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권 18화
‘순보가 없었을 때는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지?’
순보가 제한 된 상태다.
도시를 감싼 삼사의 주술이 모든 공간 이동 기술을 차단한 여파다.
그리드는 상상 이상의 불편함을 느꼈다.
전투 중 팔다리를 잃었을 때와 비교해도 월씬 더 힘들었다.
그만큼 순보의 위력이 뛰어났다.
시야 범위 내 어디로든 즉시 이동하는 기술.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심지어 눈앞의 상대는 미르다.
사방신의 힘을 완전하게 체화하여 청룡의 신속을 구사하는 강적.
순보 없이 그 속도에 대응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초음속에 도달하는 공격을 초월경이 인지한다고 해봤자 그리드의 운동 능력은 거기에 대응하지 못하니까.
그렇다.
미르는 전보다 더 빨라졌다.
아직까진 청룡의 힘을 활성화시켜야한다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불과 한 달 전 리파엘과 싸웠을 때와 비교해도 월씬 더 빠르고 강해진 느낌이었다.
여태껏 목격해온 세계관 최강자들과 비교해도 가히 독보적인 성장력이다.
태초신 한울이 바알과 리파엘의 대적자로 삼고자 만든 존재다웠다.
아직 그리드를 만나기 전의 치우가 기대를 걸고 지켜봤을 만했다.
미르는 자신의 배경에 어울리는 잠재력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드에게 승산이 없는 게 정상일 정도다.
순보가 봉인 된 시점부터 그리드의 패배는 정해진 운명이라고 봐야 옳았다.
단,감안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리드의 성장속도가 미르의 성장속도와 비견된다는 점이다.
인공 감각.
그리드가 자신의 한계를 관조하고 창안한 템빨의 극의.
단지 공격을 인지할 뿐인 초월경과 달리 공격의 궤도를 읽는 그 힘의 잠재력은 가히 무궁무진했다.
읽은 궤도를 토대로 공격에 실린 의도와 성질까지 파악하는 게 가능했다.
게다가 현재 그리드는 아이템을 제작 중이다.
인내심 스킬이 활성화되어 방어력과 생명력,그리고 스태미나가 300퍼센트 상승 적용됐다.
채광 중 무적 상태가 되는 전설의 광부와 비교하면 다소 손색이 있지만,그리드의 방어력 수치가 워낙 높아서 큰 효력을 발휘했다.
미르의 검에 제대로 베여도 그것이 평타인 이상 1만 이하의 데미지만 입었다.
백호 자세까지 중첩시키면 피해를 거의 무효화시키는 게 가능했다.
인공 감각으로 치명상을 면하고,인내심으로 버티며,드래곤 웨폰으로 반격하는 식으로 미르와 호각을 이루는 것이다.
대장장이의 강점이 중첩되는 전투 방식이다.
시간 내에 아이템을 완성해야한다는 페널티를 도리어 강점으로 승화시킨 격이었다.
“...”
안 그래도 드래곤 웨폰의 파괴력을 경계하던 미르가 조금 더 소극적으로 변했다. 어떤 이질감 탓에 섣불리 그리드를 공격하지 못했다.
덕분에 그리드는 갓 핸드의 위치를 보다 면밀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마력사출기를 통제하는 갓 핸드를 중심으로 인공 감각을 좀 더 효과적으로 설계했다.
‘착각이 아니다. 방금... 공격을 완벽하게 읽혔어. 저 해골의 흑마법인가? 아니면 흡혈귀들의 혈마법?’
미르는 그리드의 펫과 소환수들을 경계했다. 수준들이 하나 같이 범상치 않았으니 자연히 의심하게 됐다.
‘소환수들을 먼저 처치하는 편이 옳다.’
미르가 판단했다. 그리드가 소환수를 잃어가는 과정에 포기하고 물러나주길 바라는 마음도 컸다.
미르는 여전히 그리드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
그때였다.
“앵앵거리며 나대는 꼴이 꼭 파리 같다. 파리는 결국 잡히게 마련인데 말이지.”
그리드가 말했다. 명백한 도발이었다. 미르의 평정심을 무너뜨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
미르는 다르게 받아들였다.
‘이 상황에서도 조언을 해주시는구나.’
착각할 만했다.
미르와 비견되는 그리드의 성장력을 가장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존재가 바로 미르 본인이다.
그리드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미르는 그리드를 고평가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은인이다. 서로 무려 목숨을 빚졌다. 은은한 호감을 품었다.
