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빨 70권 - 9화
어디로 가서 누굴 만나고, 누구를 만나 어떻게 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다...
Satisfy엔 이런 식의 가이드라인이 거의 없다. 후반부로 갈수록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플레이어의 레벨과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역으로 제한해나갔다.
이유는 명료하다.
자유도.
Satisfy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계이므로, 퀘스트나 시스템에 의지하며 선택지를 좁히지 말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보라 이거다.
이런 S.A의 태도를 놓고 사람들은 갑론을박을 펼쳐왔다.
하지만 대개 긍정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갔다.
게임사와 시스템의 개입이 적으면 적을수록 세계에 대한 몰입감이 올라가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만약 S.A의 운영 정책이 일반 게임사들과 비슷했다면, 사람들은 Satisfy를 또 다른 세계가 아닌 단순한 MMORPG로 인식했을 것이다.
그래, 사람들은 S.A의 태도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너무하다 싶었다.
인마대전.
아무런 예고조차 없이 발생했던 에트날 골렘 침공전이나 대악마 침공 사건 등과 비교하면 그나마 ‘예고’ 정도는 해줬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보가 너무 빈약했다.
사람들은 인마대전이 대체 어떤 이유로,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 채 오늘을 맞이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S.A가 이번 사태를 그나마 예고라도 해줬던 이유.
난이도가 역대급으로 높아서였다.
전쟁 개시 후 20분.
고작 20분 만에 수억 명의 플레이어가 각지에서 위기를 겪고 있었다.
물론 장소에 따른 편차는 존재했다.
누군가는 ‘위기란 역으로 기회’라는 지론에 공감하며 전쟁을 즐겼다. 그들의 권역에 출몰한 적들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으니까.
포탈을 타고 꾸역꾸역 나타나는 마물을 사냥하며 쏟아지는 경험치와 아이템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절망하는 이들의 숫자가 환호하는 이들의 숫자를 아득히 초월했다.
특히 제국 소속 플레이어들이 그랬다.
“제길! 이거 실화냐!!”
제국 황도 타이탄.
이곳에 ‘무저갱’이라는 지하감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플레이어가 이제는 제법 많다.
하지만 무저갱이 세계의 끝이며 경계라는 사실을 아는 플레이어의 숫자는 한줌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무저갱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 마물 군단과 악마들에게 가히 큰 충격을 받았다.
포탈에서 등장하는 마물들과 비교해서 압도적인 숫자와 강함.
무저갱은 혹시 지옥의 입구가 아닐까, 그런 의심이 생길 지경이었다.
타이탄은 순식간에 짓밟혔다. 군대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했고 마물들은 시가지까지 수월하게 진입했다.
놈들의 선두에 선 악마가 워낙 강력했다. 단 한 자루의 검으로 제국군을 학살하는 모습에 현실감이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라고 믿었던 제국 황도 한복판에서 설마 이런 위기를 겪게 될 줄이야...
“이상하군.”
악마 제파르.
사람들을 도륙하며 중얼거리는 그의 이름은 흑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대악마와 최소 동급의 네임드라는 증거다.
화르륵!
제파르가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베이고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 속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건물 안에 있던 장치와 물건들이 폭발하고, 발화하여 제국의 찬란한 문명을 불태워갔다.
사람들의 비명이 더욱 높아지는 그때였다.
“순순히 무기를 버리고 투항해라.”
한 무리의 기사들이 현장에 나타났다.
떨어지고, 휘몰아치는 건물의 잔해들과 폭발의 여파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면서였다.
“내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기사들의 권고에 고개를 갸웃거린 제파르가 검을 휘둘렀다.
놀랍도록 빠르게 발출되는 검기에 마기가 자연스럽게 섞였다. 새카만 불길이 해일이 되어서 밀려오는 듯했다.
제국에선 이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검호들의 검기를 초월하는 파괴력이 담겨있었다.
그것을,
쩌어엉!!
기사단의 선두에 선 인물이 막아냈다.
커다란 야수가 이끄는 쌍두마차 위에 오른 인물, 불사왕 그렌할이었다.
“큭...!”
