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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1743화 (1,742/1,794)

템빨 86권 - 13화

“윽엑! 엑! 으츄츄츄츗!!”

“무슨 말이죠?”

“엑크! 쿠엑렉! 윽윽!!”

“오크들하고 생활하다 보니까 진짜로 오크가 되신 겁니까?”

“...아아, 아! 이젠 제대로 들려? 하하, 통역구를 꺼놨었네. 이거 매번 의식하기가 힘들다니까? 이해해줘. 5차 전직한 지 얼마 안 됐거든.”

“소문을 듣긴 했습니다. 오크의 5차 직업군 몇 개가 오크의 습성을 강화한다고 했던가요?”

“맞아. 타종족의 문화와 습성을 멸시한다는 설정이야. 그래선지 언어도 오크어로 구사되더라고. 여러모로 귀찮아.”

수백 마리의 건장한 오크들.

전원 플레이어다.

대개 중국인들이었다.

공산당의 선전에 넘어가 오크로 종족을 바꿨던.

그들이 단체로 라인하르트에 방문했다.

“곧 제2의 인마대전이 발발할 거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던데. 우리도 조금은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테니까 지옥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해줘.”

“...안 됩니다만?”

너무 당당하게 요구하는 오크들을 잠시 멍하니 쳐다보던 라우엘이 단칼에 거절했다.

오크들이 당황했다.

“왜? 우리가 지옥에 가서 악마들을 조금이라도 족쳐 놓으면 전쟁에 도움 되는 거 아니야? 애초에 저 엘리베이터 말이야, 초창기엔 사람들 렙업하라고 종종 개방하고 그랬잖아? 왜 갑자기 비싸게 구는 거야?”

“몇 달 전에 공표했던 사항인데 귀를 막고 사시나 보군요. 악마 중에 플레이어를 사냥할수록 강해지는 특수 개체가 출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중이떠중이들이 괜히 나섰다가 적들 레벨만 올려주는 사태를 방지하려는 거죠.”

“그래? 근데 우리가 어중이떠중이는 아니잖아?”

오크들의 인상이 험악해졌다.

그럴 수밖에.

오늘 라인하르트를 방문한 오크들은 전사 계열 직업군에서 10,000위권 랭킹에 드는 강자들이었다.

그들에게 친화적인 언론사나 팬덤은 ‘하이랭커’로 서술하는.

물론 예전 같았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전체 랭킹도 아니고 직업군 내에서 10,000위권에 들어가는 랭커를 하이랭커 취급한다?

불과 몇 년 전이었으면 망신만 당했다. 그들을 하이랭커로 서술한 언론사는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공신력을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플레이어들의 평균 전투력이 대폭 상승했다.

인마대전을 겪었을 무렵부터다.

특히 개벽 이후에는 레전드리 이상의 아이템을 소유한 플레이어가 급격히 늘어났다. 보스 몬스터들이 부자인 경우가 많아서였다.

이젠 동레벨 필드 보스 몬스터쯤이야 단독, 혹은 3인 이내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보였고 그들 전부가 하이랭커 취급을 받았다.

“난 5차 전직도 했다니까? 전체 랭킹도 세 자릿수야. 템빨단에 가입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데, 이런 내가 직접 너희들의 힘이 되고 싶어서 250명의 하이랭커를 데리고 찾아왔어. 감사하다고 절을 하진 못할지언정 적어도 환영은 해줘야하는 거 아니냐?”

“홍안. 당신에 대해선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크로 종족을 바꾼 뒤로 승승장구해서 슈퍼스타가 되셨죠.”

라우엘이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자 홍안이 어깨를 으쓱였다. 몹시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다. 그를 쫓아온 오크 랭커들이 덩달아 가슴을 당당하게 폈다.

라우엘이 그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실력과 유명세가 꼭 비례하라는 법은 없죠. 안 되는 건 안 되는 겁니다. 엘리베이터는 사용하실 수 없어요.”

“...왜?”

잠시 멍하니 서서 귀를 의심하던 홍안이 눈살을 찌푸렸다.

“왜 나를 무시하는 거냐? 랭킹이 곧 실력인데... 아니, 애초에 내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긴 해? 도대체 뭘 근거로 사람을 평가 절하하는 거지? 아, 그거냐? 내가 중국인이라서 무시하는 거야? 당의 말만 듣고 오크로 종족을 바꿔버린 머저리라서? 너 그거 인종 차별이야.”

