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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938화 (928/1,794)

템빨 50권 - 11화

-그래? 역시 옵션의 가치가 가장 크구나.

지난 일주일.

그리드는 무신의 유적지의 첫 번째 관문 ‘밀림’에서 사냥에 열중했다.

노에, 랜디, 티라멧, 빛의 정령, 템빨골들과 함께 날뛰는 그를 밀림의 추종자들은 쉽사리 막아내지 못했다.

특히 랜디의 활약이 컸다.

대상의 모습을 복제할 때 스킬까지 함께 복제할 수 있는 그 ‘신비 숲의 도플갱어’는 그리드의 검무가 발전함에 따라서 한층 더 진화했다.

“잠깐 쉬자.”

스태미나 게이지가 점멸하자 자리에 앉은 그리드가 템빨콘을 소환했다.

푸르릉, 푸르릉!

이번에도 여자가 없음을 확인한 템빨콘이 현자타임을 맞이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마치 적장의 발등에 키스하는 포로처럼 굴욕적인 태도로 그리드의 뺨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노에가 냥냥 웃었다.

“템빨콘이 주인은 애인도 없냐며 욕한다냥. 여자도 없이 혼자 다니는 남자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한심하고 꼴불견이라고 비웃는다냥.”

푸릉! 푸르릉!

대신 말해줘서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템빨콘.

그리드가 콧방귀 뀌었다.

“난 유부남이야. 지야말로 솔로인 주제에.”

푸, 푸르릉.....

졌다.

고개 숙인 템빨콘이 구슬프게 울었다.

녀석의 갈기를 쓰다듬어준 그리드는 휴대용 용광로와 모루를 꺼내며 귓속말에 집중했다.

대화 상대는 크리스였다.

-그래서. 그 행운의 주인공은 누군데?

-반트너다.

그리드가 없는 동안 레이단의 영주 크리스는 한 가지 캠페인을 진행했다.

‘자기가 쓸 물건은 자기가 직접 만들어 쓰자.’는 캠페인이었다.

연금술 시설을 쉬지 않고 가동시키되 템빨국 재정에 부담이 되지 않게끔 시행한 캠페인이었고 템빨단원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다.

수백 명의 템빨단원들이 매일 직접 레이단으로 찾아와 사비로 구비한 재료를 넣고 ‘생산’ 시스템을 이용했다.

때때로 누군가는 ‘연성’ 시스템을, 때때로 누군가는 ‘옵션 귀속’ 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했다.

물론 옵션 귀속 시스템은 극히 일부의 템빨단원만이 이용하게끔 통제했다.

48시간이라는 쿨타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뭐, 쿨타임이 없어서 모든 단원이 이용할 수 있게끔 개방했어도 이용률은 높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템마다 귀속할 수 있는 옵션 개수에는 한도가 있었으니까.

이야루그트처럼 멋짐 같은 옵션이 붙었다가는 아이템의 가치가 통째로 깎여나갈 우려가 컸다.

한데 한 명의 행운아가 탄생했다.

바로 반트너였다.

그는 자신의 주무기에 극상의 옵션으로 분류되는 <스킬 추가> 옵션이 귀속되는 행운을 누렸다.

템빨국 전체의 경사였다.

생산 분야에서 극상의 결과물을 얻었을 때 오르는 시설물의 경험치는 0.01퍼센트.

연성 분야에서 극상의 결과물을 얻었을 때 오르는 시설물의 경험치는 1퍼센트에 불과한 반면, 옵션 귀속 분야에서 극상의 결과물을 얻었을 때 오르는 시설물의 경험치는 무려 5퍼센트였으니까.

-스킬 추가.... 부럽네....

-나도 옆에서 보고 배 아파 죽는 줄 알았다.

하필이면 반트너가 행운의 주인공이 되다니.

반트너의 성격 상 앞으로 몇 년 동안 자랑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귀가 아프다.

잠시 투덜거리던 그리드가 이내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뭐, 덕분에 연금술 시설의 경험치가 크게 올랐으니 다행이군.

-그래. 그리드 네가 열흘에 한 번씩 1퍼센트의 경험치를 보장해 주기도 하고. 이번처럼 계속 운만 따라준다면 생각보다 빨리 레벨을 올릴 수 있을 거야.

캠페인 진행 덕분에 재정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으니 상황은 낙관적이다.

다만, 알거지가 되는 단원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지만.

