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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1330화 (1,320/1,794)

템빨 67권 - 08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어의 입지는 NPC보다 훨씬 못했다.

그리드가 제국의 공작들에게 꼼짝도 못했던 시절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각국의 권력자들은 대부분 NPC였고 플레이어는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는 고용인에 불과했다. 수백 년의 역사 동안 축적 된 권력과 체제를 넘어서기엔 플레이어의 힘과 경험이 형편없이 부족했다.

애초에 넘어서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다.

절대다수의 플레이어는 이미 존재해온 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원했으며 그걸로 충분히 만족할 줄 알았다.

하지만 소수의 플레이어는 깊은 불만을 품었다. 고작 NPC를 섬기거나 의지해야하는 신세를 용납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사회의 주체가 되기를 희망했다.

세월이 흘러.

드디어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사하란 제국을 중심으로 완성 됐던 체제가 그리드와 바사라에 의해 붕괴 된 것이다.

제국의 억압에서 해방 된 국가들이 사업과 군비를 강화하며 플레이어들에게 온갖 혜택과 기회를 제공했다. 공을 세운 플레이어들이 각국의 귀족 자리를 꿰차고 영지를 갖게 되면서 플레이어의 입지는 나날이 발전했다.

극소수 하이 랭커들의 전유물이던 ‘영주 시스템’을 훨씬 더 많은 플레이어가 누리게 되었다.

부작용은 심했다.

한낱 인공지능에 불과한 NPC를 따르기 싫다며 기존의 체제에 반감을 품었던 자들이다. 그들은 당연히 NPC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았다. 드디어 손에 넣은 권력을 무자비하게 행사했다.

세율을 최대로 높이고 인력을 멋대로 착취하거나 예쁜 여자, 잘생긴 남자를 모조리 첩으로 들여 유린하는 건 기본이었다.

플레이어가 다스리는 영지마다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가득했다.

“이래서야 난민이 생길 수밖에 없지. 그들이 템빨국과 발할라로 유입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라이온.

몰락한 상왕 키르를 제치고 상위 랭킹을 차지한 ‘다섯 거상’ 중 한 명이다.

템빨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압도적인 랭킹 1위를 유지 중인 뮤토에겐 아직 미치지 못하나 엄청난 속도로 재력을 쌓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하하하... 병사들에게 성문을 철통 같이 봉쇄하라고 지시해 놓았었는데... 이 상놈에 새끼들이 성문을 지키기는커녕 백성들하고 같이 도망가는 바람에...”

하이가 민망하다는 듯이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인다.

영주가 되고 고작 반년 만에 영지민의 숫자를 절반이나 말아먹은 병신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라이온은 놀라웠다.

하지만 굳이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병신에게 할애할 정도로 그의 감정은 값싸지 않았으니까.

“약속했던 대금이요. 이걸 받고 영토의 모든 권리를 양도해주시오.”

“꿀꺽... 이후에 어떤 문제가 생겨도 제게는 책임이 없는 거, 맞습니까?”

탐욕스러운 눈으로 액수를 세어본 하이가 재차 확인했다.

최대 6천의 백성을 수용하는 작은 영지.

하이는 아크 왕국의 귀족으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국왕에게 이 땅을 하사 받은 것이다. 당장은 이 땅의 모든 권리가 그에게 있지만 제3자, 심지어 타국의 상인에게 판매할 경우 어떤 후환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막말로 국왕이 땅을 빼앗으려 들지도 모를 일이다.

“맞소. 거래가 성사되는 순간부터 당신은 모든 책임에서 해방 되는 것이오.”

어떤 문제가 생기든 네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충 그런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대금과 함께 넘긴 라이온이 재촉했다.

“어서 사인하고 꺼지시길.”

“아, 알겠습니다.”

하이는 제 주제를 파악한 상태였다.

온갖 더러운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영주가 되긴 했지만 인재를 모으는 능력도, 영지를 운영하는 능력도 없었다. 권력에서 말미암은 향락의 유혹을 뿌리칠 정도로 의지가 강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계약서에 냉큼 사인했다.

개차반이 된 영지를 떠넘기고 큰돈까지 챙기게 됐으니 그의 입장에선 나쁜 거래가 아니었다.