다만 세력이 달라 대놓고 드러내지 못할 뿐이다.
저급한 도발 따위를 나눌 사이가 아닌 것이다.
그리드가 어떤 말을 하든,그 내용이나 말투와 관계없이 호의로 다가왔다.
‘확실히... 용살검을 경계하느라 너무 속도에만 집착했다. 잘못 활용하기도 했어.’
드래곤 웨폰에 다소 위축 된 것이 첫 번째 실수요,그리드를 해치고 싶지 않다는 망설임을 품은 것이 두 번째 실수다.
미르는 우선 이 상황을 이해하기로 했다.
시간을 끌어봤자 템빨신께만 불리한 상황이다.
쓸데없는 망설임 탓에 어수룩하게 행동하는 건 상황을 악화시킬뿐이다.
어서 결착을 지어야한다.
죽여서라도 이 땅에서 추방시킬 것이다.
그것이 템빨신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심호흡하는 미르의 눈빛이 평소보다 더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뭘러에서 크라우젤로 이어지는 검성의 계보를 체험하고 연마한 칼날 같은 감각을 일깨우면서다.
한 순간에 바뀐 분위기가 그리드를 당혹시켰다.
‘역효과라고?’
스카악!!
빛살처럼 쏘아진 미르가 그의 코앞에 당도해 있었다.
곧바로 청룡도를 휘두르는데,경로상에 펼쳐진 인공 감각이 속절없이 베여나갔다. 말 그대로 거미줄처럼 풀어졌다.
입자 단위로 분절된 채 마력과 연결 된 은사가 베인 것이다.
모든 개념을 베는 검성의 검이 자연히 떠올랐다.
질색하는 그리드였으나, 놀란 마음과 별개로 그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했다.
감각이 베인 순간 전달 된 정보를 토대로 공격의 궤도를 예측하고 방어했다.
꽈차창!!
구젤의 도와 맞물린 청룡도가 밀리지 않고 버렸다. 극한까지 벼린 검기가 청룡도를 지탱하고 있었다.
‘서둘러.’
그리드의 의지가 갓 핸드를 재촉한다.
채챙! 채채채챙!!
충돌이 연쇄될 때마다 청룡도가 가속했다.
검술의 형태가 묘했다. 모든 운동에너지를 고스란히 역이용하는 구조여서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드는 연과 연의 융합검무들로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 시스템의 힘을 빌리지 않는 이상 미르의 속도를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은.
파지직.
인공 감각이 빠르게 복구됐다는 점이다.
갓 핸드가 마력 사출기를 off하는 것으로 회수된 은사와 마력의 입자가,마력 사출기가 켜지는 순간 재차 온전히 펼쳐졌다.
그래봤자 청룡도에 닿을 때마다 또 다시 베여나갔지만,정작 미르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인공 감각이 무형, 무색,무취를 자랑하는 탓이다.
미르는 자신이 무엇을 경계해야하는지,무엇을 베고 있는지 모른 채 오직 그리드에게 집중했고 덕분에 그리드는 인공 감각을 어렵게나마 활용했다.
철컥!
망치질 소리가 처음으로 그쳤다.
칼자루와 칼날 사이에 끼워 칼자루를 쥔 손을 보호하는 코등이.
구젤의 도에 달린 그 코등이에 미르의 손날이 절묘하게 밀착한다 싶더니 무형의 기파가 폭발한 것이다.
그리드는 자칫 무기를 손에서 놓칠 뻔했다. 강력한 폭발력에 휩쓸려 상체가 크게 뒤로 젖혀졌다.
잠시 허우적거리는 그의 가슴 위로 청룡도가 떨어졌다.
심장을 반으로 가를 기세였다.
순보를 쓰지 않는 이상 회피가 불가능한 형국이 됐다.
조금 전까지 활성학시켰던 백호 자세가 하필 2개 다 쿨타임이다.
위기 속에서.
키이잉!
그리드의 움직임에 맞추어 흐르던 극광이 일점으로 모였다.
대상은 청룡도.
템빨신의 지배력이 행사되는 순간이다.
미르가 손에서 청룡도를 놓쳤다.
그리드의 심장에 꽂혔어야 할 청룡도가 허무하게 허공을 유영하며 전광을 잃었다.
미르는 즉시 반응했다. 팔을 길게 뻗어 그리드의 목덜미를 움켜 쥐었다.
그리드는 아이템 합체를 전개하는 중이었다.
앞으로 수 초 동안 자신의 소유가 된 청룡도를 아무런 전조 없이 구젤의 도와 합쳐 자연히 손아귀에 쥐었다.