“무례하다.”

홍안이 급기야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자 라우엘의 호위 병력이 즉시 반응했다. 수십 명의 기사와 수백 명의 정예병사가 오크 무리를 포위했다.

당장 목을 치려는 기사들을 제지한 라우엘이 말했다.

“홍안 당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말했을 텐데요? 당신이 오크가 된 이후 얻었던 기연들. 그거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착취한 거잖습니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힘을 얻은 자가 그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리 만무하죠.”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싶어?”

“증거는 많아요. 설마 우리의 정보력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니겠죠?”

“...백 번 양보해서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게 뭐가 잘못이지? 어차피 다 똑같잖아? 너희도 약한 놈들을 짓밟고 그 자리까지 올라선 거 아니냐?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힘을 얻은 자가 어쩌구저쩌구. 중2병은 여전히 안 고쳐졌나보군.”

“...”

“다 떠나서 왜 인정 없이 모질게 구는 거냐? 피차 서로 돕고 살면 좋잖아? 실제로 그리드가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끼리 협력해야 한다고 언론에서 수차례 밝힌 바 있고. 우리의 전력이 크게 약하지 않은데 왜 굳이 푸대접을 해서 적개심을 품게 만드는 거야? 협력하지 않더라도 원만한 관계는 유지하도록 노력해야지. 제국을 만든 일등공신이니 뭐니 해서 세간에선 너를 천재라고 떠받들던데, 실제로 보니 명성만 못한 거 같아 실망이야.”

홍안은 흥분하지 않았다.

몹시 논리적으로 라우엘을 비판했다.

라우엘이 최초에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부분.

즉, 홍안이 도리에 어긋난 짓을 했다는 점에 집중하던 오크들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홍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라우엘이 한숨 쉬었다.

“하오 님께서 되도록 상종하지 말라고 조언하신 이유를 알겠군요.”

“하오...?”

오크들이 술렁였다.

국대전에서 그리드에게 몇 번이나 패배하고 급기야 크라우젤과 그리드의 하수인이 되어 명성이 곤두박질 쳤다지만.

하오는 한때 중국을 대표했던 최고의 실력자다.

요즘은 두문불출했지만 실력이 어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 언론이 하오를 죽일 놈처럼 매도할지언정, 최소한 중국인 랭커들은 여전히 하오를 동경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하오가 청렴한 인물이란 사실을 알기에 신뢰했다.

“하오가 홍안과 상종하지 말라고 했다고요?”

오크 중 하나가 묻자.

“이제야 앞뒤가 맞는군. 그 매국노가 뒤에서 수작을 부려놨던 거야.”

홍안이 말을 가로챘다.

“하오는 템빨단이 우리 중국인 랭커들과 깊은 교류를 맺는 게 싫었겠지. 자신의 허물이 템빨단 내부에 널리 퍼져 입지가 약해질 수도 있을 테니.”

“하오 님께 무슨 허물이 있다는 거죠? 온 세상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리드 님께 패배를 인정했던 거요? 그게 왜 허물입니까?”

“내 말은...”

“더 이상의 발언권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순순히 포박을 받으세요.”

“...응?”

끝까지 냉정을 유지하던 홍안이 어리둥절해졌다.

포박? 갑자기?

“왜?”

“대악마 로제와 내통한 죄입니다.”

“뭐, 뭣? 그게 무슨 말이냐! 증거 있어? 그리고 네가 무슨 권리로 내 죄를 묻느니 마느니...!”

오크들이 술렁였다.

늘 냉정한 홍안이 드물게 흥분하자 라우엘의 말이 사실인가 싶었던 것이다.

“매국노와 어울리는 놈이다. 상종할 가치가 없어. 헛소리에 놀아나지 말고 그만 돌아가자.”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던 홍안이 애써 평정을 되찾고 동료들을 재촉했다.

제국의 기사들이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템빨제국의 기사들.

그들의 무장은 누가 봐도 레전드리 아이템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개벽 전이었다면 경악했을 광경.

이젠 대수롭지 않았다.

“라우엘, 이 자식들 치워. 괜히 죽여서 템빨단과 적대하고 싶지 않으니까.”

“걱정마십시오.”

라우엘이 빙그레 웃었다. 흑염룡이 피어오르는 한쪽 손으로 얼굴의 절반을 가리면서.

