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빨 71권 - 15화
지옥의 난이도가 유독 높은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디버프.
지옥에선 숨만 쉬어도 능력치와 스태미나가 감소한다.
지옥불 강이 흐르는 곳이나 독무가 펼쳐진 지역에선 지속적인 데미지를 입거나 실명에 걸리기도 하는 등,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그야말로 사멸(死滅)의 땅인 것이다.
둘째, 악마와 마물들의 다양성.
지옥의 33개 구역은 각기 다른 환경을 지녔다. 그에 따라 서식하는 악마와 마물의 종류도 다양했다.
악마는 개체별로, 마물은 종족별로 특징이 달라 전투스타일에도 큰 차이가 있었다. 일일이 파악하고 대비하기 어려웠다.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영역인 것이다.
셋째, 지도의 부재.
지옥의 규모는 인계와 비견된다. 하지만 실제 체감되는 크기는 그 이상이었다.
험지가 워낙 많은데다 지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리를 익히기 힘들어 매번 미로를 헤매거나 끝없는 사막을 걷는 느낌이었다.
그런 악명 높은 지옥조차도,
[레벨이 올랐습니다.]
유라와 크라우젤의 발목을 붙잡진 못했다.
레라지에 덕분이다.
그녀는 살아있는 공략집이자 GPS였다.
서열 제10위의 대악마답게 지옥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었다. 데빌슬레이어도 알기 힘든 온갖 정보를 섭렵한지라 유라와 크라우젤을 확실하게 인도해주었다.
두 사람이 지난 보름 동안 레라지에와 함께하며 쌓아올린 업적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무려 16개의 지옥을 점령하는데 일조하였으니 당연하다.
말 그대로 점령이다. 단순한 파괴와는 달랐다.
레라지에는 10번 지옥을 포함한 총 17개의 지옥 즉, 지옥의 절반 이상을 자신의 지배에 두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인마대전이다.
각 지옥의 군주들이 자리를 비우거나 군대를 소집당해 방위권을 잃은 상태였으니.
레라지에가 이끄는 5만의 군세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손쉽게 지옥을 점령해버렸다.
물론 유라와 크라우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속도였다.
[새로운 군주가 탄생하였습니다.]
[새로운 군주가 탄생하였습니다.]
[새로운 군주가 탄생...]
레라지에의 권속들이 빈 왕좌를 차지했다.
16개 지옥의 새로운 군주가 되어 곧바로 권한을 행사, 자신의 땅에 열려있는 포탈을 모조리 닫아버렸다.
지옥과 인계를 잇는 포탈 중 절반 이상이 폐쇄됐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큰 보람을 느끼는 건 오래간만이군.”
“후훗, 그러게요.”
크라우젤과 유라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았다.
자신들의 활약이 세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전에 없던 보람이 그들에게 뜨거운 열정을 선사하며 무한한 동력으로 화했다.
“여기서부턴 긴장해야 하느니라.”
하늘을 점거한 포탈이 점차 사라지는 광경을 보며 웃는 두 사람에게 레라지에가 주의를 주었다.
선두에 선 그녀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옥을 새로이 점령할 때마다 병력을 쪼개 방위군으로 남긴 여파였다.
“너희들에게 의지하는 바가 크다. 내 등을 맡기겠느니라.”
레라지에는 유라와 크라우젤을 직접 설득하고 회유한 바 있다.
이번 작전에 그들의 힘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여 두 사람 앞에서만큼은 솔직했다. 애써 허풍 떨지 않고 의지했다.
유라와 크라우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레라지에가 악마라는 이유로 편견을 품지 않았다. 한 배를 탄 시점부터 동료로 인식했다.
저열한 패악 따위 없는, 고결한 순수.
레라지에는 처음부터 두 사람의 본질을 알아봤던 거다.
저벅.
레라지에의 걸음이 멈췄다.
하늘에 닿을 듯이 거대한 문이 그녀의 눈앞에 놓였다.
짙은 어둠 속에서, 지네처럼 늘어진 채 움직이는 길을 한참을 걸은 끝에야 일행은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이곳이 어디인지, 유라와 크라우젤은 인식하지 못했다.
단지 알 수 없는 곳이었다...