꽝! 꽝!! 꽈아앙!!
지면에 처박힌 그리드의 얼굴 위로 난타가 꽂힌다.
백호의 힘을 활성화시킨 미르의 주먹이 운석처럼 무거웠다.
망치질이 멈춘 순간 인내심 효과를 잃은 그리드에게 큰 데미지를 입혔다.
하지만 그리드는 평정심을 유지했다.
이 순간 헥세타이아의 소검을 완전하게 초월한 역대 최강의 무기를 미르의 옆구리에 쑤셔 넣고,갈랐다.
천둥 같은 소음이 뒤따랐다.
산용수상(⑴容水相)의 효과로 강화된 극살이 미르의 내부에 산사태를 일으키며 진탕시켰다.
“...!”
마침 현장에 도착한 황길동과 노검마의 얼굴에 경악이 서렸다.
전투 내내 그리드를 압도하는 듯했던 미르가.
조금 전 필시 승기를 잡았던 미르의 몸이 반으로 갈려나간 탓이다.
[<청룡도>에 행사했던 지배력을 잃습니다.]
그리드의 시야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리드는 이미 대비한 상태였다.
미르의 몸을 베어냄과 동시에 아이템 합체를 해제하고 청룡도를 투척했다. 청룡도가 미르의 심장에 박힌 시점에서야 소유권을 잃었다.
꽈아아아아아앙!!
그리드와 미르가 쏟은 대량의 피가 종전을 선언하듯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혈검 분쇄와 혈류 폭발의 연계였다.
“허…”
“...”
황길동과 노검마가 붕어처럼 입을 벙긋거렸다. 붉은 폭발에 휩쓸린 미르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쿨럭,쿨력...”
그리드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한 걸음,두 걸음.
피칠갑한 몸을 간신히 움직여 다시 모루 앞에 서선 곧바로 망치질을 재개했다.
7분 34초.
그리드가 망치질을 못하게 된 순간부터 멈췄던 시간이,
7분 33초.
7분 32초.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잠자코 있어.”
폭발 속에서 몸을 일으키는 미르에게 그리드가 경고했다.
이번에 미르는 폭주하지 않았다.
과거 그리드에게 베였을 때와 달리,주변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지 않고 주작의 힘만 활성화시켜 재생에 집중했다.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
그것을 단 한 번 체험했던 것으로 미르는 극복안 것이다.
몸이 두 동강 나는 순간에도,폭발에 휩쓸리는 순간에도,재생하며 다시 몸을 일으키는 순간까지도.
미르의 눈빛은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었다.
한데 이 순간 흔들렸다.
“아직도 모르겠나? 나는 당신을 죽이고 싶지 않아.”
그리드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다.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다고.”
재차 말하는 그리드의 얼굴을,미르는 볼 수 없었다.
등 돌리고 선 그리드가 모루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탓이었다.
하지만 미르는 지금 그리드의 표정이 어떨지 알았다.
아마 자신과 같지 않을까...
왈칵 얼굴을 구기는 미르의 생명력은 여전히 5분의 3 이상 남아있었다.
반면 미르에게 등 돌린 채 몰래 물약을 퍼마시는 그리드의 생명력은 5분의 1가량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전투 내내 더 많은 공격을 허용한 건 그리드였으니 당연했다.
기본적인 스펙의 차이를 증명하는 수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생명력 게이지란 어디까지나 시스렘으로 표기되는 수치다. 미르와 황길동은 보지 못한다.
그들은 그리드의 쓸쓸한 뒷모습을 통해서 묘한 감상을 느낄 뿐이었다.
오직 노검마의 표정만 미묘했다.
‘기가 막히는 허장성세로다.’
미르가 주춤거리는 동안 빠르게 차오르는 그리드의 생명력 게이지를 보면서,노검마는 지존이되기 위한 조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따앙,따앙,따앙...
적막이 감도는 현장에 망치질 소리가 울려 퍼진다. 고즈넉했다.
미르는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을 떠올렸다. 마음이 평온해졌다.
“제가,졌습니다.”
철컥.
청룡도를 칼집에 돌려 넣은 미르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드와 그의 거리가 한층 더 멀어졌다. 두 사람의 관계를 실감시키는 거리감이었다.
“이만 물러나지요. 부디... 무운을 빕니다.”
꾸벅.
깊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미르의 생명력은 어느새 거의 가득 차있었다.
