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219화 (1,209/1,794)

템빨 62권 - 06화

[지옥불의 주인 헬가오의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선택 받은 마물의 뿔>을 획득하였습니다.]

[<위계의 목걸이>를 획득하였습니다.]

[<위계의 반지>를 획득하였습니다.]

[축복 받은 무기 강화석 39개를 획득하였습니다.]

[축복 받은 방어구 강화석 68개를 획득하였습니다.]

[지옥에서의 명성이 2,000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선택 받은 마물의 뿔>

등급:레전드리

내구력:890/890 공격력:2,599

*공격 속도 20퍼센트 상승

*치명타 확률 50퍼센트 상승

*치명타 피해량 120퍼센트 상승

*화염 내성 50퍼센트 상승

*화염 속성 공격 피격 시, 30퍼센트의 확률로 반격.

헬가오에게 선택 받아 육신을 빼앗긴 마물의 뿔입니다.

단단하고 날카로워 무기로 쓰기 좋아 보입니다.

사용 조건:레벨 600. 고급 소드 마스터리 5레벨.

무게:830

‘구려.’

무려 레전드리 아이템이다. 당연히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리드를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성능은 나쁘지 않은데 레벨 제한이 쓸데없이 높네.’

만약 레벨 제한이 400만 됐어도 훌륭하다고 평가했을 것이다.

한데 600이라니.

통합랭킹 1위인 그리드도 이제 막 417레벨이 된 마당에 600은 현실성 없는 수치다.

‘헬가오의 레벨이 그만큼 높았다는 뜻이겠지만.’

헬가오의 레벨은 화석의 개수와 비례한다고 했다.

7개의 화석을 소환하며 나타난 시점부터 놈의 레벨은 기존과 차원이 달랐을 것이다.

그리드에게 레벨 차를 극복하는 <펜릴의 힘>이 없었다면 레이드가 불가능했을 확률이 높다.

‘아니, 무조건 불가능했겠지.’

룬의 위대함이 새삼 실감된다.

안 그래도 최근 룬은 ‘궁극의 시스템’이라고 평가받는 중이다.

룬에는 한계가 없었으니까.

그리드의 룬이 네임드급 마족, 마물, 악마를 해치울 때마다 고유 능력을 얻듯이 세상에 공개된 다른 룬들 또한 특정 조건을 달성할 때마다 무한히 성장했다.

물론 그 특정 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난이도가 무시무시하게 높았다.

당장 그리드의 룬만 봐도 성장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가.

네임드급 마족, 마물, 악마를 해치운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드가 레이드했던 직계들과 대악마 중에 쉬운 적수는 단 하나도 없었다.

<탐식의 룬>

....

...

*약화된 대악마 헬가오의 힘

<지배>

자신보다 레벨이 낮은 마물을 일정 확률로 지배합니다.

휘하에 둘 수 있는 마물은 최대 2마리입니다.

자원 소모:대상 마물의 먹이. 마나 10,000

지배 유지 시간:24시간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30분

“흐음....”

예상외의 힘이 귀속됐다.

헬가오는 당연히 불과 관련한 권능을 줄 거라고 예상했는데 일차원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인계에 나타날 때마다 마물의 몸을 빼앗던 녀석이니만큼 마물을 지배하는 힘을 줘도 이상한 건 아니지.’

근데 이게 과연 기꺼워할 힘인가?

마물은 지옥에 서식하는 몬스터를 통칭하며 그리드는 지옥을 잘 모른다. 지옥 몬스터의 수준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다.

‘잘 모르겠네....’

아쉽다.

만약 온전한 상태의 헬가오를 레이드했다면 벨리알 때처럼 여러 개의 힘을 한꺼번에 얻었을 테고 이런 애매한 기분을 느끼지도 않았을 텐데.

입맛을 다시던 그리드가 문득 의문을 느꼈다.

‘같은 대상을 반복해서 잡으면 추가로 새로운 힘을 얻는 건가?’

사실 그리드는 헬가오의 힘이 룬에 귀속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었다.

헬가오는 다른 대악마들과 궤를 달리하는 존재였으니까.