고층 건물을 두부처럼 잘라온 검격이다.
마기와 섞인 검기의 파장이 몹시 강력하고 커서 그렌할은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거의 본능적으로 움직인 덕분에 가까스로 반응하는데 성공했지만,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큰 상흔이 아로새겨졌다.
더불어.
푸화학!!
그의 좌우에 도열해 있던 기사 몇 명의 이마가 투구 째 잘려나가며 피가 솟구쳤다. 졸지에 주인의 피를 뒤집어쓴 말들이 놀라 달아났다.
“이 무슨...”
기사들의 목소리가 떨렸다.
불사왕 그렌할.
제국의 공작 중 하나로, 제국 무력의 상징이기도 한 그가 대악마도 아닌 일반 악마의 일격에 압도당했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사건이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근육과 혈도를 힘껏 조여 출혈을 막은 그렌할이 등 뒤로 손을 뻗었다.
동요하면서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기사들을 만류하는 손짓이었다.
“여기는 내게 맡기고 산개해라.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보호해.”
“...예!”
수레기사단은 그렌할 공작가문을 섬긴다.
그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대상은 백성도, 제국도, 황제도 아닌 그렌할 공작이었다.
당연히 그렌할 공작의 곁을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본심을 억누르고 명령을 받드는 이유는 그렌할 공작의 마음을 알아서였다.
그렌할 공작은 황도를 제국의 심장이라 하였다.
제국의 모든 것이 무너져도 황도만 무사하다면 제국은 반드시 재생할 거라고 말했다.
그래서 가문의 영토는 후계자에게 맡기고 자신은 황도 타이탄에 머물러온 것이다.
“정말로 이상한걸.”
제파르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치렁거리는 반백의 머리칼이 은은한 적빛을 띈다. 달빛이 붉어서였다.
“손맛이 나빠.”
제파르의 차가운 눈동자가 그렌할의 두터운 갑옷을 관찰한다.
“너희들, 잘 안 베이는데.”
제파르의 검은 지옥에서 가장 날카롭다. 강철보다 단단한 군주들의 육신을 숭덩숭덩 썰어왔을 정도다.
한데 무저갱을 넘어 인계에 도착한 뒤로 칼날이 무뎌진 듯한 이질감을 느꼈다.
일부 인간의 몸이 잘 베이질 않았다.
커다란 마차에 올라타 있는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흐음...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갑옷인가?”
아스가르드의 신들이 벌써 인간의 편을 드는 걸까.
제파르는 자연스럽게 의심했다.
일부 인간이 무장하고 있는 갑옷의 강도가 그만큼 뛰어났다.
그렌할 공작이 입 꼬리를 크게 올렸다. 안 그래도 부리부리한 눈을 한껏 치켜떠 제파르를 노려보며 웃었다.
“이건 미스릴과 흑철을 섞어 만든 갑옷이다.”
“지옥 출신이라고 촌놈 취급하는군.”
검(劍)에 관심이 많은 제파르는 광물에도 조예가 깊다. 미스릴과 흑철을 알고 있다.
미스릴은 마기의 위력을 약화시키고 흑철은 강철보다 단단하다.
하지만 자신의 검기를 막을 정도로 단단하게 제련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제파르가 아는 진실이었다.
그렌할 공작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진심으로 의심하는 건가? 하하핫, 네놈들은 아무 것도 모르나보구나.”
“무엇을?”
그렌할 공작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미소를 거두고 상반신을 앞으로 크게 숙였다. 몸이 직각으로 굽혀지며 팽창한 등 근육이 꿈틀거린다.
“쯧.”
제파르가 눈살을 찌푸렸다. 선문답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해소시켜주지 않는 인간의 고약한 심보에 혀를 내둘렀다.
그때 이미.
푸화하학!!
그렌할 공작의 어깨에서 대량의 피가 분출됐다.
갑옷을 찢어발기고 살을 파고드는 검기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발생해 그렌할 공작의 쇄골을 깊숙이 베어버렸다.
목을 노렸건만.
투웅!
그렌할 공작은 개의치 않고 지면을 박찼다. 마차에서 뛰어내려 사선으로 하강했다.
