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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1057화 (1,047/1,794)

템빨 55권 - 7화

악마력은 독이다.

흑화 상태에서 사망할 때의 경우처럼 강제적으로 지옥에 끌려갈 가능성, 종족 자체가 악마로 바뀔 가능성, Satisfy 세계관에서 악역이 될 가능성 등 악마력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알의 시선이다.

악마력이 높아질수록 바알의 시야에 노출될 확률이 크다는 사실을 그리드는 이미 직간접적으로 체험해왔고 두려움마저 느꼈다.

하지만 악마력이 소멸하길 원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입장 상 악마력이 쌓이는 일을 피하지도 않았다.

흑화와 암흑의 룬.

그리드가 가장 애용하는 능력들이 악마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으니까.

흑화는 악마력이 없으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 스킬이었고, 암흑의 룬에 귀속 된 특정 스킬들은 흑화 상태에서 사용해야만 페널티가 적었다.

심지어 노에를 펫으로 삼는 전제 조건조차 악마력이다.

악마력은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독인 동시에 그리드의 근간을 이루는 힘 중 하나인 셈이다.

그리드는 악마력을 마냥 두려워하고 기피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끔 노력해야하는 입장이었다.

‘젠장,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덕공>의 효과로 당신의 악마력이 모두 정화됩니다.]

[악마력이 정화되어 <흑화>의 사용이 불가능해집니다.]

[<덕공>의 효과로 새로운 스킬이 발생합니다.]

다자고짜 악마력이 사라질 줄이야?

그리드가 큰 당혹감에 휩싸였다. 우선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다.

“얼굴이 자주 바뀌는구나.”

“....!”

스킬 목록을 불러오려던 그리드가 황급히 검을 뽑아 쥐었다.

그의 코앞에 절세의 미남자가 다가와 있었다.

가람이었다.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네 번째 서사시를 써내려갑니다.]

시원하게 뻗은 눈매와 입술, 짙고 선명한 눈동자.

오래간만에 다시 만난 가람은 여전히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외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리드는 알고 있다.

눈앞의 이 빌어먹을 놈은 세상에서 가장 오만하고 교활하며 잔인한 존재 중 하나다. 겉모습에 속아선 안 된다.

놈이 판게아에 남아있던 주민들과 대장장이들을 악랄하게 학살했던 광경을 잊을 수 없다....

촤하학-!

그리드가 발악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면서 대장장이의 분노와 신속한 몸놀림, 그리고 흑화를 습관처럼 전개했지만 악마력의 부재 탓에 흑화는 발동하지 않았다.

쩌엉!!

동시에 수십 개의 잔광을 남길 정도로 빠르게 휘몰아치는 그리드의 검을 가람의 단창이 가로막았다. 그물과도 같이 펼쳐졌던 연(聯)의 검망 중앙을 정확히 간파해 찌르는 일격이었고 그리드의 검은 꼼짝없이 멈추고 말았다.

“느려.”

가람의 감상은 짧았다.

그리드를 향한 분노를 발판 삼아 단련해온 그는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날과는 차원이 다를 만큼 강해져 있었다.

“아무리 너라도 이놈은 안 돼! 도망쳐!!”

하체 힘이 굉장하다.

껑충 도약해서 날아오른 토순이가 가람에게 발차기를 꽂으며 소리쳤다.

가뿐히 피한 가람의 단창이 토순이의 뒷목을 찔렀지만 토순이는 미꾸라지마냥 민첩하게 빠져나갔다.

한때 사방신을 섬겼던 신수답게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더욱 더 대단한 건 가람이었다.

촤르륵!

허리에 두르고 있던 연검을 어느새 풀어 휘두른 가람의 검끝이 향하는 방향으로 검기가 발생하더니 살아있는 생물처럼 궤도를 비틀어 토순이의 발목을 휘감고 지나갔다.

“....!”

“....!”

이미 발출한 검기의 방향을 바꾸다니?

보고도, 당하고도 믿기지 않는 신기에 경악하는 그리드와 토순이에게 가람이 이죽거렸다.

“천지 만물은 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법이지.”

신.

가람은 한 치의 의심 없이 본인을 거룩한 존재라 칭했다.

그새 더 많은 신격을 쌓아올린 걸까?

안 그래도 하늘을 찔렀던 콧대가 못 본 새 더 높아진 듯하다.

