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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1128화 (1,118/1,794)

템빨 58권 - 08화

“인간? 하핫! 성격이 급하네! 내일 아침에 우리가 찾아갈 거라고 말했을 텐데?”

의외의 손님을 발견하고 달려온 반용족 헬타본.

그는 상당히 들떠 있었다.

카오스 산맥의 몬스터를 홀로 도륙하는 인간이라니, 기대 이상 아닌가?

‘이런 촌구석에 솔로 넘버 나이트급의 인간이 있었을 줄이야! 재밌게 됐군!’

제국의 장벽에 갇혀 지내는 동안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제국과 끝까지 놀아보겠다고 남은 우물 안 개구리 놈들을 버리고 산맥을 떠돌아다닌 보람이 있다.

두근! 두근!

헬타본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그의 몸속에 흐르는 악룡 번헬리어의 피가 뜨겁게 끓어올랐다.

반용족의 타고난 호전성이 용출되는 것이다.

“뭐, 내일 싸우나 지금 싸우나 상관없겠지. 어차피 싸울 건데. 안 그래?”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반용족은 산에서 살아가는 종족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식주 전부를 자급자족한다는 건 그들에게도 귀찮은 문제였다.

반용족이 스테임 공작에게 행사를 준비시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동안 카오스 산맥에 머물며 몬스터들과 광란의 사투를 벌일 예정인 그들은 프론티어를 보급기지로 삼을 계획이었다.

프론티어의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이 자랑하는 최강의 실력자를 도륙하고 공포로 그들을 지배해서 먹을 것과 입을 것, 특히 술을 공물로 바치게끔 만들 의도였다.

하지만 헬타본에게 중요한 건 계획이 아닌 이 순간의 즐거움이었다.

본래라면 내일 진행해야할 행사 일정을 그가 멋대로 앞당겨버렸다.

“하하핫! 어디 한 번 발악해봐라!!”

웃으며 소리친 헬타본이 새카만 숨결을 토했다.

쿠와아아앙!!

어지럽게 몰아치는 눈보라가 검은 광선에 의해서 흩어진다.

맑게 개는 풍경의 중심에 선 흑발 인간의 모습이 헬타본의 시야에 똑똑히 잡혔다.

순간.

‘뭐지?’

헬타본의 기분이 미묘해졌다.

들떴던 마음이 조금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적수를 눈앞에 두고 침착해지다니, 처음 있는 일이었다.

‘착각이겠지.’

헬타본이 잡념을 털어냈다.

그가 쏜 브레스는 이미 흑발 인간의 심장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것을,

“회(回).”

그리드가 쉽게 맞받아쳤다.

인간이 브레스를 피하는 동안 공격하기 위해 몸을 날리고 있던 헬타본의 얼굴에 잠시 당혹이 스쳤다.

‘제법인데?’

꽈앙!

허공에서 브레스를 막아내는 헬타본의 몸이 잠시 경직됐다. 하지만 눈동자만큼은 멈추지 않고 인간의 움직임을 쫓았다.

‘꽤 빠르기까지?’

측면으로 나타나 반월을 그리는 인간의 공격을, 헬타본은 굳이 피하지 않았다.

날카롭게 베거나 찌르는 형태의 공격은 그의 비늘을 위협하지 못했으니까.

여태까지는 그랬다.

오러가 가득 깃든 검으로도 반용족의 비늘을 베지 못한다는 사실을 학습한 솔로 넘버 나이트들은 무기를 둔기로 바꿨었을 정도다.

서걱!!

“....커윽!!”

인간이 자신의 허리를 베는 동안 인간의 뒷덜미를 찍어 누르려고 했던 헬타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뭐지?’

낯선 격통.

헬타본의 흔들리는 시선이 자신의 허리를 살폈다.

선혈이 낭자했다.

인간의 검에 베인 비늘들이 조각나 후두둑, 설원 위에 떨어지고 있었다.

‘베였다고?’

콰앙!

헬타본이 급히 날개를 펼쳤다. 그러자 강력한 돌풍이 발생하며 인간의 신형을 흔들어놓았다.

틈을 놓치지 않고 다리를 들어 올린 헬타본의 무릎이 인간의 옆구리를 때렸다.

솔로 넘버 나이트 중에서도 5번 기사쯤 돼야 간신히 반응했던 수준의 빠르고 예리한 공격이었다.

