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186화 (1,176/1,794)

“무쌍농법 제2장 급성장.”

기적을 일으켰다.

불과 몇 초 전까지 아무 것도 없던 공터에 10그루의 황금호두 묘목이 자라난 것이다.

“....!?”

“....!!”

씽왕과 귀족들이 귀신을 본 표정으로 굳어버렸고,

“간격을 너무 짧게 심어서인지 뿌리가 서로 이어지기 전에 엉켰군요. 이래서야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할 겁니다. 묘목을 심을 때의 간격을 최소 5미터 이상 유지해야겠습니다.”

땅을 파헤쳐 묘목들의 뿌리 상태를 확인한 피아로는 그리드에게 보고하며 해당 사항을 수첩에 기록해두었다.

믿기 힘든 기적을 일으킨 사람치곤 너무나도 담담한 태도다.

한동안 넋이 나가 멍하니 있던 씽왕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피아로 공....? 방금 과인이 본 것은 무엇이오?”

“나무를 심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어찌 나무가 순식간에 자란단 말이오? 혹시 그게 서쪽대륙의 마법이라는 것이오?”

“마법이 아니라 농업입니다.”

“....”

씽왕은 수백 만 명의 백성을 이끄는 사람이다.

지금 눈앞의 인물이 농담을 하는 건지 진담을 하는 건지 정도야 쉽게 판별할 수 있었다.

피아로의 진지한 표정을 재차 확인한 씽왕의 뇌리에 기껏 외면했던 템빨왕비의 말이 자꾸만 맴돌았다.

“대장군직과 농부직을 역임하고 계시는 피아로 공이세요.”

“대장군직과 농부직을 역임하고 계시는....”

“농부직을.....”

“....설마?”

소스라치게 놀라는 씽왕에게 피아로가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맞습니다. 저는 농부입니다.”

“....!!”

“....!!”

전설의 농부가 서대륙을 넘어 동대륙에도 뿌리를 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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