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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1231화 (1,221/1,794)

템빨 62권 - 18화

기적의 5인방이 기적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거머쥔 이유는 모르페우스의 예측을 뛰어넘었다는 추상적인 이유 때문이다.

반면 랭킹은 레벨과 비례해서 오르는 직관적인 수치 즉, 강함의 척도가 되는 개념이었다.

“아그너스으으으!!”

크라우젤의 시대에는 통합랭킹 3위.

그리드의 시대에는 통합랭킹 1위와 2위.

콰앙! 콰앙! 꽈아앙!!

Satisfy가 오픈한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최상위 랭킹을 놓치지 않은 크리스의 실력은 단언컨대 최고였다.

독보적으로 뛰어난 까닭에 타인에게 흥미를 품지 못했던 시절의 크라우젤도, 자신감과 오만을 구분하지 못했던 철부지 시절의 그리드도 크리스의 실력만큼은 인정했었을 정도다.

꽈르르르르르릉!!

‘최강의 근력’이 세컨드 클래스 <폭군>의 흉포함과 맞물려 괴력을 발휘했다.

크리스가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눈보라가 반으로 갈라졌고 설원이 휩쓸려나갔다.

단순 풍압만으로 해골 병사들을 수수깡처럼 쓰러뜨리는 크리스의 기세에 다소 놀란 아그너스가 리치 무무드를 소환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왜 다짜고짜 시비인가 싶었는데 실력에 꽤나 자신감이 붙어서였나?”

그래봤자 나를 상대로는 역부족이라는 듯, 마치 크리스의 성장을 비웃듯 실소를 흘린 아그너스가 손가락을 퉁기자 리치 무무드의 양손에 무지갯빛 마력이 집결됐다.

순간 크리스의 두 눈이 적갈색으로 빛났다.

“창공 장악.”

“....!?”

리치 무무드가 비행 능력을 상실했다.

중력의 영향을 거스르지 못하게 된 그가 허공에서 허우적거리자 마법의 궤도가 어긋났다.

콰콰콰콰콰쾅!!

명중률을 상실한 마법이 일으키는 폭발을 반동 삼아 가속력을 얻은 크리스가 설원 위로 추락해 나뒹구는 아그너스를 추격한다.

‘이게 보완의 룬의 힘인가? 까다롭군.’

벼랑까지 내몰려 떨어지기 직전, 서드 클래스 <마계 귀족>의 힘으로 손톱을 길게 뻗어 땅에 박은 아그너스가 간신히 멈춰 섰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며 데스나이트 카오를 소환했다.

쿠워어어어어어!!

카오가 등장과 동시에 포효했다.

살아생전 최강의 오크 전사였던 그의 포효에는 주변의 살아있는 생물들을 위축시키는 기세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에겐 어떠한 영향도 행사하지 못했다.

보스 몬스터를 레이드할 때마다 진화해온 <보완의 룬>의 힘이다.

보완의 룬을 얻은 이후 9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일부러 더 레이드에 집착했고, 그 결과 수백 종의 보스 몬스터를 레이드해온 크리스는 보완의 룬의 잠재력을 거의 극한까지 끌어올린 상태였다.

대상의 비행을 불가능하게 만들거나 공포에 면역하는 일쯤은 보완의 룬이 지닌 힘의 일각일 뿐이었다.

꽈강!!

톱날 같은 오러.

거암과 강철조차 무 베듯 자르는 카오의 보랏빛 오러와 크리스의 대검이 충돌하며 거센 충격파를 일으켰다.

쩌저적!!

크리스와 카오가 딛고 선 땅이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쿠르르르르르릉!!

영원불멸할 것만 같았던 거대한 설산이 비명을 토하며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크리스와 카오는 개의치 않고 쉴 틈 없이 서로의 검을 맞부딪쳤다.

꽈앙! 쩌적!!

꽈과광! 쩌저적!!

검의 충돌이 반복될수록 땅의 균열이 커졌고, 땅의 균열이 커질수록 산이 더 가파르게 기울어갔다.

또한,

뿌드득!

카오의 두개골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반면 진즉에 두 동강이 났어야할 크리스의 대검은 손상 없이 멀쩡했다.

그리드가 만들어준 백호의 대검이 늘 그랬듯 굳건히 버텨주는 것이다.

콰작!!

“....쯧.”