최악의 경우 연금술 시설을 이용하는 단원의 숫자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었고 연금술 시설의 경험치가 오르는 속도도 더뎌질 것이었다.

-무조건 길드원들에게 부담을 안기는 건 너무 심한 처사야. 국가 차원에서 연금술에 투자하는 비용을 늘리라고 지시할 테니까 길드원들에게 생산품을 나눠주도록 해.

-그래, 알았다.

크리스는 최고의 실력을 지닌 랭커다.

20억 플레이어 중에서도 수위권을 다투는 무력을 지녔을 뿐더러 대형 길드를 운영했던 경험과 대영주의 경력이 있어 통솔력도 훌륭했다.

충실한 부하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그 또한 건국을 노려봐도 이상하지 않은 거물이었고 실제 프라이드도 굉장히 높았다.

한데 그조차도 그리드 앞에서만큼은 순항 양이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그리드를 정말 충실히 따랐다.

그리드의 무력이 크리스를 초월하기 때문에?

아니, 인간은 짐승이 아니다.

단순히 힘에 굴복하지 않는다.

크리스가 그리드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따르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리드의 성격에 있었다.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오만을 버리고 주변을 살피는 그리드의 태도가 크리스는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 이 남자와 함께 정상에 서고 싶다는 그런 욕망을, 크리스는 항상 느끼고 있었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플레이어 최초의 400레벨을 목전에 둔 그리드.

템빨콘을 거두어들인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마침 수풀 속에 숨죽이고 있던 추종자 한 마리가 그에게 쇄도해왔다.

황소 같은 돌진을 자랑하는 하이 랭커 부바트와 비견되는 각력으로, 추종자는 순식간에 이동하여 그리드와의 거리를 좁혔다.

수풀과 나뭇가지들이 뒤늦게 불어오는 바람에 반응하여 흔들리는 그때.

쉬릭-!

추종자의 검은 이미 섬뜩한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날카로운 곡도의 끝이 그리드의 목덜미를 노리고 꽂혀왔다.

하지만 그리드는 반응하지 않았다.

굳이 자신이 직접 나설 필요도 없었기에.

캬캭! 캬캬캬캭!

“....!?”

찰나의 순간.

웃음을 터뜨리며 춤을 추는 템빨골들에게 추종자의 시선이 돌아갔고, 그리드의 목덜미에 꽂혔어야할 녀석의 곡도 또한 자연히 템빨골들에게 옮겨져 날아갔다.

푸욱-!

추종자의 곡도는 템빨골들이 아니라 티라멧의 육중한 가슴에 박혔다.

선혈이 튀어 올랐지만 티라멧은 눈 하나 깜빡 하지 않았다. 도리어 콧김을 내뿜으며 추종자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냥하하핫!!”

“그리드의 검무! 연(聯)!”

노에의 할퀴기와 랜디의 검무가 속박 당한 추종자를 넝마로 만들어버렸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오른 추종자가 티라멧을 뿌리치고 반격하려 했으나.

번쩍-!

빛의 정령의 섬화가 추종자의 시야를 일시적으로 망가뜨렸다.

깜짝 놀라 뒷걸음치는 놈의 뒤통수에 그리드의 평타가 내리꽂혔다.

1회, 2회, 3회,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일반 공격 속도를 3배나 상승시키는 <알렉스의 신속 장갑> 효과가 초월자의 격과 맞물려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한다.

격을 쌓기 전의 그리드는 최고 공속 제한에 걸려 초당 6회의 평타를 날리는 게 고작이었으나 이제는 9회의 평타까지 날리는 게 가능했다.

심지어 노 버프 상태에서 말이다.

크륵....!

신음을 토하며 무릎 꿇는 추종자.

연속적으로 폭발하는 검은 불꽃에 휩쓸려 잿빛으로 산화하는 녀석에게 그리드는 시선조차 돌리지 않았다.

만면에 미소 지은 그는 노에, 랜디, 티라멧, 정령과 템빨골들을 칭찬할 뿐이다.

“정말 멋진 팀 플레이였다. 아주 잘했어.”

“훗~ 별거아니다옹. 지옥제일마수이신 이 몸께서 이놈들의 저급한 수준에 맞춰주는 일쯤이야 식은 사료 먹기다냥.”

“그리드가 강해져서 랜디도 강해졌어.... 기뻐....”

캬캭! 캬캬캭!