“이곳은 제4위 대악마 가미긴이 영혼을 보관해놓은 창고이니라. 총 999개의 영혼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중 99개가 영웅의 영혼이고 9개는 전설의 영혼이지. 가미긴에게 붙잡혀 윤회의 강을 건너지 못한 가여운 이들이다.”
“...!”
유라와 크라우젤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로그아웃할 때마다 검토했던 무저갱 전쟁.
그곳에서 날뛰던 가미긴을 서른 개의 영혼 전사가 호위했었는데 몹시 고강했었다.
한데 이곳에 그런 영혼이 100개도 넘게 있단 거다.
하물며 무저갱에서도 선보이지 않았던 전설의 영혼이 9개라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목적은 그 모든 영혼을 소멸시키는 게 아니라 영혼들과 연동되어 있는 가미긴의 ‘외부 심장’을 파괴하는 것이니까. 일점으로 돌파하여 단시간에 끝낼 계획이니라.”
목적을 달성하는 즉시 후퇴할 것을, 레라지에는 계획하고 있었다.
무패의 신화를 오늘 이곳에서 끝내겠다는 뜻이다.
그녀 입장에선 정말로 큰 희생이었다.
치명적인 상처가 되어 영원토록 후회할지도 모를 결단이었다.
하지만 강행할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다.
평생을 발버둥 쳐봤자.
설령 자신이 신위를 쌓아 마신이 된다고 해도 바알과 아모락트라는 벽을 넘지 못할 거란 사실을 알았다.
언젠간 반드시 겪게 될 패배를, 자신이 원하는 시기로 당겨오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그게 바로 지금이다.
가미긴에게 타격을 입힐 기회는 지금 외엔 없을 테니까.
“가미긴은 바알의 몇 안 되는 조력자. 놈에게 영구적인 피해를 입힐 수만 있다면 바알의 세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니라.”
“질문해도 됩니까.”
“윤허한다, 검성이여.”
“당신은 지옥의 멸망을 원하는 겁니까.”
“후훗, 그럴 리가. 이곳은 나와 내 부하들의 고향이거늘 어찌 멸망을 바라겠나. 나는 다만 바알에게 복수하기를 바랄 뿐이다. 내 부하들은 지옥의 정화를 바라고 있고... 지금의 지옥은 왜곡 된 것이니까.”
“왜곡되기 전의 지옥은 어떤 세상이었습니까.”
“후훗, 글쎄... 솔직히 말해서 모르겠구나. 나 또한 어떤 분께 이야기로만 들었을 뿐이다. 내가 태어났을 때 지옥은 이미 이런 곳이었으니.”
“그렇습니까.”
크라우젤은 더 이상의 대화를 유도하지 않았다.
의미가 없어서였다.
레라지에의 반응을 보아 지옥의 진실을 듣기엔 아직 조건이 부족한 듯했다.
‘친밀도만으론 부족하고 히든 퀘스트를 해결해야 하나보군.’
크라우젤이 유라를 바라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젠간 자신이 꼭 지옥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답하는 눈치였다.
옅게 웃은 크라우젤이 읊조렸다.
“내가 아닌 그리드와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다.”
인마대전 기간 동안 크라우젤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전쟁 시작 전부터 지옥원정대로 활약하고 이후엔 레라지에와 쭉 함께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현재 그의 레벨은 무려 469.
거기에 새로 얻은 칭호가 4개다.
여태껏 없던 발전을 이룬 크라우젤은 자연히 옛 기억을 떠올렸다.
500레벨을 달성할 때쯤엔 선구자 타이틀을 되찾아오겠다고 그리드 앞에서 다짐했던 일이다.
새삼 부끄러워졌다.
그리드가 바알의 분신을 단독으로 레이드하는 영상을 시청하면서 그와 자신의 격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았음을 깨달았으니까.
‘이쯤 되면 경쟁자를 자처하는 게 실례다.’
애초에 크라우젤 본인이 그리드를 경쟁자로 칭했던 건 오래 전 일이다.
제4회 국대전을 겪은 뒤론 그리드를 평생 뒤쫓지 못할 거란 사실을 눈치 챘다.
하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그리드가 자신을 경쟁자로 여겨줬으니까.
그의 두 눈에 가득 담긴 기대감을 엿본 순간, 나는 더 이상 네 상대가 아니라고 고백할 수가 없게 됐다.