계속되는 충격을 견디지 못한 카오의 육신이 급기야 붕괴의 조짐을 보이자 혀를 찬 아그너스가 카오를 역소환했다. 그리고 새로운 데스나이트와 해골 궁병들을 소환해 크리스의 돌진을 저지하는 그를 크리스가 믿기지 않는단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전술을 부려?’

아그너스가 카오를 역소환한 이유는 카오가 회복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더 큰 상처를 입었다간 다시 회복할 때까지 긴 시간이 소비되므로, 이번 전투 중에 다시 한 번 꺼내 쓸 수 있도록 힘을 분배한 것이다.

더군다나 아그너스가 새롭게 소환한 데스나이트는 오러를 발사하는 타입이었다. 중장거리 요격이 가능했다. 녀석을 해골 궁사들과 함께 소환 배치한 것은 무척 좋은 선택이었다.

물론 여기까지 특별한 전술은 단 하나도 없었다. 전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아그너스가 그 기본을 따른다는 게 놀라운 사건이었다.

아그너스가 괜히 미친개라고 불려왔겠는가.

싸울 때 놈은 이지를 상실한 짐승이나 다름없었다. 이후의 결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눈앞의 상대를 말살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을 뿐이다.

적어도 크리스가 알기론 말이다.

‘근데 저 정상적인 판단 능력은 뭐지?’

아그너스의 새로운 모습에 짐짓 당황한 크리스가 대검을 들어서 화살 세례를 막아냈다.

낮은 민첩성이 단점으로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검술 실력을 지닌 그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화살들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진 못했다.

데스나이트가 원거리에서 쏘는 오러에 ‘차징’의 효과가 깃든 까닭.

폭군의 힘으로 몇 개의 돌진기를 연계, 회피 기동하면 돌파가 가능했지만 크리스는 우선 잠자코 상황을 지켜봤다.

쿠르르르르르릉....

안 그래도 기울고 있던 설산이 오러 세례 탓에 붕괴 직전이다.

이제 곧 지형이 바뀌고, 진형이 바뀐다.

그 전에 조급히 거리를 좁혀봤자 무의미해질 공산이 크니 변화가 시작된 후에 대처하는 편이 낫다.

판단한 크리스가 온갖 버프 물약의 지속 시간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는 그때였다.

쿠웅! 쿠웅!! 쿠우우우우우우우웅!!

생각보다 더 빨리 설산이 붕괴를 시작했다.

데스나이트와 해골 궁수들이 딛고 선 자리가 뒤로 크게 밀려나자 데스나이트와 해골 궁수들의 몸이 일제히 붕 떠올랐고,

‘지금!’

기회만 엿보던 크리스가 <폭군의 전진>을 개시했다.

0.1초의 딜레이도 없는 즉각적인 판단이었다.

쿠왕!!

크리스의 신형이 굉음 같은 파공성을 터뜨리며 허공에 떠있는 데스나이트와 해골 궁수들의 발밑을 스쳐지나갔다.

90도로 기운 벼랑을 거침없이 내달리는 그의 시선에는 벼랑 끝에 매달린 아그너스의 모습이 걸려있었다.

돌부리 하나를 붙잡고 발버둥치는 놈에게 드디어 다다른 크리스가 대검을 꽂아 넣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앙!!

크리스의 발밑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휘황찬란한 무지갯빛 마력이 수백, 수천 갈래로 쪼개져서 크리스의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전부를 덮쳐버렸다.

무무드식 마력 산탄 지뢰가 발동한 것이다.

전신에 구멍이 꿰뚫린 크리스가 울컥, 검붉은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순간 뒤따라온 산사태가 그의 몸을 뒤덮었다.

콰르르르르릉!!

산사태에 휩쓸린 크리스가 깊은 벼랑 아래로 떨어졌다.

그가 당연히 죽었을 거라고 판단한 아그너스가 꼴사나운 연기를 관두고 허공에 붕 떠올랐다.

마계의 귀족을 상징하는 마기의 날개가 그의 등 뒤에 화려하게 펼쳐져 있었다.

“황소 같은 놈.”

처음부터 끝까지 참 무식하게도 싸우는 놈이었다.

산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모자라 산사태를 개의치 않고 달려와 공격할 줄이야.

저놈 또한 얼마 전의 자신처럼 어떤 광기에 지배당해 있는 건 아닐까, 의심이 생길 지경.

‘그런데 왜 갑자기 화를 낸 거지?’

