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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1435화 (1,425/1,794)

템빨 72권 - 2화

가미긴의 영혼 보관소.

바알의 성보다 크고 높은 건축물이다. 가미긴의 허영심을 표출하는 그것이 무참히 허물어졌다.

지옥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며 위용을 떨쳤던 역사가 믿기지 않게도 흉측한 폐허로 전락했다.

“본좌는 여기까지구나.”

폐허의 중심에 레라지에가 있었다.

피 고인 웅덩이를 밟고 선 채다.

그녀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만든 웅덩이였다.

출혈이 도통 멎을 생각을 않는데, 크라우젤과 유라에겐 그녀를 도울 방도가 없었다.

대악마의 신체는 인간과 전혀 다른 까닭이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몸속 혈맥과 장기의 구조부터가 달랐다.

땀샘과 모공으로부터 번져 진피를 감싸는 점액이 그녀가 인간과 다른 존재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인간의 치료법이 그녀에겐 무용했다.

“후훗, 표정들이 기이하구나. 내가 죽는다 하여 너희들이 아쉬워할 이유가 무엇이냐... 도리어 기뻐해야 옳거늘.”

끝내 주저앉은 레라지에가 실소했다.

그녀의 새카만 눈동자에 비추는 크라우젤과 유라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아픔을 삼키는 듯해서 묘하게 다가왔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이들이라 더욱 그랬다. 가슴이 간질거렸다. 괜스레 베리아체가 떠올랐다.

“쿨럭, 쿨럭... 어서 돌아가거라. 너희들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당분간 없느니라...”

넘볼 수 있는 지옥은 모두 점령했다. 지옥의 절반이 레라지에의 산하로 들어갔고 바알의 권세가 크게 줄었다.

급기야 오늘.

레라지에는 어지간한 대악마도 두려워하는 가미긴의 권속들을 모조리 격살하고 가미긴의 외부 심장을 파괴하는데 성공했다.

가미긴의 동력이 되는 원천적인 힘, 보관소에 갇힌 영혼들과 가미긴의 링크를 끊어놓았다는 의미다. 가미긴은 크게 약화됐을 터였다.

레라지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활약이었다.

다만 완벽한 활약이라기엔 다소 부족했다.

심장을 파괴하기 직전에 일부 영혼이 가미긴에게 흘러들어갔다.

개중엔 전설의 영혼이 3개나 있었다.

모든 걸 걸었던 레라지에 입장에선 아쉬운 결과였다.

“우리의 활약으로 가미긴의 전력과 권능이 상당량 소실되었다곤 하나... 놈이 전성기보다 약하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너희도 체험했듯이... 바알 파벌에 속하는 악마들은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 보호되고 있느니라. 필시 제라툴의 가호이겠지. 인계가... 너희들의 세계가 위험하다는 이야기니라...”

“그만.”

레라지에의 말을 가로막은 크라우젤이 그녀를 똑바로 눕혔다.

구멍 뚫린 가슴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핏물이 그녀의 피부 위에 덧씌워진 점액을 붉게 물들인 상태다.

아마 곧 죽을 것으로 보였다.

악마의 죽음.

심지어 제10위 대악마의 죽음이다.

본래라면 쌍수를 들며 기뻐해야 할 사건이었다.

악마는 인류의 가장 큰 적이었으니.

하지만 크라우젤과 유라의 마음은 오히려 무거웠다. 아련한 슬픔마저 느꼈다.

레라지에는 훌륭한 아군이었던 까닭이다.

한없이 기연에 가까웠다. 두 사람은 그녀와 함께하며 얻은 게 너무 많았다.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 여러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크라우젤과 유라는 어느 시점부터 눈치 챘다.

레라지에가 마물과 악마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깃든 슬픔, 환멸, 동정 같은 감정들을.

비단 적뿐만 아니라 자신의 권속들을 바라볼 때도 한결 같았다.

바알에게, 지옥에 복수하겠다는 그녀의 결의는 거짓 없는 진심이었다.

“저는 영우씨를 믿어요.”

유라의 음성이 크라우젤의 상념을 깨웠다.

“굳이 우리가 돌아가지 않아도 지상은 안전할 거예요.”

