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381화 (1,371/1,794)

템빨 69권 - 13화

Satisfy는 불친절하다. 유저에게 모든 걸 설명해주지 않는다.

히든 클래스 전직자 상당수가 전직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했다는 점, 어떤 유명한 전설의 대장장이가 ‘아이템 오토 제작’이라는 편의 기능의 존재를 몰랐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증거다.

‘이것도 신화 클래스의 특성인가?’

서걱!

천의 검무로 미카엘을 썰면서, 그리드는 무척 중요한 변화를 체감했다.

검무를 쓸 때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질 않았다.

유동하는 무게중심에 대응하고자 행동에 제동을 걸거나, 검을 두 손으로 쥐거나, 신체 특정 부위에 힘을 더하거나 하는 식의 노력이 필요 없어졌다.

‘물리적인 상태 이상에 면역할 가능성이 생겼다더니.’

어느 정도의 물리법칙을 무시하게 됐다는 뜻이었나.

덕분에.

콰드득!!

그리드는 종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자유롭게 검무를 구사했다.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르며 다른 한 손으론 미카엘의 반격을 막거나 날개를 잡아 뜯었다.

살을 쓰고도 퇴보할 수 있었고, 연을 쓰면서 선회할 수 있었다.

검무의 가동범위가 대폭 확장됐다. 검무와 평타, 검무와 검무를 연계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자연스러워졌다.

몇 번을 개량해도 잔재했던 검무의 태생적인 단점들이 완벽하게 사라졌다는 의미다.

그리드의 검무는 여전히 우아하되 검술처럼 군더더기가 없었다. 주황색의 극광과 어우러져 퍽이나 아름다웠다. 신성하다는 인상마저 주었다.

서걱!!

그리드는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시간을 활용한다.

지난 수십 일. 동료들과 달리 홀로 대장간에 틀어박혔던 그는 신검의 개변을 마쳤다. 사냥터에 나가지 못했던 시간을 천금보다 귀하게 쓴 결과였다.

개변하고 위력이 상승한 신검들의 절삭력은 자연히 강해졌다. 한때 실패작을 상징하는 옵션이었던 <절단>이 모든 신검에 당연하다는 듯이 귀속됐다. 옵션의 성능 자체가 강화 된 채였다.

미카엘의 몸이 허무하다시피 쉽게 절단되고 쪼개지는 이유였다.

꿀렁꿀렁!

“우욱...!”

지상의 교인들이 흐느끼며 토악질하고 있었다.

잘려나간 육체들에서 신경과 근육 다발들이 돋아나고 다시 뼈가 이어지길 반복하며 재생하는 미카엘의 모습으로부터 괴이를 느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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