“으윽....! 어서 도망가! 내가 시간을 벌 테니까!!”

그리드의 앞을 가로막고 선 토순이가 생소한 무술의 기수식을 취하며 재촉했다.

하체에 큰 힘이 실리는 자세였는데 아무래도 발목에 부상을 입은 탓에 불안정해보였다.

그럼에도 물러설 생각은 추호도 없는 듯했고.

청호가 그랬듯이, 그녀 또한 스스로를 희생해서라도 그리드를 지키겠다는 각오였다.

그리드가 품고 있는 주작궁이 또 다시 양반에게 넘어가는 일을 원치 않는 것이다.

“제발...! 제발 무사히 도망쳐줘....!”

[서사의 시작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어느 덧없는 자들의 염원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우리를 대신해서 주작님을 지켜줘!!”

“....”

[그는, 다가온 재앙 앞에서도 변치 않는 신앙을 보았다.]

[자신들이 믿고 섬겨온 신들의 실패로 말미암아 모든 걸 잃었음에도 신을 위하는 이들을 통해서 신의 의미를 되새겼다.]

“....?”

가람의 출현.

새로운 서사시.

희생을 각오하는 토순이와 토끼들.

긴박하게 흐르는 상황 속에서 그리드는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

“....”

그리드와 가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교차한다.

그리드의 눈빛은 혼란과 두려움으로 일렁이는 반면 가람의 눈빛은 고요했다.

그리드가 이질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가람의 태도가 평소와 다르다.’

가람의 시선은 늘 타인을 깔본다. 하층민을 향한 멸시와 혐오가 담긴 놈의 눈빛은 언제나 그리드를 불쾌감을 선사했었다.

하지만 그리드가 가람을 혐오하는 것 이상으로 그리드를 혐오하는 사람이 바로 가람이다.

가람은 그리드를 마주할 때마다 그리드 이상의 격정을 드러냈었다.

극도의 희열, 혹은 분노를 가감 없이 표출했었다.

분명 몇 시간 전 호랑이 군락에서 마주쳤을 때만 해도 가람의 태도는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리드는 가람으로부터 어떠한 감정도 읽지 못했다.

가람은 감정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 자식.... 지금 진지해.’

그리드가 가람을 만날 때마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람이 자만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감히 이를 드러낼 리 없다는 믿음, 설령 이를 드러낼지언정 물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

가람은 생에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그리드를 쉽게 보았고 그로 인해 두 번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가람은 충분히 학습했다.

그리고 한결의 죽음을 목격했다.

오늘, 가람은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드는 짙은 죽음의 그림자가 어느새 자신을 잠식하고 있음을 눈치 챘다.

“이번엔 놓치지 않는다.”

펄럭-

가람이 팔을 크게 휘두르자 푸른 도포가 요란하게 흩날렸다. 통 넓은 소매로부터 수십 장의 부적이 쏟아져 나왔다.

[강력한 결계가 설치되었습니다.]

[공간 전이가 불가능해집니다.]

“방해꾼부터 없애볼까.”

━!

가람의 연검이 소리 없이 원을 그렸다.

원을 따라 발생한 검기가 확장되면서 가람을 둘러싸고 있는 토순이와 토끼들의 가슴으로 뻗어나갔다.

“피해!!”

다급히 소리친 토순이가 도약하자 다른 토끼들도 모두 뛰어올랐다.

하지만 그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격을 키운 원의 검기가 이내 맹렬히 회전을 일으키자 하늘이 사지로 변했다.

토순이를 제외한 토끼들 대다수가 검기의 회오리를 피하지 못해 몸이 난도질당했고 자신들의 피로 만들어진 웅덩이 위에 처참하게 추락했다.

“하핫, 안 그래도 하찮던 놈들이 더 약해졌구나.”

가람이 웃는다.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린 아이가 잠자리의 날개를 뜯으며 웃듯이 순수하게 즐거워하는 눈치였다.

저게 신이 될 존재라고....?

그리드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왠지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것만 같았다.

야탄과 레베카.

두 명의 절대신이 세계를 파괴하고 재창조할 때의 모습이 지금 가람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외면해왔던 세계의 이면을 떠올렸다.]

[섭리에 희생될 것을 알고도 항거하지 못했던 운명을 직시했다.]