크라우젤도 동의하는 바였다.

마물과 악마들이 쥬다르의 가호를 등에 업었을지언정 그리드와 템빨단이 패배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입는 피해는 클 것이다.

템빨단원과 랭커들을 제외한 일반 플레이어는 쥬다르의 가호를 쉽게 공략하지 못할 테니까.

쥬다르의 가호는 대상을 무적에 가깝게 만든다.

신체 특정 부위에 생성되는 ‘약점’을 공략하지 않는 이상 죽이는 게 어렵다.

심지어 약점의 위치가 개체별로 달랐다. 약점의 위치에 따라서 보통 실력으론 공략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크라우젤과 유라가 지상을 도우러 갈 이유는 없다.

효율의 문제다.

두 사람이 지상에 합류해봤자 각자 하나의 전장을 지키는 게 한계였다.

물론 그것만으로 수천수만의 인명을 구할 수 있겠지만 레라지에를 버릴 이유론 부족했다.

그렇다.

크라우젤과 유라는 지옥에 남을 생각이었다.

레라지에가 회복하는 동안 곁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했고 대국적인 판단이기도 했다.

레라지에는 인류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으니까.

지옥 입장에서 그녀는 암세포와 같다.

죽지 않고 살아만 있으면 지옥을 서서히 파멸로 인도할 존재였다.

게다가 그녀는 지옥의 과거, 혹은 진실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훗날 새로운 에피소드나 퀘스트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생존시켜야했다.

“나도... 그리드의 실력을 알고 있느니라...”

레라지에는 떠올린다.

자신에게 양손을 전부 다 쓰게 만들었던 그리드의 검술을.

“범람하는 인신 중 하나에 불과하면서... 나 패왕 레라지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실력자이지... 하지만 그 정도로는 안 되느니라. 권능을 잃되 제라툴의 가호를 등에 업은 가미긴은 가히 불사에 필적할 터. 꺼지지 않는 생명의 불씨를 지상이 멸망할 때까지 불태울 것이며 그리드 혼자서는 놈을 막기 벅찰 것이니라...”

하니 너희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주어라.

거기까지 말한 레라지에가 입을 다물었다.

내상이 악화된 끝에 발성기관까지 손상 된 탓이다. 간신히 숨을 토하며 가슴을 들썩거릴 뿐이었다.

“...”

크라우젤과 유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로의 등을 맞대고 레라지에를 호위하듯 섰다.

죽음의 냄새를 맡은 악마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가미긴의 수하들은 아니다.

영혼 보관소에 주둔 중이던 가미긴파 악마들은 씨가 마른 지 오래였으니.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유라의 질문이었다.

현재 크라우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검성에게 지옥의 일 따위 알 바 아니다. 애초에 인마대전만 넘기면 지옥은 예전처럼 지상에 크게 개입하지 못한다.

이성적으로 봤을 때 그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레라지에를 죽이는 것이다.

제10위 대악마를 죽이고 얻는 보상은 엄청나게 클 터였다.

“질 낮은 하이에나는 어디에나 많군.”

크라우젤이 중얼거렸다.

죽어가는 레라지에의 격을 노리고 몰려온 악마들을 꾸짖는 언행이었다.

그걸로 대답은 충분했다.

스캉!

두 사람이 나란히 검을 뽑아 쥐었다.

레라지에를 지키는 관문이 되었다.

악마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레라지에가 무패의 명성을 잃은 게 컸다.

가미긴의 영혼 보관소를 무너뜨린 업적보다, 영혼 보관소를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몇 번이나 후퇴를 반복한 추태가 악마들에겐 더 중요하게 와닿는 것이다.

레라지에의 격 자체가 무패를 발판으로 쌓아올려진 까닭이다.

악마들은 그녀가 무적인 줄 알고 두려워했었다.

한데 더 이상 무적이 아니게 되었고 심지어 죽어가고 있다. 식욕이 돋았다. 검성과 데빌슬레이어를 좌시할 정도로 눈이 돌아간 상태였다.

츠카카칵!!

치열한 공방이 시작됐다.

수십 단위 악마들의 공세를 크라우젤과 유라가 절묘하게 맞받아치며 숫자를 줄여나갔다.

