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224화 (1,214/1,794)

템빨 62권 - 11화

이름:없음

종족:지옥 서큐버스

레벨:415

생명력:30,000,000

마나:20,000,000

근력:230 체력:890

민첩성:710 지력:3,150

매력:5,000

전 대악마 벨리알의 총애를 받았던 종족입니다.

아름다운 용모와 마성의 매력으로 대상을 유혹합니다.

평범한 인간도, 흉포한 괴물도 서큐버스의 매력 앞에서는 굴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유 스킬 목록-

[블링크(B)] [플라이(B)] [라이프 드레인(A)] [매혹(A)] [수면(A)] [음기(A)] [취향 파악(S)] [몽중 침투(S)] [정기 섭취(S)]

★지옥의 마물입니다. 이 개체는 헬가오의 지배로부터 벗어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충성도가 100퍼센트로 영구히 유지됩니다.

<매혹>

최대 8명의 대상을 매혹시켜서 노예로 부립니다.

매혹 당한 대상은 최소 10초에서 최대 1시간 동안 서큐버스의 명령에 따라서 움직입니다. 자해를 시키는 명령은 불가능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3분

<수면>

대상을 최소 5초에서 최대 20초 동안 잠재워 모든 행동 불가 상태로 만듭니다.

대상의 피로도가 높을수록 성공 확률이 올라갑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5분

<음기>

패시브

대상의 모든 저항력을 큰 폭으로 감소시킵니다. 낮은 확률로 혼란시킵니다.

<취향 파악>

패시브

서큐버스는 대상의 취향을 파악하고 체현할 수 있습니다.

취향 파악이 완료된 대상에게는 매혹 확률이 90퍼센트가 됩니다.

<몽중 침투>

서큐버스가 수면 중인 대상의 꿈속으로 침투합니다. 꿈을 통해 대상의 욕망과 약점을 파악하고 대상이 원하는 꿈, 혹은 악몽을 구현합니다.

원하는 꿈을 꾸는 대상은 ‘피격 시까지’ 모든 행동 불가 상태에 빠지고 악몽을 꾼 대상은 즉시 꿈에서 깨어나는 대신 20초 동안 모든 능력치가 큰 폭으로 하락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10분

<정기 섭취>

노예가 아닌 대상의 정기를 섭취 시, 대상의 모든 자원을 소폭 감소시키고 서큐버스는 공복을 채웁니다.

노예로 만든 대상의 정기를 섭취 시, 대상의 모든 자원을 대폭 흡수하고 서큐버스가 만복 상태에 돌입합니다. 만복 상태의 서큐버스는 마력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정기를 빼앗긴 대상은 잠시 기절합니다. 매우 낮은 확률로 사망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3시간

단거리로 순간 이동하는 블링크, 하늘을 나는 플라이, 대상의 생명력을 흡수하는 라이프 드레인을 비롯해 매혹, 수면, 음기, 취향 파악과 몽중 침투, 정기 섭취에 이르기까지....

대상을 철저히 무력화시키는데 특화된 서큐버스의 능력은 그리드의 기대 이상으로 뛰어났다.

아쉬움을 느낄 부분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

더군다나.

‘생명력이 3천만.’

엄청나게 높다.

성체가 된 멤피스보다 무려 6배나 높은 수치.

테이밍 몬스터의 장점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생명력이 0까지 떨어져도 죽지 않고 역소환되는 펫과 달리 테이밍 몬스터의 목숨은 유한하며, 대개의 경우 지배 시간도 한시적이다. 그 강력한 페널티가 참작된 탓인지 능력치 관련 페널티가 적었다.

쉽게 말해서 지옥 서큐버스가 펫이나 소환수로 분류됐다면 생명력 수치가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은 낮았을 것이다. 어차피 죽어봤자 역소환 되고 쿨타임이 지나면 다시 소환할 수 있는 대신 약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테이밍 몬스터는 달랐다.

테이밍 몬스터는 목숨도, 능력치도 야생 상태와 똑같이 보존했다.

‘체력 스탯이 허접해서 방어력이 낮긴 하지만 이 정도 생명력이면 아무나 쉽게 못 쓰러뜨리겠군.’

다만 그리드에겐 너무 쉽게 죽어나갔던 이유가 낮은 방어력 때문이었다.

