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261화 (1,251/1,794)

레벨이 무려 5개나 올랐을 뿐더러 유니크 등급의 <무신의 비급>을 2권이나 드롭했다.

‘권술과 금나수.... 권술은 내가 익히기엔 효율이 아쉽군.’

그리드는 템빨러다. 아이템의 위력을 등에 업었을 때야 비로소 강해진다.

상대적으로 템빨을 덜 받는 권술을 굳이 배울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가 다음으로 이정이 드롭한 아이템 목록을 살펴보았다.

매우 특이한 아이템들이었다.

여태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기능들이 담겨있었다.

<이정의 안대>

등급:레전드리(세트)

내구력:155/230

*시야 상실

*타겟팅 스킬 사용 불가

*근력, 민첩성 50퍼센트 하락

*방어력 40퍼센트, 회피율 60퍼센트, 명중률 50퍼센트 추가 하락

삼제 이정의 수련 도구 중 하나입니다.

에누스의 천을 겹겹이 쌓아 만들었기 때문에 모든 빛을 차단합니다. 착용자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습니다.

이 안대를 착용하고 시야를 봉인한 상태에서 전투를 진행하면 수련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험치 획득률 30퍼센트 상승.

★안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치 획득 시 민첩성이 영구적으로 상승.

★안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회피 횟수가 일정 횟수 이상 누적 시 절대 회피 시스템이 개방, 절대 회피율이 영구적으로 소폭 상승.

★안대를 착용한 상태에서 타격 횟수가 일정 횟수 이상 누적 시 명중률과 근력이 영구적으로 상승.

★세트 아이템을 전부 착용 시 수련 효과가 2배로 상승.

<이정의 수갑>

등급:레전드리(세트)

내구력:515/577

*공격 범위 대폭 감소

*일부 공격 스킬 사용 불가

*무기 착용 시 무기의 위력을 70퍼센트 저하

*명중률 30퍼센트 하락

삼제 이정의 수련 도구 중 하나입니다. 흑철을 덧대어 만든 철판으로 양쪽 손목을 구속하여 관절 행동 범위를 대폭 축소시키고 특정 동작들을 금지시킵니다.

이 수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전투를 진행하면 수련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험치 획득률 30퍼센트 상승.

★수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치 획득 시 웨폰 마스터리류 스킬의 숙련도가 큰 폭으로 상승.

★수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스킬을 적중시킬 때마다 스킬의 경험치가 큰 폭으로 상승.

★세트 아이템을 전부 착용 시 수련 효과가 2배로 상승.

<이정의 쇠사슬>

등급:레전드리(세트)

내구력:686/764

*이동 범위 대폭 감소

*이동 속도 반감

*돌진기 등의 이동 관련 스킬 사용 불가

*하반신을 사용하는 공격 스킬의 발동 확률 50퍼센트 저하

*생명력 회복량과 스태미나 회복 속도 30퍼센트 감소.

삼제 이정의 수련 도구 중 하나입니다. 쇠사슬로 양쪽 발목을 구속하여 관절 행동 범위를 대폭 축소시키고 특정 동작들을 금지시킵니다.

이 쇠사슬을 착용한 상태에서 전투를 진행하면 수련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험치 획득률 30퍼센트 상승.

★쇠사슬을 착용한 상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치 획득 시 이동 관련 스킬과 하반신을 이용한 공격 스킬의 위력이 영구적으로 소폭 상승.

★쇠사슬을 착용한 상태에서 일정 시간 이상 이동 시 체력과 스태미나가 영구적으로 소폭 상승.

★세트 아이템을 전부 착용 시 수련 효과가 2배로 상승.

이정이 괜히 구속구를 달고 다녔던 게 아니다.

스스로 눈을 봉하고 손과 발목에 부자유를 선사함으로써 그는 강해져올 수 있던 것이었다.

‘....좋은 거 맞지?’

그리드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정의 수련 도구는 필시 뛰어난 수련 효과를 자랑했지만 과연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써먹으려면 어지간해선 죽을 일 없는 저렙 사냥터에서나 써먹어야할 것 같은데....’

수련 도구의 효과를 누리겠답시고 저렙 사냥터에서 사냥하면 본말전도 아닐까?

한참을 고민해보던 그리드가 이내 시간 낭비라는 걸 깨달았다.

‘써보면 알게 될 테니 고민할 필요는 없다.’

또한 이정의 수련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무신의 비급을 습득할 필요성이 생겼다.

권술.

무기 없이도 위력을 발휘하는 체술.

조금 전까진 전혀 관심이 없는 스킬이었지만 무기의 위력을 70퍼센트 감소시키는 이정의 수갑을 차고 돌아다니려면 꼭 습득해야만 했다.

