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879화 (874/1,794)

템빨 48권 - 4화

<템빨포>

등급:유니크~레전드리

유니크 등급 정보

공격력:4만 5천의 고정 피해

*<사수>의 <화기 마스터리>스킬 레벨에 따라서 피해량 상승

*공격 대상의 반경 4미터에 동일한 피해량 적용

방어력:+200

*원거리 공격 1회 무효화(재사용 대기 시간 1분)

공격 속도:19초당 1회

이동 속도:1초당 2미터

공격 거리:300~880미터

*대포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3명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공격 대상이 건축물, 병기일 경우 3배의 피해를 입힙니다.

레전드리 등급 정보

공격력:6만의 고정 피해

*<사수>의 <화기 마스터리>스킬 레벨에 따라서 피해량 상승

*공격 대상의 반경 6미터에 동일한 피해량 적용

방어력:+350

*원거리 공격 1회 무효화(재사용 대기 시간 45초)

공격 속도:15초당 1회

이동 속도:1초당 2미터

공격 거리:150~1,050미터

*대포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3명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공격 대상이 건축물, 병기일 경우 3배의 피해를 입힙니다.

신에게 인정받은 전설의 대장장이 그리드가 서대륙, 동대륙 출신의 대장장이 장인들과 함께 창조한 대포입니다.

정교한 계산으로 만들어진 대포이기 때문에 흑철과 무게가 다른 광물로 제작할 경우에는 제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견인과 반동억제를 위한 ‘포다리’가 민첩하게 설계되어 대포의 전진과 후퇴가 용이합니다.

바퀴와 포신을 잇는 ‘지지대’에 장인들의 지식과 노하우가 담겼습니다. <사수>는 포신의 각도를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서 직사와 곡사 모두 가능합니다.

지지대 위에 선 ‘방패’에는 병사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그리드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방패는 포병들의 안전을 책임질 것입니다.

포탄을 포신 뒤쪽에 넣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후장포입니다.

포탄을 새로이 장전할 때마다 포신 앞으로 이동해야하는 전장포와 비교해서 장전속도가 월등히 빠르고 조준점을 쉽게 잃지 않습니다.

포신의 길이가 길어 공격력과 사정거리가 무척 뛰어납니다.

이것은 혁명입니다.

기존의 대포가 지녔던 한계를 무너뜨린 템빨포의 등장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것입니다.

사용 조건:<사수>에 한해서 <화기 마스터리> 스킬을 보유했을 것.

무게:39,500

극찬이 가득하다.

심지어 혁명이라는 단어까지 기술 되었을 정도다.

레전드리 등급으로 띄울 경우 얼마나 또 대단한 극찬이 추가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그리드는 자신을 얼싸안은 채 땀내를 풀풀 풍기는 사내들의 면면을 돌아보았다.

이 시대 최고의 대장장이들.

대장간의 더위를 이겨내고자 헐벗고 있는 그들은 도대체 왜.

....어째서 죄다 남자일까?

여자도 있었으면 눈이 호강했을 텐데.

“....”

아니, 이딴 상념을 하려던 게 아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그리드가 다시 한 번 대장장이들의 면면을 둘러보았다.

언제라도 일가(一家)를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실력자들.

템빨포에는 그들이 평생동안 쌓아올린 기술과 지식이 담겨있었다.

그들과 함께 만든 템빨포는 극찬 받아 마땅한 명작임이 분명했다.

그리드가 의욕을 불태웠다.

“지금부터 템빨포 생산에 들어갑시다.”

설계도는 소모품으로 분류된다.

그리드가 창조한 템빨포의 설계도는 오직 하나 뿐이었고 그리드만 습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템빨포 설계에 참가한 대장장이 장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자신들이 직접 설계한 템빨포의 설계도를 모를 리가 없다.

아이템 창조에 참여한 그들 또한 불완전하나마 템빨포의 설계도를 습득하고 있었다. 그리드의 템빨포처럼 최소 유니크 등급을 보장 받는, 그런 사기적인 설계도는 아니었지만 템빨포의 기본 성능이 워낙 뛰어나므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화르륵-!

8개의 화로.

템빨왕 그리드와 그를 따르는 장인들의 전용화로가 불을 품자 대장간의 열기가 순식간에 솟구쳤다.

따앙! 따앙! 따앙-!

화음처럼 울려 퍼지는 망치질 소리가 젊은 대장장이들의 심장을 단조했다.

템빨국의 미래가 단련되어간다.

***

끼릭-!

저격이란, 최대의 효율을 노리는 공격 방법이다.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자신은 반격을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신궁 지슈카가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다.