[영지 ‘비치오’의 권리를 구매하였습니다.]

[비치오의 영주가 되었습니다.]

[장인급 거래 스킬의 레벨이 올라 3이 되었습니다.]

[아크 왕국의 국왕이 당신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입니다. 조만간 소환장이 날아올지 모릅니다.]

국왕의 경계?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다.

소중한 인구를 축내는 쓰레기에게 영지를 맡긴 걸 후회하고 있던 차에 차라리 잘 됐다 싶을 것이다.

다만 합당한 성의를 요구할 것이며, 한동안 대놓고 감시하겠지만 라이온은 충분히 각오하고 있었다.

지금 신세를 걱정해야할 사람은 라이온이 아닌...

“흐흐흐.”

국가의 땅을 멋대로 팔아넘기고 기뻐하는 눈앞의 쓰레기다. 앞으로 영원토록 아크 왕국에게 추적당하고 사냥당하길 반복할 자신의 신세를 전혀 상상조차 못하는 눈치였지만 말이다.

‘이런 쓰레기들 덕분에 매물이 많이 나오는 건 좋군.’

하이가 떠난 후에야 라이온은 비로소 미소 지었다.

대륙 각지에서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떤 거대한 자금이 상인들을 내세워 망가진 영지들을 매입했다.

***

“낭만이 없어, 낭만이.”

Satisfy는 사람들의 실생활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다.

그중 하나가 공간의 새로운 활용법이다.

누군가와 만나야할 때, 이제 사람들은 외출 준비를 하지 않고 캡슐에 눕는다.

가수들의 공연이 Satisfy에서 열리는 것도 지극히 흔한 일이었다.

오늘 열린 구세하의 20주년 콘서트도 마찬가지였다.

투덜거리는 극검에게 레가스가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가 마음에 안 드셨나요? 시각적 효과나 음향 효과 모두 현실과 똑같았잖아요. 사람들의 열기도 고스란히 느껴졌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구세하의 실물을 본 건 아니잖아.”

“구세하의 커스터마이징은 실물하고 똑같기로 유명한데요?”

“어휴, 현대문명이 낳은 괴물 같으니라고. 말을 말자, 말을. 엥? 김치파이 전문점? 새로운 퓨전 요린가? 일단 가보자.”

“3시간 전에 식사 하셨잖아요?”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게임에서 먹는 건 살 안 찌는데.”

“하하, 현대문명이 낳은 괴물이시군요.”

구세하의 20주년 콘서트는 템빨국 왕도 라인하르트에서 개최됐다.

라인하르트의 오페라하우스가 워낙 크고 아름다워 유명 스타들의 무대로 대여되는 횟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라우엘의 선견지명이 이런 사소한 부분들에서도 빛을 발휘하는 것이다.

고작 문화 활동 장소를 만드는데 왜 그리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거냐고 탐탁치 않아했던 그리드도 요즘엔 오페라하우스를 애지중지한다는 소문이었다.

“맛있...다!”

영국식 조리법에 김치를 도입한 퓨전 요리.

김치파이를 조심스레 한입 베어 문 극검이 감탄했다. 겹겹이 층을 이룬 파이가 바삭하게 씹히면서 입 안 가득 번지는 김치 국물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바삭했던 파이가 김치 국물에 젖으면서 폭신해지는 식감의 변화도 즐거웠다. 이국적인 맛과 집 밥의 포근함이 공존하는 요리라고 할까.

레가스는 다소 미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돼지고기보다 소고기를 넣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비계가 씹히는 식감이 저는 별로네요.”

“김치는 원래 삼겹살이랑 가장 잘 어울리는 법이야.”

“소고기나 양고기하고도 잘 어울리던데...”

“김치가 워낙 훌륭한 음식이라 뭐든 잘 어울리긴 하지. 음?”

입가에 묻은 김치 국물을 혀로 핥아 먹던 극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운터에서 김치파이를 주문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어딘지 굉장히 낯익었기 때문이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히 처음 보는 얼굴이었는데도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람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뜨거운 시선이 느껴진다 싶더니 극검님과 레가스님이셨네요. 템빨국의 십공신을 두 분이나 만나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오늘 복권이라도 한 장 사봐야겠네요.”