고독으로 떠미는 것만 같아서였다.
지존만이 느끼는 고독을, 크라우젤은 한때나마 잠시 체험했었다.
하지만 이제 걱정할 필요 없어졌다.
유라가 있기에.
언젠가 그녀가 그리드의 기대에 부응해주리라.
“네, 제가 영우씨와 함께 할게요.”
인마대전 기간 동안 성장한 건 크라우젤 뿐만이 아니다.
적어도 지옥이라는 무대에서 크라우젤은 유라를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
그만큼 그녀가 강해졌다.
사격에 비해 부족했던 검술 실력을 노력과 경험으로 강화시키고 마기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을 버프나 스킬로 치환하는 능력을 얻은 게 컸다.
“가자.”
끼이이익...
거대한 문이 레라지에의 손짓 한 번에 열렸다.
어둠 너머에서 어떤 기괴한 형상이 일렁거렸다.
““으응? 뭐냐, 레라지에. 미쳤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냐?””
“저놈은 아주 고약한 놈이니라. 놈이 무엇을 들려주고 무엇을 보여주든 현혹되지 말거라.”
““영혼의 준비가 너무 늦다고 잔소리를 듣고 온 참인데... 마침 잘 됐다. 화풀이 상대로 제격이군.””
“레라지에, 여전히 내 복수를 이루지 못 한 거니. 기대에 못 미치는 아이구나.”
“유라야 이 할아비는 너 말고 믿을 사람이 없단다. 여기서 이럴 때가 아니야.”
“당신이 내 아들이라고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 아들을 어디에 숨겼죠? 어서 데려와요! 꺄악!! 어서어!!”
유라와 크라우젤의 얼굴이 굳었다.
Satisfy에 존재해선 안 될 인물들이 나타난 까닭이다.
‘기억을 읽고 보여주는 환상인가? 이쯤 되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인권 침해인데. 아니, 유라가 보고 있을 트라우마는 내게 보이지 않는다. 당사자에게만 보이는 건가.’
‘운영자 분들껜 모자이크 상태로 송출될 확률이 높아.’
그래도 변호사랑 상담해 보자.
유라와 크라우젤이 진지하게 생각하는 순간.
[영혼들이 눈을 뜹니다.]
[고대 전설 ‘칼’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고대 전설 ‘학센’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고대 전설 ‘쯔단’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고대 전설 ‘아리샤’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고대 전설 ‘파일볼프’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전대 전설 ‘기스’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전대 전설 ‘크루제’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전대 전설 ‘알렉스’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전대 전설 ‘포비아’의 영혼이 출현하였습니다.]
지하에서 스며나온 강력한 존재들이 일행을 둘러쌌다.
베리아체의 환영을 마주한 채 굳었던 레라지에가 이를 악 물고 말했다.
“긴장할 거 없다. 앞만 보고 달리면 되느니라.”
“네.”
단단한 전우애를 다진 세 사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전진한다.
***
데미안은 교황 시절 얻은 정보와 지식이 몹시 많다. 야탄교와 관련해선 거의 꿰뚫고 있었다.
포식이불족발이 야탄교의 동선을 미리 읽고 던전에 가둬버릴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데미안의 지혜 덕분이었다.
“드디어 잡았다.”
‘이런 젠장.’
미로처럼 설계한 던전을 중횡무진으로 누비던 포식이불족발.
야탄교의 광신도들을 유인하고, 기습하며 활약하던 그가 결국 위기에 빠졌다.
드디어 던전의 구조를 파악한 야탄의 종들이 포식이불족발의 퇴로를 모조리 막아버린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포식이불족발은 본래 총 11개의 던전을 운영했었다.
그중 7개의 던전은 템빨국 백성들과 병사들에게 훈련소 개념으로 기증했고 나머지 4개의 던전만 밥줄로 삼았다.
몬스터들을 현혹해 잡아먹는 던전이었다.
경험치와 아이템을 자동으로 물어오던 그 귀중한 4개의 던전을 포식이불족발은 모조리 철거해버렸다. 그리고 바로 이 자리에 하나의 대형 던전을 건설했다.
야탄교를 유인하기 위해선 그 정도 희생은 각오해야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야탄교의 발을 묶어두는 게 그의 임무였다.