그리드의 모든 스탯이 20퍼센트 하락한 상태라고 해도 그 공격력은 여전히 극한에 도달해 있었으니까.

“주인님, 우린 어떻게 봉사해드리면 될까요? 좋은 꿈을 꾸게 해드릴까요? 아니면....”

테이밍 몬스터의 가치가 펫보다 낮게 평가되는 이유는 첫째, 한 번 죽으면 끝이라는 점과 둘째, 지배 지속에 한계가 있다는 점 셋째, 지능이 낮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그리드의 지배는 마물에 한정해서 영구적으로 지속됐고 지옥 서큐버스는 지능이 매우 높았다.

대상의 약점을 파고드는 종족이 멍청할 리 없잖은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는 서큐버스들의 진취적인 모습에 흡족함을 느낀 그리드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우선 대기.”

“네.”

서큐버스들이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앉았다. 처음의 도발적인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마치 새색시 같았다.

감히 주인의 정기는 탐내지 못하는 것이다.

“넌 좀 편히 쉬고.”

여전히 상처가 아픈지 히끅 우는 서큐버스에게 그리드가 말하자 옆에서 글런트가 끼어들었다.

“서큐버스는 라이프 드레인 마법을 쓸 수 있습니다만.”

상처 입은 게 신경 쓰이면 회복할 기회를 제공해주라는 뜻.

“흠....”

그리드가 주위를 둘러봤다.

벌거벗은 숲.

나무마다 잎이 없고 메마른 대지에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다.

휑한 바람만 부는 잿빛 숲에 살아있는 생명체라곤 그리드 일행과 서큐버스가 전부.

“이런 곳에선 마물도 못 사는 건가?”

“마물이라고 해도 못 먹으면 죽으니까요.”

서큐버스와 할파스 등.

타인의 정기나 마력을 식량으로 삼는 종족은 마물 중에서도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마물이 인간이나 짐승처럼 음식물을 섭취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다.

헬리테르 숲이 텅텅 빈 것은 당연한 셈이다.

“이곳에 그나마 발길을 들이는 마물은 서큐버스의 음기에 홀린 멍청이들뿐이죠.”

“흠....”

글런트의 설명을 잠자코 듣던 그리드가 상처 입은 서큐버스의 생명력을 확인했다.

현재 남은 생명력은 고작 12,000 가량.

너무 많은 상처를 입어 출혈을 겪고 있다.

자연 회복 속도가 출혈의 양을 따라잡지 못하므로 곧 죽을 것이다.

죽으면 새로운 서큐버스를 지배하면 그만이지만....

‘살릴 수 있는 녀석을 굳이 죽이는 것도 이상하지.’

그건 사이코패스 아닐까?

“내 생명력을 가져가.”

“제, 제, 제가 감히 어떻게 주인님의 생명력을....”

“일단 살고 봐야지.”

“가, 감사합니다....!”

곧 죽을 거라는 생각에 겁이나 벌벌 떨면서도 거부하던 서큐버스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리드에게 달려들었다.

그리드의 넓은 어깨에 매달려 비비며 거친 숨결을 토해냈다.

스아아아아....

서큐버스의 복부와 쇄골에 새겨진 적색의 문양이 뿜어낸 사이한 기운이 그리드를 뱀처럼 휘감는다.

하악, 하악.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쾌락으로 번진 걸까.

얼굴에 홍조를 띄운 서큐버스가 거친 숨소리를 토했고 다른 서큐버스들이 그를 부럽게 지켜보았다.

글런트는 큰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번거롭게 왜 굳이 살려주는 거지?’

유라가 자신을 살려준 이유는 이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글런트는 고귀한 악마이며 대악마 후보이기도 하니까.

반면 서큐버스는 다 거기서 거기였다. 지금 저 서큐버스가 죽어도 언제든 새로운 서큐버스를 찾아 지배할 수 있었다.

한데 왜 굳이 살려준단 말인가.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도덕이라는 건가?’

생각하던 글런트가 흠칫 놀랐다.

서큐버스들 또한 기겁하더니 벌벌 떨었다.

그리드의 생명력을 흡수하던 서큐버스는 거의 자지러지고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

[저항하였습니다.]

“.....”