해골 병사들을 소환한 순간 크리스가 일으켰던 감정의 변화에 새삼 의문을 품은 아그너스가 산사태에 깔려 죽은 데스나이트를 역소환하는 순간이었다.

“창공....”

“....!”

“....장악.”

쿵!!

아그너스의 날개가 날갯짓을 멈췄다.

아그너스와 나란히 떠올라있던 무무드 또한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중력에 짓눌린 둘의 몸이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진저리나는 놈....!’

급속도로 추락하면서, 아그너스는 보고 말았다.

산사태에 밀려와 쌓인 눈덩이와 돌덩이 틈새에서 번뜩이는 적갈색의 눈동자를.

대상이 지뢰를 밟아야한다는 전제가 붙는 대신 최상위 대인 살상 능력을 갖춘 무무드의 마력 산탄 지뢰를 정통으로 맞은 것으로 모자라, 산사태에 깔리고도 살아남아 발목을 붙잡는 크리스의 집념은 아그너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로 끔찍한 것이었다.

“감히.... 템빨....국.... 병사를....”

간신히 말하는 크리스였지만, 죽은 듯이 기어들어가는 그의 음성이 아그너스에게 닿을 리 만무했다.

다만.

번쩍!

돌무더기 사이로 삐져나와 아그너스를 겨누는 크리스의 대검이 아그너스에게 깊은 적의와 살의를 대신해서 표출해줄 뿐이다.

하필 추락 지점에 정확히 곧추세워진 크리스의 대검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 아그너스가 마법을 사용했다.

“다크 실드.”

스하아아아악!!

꿈틀거리며 확장된 끝에 아그너스의 몸을 감싸는 마기.

바알의 실드를 연상시키는 그 진득한 기운의 위로,

번쩍!

무무드의 마력이 빚은 실드까지 덧씌워졌다.

곧.

꽈앙!!

실드에 감싸인 아그너스의 몸과 꼿꼿이 선 크리스의 대검이 충돌했다.

“쿨럭....!”

돌무더기 사이로 선혈이 튀어 오른다.

추락한 아그너스의 무게에 짓눌린 크리스가 토하는 피였다.

어느새 검을 꺼내 쥔 아그너스가 돌무더기 안쪽으로 검을 꽂아 넣었다.

덜컥.

크리스의 몸이 드디어 움직임을 멈췄다.

곧 잿빛으로 산화하는 그의 모습을 확인한 아그너스가 거친 호흡을 토하며 몸을 일으켰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변한 건가.’

아그너스의 기억 속 크리스는 이렇게까지 뛰어난 전사가 아니었다.

항상 높은 랭킹을 자랑하긴 했지만 실력도, 집념도 아그너스의 적수가 못 됐었다.

반면 오늘 본 크리스는 아그너스를 여러 차례 긴장시켰다.

죽음의 룬의 힘을 꺼내야할지, 아니면 악마나 사자를 소환해야하는 건 아닐지 몇 번이나 고민했을 정도.

최강이라는 바알의 계약자 클래스를 전설 등급까지 성장시켜놓고도 노말 클래스 전직자 따위에게 이런 수모를 겪다니....

지난 몇 년 동안 망령에 집착하며 시간을 낭비한 자신이 얼마나 나약해졌는지 확실히 실감하게 된다.

‘이래서는 안 되지....’

아그너스가 불타는 열망을 품었다.

보다 강력한 힘을 바라는 열망이었다.

그리드.

자신과 전혀 다른 길을 걸은 끝에 지존에 오른 그놈을 부정해야할 의무가 자신에겐 있었으니까.

그래야만 자신을 긍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찰랑.

지친 몸을 이끌어 한쪽 바위에 걸터앉은 아그너스가 물약을 꺼냈다. 저 높은 산맥에 다시 오르기 위해서 일단 자원부터 회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이뤄지지 못했다.

챙강!

빨간 물약이 든 유리병이 산산조각난다.

비산하는 유리조각과 붉은 액체에 검은 그림자가 투영되고 있었다.

“탐(貪).”

콰르르륵!!

새카만 그림자가 아그너스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아그너스가 발버둥 쳤지만 그를 감싼 그림자는 꼼짝도 안 하고 그를 점차 옥죄었다.

곳곳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다.

제드노스와 라엘라.

우선 템빨단 최고의 마법사들이 마법을 쏴 아그너스를 폭격했고 뒤이어 나타난 카츠가 크리스의 피를 거두었다.