한데 흑발의 인간은 그것을 손으로 잡아 쥐었다.

속도와 힘 모든 면에서 헬타본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증거였다.

‘2번 기사급?’

드디어 흑발 인간의 실력을 완전히 파악한 헬타본은 당황하지 않았다. 즐거움에 들뜨지도 않았다.

인간과 시선을 마주쳤던 시점부터 그는 이미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등급’을 정하는 동족 간의 축제(대결) 때와 똑같이 차분하고, 냉정한 상태였다.

그렇다.

호전성이 억눌린 헬타본의 컨디션은 도리어 최상이었다.

그리드가 하오와 나눈 <계약>의 효과는 현재 상태에선 도리어 독인 셈이다.

휘리릭!

인간의 손에 붙잡힌 왼쪽 무릎을 고스란히 놔둔 채, 헬타본은 역으로 회전하여 오른 발차기를 날렸다.

그리드가 머리를 뒤로 빼서 피했지만 오히려 악수였다.

헬타본의 발끝에서 날카롭고 단단한 발톱이 칼날처럼 솟구치더니 그리드의 목을 스쳐지나갔다.

공격이 2센티만 깊이 들어갔어도 그리드의 경동맥은 끊어졌을 테고 ‘출혈’과 ‘회복 불가’ 디버프에 허우적거렸을 것이다.

“흐음....”

공격을 피하느라 헬타본의 무릎을 놓친 그리드가 이참에 뒤로 크게 물러났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네 수준은 어느 정도지?”

“뭐?”

“반용족 중에서 강한 편인지, 약한 편인지를 묻는 거다.”

그리드가 최근 하오에게 들은 정보에 따르면, 반용족의 시조 라우는 악룡 번헬리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라고 한다.

반용족의 몸속엔 진짜 드래곤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리드는 위축되지 않았다.

이미 어스름족 오크들을 겪어본 까닭이다.

반용족 또한 결국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종족인 이상, 상식에 위반될 정도로 특별하거나 강하지 않다는 게 그리드의 분석이었고 하오 또한 이에 동의했다.

반용족의 몸속에 흐르는 드래곤의 피가 진짜일지언정, 그 피는 이미 옅어질 대로 옅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반용족 내에서도 네임드급으로 분류되는 존재가 아닌 이상 어스름족 오크들처럼 평범할 거라고 그리드는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의외다.

이 헬타본이라는 놈, 이름의 색을 보아 네임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강하다.

솔로 넘버 나이트 중위권급의 실력이랄까.

‘만약 이 녀석의 실력이 반용족 평균이라면 골치 아파진다.’

라덴의 잠재력은 가히 폭발적이지만 현재 성장치는 낮다.

템빨로 도배해봤자 헬타본보다 강한 반용족과 싸우게 되면 패배할 공산이 컸다.

‘계획을 바꿔야 하나?’

그리드가 내일 있을 반용족과의 대결에 직접 나서지 않으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였다.

우선, 버르장머리 없는 침략자들을 자신이 친히 나서서 상종해야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왕이 일일이 나서야하는 국가는 외부에서 봤을 때 무능해보일 뿐이고 국민들의 사기에도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북부는 템빨국에서 가장 중요한 국경 중 하나다. 오랜 세월 동안 몬스터의 침공을 막아온 북부는 세간에서 템빨국의 정예로 인식되고 있었고 실제로도 그래야만 했다. 그리드는 이참에 라덴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북부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자신이 없을 때도 라덴이 든든히 제몫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라덴이 당해버리면 다 부질없다.’

낭패를 느끼는 그리드에게 헬타본이 답했다.

“후훗, 딱 보면 모르겠나? 나는 동족 중에서도 강한 편이다. 물론 헬레나 님과 비교하면 애송이에 불과하지만.”

“...그래? 아까 새벽에 사신으로 보냈던 반용족이 그 헬레나라는 놈이고?”

“네놈은 바보냐!! 인간에게 보내는 사신 따위야 하급 전사로도 충분하다!!”

희소식이다.

그리드의 얼굴이 활짝 폈다.

“내일 오전에 프론티어의 일인자와 싸울 반용족도 헬레나가 아니라 하급 전사라는 말인가?”

“후훗, 당연하다.”

“그것 참 다행이군.”