“.....”

제국군을 겨누고 활의 시위를 당긴 지슈카.

최적의 풍향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섣불리 시위를 놓지 못했다. 한 방울의 식은땀이 그녀의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극도의 긴장.

앞선 몇 번의 실패가 그녀의 자신감을 앗아갔다.

“안 되겠어?”

토반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장장 1시간.

간헐적으로 등장하여 제국군을 뒤집어 놓는 놀이 활약하는 동안 지슈카는 단 한 발의 화살조차 쏘지 못했다.

L.T.S시절부터 지슈카와 함께해온 토반은 지슈카의 이런 모습이 낯설었다.

천재 중의 천재.

Satisfy를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의 게이머는 지슈카라고 믿어왔던 토반 입장에서 이토록 위축 된 지슈카의 모습을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후우....”

깊이 한 숨 쉰 지슈카가 활을 내려놓았다.

“쏘는 순간 반격당할 거야.”

“그래서 내가 같이 왔잖아. 나를 믿어. 내가 이래 뵈도 세계 최고의 탱커 중 하나라니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어.”

지슈카의 눈.

일반인은 볼 수 없는 먼 곳을 응시하는 궁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딱히 저격할 포인트가 없어. 굳이 위치를 노출시키면서까지 공격해봤자 적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가 없다고.”

제국군의 진형은 완벽했다.

불의의 저격을 당할지언정 큰 피해는 입지 않게끔 병력이 유동적으로 배치 된 상태였다.

제국군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저 규격 외의 괴물 ‘놀’이 아무리 날뛰어봤자 제국군의 피해가 크지 않은 것은 제국군 사령관의 유능함에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일정 거리 이상’에서부터 날아오는 원거리 공격을 원천 차단하는 마법이 요인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직접 적진에 잠입한 페이커, 카심과 달리 지슈카는 적의 요인을 암살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적진에는 지슈카의 저격 위치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궁사’가 존재했다.

지슈카가 적진에 화살을 날리는 순간 무조건 반격이 날아왔고 지슈카는 그 반격에 벌써 2번이나 목숨을 잃었다.

상대방이 지슈카 이상의 실력자라는 뜻이다.

결코 활약할 수 없는 환경.

극한의 환경이 지슈카의 정신력을 고갈시켰다.

대륙 최강국 사하란의 위엄이 지슈카를 한없이 미약한 존재로 전락시켰고 그녀의 전의마저 집어삼키고 있었다.

“.....”

늘 당당하고 좌절하는 법이 없던 지슈카가 땅을 보는 날이 올 줄이야.

고개 숙인 지슈카의 모습에 놀란 토반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신 차리라고 뺨이라도 한 대 후려칠까?’

아니, 그랬다가는 바로 살해당할 거다.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하지만 모르겠다.

지슈카와 함께 해온 세월이 어느덧 10년에 가깝지만 이런 모습은 정말 처음 봤다.

토반이 어찌할 줄 모르는 그때.

“보잘 것 없네요.”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 숙이고 있던 지슈카가 움찔, 몸을 떨었다.

“당신이 하지 못하는 일은 제가 대신 하도록 하죠.”

새롭게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은 유라였다.

바위 위에 몸을 기댄 그녀가 알렉스의 마법공학총검을 스나이퍼 모드로 변환시켰다.

제3회 국가대항전에서 지슈카를 저격하고 탈락시켰던 빌어먹을 무기였다.

하지만 지슈카는 가소롭다는 반응이었다.

“나도 못하는 걸 네가 어떻게 해?”

“당연히 못하겠죠. 하지만 아예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요?”

“....비꼬지 말고 비켜. 네가 그 총을 쏘는 순간 우리 다 위험해지니까. 네가 죽는 건 상관없지만 나와 토반의 목숨은 소중하거든?”

“저격도 안 할 거면서 저격 포인트 차지하지 말고 당신이나 비켜요.”

“하. 그래, 네 맘대로 해라.”

안 그래도 골치 아픈 와중에 연적까지 상대할 체력은 없다.

눈살을 찌푸린 지슈카가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할 때였다.

타앙--!

유라가 총을 쐈다.

유려하게 뻗은 총구에서 뿜어진 옥빛의 마력이 순식간에 적진까지 쇄도했다.

“미친년!”

마스터 레벨을 달성한 지슈카의 <매의 눈>이 적진을 살폈다.

역시나.

적의 사령관을 노렸던 유라의 총탄은 마력의 장벽에 가로막혀 멈춰있었다.

동시에.

----!