악마들의 뒤로 수천 단위의 마물들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두 사람은 동요하지 않았다. 명경지수의 경지를 진즉에 이룬 그들이다.

“가...라니까...”

한 글자씩 간신히 토해내는 레라지에의 말소리가 두 사람의 귓전에 스며들었다.

“그리드가... 죽으면... 안 되느니라...”

레라지에가 그리드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호감을 떠나 그리드가 혈왕이기 때문이다.

직계들을 해방하고 규합시켜 바알의 심장에 칼을 꽂을 열쇠.

그 열쇠를 지킬 의무가 레라지에에겐 있었다.

그녀의 삶의 목적이 베리아체의 원수를 갚는 것이기에.

하지만 크라우젤과 유라는 속사정을 모른다.

‘언제 악마까지 꼬신 거지.’

‘혹시 현실에도 저런 여자가 많을까?’

오해하면서도 태도에는 변함이 없는 두 사람이었다.

그들은 그리드를 신뢰했고 레라지에를 지키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흑수정 성까지 그녀를 옮기는 게 목표였다.

그들의 앞으로.

“여기서부턴 저희에게 맡기시죠.”

붉은 피부의 악마 글런트가 떨어져 내렸다.

템빨국 지옥지부 본부장.

흑수정 성의 관리자가 상관을 돕기 위해 출동한 것이다.

유라와 계약으로 묶인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상대였다.

그가 대동한 서큐버스들도 마찬가지다. 그리드의 수하들이었다. 어떤 옷을 입혀도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차마 지상에 데려가지 못한.

“이쯤 되는 잔챙이들은 저희로도 충분합니다.”

유독 강한 악마들은 크라우젤과 유라에게 참살 당한 직후였다.

또한 글런트는 흑수정 성의 관리자로서 단탈리안이 남기고 떠난 서재를 이용해왔다.

악마의 언어로 작성된 서적들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중책을 수행하기 위함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지식을 쌓고 강해졌다. 유라에게 목숨을 구걸했을 때와 비교할 수준이 아닌 것이다.

“부디... 그리드를...”

글런트의 등에 업힌 레라지에가 혼절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드를 걱정하면서다.

이쯤 되자 크라우젤과 유라도 불안해졌다.

‘가미긴이 도대체 얼마나 강하기에?’

가미긴에겐 이미 브라함과 카일 듀오에게 패주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곰곰이 돌이켜 보니, 당시 가미긴은 전설의 영혼을 하나도 대동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쥬다르의 가호를 받기 전이었다.

‘레라지에가 이토록 염려하는 이유는... 쥬다르의 가호와 가미긴의 상성이 유독 좋아서일까.’

나름 합당한 추측을 한 두 사람이 시선을 교환했다.

어차피 두 사람에겐 지옥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레라지에를 등에 업은 글런트가 이미 적진을 돌파하고 있었으니.

레라지에도 공략할 엄두를 못 냈던 구역들을 단 둘이서 도전할 이유도 없고, 지상으로 돌아갈 때였다.

그래서 돌아온 것인데...

“쓸데없이 끼어들었어.”

가미긴은 이미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이었다.

고작 7분 31초.

그 짧은 시간 만에 제4위 대악마가, 심지어 쥬다르의 가호를 받은 대악마가 그리드에게 격살 당했다.

이쯤 되면 레라지에가 그리드의 실력을 제대로 몰랐다고 봐야 무방했다.

‘하긴 그래봤자 10위 대악마니.’

레라지에와 그리드가 처음 만났을 당시면 몰라도, 지금의 그리드는 레라지에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는 존재다.

레라지에가 그리드를 가늠하는 건 불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레라지에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그리드의 성장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까.

지금만 해도 그는 또 한 번 큰 성장을 이뤘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

일단 레벨이 26개나 올랐다.

구젤의 도와 검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90퍼센트까지 차올랐던 경험치 게이지가 번쩍번쩍 빛나는 광경은 몹시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리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일반적인 플레이어의 경험치 게이지는 ‘사냥’을 통해서 꾸준히, 천천히 차오르는 법이니까.