[<혼투격(渾投擊)>을 습득하였습니다.]

<혼투격>Lv.1

주먹을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내질러 대상을 가격합니다.

대상에게 물리 공격력의 1,500퍼센트에 해당하는 피해를 입히고 보통 확률로 경직시킵니다. 경직 된 대상에겐 다음 스킬을 예비 동작 없이 연계시킬 수 있으며 이때 추가 피해가 발생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50초

스킬 마나 소모:4,000

권술의 강점은 높은 공격력계수와 콤보의 연계에 있다.

기본 스탯이 높은 사람은 굳이 무기를 끼지 않아도 제법 위력을 발휘할 정도.

다만 공격거리가 짧고 자원 소모가 크다는 약점을 지녔지만 그리드에게 4,000의 마나는 별 것도 아니었다. 공격거리에만 적응하면 될 듯했다.

[<천지 뒤집기>를 습득하였습니다.]

<천지 뒤집기>Lv.1

붙잡은 대상을 높은 확률로 내던집니다.

내던져진 대상은 지면에 반드시 정수리부터 추락하며 이때 2만의 고정 데미지를 입고 0.3초~1.5초 동안 기절합니다. 기절한 대상은 방어력이 크게 하락합니다.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2분

스킬 마나 소모:1,800

금나수는 군중제어기의 꽃이다.

단점은 단 하나, 적중시키기 힘든 논타겟 스킬이라는 점이다.

대상에게 접근해 붙잡아야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때 동작이 너무 커서 대상이 피해버리면 역으로 빈틈을 드러내게 된다.

하지만 그런 약점이 있어도 보통은 없어서 못 배운다.

‘안 그래도 맞추기 힘든 스킬을 눈 가리고 써먹을 수 있을까 싶지만 어쨌든 금나수는 무조건 배워두는 게 좋지.’

혹시 이정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정 레이드 보상은 훌륭했다.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린 그리드가 이정의 수련 도구를 하나씩 착용해보았다.

우선 긴 쇠사슬로 발목을 묶었다.

움직이기 굉장히 불편했다. 다리가 절반밖에 안 올라갔고 발목의 회전 범위도 좁아졌다.

수갑은 훨씬 더 불편했다. 어깨의 가동 범위가 80퍼센트는 줄어든 느낌이었다. 손에 뭘 쥐는 것도 힘들었다.

‘어떤 무기를 쥐어도 철판에 손잡이 끝이 자꾸 닿네.’

무기 착용 시 무기의 위력이 감소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두꺼운 철판을 덧대 만든 수갑에 자꾸만 무기의 손잡이가 닿는 바람에 무기를 꽉 쥐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안대에 비하면 수갑은 그나마 나은 수준이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습니다.]

“.....”

안대를 쓰자마자 시야가 완전히 봉인돼버렸다.

말 그대로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다.

‘이건 백퍼센트 사운드 플레이를 요구하네.’

귀에 들리는 소리만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해야한다....

안대의 난이도는 정말이지 극악이었다.

그리드가 허공에 손을 허우적거리는 그때였다.

“오오....! 템빨신께서 스스로의 눈을 멀게 하시어 병들고 약한 자의 입장을 헤아려 보시나니 이 어찌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레베카교 출신 장로들의 외침이 들려온다 싶더니,

[템빨신교 신도들의 신앙심이 크게 올랐습니다.]

[당신의 신위가 1 올랐습니다.]

“.....”

이쯤 되면 혹시 놀리는 게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그리드의 곁으로 십공신 등의 템빨단 주축들이 다가왔다.

제국의 귀족들과 함께 전쟁 피해를 파악하고 이 피해를 어떻게 함께 극복해나갈지 방침을 논의하고 오는 길이었다.

“그래서. 사리엘 말고 또 다른 신의 사자는 누구로 임명할지 결정했어?”

안대를 쓰고 수갑을 찬 채 허우적거리는 그리드는 마치 슬랩스틱 코미디언을 연상시켰지만 지슈카와 십공신은 웃지 않았다.

템빨신의 사자.

그리드의 동료라면 모두가 탐낼만한 자리였다.

특히 지슈카와 유라가 진지했다.

“브라함, 피아로, 메르세데스는 고정일 테고 그 외에 남는 세 자리엔 누구를 넣을 거야?”

스르륵.

안대를 벗은 그리드가 대답했다.

“우선 한 명은 확실하게 정했어.”

“누구?”

“네펠리나.”

“....응?”

그 해츨링?

전혀 예상치 못한 이름이 튀어나오자 모두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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