총탄보다 빠른 화살이 이쪽으로 쇄도해오고 있음이 보였다.

지슈카를 2번이나 죽였던 어떤 궁사의 반격이다.

“빌어먹을!”

반사적으로 활을 꺼낸 지슈카가 그대로 화살을 쏘았다.

그러자.

----!

허공에서 충돌한 2발의 화살이 그대로 지상에 추락해버렸다.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몰아쉰 지슈카가 유라에게 소리쳤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왜 사람 말을 무시하는 건데! 너, 방금 나 아니었으면 대가리 뚫려서 죽었어!”

물론 전설에게는 불사가 있다.

하지만 적의 집요한 화살은 그녀를 끝까지 추적했을 것이다.

고래고래 소리치는 지슈카에게 유라는 빙그레 웃어주고 있었다.

“당신이 저자보다 낫네요.”

“뭐....?”

“저쪽이 먼저 쏜 화살을 뒤늦게 쏜 화살로 저격했잖아요? 당신의 실력이 저쪽보다 뛰어나다는 뜻 아닌가요?”

“아니, 그건.”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고, 반박하려던 지슈카가 입을 다물었다.

그래, 운만 따라주면 해볼만한 상대다.

굳이 그런 놈에게 겁먹고 꼬랑지를 내릴 필요가 있을까?

아니, 애초에 내가 겁을 먹어야할 이유가 뭐지?

불리한 싸움은 이미 숱하게 겪어왔지 않던가.

근데 왜 이제야 새삼스럽게....

“....하.”

요즘 살기가 편해지긴 했나보다.

템빨국을 세우고 공작위를 얻은 뒤 ‘도전’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국가대항전이라는 무대가 나를 약화시킨 것일 수도 있다.

국가대항전에서의 죽음과 실패는 아무런 페널티도 없는 가짜였으니까.

그 거짓 된 죽음과 실패에 익숙해져버린 나는 진짜 죽음과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위축된 게 아닐까.

“젖소가 돼버렸네.”

나는 맹수다.

스스로를 초식동물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토반.”

“응. 말해.”

지슈카의 눈빛이 평소대로 돌아온 것을 확인한 토반이 힘차게 대답하자.

“세계 최고의 탱커랬지? 믿는다?”

“....?”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긴 지슈카가 갑자기 낙타 위에 올라탔다.

그러더니 저 멀리 보이는 제국군을 향해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레이단의 낙타는 개량된 종이다. 사막에 한해서 말처럼 빠르게 달리는 게 가능했다.

순식간에 멀어지는 지슈카를 보고 질색한 토반이 허둥지둥 그녀의 뒤를 따랐다.

지슈카는 웃고 있었다.

“멀리서 쏘면 안 맞는다고?”

그럼.

“가까이서 쏘면 되잖아. 그치?”

끼릭-!

달리는 낙타 위에서, 지슈카는 활의 시위를 당겼다.

그녀의 마력에 반응한 주작궁이 사막을 달구는 열기보다 더 뜨거운 화염을 방출했다.

“적이다!”

“단 둘이? 미쳤군!”

“저들을 요격하라!”

불타는 활을 겨눠오는 적발의 여인과 그 곁을 따르는 방패병의 모습을 발견한 제국군이 고래고래 성을 냈다.

펑-! 퍼퍼퍼퍼펑!!

쏟아지는 화살과 마법을 토반의 방패가 모조리 막아냈다.

“크윽...! 이 이상은...!”

더 이상의 접근은 안 된다.

토반은 말하고 싶었지만 말할 틈도 없었다.

이미 지슈카는 토반의 앞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날아오르라!!”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괴조가 제국군의 머리 위에 드리운다.

병사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며칠 전, 그들은 이미 저 괴조가 자신들을 덮쳤다가 맥없이 소멸하는 모습을 목격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내가 멀리서 쏴서 그랬고.”

지슈카가 웃는다.

콰르르르르르르릉!!

사막이 폭발하고 제국군 진형이 뒤집어졌다.

대가는 컸다.

격분한 제국군의 반격이 지슈카를 금방 넝마로 만들어버렸다.

죽어가는 그녀를.

“잘 봤어요.”

유라가 부축해 일으켰다.

지옥문을 열어 악마를 소환한 유라는 이미 퇴로를 확보한 상태였다.

“너, 재수 없어.”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여자한테만.”

“무슨. 내가 널 질투해서 그러는 것 같아? 현피 뜰까?”

“싫은데요.”

“나, 나도 데려가.”

티격태격 다투는 두 여자의 뒤를, 토반은 필사적으로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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