손에 파이를 든 사내가 싱긋 웃으며 인사해온다. 탄산음료처럼 청량한 미소였다.

무명의 플레이어.

높은 확률로 저레벨일 것이다.

하지만 레가스는 사람을 레벨이나 명성 따위로 판단하지 않았다. 예의 바르게 인사하며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반면 꺼리침한 표정을 지은 극검은 입을 꾹 다물었다.

레가스와 사내가 의례적인 대화를 나누고 헤어질 때까지 잠자코 지켜만 보았다.

“그럼 이만.”

극검의 무언이 어색했던 탓일까.

사내가 떠밀리듯 자리를 떠났고 레가스는 극검의 버릇없는 행동을 지적했다.

“죄 없는 사람을 왜 그렇게 노려보세요?”

“...구세하.”

“네?”

“방금 그 사람, 구세하다.”

“파이에 독이 들었나?”

“아니, 진짜라고! 중딩 때부터 구세하 팬이었던 내가 못 알아볼 것 같아? 특유의 보폭이나 다른 습관들은 어떻게 잘 속여 넘겼을지 몰라도 웃을 때 눈썹이 꺾이는 근육의 특이한 형태만큼은 감추지 못했어!!”

“....”

레가스가 슬그머니 뒷걸음질 쳤다.

강철 멘탈과 체력을 자랑하는 레가스도 극검과 함께 있을 땐 유난히 큰 피로감을 느끼곤 했다.

그에게 극검이 소리쳤다.

“모르겠어? 스킨 제작자! 구세하가 스킨 제작자를 알고 있다!!”

“...!”

레가스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고액의 금품을 대가로 아이템과 캐릭터의 외향을 바꿔준다는 스킨 제작자.

특별한 루트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던 그는 최근 더욱 만나기 힘든 인물이 되어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성격 고약한 재벌3세의 외향을 거지 같이 만들어서 쫓기게 된 신세라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소문에 불과했다.

“구세하를 쫓아!”

“아, 네!”

극검과 레가스가 조금 전 사내를 찾기 위해 스킬을 전개했다.

도시 내에선 전투 관련 스킬의 사용을 금하는 게 템빨국의 기본 법규였지만 십공신의 권한은 법규 위에 있다. 게다가 실력이 뒷받침됐다.

수천 명의 인파가 빼곡히 채운 대로를, 두 사람은 단 한 번의 충돌도 일으키지 않고 매끄럽게 주파했다. 이동속도를 일시적으로 몇 배나 증폭시키는 대시 스킬을 사용한 상태로 육체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두 사람의 실력은 보통사람이 봤을 때 초능력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

-세하 형! 형 지금 어디에요?

매니저가 계속 귓속말을 보내온다.

Satisfy 안에서도 구속이라니, 환장할 노릇이다.

절레절레 고개를 저은 구세하가 대답했다.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템빨신 신전이랑 칸의 동상 정도는 구경해 봐야지 않겠니?

-콘서트 소감 인터뷰는요?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나 원래 인터뷰 안 하잖아~

-아니, 형. 그냥 콘서트도 아니고 20주년 콘서트였잖아요. 오늘만큼은 좀... 팬들도 형의 인터뷰를 바랄 거예요.

-팬이 아니라 기자들이 바라는 거겠지. 팬 분들과의 소통은 SNS로 매일 하잖니. 그럼 내일 보자.

-형...!

[대상을 차단하였습니다.]

‘이제 좀 조용하네.’

조금 남은 김치파이.

맛이 참 애매해서 버릴까 고민하다가 결국 입에 털어 넣은 구세하가 저 멀리 보이는 칸의 동상을 시야에 담았다.

죽음 직전에 전설이 됐던 대장장이.

무려 그리드의 스승이라던...

그의 이야기를 모르는 플레이어는 없다.

임모탈 멸망 과정이 워낙 요란했어야지.

‘천국에서는 부디 행복하시길.’

동상 앞에 다가선 구세하가 짧은 애도를 표했다.

현실에서도, Satisfy에서도 한 분야를 대표하는 거장인 그는 같은 거장이었던 칸을 존경했다. 비록 분야는 달라도 거장이 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은 비슷했을 테니까.

스윽.