마치 평범한 보스 몬스터처럼 주기마다 특정 구역에 리스폰되는 녀석의 가치가 설마 높게 평가받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헬가오의 힘은 룬에 귀속 됐고, 앞으로 한 달 후에 헬가오는 또 다시 리스폰 될 것이다.

아니, 화석의 개수가 늘어났으니 40일 후려나?

어찌됐든 그때 다시 잡아보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리드였다.

‘헬가오의 다른 힘이 룬에 더 귀속될 수도 있는 거고.... 어차피 내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못 잡을 테니.’

십공신이 이끄는 레이드 팀들을 저평가하는 게 아니라 헬가오가 너무 강하다. 우선 레벨부터가 압도적이었다. 그리드조차 펜릴의 힘 없이는 딜을 넣지 못할 텐데 다른 플레이어들은 오죽하겠는가.

“음...?”

상념에 잠긴 채 마물의 뿔을 어루만지던 그리드가 문득 위화감을 느꼈다.

그립감이 썩 나빴기 때문.

아무래도 이 뿔은 인간에게 쓰이고자 만들어진 무기가 아니라 마물의 신체 일부인지라 사용함에 불편함이 있어보였다.

‘그렇다는 건....’

쓰기 좋게 형태를 가다듬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무기로 재탄생하지 않을까?

특히 이 터무니없는 사용 조건을 낮춰줄 확률이 높다.

‘당분간 사용하면서 이해도를 높여야겠군.’

이해도를 100퍼센트로 만들어서 <아이템 개조>로 손을 보면 최상급 무기로 거듭나리라.

열망의 무아검과 염룡검 등의 신검급엔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1티어를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검은 그리드만 착용 가능한 반면 마물의 뿔은 템빨단원들에게 양도가 가능했다. 레벨 조건만 완화시키면 길드 전력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선 파그마의 눈으로 이해도를 높여둔 그리드가 다음으로 위계의 목걸이와 반지를 살펴보았다.

<위계의 반지>

등급:레전드리

*지력 +300

*테이밍 계열 스킬의 지속 시간 2배 상승

*위계의 목걸이와 함께 착용 시 지력 +100

★테이밍 대상이 지옥의 마물일 경우 지배 지속 시간이 영구적으로 변경.

헬가오의 지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반지입니다.

지옥의 마물을 본능적으로 굴복시킵니다.

사용 조건:레벨 550

무게:11

<위계의 목걸이>

등급:레전드리

*지력 +300

*위엄 +300

*지배 가능한 마물 숫자 +2

*위계의 반지와 함께 착용 시 지력 +100

헬가오의 지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목걸이입니다. 붉고 화려하여 착용자의 위엄을 높여줍니다.

사용 조건:레벨 550

무게:35

“....이젠 나보고 테이머까지 하라고?”

사용 조건 550레벨.

위계의 반지와 목걸이는 향후 몇 년 동안은 그리드 전용 아이템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아니, 설사 사용 조건이 낮다고 해도 그리드는 이걸 타인에게 양도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지력을 무려 800이나 올려주는 세트 아이템을 어찌 포기하겠는가.

그리드는 새로운 보조 직업을 강제로 얻은 기분이었다.

심지어 400레벨대 지옥의 마물을 4마리씩 거느리고 다니는 개사기 직업을 말이다.

-유라야. 겁나 센 마물 추천 좀....

앞으로 당분간은 지옥에서 활동해야할 것 같다.

지옥의 생태계를 조사하며 417레벨 미만의 마물 중에서 어떤 마물이 가장 강할지, 어떤 마물을 테이밍해야 좋을지 확인해야했다.

데빌슬레이어 유라를 가이드 삼아서 말이다.

[대상이 귓속말을 받을 수 없는 장소에 있습니다.]

‘아직 사냥 시간인가.’

유라는 하루 중 23시간을 지옥에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물약과 주문서 등의 소모품을 충전할 때만 인계로 내려오는 그녀와 게임 상에서 소통한다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만큼 열심히 하니까 레벨 업 속도가 빠른 거겠지.

유라도 며칠 전에 드디어 400레벨을 달성했다고 했던가....

유라와 크리스가 400레벨을 넘은 실정이니 크라우젤은 진즉부터 400레벨을 넘기지 않았을까 싶다.