“뭐? 뭐가 다행이라는 거냐? 설마 네놈, 하급 전사와 싸우면 네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너도 이기게 생겼는데 하급 전사쯤이야....”

“하하! 가소로운 애송이 녀석! 난 아직 본 실력을 제대로 드러내지도 않았....!”

“그리고 프론티어의 일인자는 내가 아니다.”

“....!”

실소를 터뜨리던 헬타본이 처음으로 얼굴을 굳혔다.

눈앞 인간, 솔직히 말해서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

하급 전사로는 이기기 힘들 것 같아서 차라리 이 자리에서 없애버리려고 했다.

‘근데 이놈보다 강한 놈이 있다고?’

솔로 넘버 나이트 이상의 실력자가 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둘씩이나 서식하고 있다니....?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모르는 사이에 제국이 호구가 된 듯싶다.

‘예전의 제국이었다면 타국의 노란 싹들을 미리 잘라놨을 텐데, 이제는 그 정도 통제도 못하는 건가?’

화합인지 뭔지 하는 헛소리를 지껄일 때부터 맛이 갔다 싶었다.

‘어찌됐든 위험하군. 헬레나 님께 내일 프론티어로 보낼 사신 명단을 바꿔야한다고 건의해야겠어.’

물론 그 전에.

‘이놈부터 없애고.’

헬타본이 씨익 웃었다.

꾸둑! 꾸두둑!

헬타본의 골격이 빠르게 커졌다. 가죽으로 만든 옷이 모조리 찢겨나가며 급소 부위에만 부분적으로 돋아있던 비늘의 범위가 전신으로 확장됐다.

이내 온몸이 비늘로 뒤덮인 헬타본이 날개를 활짝 펼치자 전에 없던 위압감이 그리드를 압박했다.

‘이게 진정한 반용족의 모습인가....’

거인족 라드볼프를 연상시킬 정도로 거대해진 헬타본의 손발과 그 끝에서 위협적으로 번들거리는 발톱을 빤히 살펴본 그리드가 우선 매직 미사일을 쏘았다.

쩌엉!

헬타본이 날개를 둥글게 말자 발생하는 돌풍이 매직 미사일의 궤도를 비틀어 튕겨냈다.

‘조건부 안티 매직.’

라덴이 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라덴은 기사다. 마법을 쓰지 않는다.

‘그럼 이건?’

인벤토리에 예비용으로 넣고 다니는 창 한 자루를 꺼낸 그리드가 스피어 샷을 날렸다.

이번에도 헬타본이 날개를 둥글게 말자 발생한 돌풍이 창의 궤도를 꺾어 튕겨냈다.

‘안티 매직이 아니라 투사체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거였군.’

쿨타임은 없는 듯하다. 단, 날개를 말 때 허리를 살짝 낮추는 것을 보아 그때 잠시 ‘이동 불가’ 판정을 받는 것 같다.

‘그렇다면?’

탕!

그리드가 다시 한 번 매직 미사일을 쐈다. 그리고 곧바로 몸을 날려 살(殺)을 전개했다.

역시나.

쩡!

살의 공격 속도는 헬타본의 민첩성으로 충분히 반응할 수준에 불과했지만, 날개로 몸을 감싸느라 이동 불가 판정을 받은 헬타본은 이를 피하지 못하고 두 팔을 들어 막아냈다.

[대상에게 179,08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이건 좀 안 좋은데?’

살의 공격력은 단일 검무 중 최상이다. 방어라는 개념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곤 했다. 그리드의 공격력과 살의 공격력 계수를 감안했을 때 고작 18만 수준의 데미지밖에 입히지 못했다는 건 <용의 비늘>에 뒤덮인 반용족의 방어력이 최상급에 속한다는 뜻이다.

‘나보다 공격력이 4배 가까이 낮은 라덴이 반용족의 방어력을 뚫는 건 사실상 힘들.... 응?’

라덴의 스탯 정보와 보유 스킬 목록을 떠올리며 눈살을 찌푸리던 그리드가 두 눈을 부릅떴다.

[<살(殺)>의 효과로 대상을 1초 동안 무장 해제 시킵니다.]

“....!”

살과 충돌한 헬타본의 양팔 비늘이 일시적으로 허물어지고 있었다.

확장 된 용의 비늘이 방어구 판정을 받는다는 뜻이었다.

피핏! 피피피피핏!!

