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260화 (1,250/1,794)

템빨 64권 - 04화

“우, 우와.... 템빨신, 템빨신교! 이름부터 멋지네!!”

“그, 그러게! 정말 멋지다! 하하핫!”

“.....”

적야의 대도를 떠나보낸 후.

데미안과 머리를 맞댄 채 종교 시스템을 점검해보던 그리드의 귀가 살짝 붉어졌다.

전쟁이 끝난 전장을 뒷정리하고 몰려든 템빨단원들이 그리드를 축하해줬는데 표정이며 억양들이 하나 같이 어색했기 때문.

벌써 몇 년째 템빨단원으로 살아온 그들조차도 템빨신, 템빨신교라는 이름에 적응하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그리드 본인 또한 마찬가지였고.

“근데 신화로 전직하면 종교도 생기는 거구나. 그건 또 몰랐네.”

“신화 클래스의 기본 패시브 스킬은 뭐야?”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상당수의 템빨단원은 신이 된 그리드가 ‘신화 등급 클래스’로 승급한 거라고 해석하고 있었다.

어쩌면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그렇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리드가 신이 됐다는 월드 메시지를 보고 진짜 신(神)의 개념을 떠올린 사람은 지극히 드물 테지.

‘그게 당연하다.’

Satisfy에서도 신이란 절대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플레이어와 신을 직결시킨다는 건 사실상 힘든 일이었다.

“신화부터는 신도의 숫자를 늘리면 늘릴수록 강해지는 방식인 건가?”

“진짜 신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보라고 그렇게 만들었나보네.”

그리드가 신화로 전직(?)한 것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해석하는 동료들에게 그리드는 자세한 내막을 설명하지 않았다.

나는 신화 등급 클래스를 얻은 게 아니라 신이라는 지위를 얻은 것이다, 라고 진실을 밝혀봤자 그리드 본인도 신이라는 지위가 정확히 어떤 의미와 잠재력을 지닌 건지 설명하기 힘들었으니까.

‘지금이 신화로 향해가는 단계일 수도 있는 거고.... 음, 그만 생각하고 우선 좀 쉬고 싶군.’

17위 대악마 보티스를 레이드한 직후 드라시온과 전초전이 있었고 대규모 군대를 소집, 통솔했다. 그 과정에서 적야의 대도를 만나 설득하고 무신의 추종자 이정과 생사결을 치렀다. 또 다시 드라시온하고 싸우다가 천사들을 상대하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진실을 통해 대량의 정보를 받아들였다.

정말이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달린 기분이다.

정신도, 육체도 한도를 넘어선 듯한 감각.

자칫 쓰러질 것 같다.

‘바로 이럴 때 보상을 확인 해야지....’

오늘 얻은 수확을 하나하나 확인하다보면 피로도 눈 녹듯이 사라지리라.

소란 떠는 동료들 사이에서 흐뭇하게 미소 지은 그리드가 우선 이정을 잡고 얻었던 보상 목록을 불러왔다.

무신의 추종자 중에서도 정점에 있다는 삼제 이정은 과연 거물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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