딱! 딱딱!!

반짝반짝!

그리드가 칭찬해주자 노에, 랜디, 정령과 템빨골들은 감정을 뚜렷하게 표현하며 기뻐했다.

하지만 티라멧만큼은 무표정한 얼굴로 무반응이었다.

진혈족 뱀파이어인 자신이 고작 인간의 펫 노릇이나 하게 된 현실을 여전히 납득 못하는 눈치였다.

그리드는 그러려니 했다.

여태까지 그리드가 만났던 진혈족 뱀파이어들은 하나 같이 콧대가 높았으니, 티라멧에게도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게 맞다고 보았다.

‘계속 같이 지내다 보면 달라지겠지.’

딱딱! 딱딱딱!

“정신사나우니까 춤 좀 그만 춰.”

방정 맞게 춤추는 템빨골들에게 핀잔을 준 그리드가 밀림의 더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

다음 <궁극 연성>의 쿨타임이 돌아올 때까지, 그는 계속 사냥에 열중할 계획이었다.

***

뱀파이어의 도시와 갈구노스의 사원.

템빨단이 독점 중인 사냥터다.

두 사냥터 모두 장점이 뚜렷했다.

뱀파이어의 도시에는 대량의 뱀파이어가 출몰해서 스킬 숙련도를 올리기가 좋았고 흡혈 아이템과 엘릭서 등의 대박 횡재를 노려볼 수도 있었다.

반면 갈구노스의 사원은 출몰 몬스터와 드롭 아이템이 적은 대신 압도적인 경험치를 보장했다.

고레벨 템빨단원들은 갈구노스의 사원을, 중레벨 템빨단원들은 뱀파이어의 도시를 사냥터로 이용하며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었다.

“와, 죽겠네. 여기도 이렇게 힘든데 무신의 유적지에서 어떻게 솔플을 한다는 거지?”

갈구노스의 사원.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이야루그트를 칼집에 돌려 넣은 극검이 자리에 주저앉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 무시무시한 무신의 유적지에서 솔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니.... 그리드가 점점 더 먼 세상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반트너가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드쯤 되면야 유적지도 별거 아니지. 뭐, 나도 머잖아 유적지로 사냥터를 옮길 예정이지만.”

“네가?”

“무기에 귀속 된 새 스킬 덕분에 너무 강해져서 이곳도 시시하거든. 후후훗.”

“물약이나 마시고 말해. 너 그러다가 죽겠다.”

“험험....”

힘들다.

갈구노스의 사원 중에서도 특히 지하는 무신의 추종자 출현 빈도가 너무 높았다.

극검과 반트너 뿐만 아니라 폰, 레가스, 지슈카 등 십공신들이 함께 사냥 중이었지만 템빨단원들은 매번 새로운 위기와 직면했다.

십공신 다음으로 강한 멤버로 손꼽히는 이벨린과 제드노스는 지난 열흘 동안 무려 3번을 죽었다.

아주 잠깐만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사망과 직결되는 수준이었으니, 십공신들은 길드원들에게 되도록 뱀파이어의 도시에서 사냥하기를 권장할 정도였다.

“후우. 파티 플레이를 해봤자 버퍼랑 힐러가 턱없이 부족하니 힘들군.”

특히 힐러가 문제다.

Satisfy라는 게임의 특성 상 힐러는 레베카교의 사제 NPC들을 고용해서 쓰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베카교 사제들에게 있어서도 갈구노스의 사원은 너무 위험한 장소였다. 사제들은 점점 더 갈구노스의 사원을 꺼려하게 됐고 템빨단원들의 힐러 가뭄은 더욱 극심해졌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가뭄은 끝났다.

“저희도 파티에 끼워주세요.”

“어....?”

추종자가 나타나는 길목들을 막아선 채 길드원들의 사냥을 돕고 있던 십공신들.

지속되는 전투에 지쳐 잠시 물러나 있던 그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직 단 한 명에게만 허용되는 <성녀>의 칭호를 지닌 존재.

다름 아닌 그리드의 여동생 루비가 자신의 벗이자 호위기사인 섹시여고생과 함께 사원에 등장한 까닭이다.

쏴아아아아....

파티에 합류하자마자 광역 힐을 전개하는 루비의 권능 덕분에 말끔히 회복 된 템빨단원들이 기쁨 반, 놀람 반의 반응을 보였다.