“우리나라 병사들을 해친 것으로 모자라서 크리스까지 죽여? 너 이 새끼, 곱게 뒈지진 못할 거다.”

얼굴을 악귀처럼 일그러뜨린 카츠가 크리스의 피로 빚은 칼로 탐에 갇힌 아그너스를 찔렀다.

사실, 크리스가 아그너스와 마주치자마자 한 행동은 동료들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이었다.

당연하다.

아그너스와 1대1로 싸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그리드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크리스가 지원 병력이 도착하기도 전에 아그너스와 싸운 이유는 해골 병사들이 입고 있는 갑옷을 봤기 때문이다.

죽은 병사들을 애도한다거나 죽은 병사들을 대신해서 복수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다만 크리스는 템빨국의 명예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

솔직히 말해서 지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아그너스의 화력이 생각보다 더 뛰어났던 게 문제였지.

“큭큭....! 크하하하핫!!”

탐에 갇힌 아그너스가 광소를 터뜨렸다.

피의 검에 꿰뚫린 구멍 틈새로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거였나? 고작 병사들이 죽은 것 때문에 그렇게 화를 냈던 거야?”

서걱!

기척도 없이 후위에서 나타난 데스나이트 란스티어가 제드노스와 라엘라를 차례대로 베었다.

당황한 카츠가 궁극기를 전개해서 아그너스를 베어버렸지만 아그너스는 불사를 소모하지 않고 언데드화한 것만으로도 살아남았다.

콰르륵!

탐에 통째로 뜯겨나가는 왼쪽 팔과 쇄골을 개의치 않고 탐에서 벗어난 아그너스가 벤타오의 힘을 꺼내 카츠와 자신의 생명력을 맞바꿔버렸다.

그리드가 인류의 등불로 거듭난 것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재앙’이라 불렸던 아그너스.

한동안 정처 없이 떠돌던 그가 오래간만에 피의 축제를 개시하려는 순간이었다.

“아그너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유페미나가 아그너스를 불러 세웠다.

시선을 돌려 그녀의 모습을 목격한 아그너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딴.... 나를 그딴 표정으로 보지 마라.”

아그너스의 머릿속에 온갖 갈등이 교차했다.

유페미나가 강제로 엮었던 인연이 짜증나는 기억이 되어 그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아그너스는 깨달았다.

언젠가 또 같은 병신 짓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이 별거 아닌 인연을 깔끔하게 끊어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리치 소환, 무무드.”

“....!”

“....!”

안 그래도 수세에 몰렸던 템빨단원들의 안색이 급격히 굳었다.

브라함도 인정했던 최고의 천재 마법사.

그의 리치가 아그너스 곁에 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템빨단원들은 크게 위축됐다.

조금씩 물러나는 그들을 아그너스는 무시했다. 그의 시선은 다만 유페미나에게 향해있을 뿐이었다.

“먹고 떨어져.”

휘청.

리치 무무드가 실 끊어진 인형처럼 주저앉았다.

이어서 맑고 푸른 영혼이 빠져나와 허공에서 반짝였다.

“아, 아그너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환희에 차는 유페미나.

온갖 희망적인 생각을 떠올리며 미소 짓기 시작하는 그녀에게 아그너스가 못 박았다.

“우리의 싸구려 인연은 이걸로 끝이다. 앞으론 어떤 이유에서든 내 앞길을 가로막는다면.... 그때는 너도 죽인다.”

일생을 악의에 시달려온 피해자.

차라리 착취하기를 선택한 그는 혼자인 편이 좋았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남은 인연, 희망마저 스스로 끊어낸 그는 늘 그랬듯이 홀로 길을 떠났고, 템빨단원들은 차마 그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다만 한 발 늦게 나타난 반트너는 달랐다. 그는 딱히 분위기를 잘 읽는 성격이 아니었다. 분위기에 맞춰서 행동해줄 의무 또한 그에겐 없었다.

“어딜 도망가, 이 XXX야!!”

서걱!

반트너의 양손 도끼가 아그너스의 목을 베어버렸다.

불사 상태에 돌입한 아그너스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지만 또 한 발 늦게 나타난 폰의 창에 꿰뚫려 멀찍이 날아가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하핫! 내가 잡았다!”

“내가 잡았는데?”

곧 잿빛으로 산화하기 시작한 아그너스의 시체를 앞에 두고 경쟁하는 두 사람을 템빨단원들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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