물론 퀘스트를 통해서 여러 개의 레벨이 한꺼번에 오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러 개라고 해봤자 한 자릿수다.

수십 개 단위의 레벨이 한꺼번에 오르는 체험은 그리드의 전유물이다.

1레벨부터 레전드리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시작하는 재벌들, 혹은 영우의 부모님도 못 해봤을 경험이다. 몬스터에게 획득하는 경험치엔 한도가 있다.

오직 레이드에만 한도가 없다.

레이드 대상의 레벨이나 격이 높아서가 아니다.

세계관에 영향을 주는 배경을 지닌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죽은 가미긴만 해도 그렇다.

역사상 위대했던 영웅 300명과 전설 9명의 영혼이 그의 손아귀에 붙잡혀 있었다.

죽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혼들.

그들이 해방되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온갖 변화를 맞이할 여지가 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가미긴의 죽음으로 인해 고대 전설 ‘쯔단’의 영혼이 해방됩니다.]

[쯔단이 당신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보답으로 귀중한 정보를 얻습니다.]

[히든 퀘스트 <다섯 걸음의 전설>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보상으로 레전드리 클래스 전직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쯔단은 너무 오랜 세월 고통 받았다며, 이제는 좀 쉬고 싶다는 뜻을 밝힙니다. 하지만 윤회의 강에 붙잡혔던 기억이 있어 승천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죽은 자에게 안식은 없는 것일까요.]

[가미긴의 죽음으로 인해 고대 전설 ‘학센’의 영혼이 해방됩니다.]

[쯔단이 당신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보답으로 귀중한 정보를 내어줍니다.]

[히든 퀘스트 <잊힌 마탑>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보상으로 레전드리 클래스 전직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학센은 브라함을 보고 경악합니다. 자신이 도달하고 싶었던 이상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승에 남아 브라함을 지켜보기를 소망합니다.]

[가미긴의 죽음으로 인해 고대 전설 ‘파일볼프’의 영혼이 해방됩니다.]

[파일볼프가 당신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보답으로 귀중한 정보를 얻습니다.]

[히든 퀘스트 <달빛을 담는 철>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보상으로 월야철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파일볼프는 거인족의 흔적이 사라진 세계를 쓸쓸히 바라봅니다. 이 끔찍한 고독감을 잊기 위해 어서 안식을 원합니다. 하지만 윤회의 강이 두렵습니다.]

[잊힌 영웅의 영혼들이 당신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그들의 생전 기억은 희미합니다.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없어 아쉬워합니다. 가능하다면 당신의 곁에 남아 당신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소망합니다.]

영혼의 왕.

끔찍한 이명을 지닌 존재답게 가미긴 레이드 보상은 상상을 초월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옛 이야기들이 세상에 다시 드러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그리드가 독점하게 됐다.

고대 전설들의 전직서와 멸종한 줄 알았던 월야철의 확보...

하물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히든 퀘스트 <영혼 구원자>가 생성됩니다.]

<영혼 구원자>

난이도:???

가미긴의 영혼 보관소에 갇혀있던 전설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지옥 각지로 흩어진 영혼들을 회수하세요. 윤회의 강을 두려워하는 그들에겐 당신이 유일한 안식처일 것입니다.

현재 해방한 전설의 영혼 숫자:3/9

현재 해방한 영웅의 영혼 숫자:100/300

<템빨신 그리드의 기술>에는 아이템 자아 부여 스킬이 포함된다.

말 그대로 아이템에 자아를 부여하는 스킬로, 이미 존재하는 아이템을 에고 아이템화 시키는 게 가능하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부여하는 자아의 격이 높을수록 아이템의 위력도 상승했다. 조건에 따라 에고 아이템보다 상위의 개념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그리고 자아 부여에 필요한 재료가 바로 영혼이다.

이 순간 그리드는 막대한 자원을 얻은 셈이었다.

하물며 전설의 영혼을 얻을 때마다 엄청난 보상을 주는 퀘스트가 덤이다.

‘일단 십공신 전부 전설로 전직시킨다.’

템빨단을 무적으로 만든다.

그리드가 큰 포부를 품는 그때였다.

스륵.

그리드의 인공 감각에 무엇인가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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