“너희가 여기엔 웬일이야?”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템빨단에 가입했던 루비와 섹시여고생은 템빨단에서 몇 안 되는 라이트 유저다.

그들은 학업에 열중해야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시간이 굉장히 적었고 그 탓에 레벨도 낮아 저렙 사냥터만 이용해왔다. 가끔씩은 뱀파이어의 도시에서 목격되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가끔이었다.

한데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이곳 갈구노스의 사원에 나타나다니?

잠깐 못 본 새 그렇게 많은 레벨을 올렸다고?

멍한 표정을 짓는 길드원들에게 섹시여고생이 V를 그려보였다.

“프로게이머로 전향한 전(前) 여대생들인 것이에요.”

“.....”

템빨단의 동량.

앞으로 수 년 후쯤에는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거라고 믿어왔던 우리의 희망이 드디어....

“아싸!!”

반트너의 외침이 템빨단원들의 기쁨을 대변했다.

모든 길드원들이 루비와 섹시여고생 듀오를 환영해주었고, 파티의 사냥 속도는 그들의 합류 덕분에 족히 4배 이상 빨라졌다.

***

“봐. 저 사람이야, 저 사람.”

“바로 저 사람이 템빨단의 농부....!”

“칠공작.... 아니, 오공작들도 고개를 조아리게 만들었던 제국의 전 지존!”

“피아로!!”

라인하르트 곡창지대에 구름떼 같은 인파가 몰렸다.

수만 단위의 관광객들이 ‘매일 같이’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전설의 농부 피아로를 구경하기 위함이었다.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세를 자랑하는 제국의 공작들을 읍시켰던 절대 지존의 고고한 자태를....

그가 휘두르는 농기구들이 대악마 베리드를 난도질하던 광경을....

“우와! 저것 봐! 피아로 님께서 감자를 캐기 시작하셨어!!”

“앗.... 아앗.... 호미질이 저렇게 섹시하다니....”

피아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초롱초롱한 눈에 담긴 감정은 오직 선망과 존경뿐이다.

이제 피아로는 그리드와 템빨단원들만의 영웅이 아닌 모든 플레이어의 영웅이자 우상이었다.

일각에서는 피아로를 Satisfy의 마스코트로 추대해야한다는 주장이 일었고, 쌀로 유명한 한국의 어느 지방도시 시장은 직접 피아로를 만나겠다며 Satisfy 캐릭터를 생성하기도 했으며, 쌀국수로 유명한 베트남의 총리 또한 Satisfy를 시작했다는 후문이지만 사실을 확인할 길은 없다.

군권과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피아로는 템빨국 최대의 권력자 중 하나.

뉴비들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으니까....

“후후훗.”

피아로와 함께 밭일 중인 오러마스터 휴렌트는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저 많은 사람들이 내 스승님께 선망의 시선을 보내오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이 기뻤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는 그의 곁으로 행정관 라빗이 다가왔다.

“이보시게.”

“네? 아, 네. 행정관님이 여기까진 무슨 일로....?”

“자, 이거 받으시게나.”

“이건 레인보우 포테이토가 아닙니까?”

휴렌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짜고짜 나타난 행정관이 수십 자루의 감자 포대가 실린 마차를 건네 왔으니 영문을 몰랐다.

의아해하는 그에게 라빗이 말했다.

“사람들한테 갖고 가서 파시게. 기껏 찾아온 관광객들을 놓쳐선 안 되지 않겠나.”

“....?”

“감자 장사 하라고.”

“.....”

“전설의 농부 피아로가 직접 재배한 감자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팔면 시세보다 다섯 배.... 아니, 열 배쯤의 차익을 남길 수도 있겠군. 뭐하시나? 어서 서두르지 않고.”

“.....”

이날.

<제목:오늘 템빨국 놀러갔다가 오러마스터 봄>

감자 장사하더라고요....

ㄴafsij**님의 댓글:후로이가 도덕책 읽는 소리 하네.

세계 각국 커뮤니티에 오러마스터 휴렌트를 목격했다는 게시글들이 속출했지만 믿어주는 사람은 드물었다.

***

사하란 제국 황도 타이탄.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이시오. 그편이 편할 게요.”

포로로 잡은 공작들을 나란히 앉혀놓은 에단이 <야탄의 정수>를 꺼냈다.

저항할 수 없는 악신의 마기가 공작들의 정신을 괴롭히고 조작하기 시작했다.

제국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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