구세하의 시선이 수십 개의 대장간이 늘어선 거리로 향했다.

‘저기 어딘가에 그리드가 있을 수도 있는 건가.’

물론 없을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적어도 나보다는 훨씬 바쁠 그가 매일 대장간에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도 웃기다.

하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이 물건을 욕심내지 않고 맡아줄 사람을 굳이 뽑자면 그리드 정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한 번 만나는 보고 싶은데...’

언제 다시 라인하르트를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를 상황.

일말의 기대감을 품은 구세하가 대장간 지구로 걸음을 옮겼다.

그의 눈빛은 깊고 표정은 복잡했다. 인피면구를 뒤집어 쓴 상태라고는 도무지 믿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표정의 표현이었다.

“드디어 찾았네요, 스킨 제작자 구세하님.”

“...!”

깊은 골목으로 들어선 구세하가 흠칫 놀랐다.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사내가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자네는 날 어떻게 알아본 거야?”

“모습이 바뀐다고 해서 영혼까지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구세하님, 어느 곳도 아닌 템빨국의 수도에서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거래에 응해주세요. 고용주께서는 당신이 물건만 넘겨준다면 그간의 모든 실수를 용서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얼굴을 웃기게 만들어 놓은 거? 그건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그런 건데.”

“전달 받은 대로 전해드리는 것뿐입니다.”

“음... 자네를 고용한 친구가 노리는 물건이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는 알아?”

“궁금하지 않습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사내의 등 뒤로 거대한 낫을 든 사신의 모습이 얼핏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러자 사내의 눈에만 보이는 구세하의 소울 게이지가 소모되기 시작했다.

“당신은 5분 후에 죽습니다. 그리고 제국에 있는 당신의 부활 포인트에는 제 고용주가 부하들을 거느리고 대기 중이죠. 순순히 거래에 응하시는 편이 당신께 좋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으음... 전투 중이라고 로그아웃도 안 되네. 이거 해제하려면 자네를 죽이는 수밖에 없나?”

“저로부터 10미터 이상 벗어나셔도 해제됩니다.”

“하하, 가능하려나...”

“불가능...”

대꾸하던 사내의 얼굴이 뒤로 꺾였다.

서걱-!

뒤늦게 번쩍인 검광이 사내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잘라냈다.

고속의 발검술이 만들어낸 여파다.

“그 이상 까불면 다음엔 목이다.”

구세하의 뒤편에 나타난 인물.

뽑았던 검을 회수해 칼집에 돌려 넣은 극검이 구세하와 대치중이던 사내를 노려보았다.

“너 누구야? 라인하르트에서 싸우면 바로 깜빵행이라는 공지 못 봤어?”

“운이... 없군요.”

혀를 찬 사내가 도약했다. 4층 높이의 대장간 건물 지붕까지 단번에 뛰어오르는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 하지만 레가스의 신체능력이 그보다 더 뛰어났다.

“검문이 필요해서, 한 대만 때릴게요.”

“...!”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란 사내가 인벤토리에서 무기의 절반을 꺼냈다. 창대인가 싶은 강철봉으로 허리를 보호했다.

쩌어엉!!

레가스의 호쾌한 발차기가 강철봉을 후려쳤다.

충격을 견디지 못한 사내의 몸이 옆 건물의 외벽을 뚫고 날아가 몇 바퀴를 구른 뒤에야 간신히 멈췄다. 레가스가 곧바로 추격했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사신이 레가스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낫을 휘둘렀다.

“나이트?”

사내의 정체를 알아본 레가스가 짐짓 당황했다. 물론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사신의 품으로 파고들어 낫의 안쪽을 손등으로 흘리며 정권을 내질렀다.

퍼엉━!

주먹에 꿰뚫린 사신의 거대한 몸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레가스의 눈동자도 흔들렸다. 그가 잠시 사신을 상대하는 사이 이동 술식을 완성시킨 나이트가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마침 달려온 극검이 혀를 내둘렀다.

“고도의 탈출 마법인가. 히든 클래스는 이래서 까다로워.”

스킬을 모르니까 대응하기가 힘들다.

아쉬움을 달래는 극검과 레가스의 곁으로 구세하가 다가왔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스킨 제작자 시프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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