[덧없는 자들의 절규가 자신을 섬기는 이들의 미래가 되지 않을 단 하나의 방법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드의 사고(思考)를 따라서 서사시가 써졌다.

서사시의 내용이 그리드의 사고를 유도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서사시가 없었어도 그리드의 선택은 결국 같았을 거라는 점이다.

서사시는 그리드가 만드는 이야기를 써내려갈 뿐이며, 모르페우스는 0.01퍼센트의 변수조차 없이 다가오게 될 미래를 그저 조금 더 빨리 그리드에게 자각시켰을 뿐이다.

쿠화하하학!!

소멸하지 않고 연쇄되며 토끼들을 살육하는 검기의 회오리.

평온했던 숲을 죽음으로 덧칠하는 가람의 신기를,

“이십만대군 분쇄검.”

꽈창!!

그리드의 참격이 모조리 깨어 부쉈다.

“너....!”

검기의 회오리를 피해가며 가람의 시선을 끌던 토순이가 이를 악 물었다.

자신들의 희생이 만들어낸 잠깐의 틈을 도망치는데 쓰지 않은 그리드가 그녀는 원망스러웠다.

그리드가 영문 모를 소리를 했다.

“명색이 신이라면, 적어도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의 기대에는 부응해야하지 않을까?”

“....어?”

토순이가 이해할 틈도 없었다.

터엉!

지면을 박찬 그리드가 가람에게 쇄도하고 있었다.

끼긱! 끼기긱!

꽈아아앙!!

이십만대군 분쇄검의 참격을 억누른 끝에 떨쳐낸 참인 가람이 그리드를 마주보며 말했다.

“가볍다.”

솔직한 감상이었다.

가람의 검과 비교해서 그리드의 검은 느렸고, 약했다.

이곳으로 달려오는 길에 한결의 죽음을 감지한 가람은 크게 놀랐었지만 이젠 완전히 평정심을 되찾고 있었다.

파그마의 힘을 계승한 그리드가 우민치고는 제법이라 한결을 해쳤을지는 몰라도 자신을 상대로는 어림도 없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스스로 죽겠다고 덤비는 그리드의 태도가 가소로운 한편 달가웠다.

드디어 저 얄미운 놈의 목을 벨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커다란 희열을 느꼈다.

“자, 와라!”

가람의 검이 그리드의 검을 조준했다.

가람은 그리드를 검과 함께 통째로 날려버릴 작정이었다.

몇 번의 공방을 통해서 그리드의 저력을 파악한 그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주제파악을 시켜주마. 아주 천천히, 철저하게 짓밟아주겠다.’

쐐애애애액-!

두 개의 날카로운 파공성이 같은 지점으로 향한다.

그리드의 검과 가람의 검이 충돌하기 직전.

그리드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민첩성에 400의 스탯 포인트를 투자하였습니다.]

[근력과 민첩성의 수치가 완전히 동일해졌습니다.]

[4차 각성 스탯의 황금비 효과로 당신의 일반 공격이 강화됩니다.]

[일반 공격 시, 수치보다 20퍼센트 높은 공격력을 발휘하며 보통의 확률로 ‘쾌속’과 ‘파훼’효과가 발생합니다.]

[<화공>의 효과로 당신의 무기에 의지의 불꽃이 깃듭니다.]

쩌어어어어엉!!

“....!?”

드디어 검과 검이 충돌한 순간 가람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그리드를 검과 함께 통째로 날려버릴 요량이었는데 오히려 자신의 오른팔이 허공에 붕 떠오르고 있었던 까닭이다.

‘...뭐?’

화르르르륵!

그리드의 검에 맺힌 불꽃이 검로를 따라 이동하며 가람의 코끝을 스친다.

‘놈!’

눈썹을 그을린 가람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억누르며 회전했다. 자신의 오른팔을 힘껏 튕겨낸 정체불명의 괴력에 고스란히 편승하여 속도를 올려 그리드가 반응하지 못하는 틈에 그리드의 허리를 베어버렸다.

동시에 무형의 바람을 난사하여 그리드의 머리통을 곤죽으로 만들고자 시도했으나.

츠카칵!

그리드의 주위로 피어오른 날카로운 예기들이 바람을 모조리 찢어발겼다.

“이...!”

수치심을 연속해서 느낀 가람이 급기야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눈에 불을 켜진 않았다.

