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농법 2장. 급성장.”
콰르르르륵!!
바닥을 꿰뚫고 순식간에 자라난 콩나무가 막아 세웠다.
콩나무는 단지 레이더스의 창을 막아낼 뿐만 아니라 마치 넝쿨처럼 자라나 레이더스의 팔과 다리를 구속해버렸다.
끼긱, 끽.
잠시 움직이지 않게 된 레이더스의 모습에 지발은 사색이 되었다.
“이런 미친!”
과거, 지발은 피아로에게 이미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다.
지발에게 ‘레이단의 미친 농부’는 Satisfy 최강자로 각인 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잠시 망각하고 말았다.
그랜드마스터와 첸슬러의 전투를 목격한 후폭풍이다.
하늘 위의 하늘인 그들의 전투를 목격한 직후, 지발은 오래간만에 재회한 피아로가 비교적 만만해 보였고 겁 없이 맞섰다.
그 결과가 이거다.
운용 시간이 지극히 짧은 만큼 단 1초조차 소중한 마장기 레이더스가 무려 3초나 발이 묶여버렸고 지발은 피아로의 돌파를 허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피아로는 이미 알현실 내부로 난입, 황제로부터 에단을 떨어뜨려 놓고 있었다.
쩌어엉-!
사하란의 검과 흙 묻은 낫이 충돌한다.
발출되는 적기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피아로의 모습이 에단과 공작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전설을 이루고 족쇄를 끊었는가....”
복잡한 감정이 얽힌 씁쓸한 음성.
황제 쥬앙데르크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한편 그리드는.
“놀랍군.... 그대의 실력이 이곳까지 쉽게 잠입할 수 있을 정도였나?”
그랜드마스터와 대면하고 있었다.
바짝 긴장하는 그리드와 달리 그랜드마스터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재주가 많군. 점점 더 기대가 생겨.”
“당신이 나한테 기대할 게 뭐가 있지?”
그리드는 섣불리 행동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아스모펠, 메르세데스, 놀, 쥬드, 그리고 십공신이라는 비장의 패가 그에게는 아직 남아있었지만 그 모든 걸 꺼낼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중해야했다.
우선 아스모펠과 메르세데스는 전대 적기사들을 호송 중이었으므로 지금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았고, 놀은 마족인지라 황제측 사람들에게도 반감을 살 우려가 있었으며, 쥬드는 너무 약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리드가 ‘목숨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했다.
백도는 하나뿐이었으니까.
하여 그리드는 자신에게 흥미를 보이는 그랜드마스터와 일단 대화를 나누고 상황을 조금 더 살피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말해봐. 나에게 뭘 기대하는 건데?”
재차 질문하는 그리드에게.
“그대, 황제가 되지 않겠나?”
그랜드마스터가 생뚱맞은 반문을 던졌다.
그리드는 작금의 사태가 모두 그랜드마스터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