잘린 몸을 회복하기 위해 활성화 시켜놓은 주작의 힘이 극강의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사방신의 힘을 전부 체화했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가 깊었다. 가히 무적으로 비춰질 수준으로, 민간에서 신으로 떠받드는 게 당연했다.
다른 양반들과 달리 미르에겐 신앙의 대상이 될 자격이 차고도 넘쳤다.
“...”
미르의 기척이 사라졌다. 정말로 미련 없이 현장을 떠났다.
애초에 그가 그리드와 싸운 이유는 그리드가 삼사에게 살해당하고 신격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서였다.
한데 그리드는 실력을 증명했다. 미르와 싸워서 이겨(?)가면서까지 호의를 거부했다.
미르 입장에선 더 이상 억지를 부리기 힘든 것이다.
패배했다는 명분까지 얻었으니,뒷일은 그리드에게 맡기고 물러날 수밖에.
“두 분께서도 어서 떠나십시오.”
쿠우우우웅...
요동치는 결계를 느낀 그리드가 황길동과 노검마에게 말했다.
잠시 망설이는 황길동이었지만,방금 그리드의 실력을 목도한지라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수 밖에 없었다.
노검마 또한 상황을 이해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인간이 감당할 영역이 아니다. 있어봤자 방해만 될 뿐이다...
결국 두 사람 역시 떠났고.
콰아아아아앙!
그리드가 혼자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계가 무너졌다.
지상에 곤두박질친 이프리트는 녕마였다. 생명이 꺼져가는 게 느껴졌다. 거대한 몸집이 무색하게 가여운 모습이었다.
반면 삼사는 멀쩡했다. 다소의 피로감을 드러낼 뿐이다.
“의외의 광경이로군.”
등장 후 이프리트에게만 집중했
던 삼사가 드디어 그리드에게 시선을 돌렸다.
“미르가 아닌 그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나.”
“미르 녀석... 설마 패배한 건 아니겠지.”
“어찌됐든 좋다. 이제 해체만 남았어.”
도포를 흩날리며 강림하는 삼사.
15초. 14초. 13초...
시간을 확인하는 그리드의 마음이 초조해졌다.
드래곤 웨폰이 완성되기 전에
이프리트가 죽으면 퀘스트를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미르와 싸우느라 지연됐던 시간이 새삼 아쉬웠다.
“네 피를 탄 술잔을 기울이며 오늘 밤의 연회를 즐기도록 하겠다.”
삼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반쯤 접힌 이프리트의 긴 목에 손날을 드리우는 모양새가 험악했다.
8초. 7초…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흐른다.
부욱!!
풍사와 운사가 이프리트의 목뒤 비늘을 뜯어냈고,
5초. 4초…
우사의 손날이 비늘의 틈새를 파고들기 직전.
터 엉——!
하늘에서 창이 떨어졌다.
이어서 칼이,도끼가,학살이.
온갖 종류의 무구가 비처럼 쏟아져 삼사의 시선을 끌었다.
“네놈...”
그리드를 노려보는 삼사의 표정이 험악했다. 여태껏 애매한 태도를 보였던 그들이 드디어 노골적인 살기를 드러냈다.
그간 무슨 수로 숨긴 건지 의문이 생길정도로 짙은 살기였다.
“내 허락 없인 못 죽인다.”
비록 얼떨결에 올라타긴 했으나,아무튼 그리드는 이프리트라는 배에 올라탄 상태다. 배가 침몰하는 걸 좌시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이프리트의 죽음은 환국의 강화로 직결된다. 막아야했다.
“우쭐대는 꼴이 우습구나.”
“어차피 네놈은 죽일 생각이었다. 신성한 의식을 방해 받을 순 없으니.”
천지가 뒤집혔다.
하늘과 땅이 삼사의 의지에 호응하는 것이었다.
순간.
따아앙!!
그리드의 망치질 소리가 유독 크게 울렸다.
작업의 끝을 알리는 소리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이프리트의 롤〉을 완성하였습니다!]
화르륵!
그리드의 설계와 의도가 개입하지 않은 작품.
오직 퀘스트 효과로 완성 된 창
이 강력한 불꽃처럼 타오르며 떠올라 이프리트의 미간에 날아가 꽂혔다.
“...?”
“...?”
“...!”
그리드와 삼사 모두가 놀랐다.
만약 현장에 플레이어가 있었다면,‘막타충’이란 혐오 섞인 비난이 쏟아졌을 상황이었다.
그리드가 몹시 당황하는 그때.
[해주었구나.]
이프리트의 거대한 눈이 서서히 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