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181화 (1,171/1,794)

템빨 60권 - 16화

재능은 충만했고 열정은 넘쳤다.

다만 운이 없었을 뿐이다.

나 또한 직계로 태어났다면.

메르세데스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했다면 그녀를 도리어 앞서나갔으리라.

“헤이로!!”

수잔은 몇 년 전부터 템빨국이 거슬렸다.

노망난 황제가 떠나보낸 메르세데스와 반역자 피아로.

실력만큼은 흠잡기 힘든 그 둘 덕분에 연명한 나라 따위가 대국인양 행세하는 꼴이 우스웠다.

콰르르르르륵!!

템빨국의 왕비를 자처하는 여자의 검이 내뿜은 화염이 궁전의 기다란 복도를 통째로 휩쓸고 지나간다.

씽왕과 근위대장은 움찔, 위축돼 몸을 웅크리는 반면 수잔과 네오 적기사들은 제자리에 굳건히 선 채 불길을 정면으로 맞섰다.

슈우우우우우....

새카맣게 타들어간 융단이 공기를 매캐하게 만들었다.

복도를 은은하게 비추던 야광석들이 깨지며 빛을 잃었다.

“콜록, 콜록!”

아이러니하게도 침입자들이 방벽이 돼주었다.

복도 중앙에 버티고 선 네오 적기사들 덕분에 화를 면한 씽왕과 근위대장이 참고 있던 숨을 토하며 눈을 떴다.

멀쩡히 살아있는 침입자들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장 선두에서 불길에 휩싸였던 수잔도 상처 하나 없이 무사하다.

그들 모두 얼음처럼 투명하고 푸른 룬어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이봐, 정신 오락가락하는 왕비님. 속성이 있는 공격은 우리들에게 무용지물이야. 그 특이한 검 한 자루만 믿고 설쳐볼 계획이라면 당장 관두는 걸 추천하고 싶은데.”

사실 수잔은 위기를 느꼈었다.

룬어의 발동이 0.2초만 늦었어도 숯검댕이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애써 태연한척 떠들었다. 룬어를 빠르게 발동시킨 것 자체가 그녀의 실력이었으므로 자부심을 품어도 부끄럽지 않았다.

염룡검이 부르르, 검신을 떨었다.

-주인. 저 인간은 장님인가? 나를 보고 고작 특이한 검이라는데?

‘장님은 아니고 그냥 미친놈이야. 그건 그렇고 엘리멘탈 실드의 상위 마법이라.... 놀라운 걸.’

그리드는 수잔을 기억한다.

자신이야말로 반역자인 주제에 피아로를 반역자라고 비난했던 또라이.

정신 나간 놈이지만 능력치 하나만큼은 최상급이다.

피아로에게 이마를 찍히고도 살아있는 것부터가 1티어라는 증거였다.

“....흠.”

스윽.

아이린으로 변장한 그리드의 푸른 눈동자가 좌중을 훑는다.

네오 적기사단.

쥬앙데르크 말기에 그랜드마스터가 새롭게 창설했던 무력조직.

‘그랜드마스터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이 녀석들이 이곳에 있다는 건....’

그랜드마스터도 근처에 있을 확률이 높다.

‘역시 목적은 오존과 만나는 건가?’

그랜드마스터는 쫓겨난 신들 즉, 오존과의 만남을 고대했었다. 그들과 힘을 합쳐서 서쪽의 신들을 징벌하고 칠악성의 누명을 벗기겠다고 천명했었다.

당시의 그리드는 오존의 실체를 정확히 몰랐기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막아야 돼.’

이제는 알고 있다.

그랜드마스터와 오존의 만남은 결코 성사돼선 안 됐다.

오존이 서대륙으로 넘어오는 순간 탐욕스러운 양반들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랐다.

애초에 신들의 전쟁 자체가 발생해선 안 되는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재앙들이 인세를 덮치는 순간 서대륙은, 템빨국은 무사할 수 없을 테니까.

‘그랜드마스터는 오해하고 있어.’

오존은 결코 선이 아니다.

그랜드마스터가 바라는 이상적인 신과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이기적이거나 본능적일뿐인 서쪽의 신들이 나을 수도 있다.

힐끔.

그리드가 씽왕을 살폈다.

초췌한 몰골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저자가 수세에 몰린 이유....

오존과의 만남을 주선시키라는 그랜드마스터의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일 테지.