“그들은 당신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니까요.”

템빨제국의 기사들은 피아로와 아스모펠이 육성한다.

템빨단원들이 직접 사용했던 아이템을 대물림 받기도 했다.

보통 왕국의 기사들과 차원이 다른 강함을 지닌 것이다.

물론 하이랭커를 자처할만한 실력자, 홍안을 1대1로 제압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기사들의 숫자는 30명에 육박했다.

“큭...!”

기사들의 협공을 받기 시작한 홍안의 얼굴이 차츰 일그러졌다.

전투가 뜻대로 되지 않는 느낌.

오크의 종족 특성을 살려 솥뚜껑처럼 거대한 손에 힘을 응축하고 휘둘러댔지만 방패에 가로막혔다.

맞물린 방패 사이로 튀어나온 창날을 어깨로 막아낸 그가 기사 한 명의 목덜미를 움켜쥐며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돕지 않고 뭣들 해? 이들의 수준이 높아봤자 우리가 협력하면 순식간에 돌파할 수 있...”

“로제와 내통했다는 건 무슨 말이지?”

“갑자기 지옥으로 가자며 사람들을 모으기에 솔직히 좀 얼떨떨하긴 했다. 혹시 우리를 대악마에게 제물로 바칠 셈이었던 거냐?”

오크들은 조심스러웠다. 섣불리 홍안을 돕지 않고 의심했다.

애초에 그들은 홍안과 깊은 관계가 아니었다.

명성 높은 홍안이 커뮤니티에서 갑자기 파티원을 모집하기에 혹해서 이끌렸을 뿐이다.

홍안이 한숨 쉬었다.

“미친놈의 헛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줄이야. 이건 함정이고 억압이다. 라우엘 저놈이 우리 중화민족이 결집하지 못하도록 수작을...”

“여기 있는 사람들한텐 그딴 선동 안 통해. 템빨단이 그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굳이 적을 만들 리도 없고.”

“...쯧.”

홍안의 눈빛이 돌변했다.

살기를 가득 담고 손에 쥔 기사의 목을 꺾어버렸다.

뚜둑!

숨통 끊기.

홍안의 궁극기 중 하나다. 네임드가 아닌 대상을 힘으로 즉사시킨다. 물론 대상을 붙잡아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돼야만 발동할 수 있는 스킬이었지만, 기선 제압용으로 탁월했다.

“라우엘의 근거 없는 선동엔 잘만 넘어간 주제에 선동이 안 통하기는 염병. 됐다. 다 필요 없어. 혼자 돌파한...?”

홍안의 얼굴이 굳었다.

방금 목을 꺾어 던져놓았던 기사 놈.

죽어 잿빛으로 산화했어야 할 놈이 슬금슬금 몸을 일으키고 있었던 까닭이다.

몹시 괴이한 광경이었다.

당황하는 그에게 라우엘이 말했다.

“제국의 기사들은 오크에게 붙잡힐 정도로 둔하지 않습니다.”

“...?”

무슨 헛소리지?

그럼 저놈은 제국의 기사가 아니란 말인가?

의아해하던 홍안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즉사에 면역하고 어느새 완전히 일어난 기사 놈.

놈의 비뚤어진 투구 사이로 보라색 안광이 번뜩인 까닭이다.

“데스 나이트?”

“맞습니다. 제 호위 병력이 좀 다양해졌거든요.”

“핫, 언데드 따위로 뭘 하겠다고.”

언데드는 타격계 공격에 약하다. 쉽게 파괴됐다.

하물며 홍안은 오크였다. 5차 전직을 이룬 오크 전사.

그가 휘두르는 손과 방망이는 몹시 강력해서 언데드에게 극상성으로 작용했다.

그래야만 했다.

상성이라는 건 그만큼 중요했으니까.

한데...

‘뭐지, 이놈?’

홍안의 앞길을 가로막고 선 데스나이트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했다. 수준 높은 검술을 구사해서 홍안의 공격을 모조리 차단했다.

무엇보다 차분했다.

한 번 표적으로 정한 대상을 죽을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보통의 언데드와 달리 천천히, 침착하게 홍안을 몰아붙였다.

느긋하게 사냥을 즐기는 사냥꾼 같은 태도.

극도의 불쾌감을 느낀 홍안이 한 발 늦게 눈치 챘다.