불사왕.
상처를 입을수록 육체의 내구력이 강해지며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버서커의 돌진 기세가 무시무시했다. 공기의 흐름이 뒤틀렸다.
하지만 제파르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다. 무표정하게 검을 한 번 더 휘둘렀다.
마기와 검기의 파동이 요사스러운 기파를 발생시켰다. 그의 검로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갈기갈기 찢겨나갔고 그 대상엔 당연히 그렌할 공작도 포함되어 있었다.
“...”
갑옷과 살갗이 통째로 찢겨나가 피투성이가 된 그렌할 공작의 눈이 하얗게 뒤집혔다. 흉포한 돌진이 허망하게 끝났다. 끝내 제파르에게 닿지 못한 채 멈췄다.
둘 사이의 간극은 고작 1미터였으나 영원히 닿지 않을 거리처럼 보였다.
“역시... 손맛이 나빠.”
묘하게 불쾌하다.
중얼거린 제파르가 그렌할 공작의 곁을 무심히 스쳐지나갔다. 경계하지 않았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선 채 죽은 송장을 신경 쓸 이유는 하등 없었다.
덥썩.
“...?”
하여 조금 놀랐다.
죽은 줄 알았던 놈이 손을 뻗어 자신의 어깨를 붙잡았을 때, 누가 그새 이놈을 언데드로 만든 건가 싶었다.
“나는...”
세상이 그리드의 서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다 보니 일부 사람들이 종종 혼동한다.
이 세상엔 그리드 혼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리드가 노력해서 어떤 성과를 내거나 강해질 때마다 다른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슷하게 노력하고 성장해왔다.
“...불사왕이다.”
한때 제국의 공작이 인류의 정점으로 인식됐던 시절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렌할 공작의 명성이 가장 높았다.
그런 그가 대악마와 싸울 땐 큰 활약을 못했다.
문제는, 그가 여전히 최강의 인간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한탄했다.
절대다수의 인간이 타고나는 육체와 재능의 수준이 얼마나 미약한지 실감하며 회의감을 느꼈다.
인간의 수준이 낮기에 제국의 공작들을 넘어서는 인재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 거라고 여긴 탓이다.
오산이었다.
제국의 공작들이, 그렌할 공작이 여전히 최강의 인간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꽈아아아앙!!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그가 계속 강해져왔기 때문이다.
대악마와 대적하여 인류를 지탱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그렌할 공작은 매일 같이 단련해왔다.
타고난 힘에 안주하는 악마들과는 마음가짐부터가 달랐다.
“...!”
그렌할 공작의 어퍼컷에 옆구리를 얻어맞은 제파르의 몸이 허공 높이 솟아올랐다.
버서커.
모든 무기를 극한으로 연마할 수 있는 그들은 육체 또한 무기로 다룬다.
상처 입을수록 세상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하게 연마되기에.
다만.
이번엔 상대가 나빠도 너무 나빴다.
검 한 자루로 서열 제13위의 대악마를 꺾었던 악마.
한 자릿수 대악마 다음으로 강력한 악마 중 하나가 바로 제파르다.
“...훌륭하군.”
충격에 저항하지 않고 자신의 몸이 어디까지 솟구치는지 체험해본 제파르가 몸이 멈춘 순간 미소 지었다. 지옥달의 붉게 충혈 된 눈이 가까이에서 아른거렸다.
“인간의 몸을 거기까지 단련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가.”
몸을 돌려,
쐐애애애액!!
하강한다.
점처럼 작아졌던 인간의 모습이 순식간에 다시 커진다,
“그대를 존중하여 나의 검술을 견식 할 기회를 주마.”
호흡을 모은 제파르가 떨어지는 자세 그대로 기수식을 취했다.
단순히 검을 휘두르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세계의 경계를 베었던 예기를 불러일으켰다.
그의 검과 그렌할 공작의 주먹이 허공에서 충돌하기 직전.
“개 같은... 왜 하필 이쪽으로 쳐들어온 거냐. 귀찮게.”
느긋한 말투와 맞물리지 않는, 굉장히 빠른 음성이 제파르의 귓전에 쏟아졌다.