그리드가 질문했다.

“저들이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고 귀하께 폭력을 휘둘렀습니까?”

“아니오.... 그건 아니외다. 한 달의 유예를 주었습니다.”

‘역시 망설였던 건가.’

그랜드마스터의 근본은 선이다.

재차 상기한 그리드가 희망을 품었다.

‘오존의 실체를 알리고 잘 설득하면 마음을 바꿔줄 수 있어.’

상황 파악을 끝낸 그리드가 이번엔 수잔에게 질문했다.

“그랜드마스터는 어디에 있지?”

“뭐?”

수잔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분이 어디에 계시는지 알아서 뭐하게? 네까짓 게 그분과 만나보기라도 하게? 하핫, 꿈도 야무지네.”

“....역시 넌 좀 맞아야겠다.”

‘네까짓 게’라고?

감히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린을 상대로 그런 망발을 해?

자신을 템빨 왕비라고 소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가지 없게 구는 수잔에게 분노한 그리드가 탈수와 템빨왕관을 차례대로 착용했다.

당연히 사람들의 눈에는 왕관만 보였다.

“갑자기 웬 왕관? 깔깔깔! 뭐야, 너? 설마 내가 예절을 갖추지 않는다고 시위하는 거니? 네가 왕비라는 걸 상기시켜주는 거야?”

스캉. 스캉.

마치 숫돌에 날을 갈 듯 쌍수검을 맞부딪쳐 불똥을 만든 수잔이 눈을 번뜩였다.

“대접받을 생각일랑 관둬. 한낱 소국의 왕비 따위가 뭐라고.”

스캉. 스캉! 스캉!!

칼을 부딪치는 속도가 빨라진다.

두 개의 칼날이 서로 맞부딪치며 미끄러질 때마다 가속도가 붙었고 사방으로 비산하는 불똥이 시야를 어지럽혔다.

저 가속도를 이용해서 순간적으로 기습해올 의도인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경계했겠지만....

‘저러면 칼날 다 상하는데.’

그리드는 과연 대장장이답게 쌍수검의 상태를 걱정할 뿐이었다.

날카롭게 벼려지다 못해 망가지기 시작하는 칼날의 모습을 그리드가 불편하게 지켜보는 바로 그때였다.

‘지금!’

상대방이 한눈 파는 순간을 놓치지 않은 수잔이 미끄러지는 칼날의 가속도를 고스란히 이용해 앞으로 쏘아졌다.

음속에 가깝다, 라는 과장 된 표현을 적용해야할 것만 같은 장면이었다.

그만큼 수잔의 기습은 빨랐다.

아직 성장 중에 있는 그리드의 <초월자의 감각>을 아슬아슬하게 웃돌 정도.

푸욱!

그리드의 어깨가 꿰뚫렸고,

“하핫!”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수잔이 다른 한 자루의 검을 종으로 크게 베었다.

스칵!

천이 찢겨나간다.

간신히 한 발 물러나 공격을 피한 그리드가 의도치 않게 속살을 노출했다.

씽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단련하지 않은 몸이다.’

많아봐야 서른 중반쯤 되었을까.

예상했던 것보다 젊은 템빨 왕비의 육신은 그 얼굴만큼이나 아름다웠다. 백옥 같은 피부에는 작은 상흔조차 없었고 근육 없는 살결은 부드러워 보였다.

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검을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야 정상 같았다.

한데 저 실력은 대체 뭐란 말인가?

까창!

“큭!?”

수잔이 신음했다.

조금 전 베기를 날렸다가 허공만 베었던 좌수의 검을 템빨 왕비의 투명한 검이 내려 친 여파였다.

‘무슨 힘이?’

템빨 왕비의 검에 깃든 위력을 감당하지 못한 좌수의 검이 지면에 닿기 직전까지 내려가며 왼쪽 어깨도 자연히 아래로 늘어진 수잔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균형을 잃은 그녀의 안면에 템빨 왕비의 발차기가 꽂히고 있었다.

뻐엉!

수박이 터지는 듯한 소리.

고작 발차기 한 대 얻어맞았다고 치명상을 입을 수잔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크게 위축 됐다.

템빨 왕비가 품고 있는 무력이 어렴풋이 가늠됐기 때문이다.

적어도 힘만 놓고 봤을 땐 자신보다 템빨 왕비쪽이 한 수 위였다.

