에게 매정했다. 제대로 된 초야를 치르지도 않았으며 아침 일찍 그녀를 혼자 내버려 두고 침실을 떠났다.] [글로리아의 마음에 수치심과 울분이 치솟았다. 감히, 비천한 수인 주제에 자신을 이렇게 대접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그를 완전히 복종시켜 제 발밑에 꿇려야만 직성이 풀릴 터였다.] 그래, 그랬지. 인간 왕국의 공주인 글로리아는 수인이라는 종족을 극혐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그레이안과 결혼한 거였다. 그런데 막상 그레이안의 실물을 보니 너무 잘생겨서 마음이 두근두근했고…… 내심 기대하며 첫날밤을 기다렸는데 그레이안은 그녀를 무심하게 대했다. 자존심 강한 글로리아는 엄청난 굴욕감을 느꼈고, 이때부터 그레이안을 향한 그녀의 집착과 악행이 시작된다…….

16550633442242.jpg‘아, 배고프다.’

나는 배를 문지르며 침대에서 벗어났다. 그레이안이 무심하게 굴든 말든…… 알 게 뭐람. 나는 이까짓 일로 부들부들 떠는 글로리아가 아니라고.

16550633442242.jpg‘그래, 얼른 밥이나 먹자.’

따뜻한 쌀밥에 스팸 한 조각 올려서 김치랑 먹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식단이 나올 리 없었다……. 나는 영국식에 가까운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몸을 씻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밖으로 나왔다. 이제 뭘 하지? 일단 정보를 모아야 할까? 빙의는 처음이라 좀 어렵네. 차라리 수능 다시 보는 게 쉬울 것 같은데. 그때였다.

1655063347829.jpg“아가씨!”

1655063347829.jpg“아가씨, 어디 계세요!”

시녀들이 우당탕탕 복도를 뛰어다니며 사방으로 외쳐댔다. 아니,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아가씨’라니, 이 솔즈베리 성에서 그렇게 불릴 만한 사람은 단 한 명뿐인데……. 그 순간. 폴짝! 웬 하얀 솜뭉치가 내 품으로 날아들었다. 마치 자기를 숨겨달라는 것 같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긴 했으나 일단 침착하게 솜뭉치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건, 아니, 얘는 솜뭉치가 아니라 하얀 토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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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0633442242.jpg‘웬 토끼가…….’

1655063347829.jpg“아가씨!”

시녀의 목소리에 토끼가 귀를 쫑긋했다. 까만 눈이 나를 초롱초롱 바라보았다. 내 머리가 마구 회전했다. 아가씨, 토끼, 아가씨, 토끼…….

16550633442242.jpg‘……이 토끼, 설마?’

16550633442242.jpg“……저기, 네가 에이프릴이니?”

토끼가 긍정하듯 눈을 두 번 깜박였다. 미친. 여주인공 아니셨어요? 왜 토끼 모습이야?! 그야 토끼 수인이긴 하지만! 보통은 사람 모습을 하고 있지 않냐고?

16550633442242.jpg‘토끼 모습으론 남주들과 로맨스 진행이 안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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