분노에 매몰되었다간 영원히 되돌리지 못할 후회가 남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는 감정을 억눌렀다.

변수를 만들지 않고자 차분하게 그리드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쩌정-!

더 이상의 변수는 없었다.

까가가가강!!

무형의 바람이 갓 핸드들의 진영을 무한히 흐트러뜨린다.

채챙!!

그리드의 검무가 쉴 틈 없이 깨어졌다.

콰착!!

4융합 검무가 단 한 번도 완성되지 못했다.

가람은 그리드의 강점을 정말로 철저하게 무너뜨렸다.

더 이상의 수모는 없다는 듯이, 그리드와 힘 싸움을 피하며 그리드의 모든 노림수를 허사로 만들었다.

‘됐다.’

오욕을 씻어내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끝이다.’

지쳐가는 그리드의 얼굴을 엿본 가람이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번쩍-!

아득히 높은 창공에 별빛 같은 광채가 떠오른다 싶더니,

꽈앙!!

가람이 펼쳐놓은 결계에 검 한 자루가 날아와 박혔다.

결계는 꼼짝도 안 했지만 가람은 긴장했다.

가늠하기도 힘든 거리로부터 검을 정확히 투척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는 천하의 가람이라도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데.

꽈앙!

꽈과과광!!

실력자는 한 명이 아니었다.

한 자루, 두 자루, 열 자루.... 백, 이백....

수십 종류의 무기 수백 자루가 창공에서부터 계속해서 내려와 꽂혀 가람의 결계를 폭격했다.

그중 대부분의 무기가 결계를 뚫지 못하고 먼지가 되어 흩어졌지만 일부는 예외였다.

쩌정-!

해양의 포식자를 닮은 대검이 결계에 균열을 일으킨 것으로 시작해서 결계가 무너졌다.

주작의 기운이 담긴 활이 쏘아내는 화살과 백호의 기세가 깃든 검 두 자루가 유독 가람의 심기를 거슬렸다.

‘이게 무슨?’

이해할 수 없다.

이 무슨 영문 모를 조화란 말인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냐!”

자신에게 쏟아지는 무구의 비를 피하고, 막아내며 뒷걸음치기 시작한 가람이 고래고래 악을 썼다.

그에게 그리드가 단언했다.

“허억... 헉.... 너는.... 신이 될 수 없어.”

주륵.

그리드의 눈과 코에서 검은 피가 흘러내렸다.

토끼들이 희생하는 동안 확인할 수 있었던 <덕공>의 스킬을 사용한 여파다.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지만 그는 올곧은 목소리로, 똑똑히 이어 말했다.

“내가 너를 막을 테니까.”

“....!”

[자신을 믿고 섬기는 이들의 무구를 비로 내려 옛 신의 땅을 적신 그는,]

“내가.”

[신을 꿈꾸는 학살자와 덧없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언했다.]

“내가 신이 된다.”

[나의 신화야말로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리라.]

[지금 내리는 이 비가 나의 자격을 증명하노라.]

“놈...! 네놈이 무슨 궤변을...!”

급기야 참지 못한 가람이 전력을 드러냈다.

사방신의 힘 4개를 동시에 개방하더니 무구의 비를 맹렬히 돌파하며 그리드에게 달려들었다.

최후의 순간이다.

가람이 오기 전에 한결에게 불사를 잃었던 그리드에겐 활로가 없었다.

하지만 그리드는 잠자코 당해주지 않았다.

이제 잦아들기 시작한 무구 비의 도움을 받으며, 악마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함께해주는 노에와, 늘 함께해왔던 랜디, 그리고 이 와중에도 춤추는 템빨골들, 빛의 정령과 함께 사력을 다해서 가람에게 맞서 싸웠다.

“도망쳐! 주작은.... 큭! 걱정 말고 도망치라고!”

“이, 인간....! 아, 아니! 신...! 신님....!!”

“도망....쳐!”

“윽....! 우읏....! 꼭....! 나중에 꼭....!”

[그는 멸망할 세계를 지탱할 희망.]

[여러 인연의 도움을 받아 올곧게 자라난 나무다.]

....

...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서사시의 네 번째 페이지를 완성하였습니다!]

[서사시의 완성에 기여한 플레이어 전원에게 특별 보상이 지급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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