‘말도 안 돼.’

수잔은 평생을 단련해왔다.

갑옷에 가려진 그녀의 신체엔 단단한 근육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평생을 단련해온 자신이 저런 말랑말랑한 몸을 지닌 여자에게 힘에서 밀리다니....

납득할 수 없다.

꽈드득!

이를 갈며 눈에 불을 켠 수잔이 살짝 굽어졌던 무릎을 힘차게 펼치며 쌍수검을 휘둘렀다. 서로 다른 나선을 그리는 2개의 검로는 화려하고 변칙적이었다.

베인츠식 검술의 정수가 담긴 기술이었다.

초보자는커녕 네오 적기사들도 쉽게 감당하지 못했던 기술이다.

한데 그것을.

채앵!

템빨 왕비는 손쉽게 막아냈다.

“....!”

수잔이 혼란에 지배당했다.

자신의 검술이 가로막힌 것으로 모자라서 고스란히 되돌아와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으니 충격이 컸다.

회(回)의 검무 앞에선 모두가 평등한 것이다.

피를 토하는 수잔에게 연계기를 날려 생명력을 크게 소모시킨 그리드가 매무새를 정리하며 말했다.

“이쯤 되면 주제파악은 끝났지? 그만 까불고 그랜드마스터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이년이!!”

어떤 결과에 수긍하기 위해선 납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수잔은 패배를 인정하기 힘들었다.

타고난 천재인 것으로 모자라 평생을 노력해온 자신이.

심지어 그랜드마스터께 고대의 룬어까지 얻은 자신이 왜 저딴 여자에게 패배해야한단 말인가?

세상이 미치지 않은 이상 벌어져선 안 될 일이다.

“헤이로!!”

파직!

고대의 룬어가 떠올랐다가 수잔의 몸 곳곳에 스며들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의 동료들이 피식 콧방귀 뀌었다.

‘결국 선을 넘었군.’

룬어는 어떤 현상을 창조하는 일종의 도구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사용자의 몫인데 그중 하나가 체내에 흡수하는 것이었다.

사용자의 육신에 스며든 룬어는 사용자의 뼈와 근육, 혹은 마나핵을 비약적으로 강화시켜서 초월적인 힘과 마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돕는다.

여기서 문제는 마나핵을 강화시킨다는 점에 있다.

강제로 강화된 마나핵은 팽창하며 신체에 과부하를 안겼다.

그래서 보통은 신체의 일부를 강화하는 수준으로 강도를 조절해야했지만 이 순간 수잔은 마나핵까지 강화시켜버렸다.

시한부가 돼버린 셈이었다.

강화의 지속 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닥쳐올 후폭풍을 그녀는 감당하지 못하고 폐인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늘 제멋대로 구는 수잔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온 그녀의 동료들 입장에선 썩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죽여 버릴 거야.”

파직! 파지직!

수잔의 외형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강렬한 기파를 발생시키며 주변의 기류를 들끓게 만드는 모습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흑화 같은 건가.’

그리드가 처음으로 방어구를 무장했다.

칸의 유작과 사신의 숨결로 만든 방어구들이 그의 전신을 순식간에 뒤덮었다.

그러자 외모의 중요성이 드러났다.

그리드의 모습으로 흑색, 적색의 방어구들을 무장했을 땐 사뭇 악당 같은 느낌이 들었던 반면 아이린의 모습으로 똑같은 방어구를 무장하자 색채의 조화 따윈 관계없이 성스러운 성기사 같은 느낌을 풍겼다.

전투 중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거슬렸던 그리드가 머리를 다시 올려 묶으려하는 순간이었다.

“하압!”

기합성을 터뜨린 수잔이 그리드에게 쇄도했다.

전광석화와도 같았다.

수잔은 기합성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리드의 코앞에 도달해서 검을 네 차례나 휘둘렀다.

“이런....!”

씽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순식간에 검에 베인 템빨 왕비가 최소 중상을 입었을 거라고 예상한 그는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몸을 날렸다.

은인의 부인이다.

심지어 자신을 돕기 위해 위험에 처한 그녀를 외면하는 건 도리에 맞지 않았다.

“어딜.”

하지만 씽왕은 채 몇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수잔 한 사람조차 감당 못했던 그가 15명이 넘는 네오 적기사들을 감당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알겠소....! 알겠소!! 내 환국의 위치를 알려드릴 테니 무고한 자를 해치는 일은 관두시오!!”