“그렇군. 이거... 템빨골이였어. 이런 귀중한 전력을 호위로 붙여놓다니, 그리드가 라우엘 네놈을 어지간히 예뻐하긴 하나보다.”

“아닌데요.”

““신의 존함을 함부로 언급하지 마라.””

“...!”

홍안이 경악했다.

갑자기 살기등등해진 데스나이트가 쇄도해오는 속도가 섬전과 같았던 까닭이다.

굵고, 크고, 쾌속하고, 강력하다는 수식언을 지닌 무후총의 간부.

망령의 데스나이트가 홍안을 빠르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홍안이 휘두르는 방망이에 담긴 파괴력을 검으로 흘려내며 반격하는 몸짓이 보통의 언데드와 달리 유려했다.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전체 랭킹이 무려 세 자릿수인 홍안과 호각지세를 이루는 데스나이트가 존재할 거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할 말을 잃고 선 오크들에게 라우엘이 설명했다.

“로제의 사역마가 일부 랭커들과 접선하는 장면을 템빨그림자단이 포착했습니다. 믿고 안 믿고는 당신들의 자유지만, 장담컨대 홍안은 당신들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어요. 과거 행보만 봐도 질이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다크 게이머 출신인데 다크 게이머 중에서도 아주 악질이었죠. 두 번 다신 상종하지 않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오크들은 반박하지 않았다.

딱히 반박하면서까지 홍안을 변호해 줄 의리도 없었고, 지금 이 분위기에서 반박해봤자 두들겨 맞기밖에 더 하겠나?

데스나이트와 싸우다가 급기야 기사들의 협공을 받고 제압당한 홍안을 잠자코 지켜볼 따름이었다.

***

“후훗.”

지옥.

대악마 로제가 방긋방긋 웃었다.

흑요와 백요 자매.

거물 중의 거물들이 지옥에서 활동하고 있던 것이다.

소문처럼 뛰어난 실력으로 마물들을 학살하고 다니는 쌍둥이 자매를 찾아온 로제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내밀었다.

“당신들의 카오틱 수치면 반드시 악마로 진화할 수 있어요. 게다가 마침 전 바알을 섬기고 있답니다. 제가 당신들을 바알에게 추천하면 그 즉시 왕좌를 얻을 수도 있을 거예요. 저처럼 대악마가 되는 거죠. 플레이어의 몸으로 네임드 보스가 되어 활개 치는 경험, 당신들이라면 한 번쯤 꿈 꿔보지 않으셨나요?”

“헤에... 그런 것 같기도?”

“분명히 꿈 꾸셨을 거예요! 당신들도 국대전에서 마왕으로 위용을 떨쳤던 그리드처럼 되는 거예요! 어때요? 구미가 당기시나요?”

마왕 그리드를 언급하는 순간 로제의 커다란 눈동자가 별처럼 반짝였다.

그 미치광이 같은 모습을 빤히 지켜보던 흑요와 백요 자매가 시선을 교환했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은 채다.

“좋아. 까짓것 한 번 해보지, 뭐.”

같은 시각, 그리드는...

‘뭐냐. 왜 자꾸 기분이 좋지?’

굉장히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로제가 다크 게이머 출신 랭커들과 내통하고 있다는 첩보를 접했음에도 그랬다.

어떤 예측 못할 변수가 생겨 바알 토벌에 지장을 주진 않을까, 그런 근심이 생기다가도 금방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어지간한 랭커는 한 트럭이 덤벼도 아무런 문제가 없긴 한데.’

랭커 몇 트럭이 덤벼도 십공신 선에서 정리될 것이다.

의외로 많은 랭커가 로제에게 넘어가 적으로 합류해도 큰 지장이 없을 거란 말이다.

솔직히 요즘 세상에 누가 템빨단의 적이 될까 싶기도 했다.

만약 로제의 편에 서는 놈이 있어도 극히 적을 거라고 봤다.

라우엘이 미리 손을 쓰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고.

‘그래서 마음이 편한 건가...?’

그리드는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이 좋은 예감을 만끽했다.

따앙, 따앙, 따앙...

천사들에게 줄 무기가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남은 천사 자리를 누구에게 줄지는 마음속으로 다 결정한 상태다.

어젠 피아로의 심상세계에서 농기구도 새로 만들었다.

크라우젤은 수십 장의 표식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표식 제작법’ 자체를 얻었다는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다.

모든 준비가 끝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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