즉시 반응해 연(聯)을 연계, 비늘 잃은 헬타본의 양팔을 난도질한 그리드가 입힌 피해량을 확인하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비늘을 잃으면 방어력이 2배 이상 떨어지는군.’

라덴에게 어떤 무기를 만들어줘야 할지 가닥이 잡힌다.

“노옴!”

헬타본이 반격을 개시하고 있었다.

꽈찌직!

헬타본의 용조수가 그리드의 어깨를 움켜쥐자 견갑이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내구력이 무한이라 손상되지 않았다. 형태는 일그러졌으나 수복 효과로 즉시 회복됐다.

콰앙!!

엄청난 악력으로 그리드를 들어 올린 헬타본이 그대로 그리드를 바닥에 메쳤다. 부바트의 CC기를 연상시키는 스킬이었다.

‘거리를 내어주면 위험하고.’

생각하는 그리드의 가슴 위로 콰작! 헬타본의 발이 떨어졌다.

그리드를 완전히 제압했다고 판단한 헬타본이 입을 벌리자 브레스가 쏘아졌다.

‘이건 못 피하네.’

지근거리에서 쏘아지는 브레스의 위력은 굉장했다.

일단 구속당한 상태인지라 피하거나 맞받아친다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리드는 갓 핸드를 일렬로 세워 막아냈다.

“....!?”

당황한 헬타본이 발을 굴러 그리드의 가슴을 한 번 더 짓밟았다. 그리고 발생하는 반동으로 도약했다.

그 틈을 노리고 즉시 몸을 일으키는 그리드의 코끝을 날카로운 꼬리가 스쳐지나갔다.

‘꼬리로 목을 베려고 일부러 일어날 기회를 준 거구나.’

헬타본의 의도를 읽은 그리드가 거리를 벌리고 선 헬타본의 꼬리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러다가 마침 발생하는 순보를 타고 이동해서 꼬리를 공격했다.

쩡!

열망의 무아검과 맞부딪친 헬타본의 꼬리는 마치 칼처럼 단단했다. 베이지 않고 무아검에 맞서 버텼다.

‘이 꼬리도 장비류로 구분 되나?’

그리드가 다시 한 번 살을 전개했다. 신장의 효과로 쿨타임이 초기화 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에도 표적은 꼬리였다.

“흥! 바보 녀석! 꼬리가 약점 같아 보였나!”

헬타본이 콧방귀 뀌었다. 그의 꼬리는 살과 부딪치고도 멀쩡했다. 무장해제 효과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

그리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그의 눈에는 메르세데스의 <혜안>이 이식돼 있었다.

“꼬리를 가장 주의해야겠군. 워낙 단단하고 날카로운 데다가 360도로 회전까지 하니 활용 범위가 무척 넓어 보여.”

“...?”

이쯤 되자 헬타본도 이질감을 느꼈다.

눈앞의 인간이 자신을 마치 개구리처럼 해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불쾌한 감각이었다.

“뭐하는 거냐? 싸울 생각이 없는 거냐?”

이를 갈며 묻는 헬타본에게 그리드가 반문했다.

“너야 말로. 뭔가 더 보여줄 거 없나?”

“이놈이 정말!”

사자는 토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이 토끼에게 잡아먹힐 리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이 종(種)의 차이라는 것이다.

그래, 헬타본은 눈앞 인간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었다.

그건 방심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

그리드에게 한참 동안 공세를 퍼붓던 헬타본이 멈칫, 굳었다.

갑자기 느껴지기 시작한 뜨거운 열기가 그를 당혹시켰다.

동시에.

화르르르륵!!

세상이 변했다.

사방을 둘러싼 산줄기와 멈추지 않던 눈보라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불꽃의 폭풍만이 존재하는 세계가 강림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은빛의 날카로운 검기들도 시야에 스쳐지나갔다.

“뭐....?”

미지가 일으키는 두려움은 크다.

딱딱하게 굳어 선 헬타본의 귓전에 그리드의 서늘한 음성이 스며들었다.

“네 수준은 충분히 알았다. 그만 끝내자.”

초연살파극(超聯殺派極).

오로지 파멸을 그리는 심상이 무한의 검기의 심상과 융합된다.

수십 마리의 용과 같은 검기가 노도처럼 쏟아져 반쪽짜리 용을 난도질했다.

그리드의 양분이 된 헬타본은 그렇게 최후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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