적기사들에게 붙잡힌 씽왕이 몸부림치며 외쳐보았지만 부질없었다.

“응, 환국의 위치는 당연히 알려줘야지. 다만 이년은 죽일 거야. 우리에게 먼저 칼을 겨눈 이년을 무고하다고 우기는 건 네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잖....?”

쓰러져있는 템빨 왕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씽왕을 비웃던 수잔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야 할 템빨 왕비가 예상과 달린 말끔한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던 까닭이다.

‘어떻게?’

수잔의 떨리는 시선이 급히 왕비의 가슴을 살폈다.

그리고 보았다.

갈기갈기 찢겨져나가기는커녕 멀쩡한 그녀의 갑옷과 견갑을 말이다.

‘템빨....!’

템빨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세상에 없다.

다만 템빨의 위력을 아직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수잔은 후자에 속했다.

다가올 반격에 대비, 황급히 뒤로 물러서며 쌍수를 교차시키는 수잔의 귓전에 작은 속삭임이 스며들었다.

“짐은 너의 안락을 허락하지 않는다.”

“....!”

체내에 각인된 룬어들이 벗겨진다.

강화됐던 뼈와 근육이 급격히 약화되며 신체의 밸런스가 어긋났다.

한껏 팽창했던 마나핵이 수축하여 상상 이상의 고통이 동반됐다.

“끅....! 끄아아아악...!”

칠공에서 피를 쏟은 수잔이 당장 쓰러질 듯이 비틀거렸다. 그녀는 이대로 정신을 잃고 싶었다. 그만큼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집념과 살심으로 고통을 견뎌냈다.

덜덜 떨리는 손에 간신히 쥔 두 자루 검을 그녀는 끝끝내 놓지 않았다.

자신을 그저 그런 잡졸쯤으로 치부하듯 감흥 없는 얼굴로 다가오는 템빨 왕비를 반드시 저승길 길동무로 삼을 각오였다.

하지만 그녀의 각오는 이뤄지지 않았다.

쨍그랑!

두 자루 검이 손에서 제멋대로 떨어진 까닭이었다.

그 누구도 믿지 않겠지만 진짜다.

검이 마치 의지를 가진 것처럼 스스로 손에서 떨어져나갔다.

“괴....”

푸욱!

“....물.”

푹푹푹!!

2융합 검무의 다중 연계.

안 그래도 산송장이나 다름없던 수잔의 몸이 난도질당한 끝에 잿빛으로 산화했다.

아이린에게 살심을 품은 그녀를 그리드가 살려둘 리 없었다.

그랜드마스터의 부하고 나발이고 간에 후환이 될 싹은 자르는 게 옳았다.

하얀 뺨에 튄 피를 닦아낸 그리드가 석상처럼 굳어 선 네오 적기사들에게 물었다.

“더 해볼까?”

“....아니요.”

4황자 에단의 반역 사건 이후 제국을 떠난 네오 적기사단은 제3자의 시선으로 대륙을 관찰했다.

그리고 템빨국의 가파른 성장세에 의문을 품어왔다.

새로운 황제 바사라가 템빨국의 편의를 봐주는 정황이 포착할 때마다 특히 의아했다.

템빨왕 그리드와 피아로, 메르세데스.

세 거인의 명성이 가히 대단하긴 하지만, 단지 그 세 사람의 힘이 두려워 대제국이 소국을 돕는 게 말이 된단 말인가?

네오 적기사들은 바사라가 템빨왕에게 연심을 품은 게 아니냐는 허무맹랑한 농담까지 나눴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보니 연심은 개뿔, 그딴 게 아니었다.

템빨국엔 괴물이 숨어있었다.

템빨 왕비 아이린.

그녀는 명성 속 템빨왕보다. 아니, 피아로와 메르세데스보다 훨씬 더 고강한 실력을 지닌 고수 중의 고수였다.

이자가 바로 템빨국의 실세이리라.

“일단 물러나겠습니다.”

판단하고 어색하게 인사한 네오 적기사들이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리드는 굳이 그들을 붙잡지 않았다.

사태가 여기까지 진행된 이상 그랜드마스터를 직접 찾아갈 이유가 없었으니까.

‘알아서 찾아오겠지.’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