호흡을 10분의 1조차 토하지 못한 찰나에 몇 마디 말이 들려온 것이다.
화자가 남들과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란 의미였다.
파지직!
제파르가 저릿한 감각을 느낀 순간.
푸른 전광에 물든 그의 시야에 수백 미터 바깥에 있던 성벽이 가득 담겼다.
꽈아아아아아앙!!
몇 년 전, 모종의 이유로 무너진 이후 훨씬 더 높고 단단하게 축조된 제국의 성벽.
그 일각이 처참하게 붕괴됐다.
벼락에 얻어맞은 제파르의 몸이 포탄처럼 날아와 처박힌 까닭이다.
파직, 파지직!
태어날 때부터 번개를 품은 특이체질.
무신 제라툴이 삼제 이정을 보내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재능의 화신이자, 초월자이며, 제국에 단 하나 남은 기둥.
‘외팔의 카일’이 그렌할 공작 곁에 서며 불퉁히 말했다.
“당신이 죽으면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서 도왔을 뿐이다.”
“하하, 그런가. 저 악마를 감당할 생각이라 이거군. 좋네, 나와 함께 제국을 지켜보도록 하세.”
“헛소리... 칫.”
언제 베인 거지?
눈꺼풀에서 흐르는 피를 신경질적으로 닦아내는 카일의 표정이 똥이라도 씹은 듯하다.
제국이 멸망하든 말든, 사실 그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방관했다간 그리드에게 남은 팔마저 잘릴까봐 어쩔 수 없이 나섰을 뿐이다.
그들의 등 뒤로 맹수왕 모르이즈와 적기사단이 달려오고 있었다. 라우엘의 명령에 따라 워프게이트를 타고 도착한 극검도 함께였다.
“소환, 이야루그트!”
히든 피스가 발생한다.
***
템빨국 왕도 라인하르트.
“...차라리 우리가 원정을 가자!”
라인하르트에도 제법 많은 포탈이 열렸다.
하지만 마물들이 나타나는 족족 병사들에게 요격당하는 바람에 플레이어들이 나설 기회가 거의 없었다.
다른 지역의 플레이어들은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 마당에 템빨국의 플레이어들은 굶어죽게 생긴 것이다.
이대로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순 없다...
결심한 플레이어들이 하나둘씩 도시를 떠나기 시작한 그때...
“신 피아로, 원정을 마치고 돌아왔나이다.”
피아로와 기사들이 그리드에게 찾아와 보고했다. 포로로 끌려온 다크엘프 왕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그리드를 노려보다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냉큼 숙였다.
피아로 일행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자신들이 몇날 며칠을 고생해서 잡은 다크엘프 왕.
대단히 강하고 콧대 높은 놈이 그리드 앞에선 순한 양이 됐으니 그리드가 그새 또 강해졌단 사실을 간접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템빨검탑을 세웠다.”
“검탑...이라 하시면.”
“말 그대로 검술을 연구하고 연마하는 탑이야. 대단한 인물을 탑주로 초빙했으니 여독은 나중에 풀고 꼭 들러보길 권한다.”
싱클레드가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시대에 저희를 가르칠만한 검사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당대의 검성 크라우젤은 아직 노회하지 못했다.
그를 제외하면 우리보다 나은 검사가 없을 텐데, 대체 누가 우리를 제치고 탑주로 취임했단 말인가?
기사들의 반응이 묘했다.
과거 적기사단의 검술 교관이었던 단테는 정체불명의 검탑주에게 경쟁심마저 느끼는 듯했다.
“글쎄. 가서 만나보는 게 빠르지 않을까?”
비반의 정체를 발설할 수 없으므로, 그리드는 길게 말하지 않았다. 근질거리는 입을 간신히 꾹 닫았다.
피아로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어떤 망종이 전하의 마음을 홀린 거지?’
템빨국은 평화로웠다...
우선 그리드가 초조함을 버렸다.
라우엘과 사마천을 비롯한 뛰어난 책사들이 온갖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으니까.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는 연합국들은 속속들이 도착하는 원군에 구원받을 터였다.
그리드는 다만 자신의 일에 집중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