천재 중의 천재, 지존 중의 지존이었던 그의 성장 속도는 예전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까.

‘올해 국대전엔 나가볼까.’

크라우젤과 겨뤄보고 싶다.

지난 2년 동안 터무니없이 강해졌을 라이벌의 실력이 기대된다.

“그만 돌아가자.”

미소지은 그리드가 메르세데스와 함께 귀환 주문서를 꺼내는 그때였다.

“그리드으!!”

외침이 들려온다 싶더니 곧 폰과 토반을 비롯한 레이드 1팀의 멤버들이 나타났다.

“하, 다행이다. 무사했구나!”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다고!”

정말 십년감수했다.

그리드도 그리드지만 메르세데스가 잘못 되기라도 했다간 템빨국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가 됐을 것이다.

안도한 폰과 토반이 온갖 파괴의 흔적이 남아있는 동공의 모습을 살폈다.

“그나저나 다행이다. 만약 헬가오가 7번째 화석을 소환하며 나타났으면 진짜 답도 없었을 텐데.”

“토반의 말대로다. 그리드, 지금은 조심해야할 시기야. 헬가오가 다음 등장부턴 훨씬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다음엔 절대로 혼자서 도전하지 마. 내가 봤을 땐 템빨단원 전체가 레이드에 참가해야 그나마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니까.”

“어.... 음.”

이미 7개의 화석과 함께 등장했다고 말하는 건 다음으로 미루자.

지금 말했다간 애들의 충격이 클 것 같다.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그리드를 대신해서 메르세데스가 입을 열었다.

“헬가오는 이미 7번째 화석을 개화했어요. 그 힘을 직접 체험한 제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현 시간부터 헬가오의 통제는 그리드 전하께서 직접 전담하셔야할 것 같습니다.”

“그랬군. 알았.... 엉?”

레이드 1팀 팀원들이 잠시 침묵했다.

모두 어안이 벙벙해진 채 메르세데스의 말을 다시 되새겨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입을 떡하니 벌렸다.

같은 시각.

동대륙, 가야.

[템빨왕 그리드가 서사시의 여덟 번째 페이지를 완성하였습니다!]

[서사시의 영향으로 당대 모든 전설의 능력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말 그대로 소폭 상승했다.

근력, 민첩성, 지력, 체력 4개의 전투 관련 스탯이 10씩 올랐을 뿐이다.

일반적인 유저의 관점에선 그게 어딜 봐서 소폭이냐고, 도둑놈이냐고 반문했겠지만 공교롭게도 전설 클래스 전직자들은 상식적이지가 않다.

각자 자신의 분야를 선도하는 그들은 각종 퀘스트와 칭호 획득을 통해 남들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스탯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당장 40의 스탯이 올랐다고 해서 전투에 큰 영향은 없었다.

크라우젤은 여전히 힘들었고, 전황은 양반 예음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크라우젤의 마음가짐은 그리드가 서사시를 쓰기 전과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그리드....’

전대와 당대의 구분을 없앴다고?

수백 년 전, 최소 수십 년을 활약했던 전대 전설들을 고작 십수 년 만에 따라잡았다는 건가?

계속 제자리걸음인 나와는 전혀 다르지 않은가.

나와 그를 비교하는 게 감히 실례일 정도로....

까앙!!

“슬슬 포기하려던 거 아니었어?”

크라우젤이 예음의 공격을 발악적으로 쳐내자 예음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인내심도 슬슬 한계였다.

설마 인간에게 이토록 넝마가 될 줄은 몰랐다.

장장 수십 분을 싸운 끝에 온 몸에 검흔이 아로새겨졌으니 지난 수백 년 동안의 수련과 연구가 부정당한 느낌이었다. 치우의 시련조차 외면하고 미르와 함께해온 세월을 송두리째 말이다.

불쾌함마저 느끼는 그녀에게 크라우젤이 검을 겨눴다.

“등을 떠미는 친구가 있거든.”

“?”

“검술 창조.”

“....!”

“벽력.”

꽈아아아아아앙!!

예음의 생명력 게이지가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크라우젤이 처음 목표로 잡았던 기준을 넘어서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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