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권 10화
신의 존재를 믿는가?
Satisfy에선 성립되지 않는 질문이다.
신은 실존하는 것이다.
신들이 남긴 흔적이 세계 각지에 존재했다.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레베카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레베카와 묶여 삼신이라 숭배되는 도미니언,쥬다르는 여전히 신도들에게 신탁을 내렸다.
당장 템빨신 그리드가 인간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중이다.
그리드의 신물(神物)이 세간에 녹아들어 온갖 기적을 행사해왔다.
인신이 범람해온 이유다.
사람들은 신의 실존을 알기에 위대한 존재와 신을 자연히 결부시켰다.
대상을 쉽게 숭배하고 신격화시켰다.
신을 실감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대지의 신이다.
대지의 신 가리온은 재난,특히 인간이 만드는 재난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땅을 지켜왔다.
그리고 땅이란 인간을 성립시키는 가장 원초적인 개념이었다.
사람들은 가리온을 분명하게 느끼며 의지했다.
천상이 아닌 지상에 머무는 신들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삼신교조차도 가리온은 숭상했다.
땅은 늘 오염되어왔다. 인간들의 욕심에 의해서였다.
그때마다 가리온이 지켜줬다.
검성의 강력한 일격에 의해 몇 번이나 파괴당한 땅을 수복한 신도 가리온이었다.
검성과 가리온의 관계를 서술한 문헌은 찾아보기 쉬운 것이었다.
당대에 등장한 검성 크라우젤이 문헌에 신뢰를 더해주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가리온을 인자한 어머니,혹은 듬직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상상하며 공양하고 있을 터였다.
그 위대한 존재가...
성장한 피아로를 보고 기쁘다며 박수를 치고 있다.
상당히 오랫동안 피아로를 지켜봐온 눈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