당연한 말이지만, 대부분의 마법이 그렇듯 라이프 드레인의 성공률은 100퍼센트가 아니다.

대상의 레벨과 마법 저항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성공률이 떨어졌고 설령 성공하더라도 흡수하는 생명력의 양이 무척 적어졌다.

서큐버스의 라이프 드레인으로는 그리드의 높은 마법저항력을 뚫는 게 불가능했다.

“히끅....”

라이프 드레인에 실패한 서큐버스가 그리드에게서 슬그머니 물러났다. 그녀를 비롯한 서큐버스들의 안색이 모두 하얗게 질렸다. 그리드를 바라보는 그녀들의 눈빛엔 경악만이 가득했다.

짝, 짝, 짝.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도 역시 글런트였다.

“죽어가며 절망하는 자에게 희망을 줬다가 다시 빼앗는다라.... 과연, 또 한 수 배우는군요.”

“....쟤 좀 가라고 하면 안 될까?”

이후.

글런트를 성으로 돌려보낸 유라는 그리드와 함께 지옥 곳곳을 탐험했다.

딱 29지옥까지였다.

열흘간의 일정 동안 서큐버스의 사용에 능숙해지며 전투력을 향상시킨 그리드였지만 지옥의 페널티를 무시하진 못했다.

“허억.... 허억.... 무슨 피돼지가 이렇게 많아?”

20번대 지옥부터 등장하는 정예 마물의 생명력과 방어력은 30번대 지옥의 정예 마물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았다. 융합검무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한 마리를 사냥하는데 3분여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

한데 리젠 속도까지 엄청나게 빨랐다.

죽고 채 1분도 안 돼서 다시 태어났으니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심한 페널티를 겪는 중인 그리드의 스태미나가 금세 바닥났다.

템빨콘을 소환해 얼굴에 침을 바르는 그에게 유라가 설명했다.

“마르바스의 영향력 때문이에요.”

“마르바스?”

어디선가 들어봤던 이름이다.

“고위 대악마와 필적하는 권력을 지닌 악마인데 특이한 권능을 지니고 있어요. 자신이 머무는 구획의 마물을 급격히 강화시키고 리젠 속도를 과부하 시켜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죠.”

“대악마도 아닌 그냥 악마인데 고위 대악마 같은 권력을 어떻게 휘둘러?”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겠어요. 마르바스와 관련한 에피소드에는 아직 접근하지 못했거든요.”

타탕! 타타탕!!

유라가 연사하는 마력의 탄환이 정예 마물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렸다.

400레벨을 달성한 이후 지옥에서 상승하는 능력치가 30퍼센트, 모든 마물과 마족, 악마에게 입히는 추가 데미지가 500퍼센트로 상승한 유라의 공격력은 때때로 그리드를 초월했다.

특히 <정화의 빛>을 총에 덧씌울 때면 기세등등한 악마들조차 사색이 되어 배리어를 펼칠 정도였다.

....배리어가 무색했지만.

“유라 넌 렙이 몇이야?”

“408요.”

“....”

높을 만도 하다.

이렇게 많은 경험치를 주는 마물들을 엄청난 속도로 학살하고 있으니.

그녀가 벌써 몇 년째 지옥에서 활동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08레벨도 오히려 낮게 느껴졌다.

감탄하는 그리드에게 유라가 수줍게 웃어보였다.

“카오스 산맥에서 영우씨의 도움을 받은 덕분이에요. 400레벨을 찍기 전까진 제 사냥속도도 이렇게까지 빠르진 않았어요. 마르바스가 등장한 지역에는 접근조차 못했을 정도로요.”

하지만 이제 마르바스의 등장 지역은 유라 입장에서 노다지나 다름없었다.

노에, 템빨골, 서큐버스들과 함께 열심히 몬스터를 학살하는 유라를 지켜보며 그리드는 생각했다.

‘유라가 대단한 것도 있지만 내가 너무 안일하기도 했어.’

레벨은 언제라도 올릴 수 있다고 믿어왔다.

다른 경쟁자들이 나를 따라잡기엔 많이 벅찰 거라고 은연중에 자만했을 수도 있다.

‘....분발해야겠군.’

랭킹 1위는 당연히 지켜지는 자리가 아니다.