한데 실패한 것이다.
광신도들이 어느 순간부터 함정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화살과 창에 꿰뚫리고, 독을 마시고, 화염에 불타고, 늪에 잠겨도 죽지 않고 꾸역꾸역 전진해 포식이불족발을 고립시켜버렸다.
마치 불사의 존재가 된 듯했다.
‘망했다.’
포식이불족발이 죽음을 직감했다.
4개의 유니크급 던전을 희생해 만든 이 던전도 함께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자 뼈가 아팠다.
오늘의 피해를 복구하려면 앞으로 최소 3달이 걸릴 터였다...
“...?”
절망하던 포식이불족발이 문득 정신을 차렸다.
저 뒤편에서 광신도들의 비명소리가 아련히 들려왔다.
“뭐지?”
야탄의 종들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보았다.
신도들을 살육하며 돌진해오는 사내를.
야탄교 입장에선 그리드에 버금가는 철천지원수, 전 교황 데미안의 난입이다.
“하하하! 어리석은 놈! 제 발로 죽으러 온 거냐!”
야탄의 종들이 희열에 차서 외쳤다.
교황의 자격을 잃은 놈.
고육지책으로 템빨신교라는 되도 않는 신흥 종교의 교주가 된 이후 약해졌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놈을 찢어 죽여 원한을 해소할 기회다.
파지직!
야탄의 종들의 주변으로 수십 개의 마법진이 쾌속하게 떠올랐다.
대상을 구속하는 저주와 포격 마법의 연쇄였다.
“데미안! 조심해라! 이놈들 안 죽...!”
다급히 외치던 포식이불족발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대규모 영역을 점거한 수십 개의 마법진이 표적을 잃고 뒤틀렸다.
어느새 종들의 틈새로 난입한 데미안이 검무를 펼쳤다.
“연살파(聯殺派).”
콰르르르르릉!!
“크아아악!!”
“이, 이게 무슨...!”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야탄의 종들이 당혹을 숨기지 못했다.
데미안이 교황 시절과 비교해서 훨씬 더 강해졌으니 당황하는 것이다. 소문과 완전히 딴판이었다.
놈들이 혼란해하는 틈에 포식이불족발의 곁으로 나란히 선 데미안이 설명했다.
“공격해도 데미지를 1밖에 입지 않는 놈들은 쥬다르의 버프를 얻은 겁니다. 그럴 경우 약점은 뒷목이나 골반, 그리고 아킬레스건에 숨어있으니까 잘 살피셔야 해요.”
“어, 응... 근데, 나도 템빨신교 가입되나?”
“아직도 안 하셨습니까...?”
“난 원래 종교에 가입한 적이 없어. 종교에 속하면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잖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고 들어서.”
“템빨신교는 자유롭습니다!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지만! 어쨌든 무적이라고요!!”
“그, 그러냐...”
“여태껏 가입하지 않으셨다니! 정녕 호구가 따로 없군요!”
“...”
“일단 도망치죠!!”
“...???”
대륙 곳곳에서 활약하는 템빨신교 교인이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 이사벨이 초창기의 위용을 자랑하며 전성기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리드가 2번 연속으로 신물을 만든 여파다.
***
같은 시각, 라인하르트.
그리드는 아이린의 배웅을 받고 있었다.
“잘 다녀오세요.”
“음... 우리 부모님은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소. 어차피 알아서 잘 지내실 분들이라.”
“군왕의 어버이는 온 백성의 어버이신데 어찌 소홀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저는 두 분이 너무 좋답니다. 저와 로드에게 너무 상냥하세요.”
“그럼 다행이오만...”
그리드가 뒤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로드와 함께 하하호호 웃으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보였다.
행색은 초보자와 거리가 멀다. 그리드의 선물 덕분이었다.
실제로 두 분의 성장속도는 일반의 범주를 넘어섰다. 어릴 때 PC방 좀 다니셨다더니 허풍이 아닌 듯했다.
“후훗,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금방 돌아오겠소.”
다시 한 번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는 아이린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웃은 그리드가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춰준 후 하늘 위로 떠올랐다.
목적지는 지혜의 탑.
드래곤의 개입에 대비할 겸, 비반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었다.
약속했던 선물, 바로 드래곤 웨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