천외천이라고 불리었던 크라우젤이 랭킹 1위에서 내려올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경각심을 품은 그리드의 열정이 되살아났다.

파그마의 검무를 처음 배우고 몬스터를 학살하기 시작했을 무렵으로 되돌아간 것처럼 의욕을 불태웠다.

“파극(波極).”

쿠릉!

콰르르르르르릉!!

스태미나가 회복되자마자 일어나 광역 융합 검무를 시전, 일대의 몬스터를 불시에 소멸시켜버린 그리드가 유라에게 말했다.

“랭킹 1위 자리를 쉽게 내주진 않을 거야.”

“원하는 바에요.”

설사 요행으로 당신의 자리를 빼앗더라도, 그래서 더 큰 힘을 거머쥐게 될지라도 그 힘은 당신을 위해서 쓰일 것이다.

뒷말을 삼킨 유라가 마력의 탄환을 장전하다가 석상처럼 굳었다.

““혹까지 달고 다니는 걸 보니 꽤나 여유가 넘치나보군.””

쇠를 긁는 듯한 음성이 상공에서부터 메아리쳤다.

““데빌슬레이어 유라. 네놈 따위가 나의 눈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저놈은 뭐야?”

“하필 지금....!”

강철의 날개를 활짝 펼친 채 전장을 오시하는 존재.

그의 정체는 바알의 권속 중 하나인 안드라스다.

유라가 제1지옥을 잠시 침입한 이후 지금까지 쭉 유라를 추격해온 집념의 악마였다.

“저건 아직 못 이겨요. 어서 피하세....”

지상으로 이어지는 출입문을 황급히 개방하는 유라의 외침이 도중에 끊겼다.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진 쇠사슬이 그녀의 목과 입을 꽉 옭아맨 까닭. 그녀가 펼쳐놓았던 탄막은 진즉에 산산조각 나 사방으로 흩어지는 중이었다.

““너 따위.... 너 따위 쓰레기가 감히 바알 전하의 성지에 침입해 오점을 남기다니.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네놈의 같잖은 육신과 영혼에 사라지지 않을 죄의 낙인을 새겨주마.””

치이이이익!!

급기야 유라의 사지를 구속한 쇠사슬이 붉게 달아올랐다.

은빛 갑옷과 새하얀 피부가 검게 타들어가기 시작하는 그때였다.

“초(超). 순보.”

““....!?””

안드라스의 감각과 반사신경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났다.

자신의 바로 등 뒤에서 나타난 그리드에게 거의 즉시 반응해 강철의 날개로 몸을 감쌌다.

하지만 그리드의 검은 이미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상태였다.

“연(聯),”

절대자의 기세가 29지옥 전역으로 뻗어나간다.

“살(殺).”

쩌정! 쩌저저저저저정!!

연과 융합 된 징벌의 검무가 소중한 이를 건드린 악마를 응징했다.

““큭, 쿨럭!””

수은(水銀) 같은 피를 토해내는 안드라스를 노려보는 그리드의 눈동자가 이글이글 불탄다.

“쓰레기라고 한 말 취소해.”

““죽여....주마!!””

촤르르륵!!

쇠사슬의 일부가 검으로 변하며 불꽃에 휩싸였다. 그리고 물결처럼 파도치는 쇠사슬과 함께 어지럽게 얽혀서 그리드를 덮쳤다.

“취소하라고!!”

쿠와아아아아앙!!

성스럽고 위대한 불길이 번져 나와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그 안에서 마주보고 선 그리드의 기세는 흉흉한 반면 안드라스는 위축됐다.

““신(神)?””

“그냥 뒤져.”

본디 대장장이란 쇠(金)의 천적이다.

화신의 폭풍 속에서 무한의 검기를 손에 넣은 그리드가 5융합 검무를 시전 해 안드라스를 연마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안드라스의 일행은 끓어오르는 피를 느끼고 있었다.

“네놈.... 거기까지 강해진 거냐....”

녹발, 금안의 사내.

바알의 계약자 아그너스가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지금의 자신이 안드라스를 도와봤자 무의미하단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며,

“.....”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남자에게 칼을 겨누고 싶지 않아서기도 했다.

싸워야할 때와 싸우지 말아야할 때를, 이제 그는 구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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