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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858화 (853/1,794)

템빨 47권 - 5화

전날 꽤 과음을 했지만 몸에 부담은 적다. 술을 무척 천천히 마신 덕분이다.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혼술의 장점이라 할 수 있었다.

“어머니가 해장국 끓여놓으셨어.”

영우의 기상 시간에 맞춰 올라온 지슈카가 생수를 건네오며 말한다. 그녀는 편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너무 편한 차림도 문제였다. 헐렁거리는 상의 아래 고혹적인 쇄골과 커다랗고 탄력 이하 생략.

“때, 땡큐.”

아침부터 세계 최고 미녀의 섹시한 자태를 마주한다는 건 무척 행복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곤욕이기도 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생수를 건네받는 영우를 지슈카가 말똥말똥한 눈으로 바라봤다.

“아침부터 이러니까 우리들 신혼 부부 같지 않니?”

“푸웃...!”

당황해서 마시던 물을 뱉은 영우가 창문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며칠 전 완공 된 지슈카의 건물이 보였다.

“언제 입주해?”

“인테리어가 다 끝나면. 아직 도배 냄새도 마르지 않았고, 이태리에 주문 제작한 가구가 열흘 뒤에나 들어올 것 같아. 동거 생활 끝나가니까 아쉽지? 가지 말까?”

“아니?”

제발 빨리 가라.

대화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해오는 지슈카의 적극적인 행동이 영우는 행복하면서도 부담스러웠다. 남미인의 적극성이야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매일 아침마다 이러는 건 감당하기 힘든 자극이다.

“매년 몸이 좋아지네. 그리드 너는 뭐든지 정말 꾸준히 하는구나.”

엉거주춤한 자세로 이불 속에 몸을 감추는 영우.

의외로 순진해서 그의 속사정을 눈치 채지 못한 지슈카가 화사하게도 웃는다. 그녀의 긴 손가락이 영우의 단단한 팔뚝과 가슴을 쿡쿡 찌르고 있었다.

“....”

영우는 지슈카의 행동을 말리지 못했다.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햇살 아래 반짝이는 그녀의 구릿빛 피부를 감상하면서, 기분 좋은 감각에 몸을 맡겼다.

바로 그때.

“아침부터 뭐하는 짓들이신지?”

밥상을 차리다가 올라온 것인지, 앞치마 차림으로 나타난 세희가 침대 위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영우와 지슈카를 사늘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오빠에게 진심어린 혐오를 보였다.

“유라 언니가 불쌍하네. 그렇게 놀아나기 전에 유라 언니한테 대답부터 확실히 해주는 게 예의 아닐까?”

“아니, 오해....”

“빨리 옷 챙겨 입고 밥이나 먹으세요. 천하의 난봉꾼님.”

쾅!

방문이 닫혀버렸다.

....아직 키스도 못 해본 사람한테 난봉꾼이라니.

왠지 서글퍼진 영우가 침대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지슈카는 뭐가 그리도 기쁜지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

“나는 솔직히 걱정된다.”

이제 더 이상 랭킹 1위에 집착하지 말자. 집착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그리드의 레벨 업 속도를 보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크리스는 한동안 행복했다.

랭킹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느꼈던 중압감으로부터 해방되자 노동처럼 느껴졌던 사냥이 다시 즐거워졌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또 새로운 근심이 싹터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야탄의 종 로제에 대한 문제였다.

“로제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나는 그녀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봤자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 개인의 무력을 논하는 게 아니다.

로제가 아무리 강해도 템빨단의 최상위 랭커들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 물론, 그녀가 마음먹고 템빨단의 비전투원들을 노린다면 문제가 될 여지가 있었지만 이쪽에서 철저히 대비하면 된다.

그녀의 배후에 있는 야탄교?

야탄교 또한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교황청 침략 사건 이후 레베카교는 야탄교 응징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현재 야탄교는 일국을 상대할 여력이 없다.

라우엘 또한 그 사실을 뻔히 알기에 로제와 협상을 한 것이고, 로제는 적어도 이번 사건에 한해서만큼은 야탄교에게 협력 요청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대악마 소환이다.

“로제는 이미 한 번 대악마를 소환한 이력이 있다. 또 다시 대악마를 소환해도 이상하지 않아. 만에 하나라도 그녀가 우리에게 원한을 품고 템빨국에서 대악마를 소환했다가는 피해가 막심할 거다.”

야탄교의 지상과제가 대악마 소환이다.

새로운 대악마의 출현은 예정 된 일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라우엘이 고개를 저었다.

“템빨국에서 대악마를 소환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대악마를 소환하기 위한 제물 중에는 인간의 목숨이 포함되는데, 치안만 놓고 보면 제국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우리 템빨국 내에서 대량의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치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템빨국 건국 이후, 템빨국은 다른 어떤 것보다 치안 유지에 신경 써왔다. 어찌 보면 도가 지나칠 정도로 치안에 신경 쓰느라 템빨단원들은 교대로 영지 곳곳을 순찰 돌아야만 했다.

이는 NPC의 안위를 챙기는 그리드의 성향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그리드의 성향이 대악마 소환의 여지를 주지 않게 된 것이다.

“다음 대악마의 출현은 치안이 가장 낮은 왕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고작 야탄의 종 수준으로는 대악마를 통제할 수 없겠죠. 로제가 소환한 대악마를 의도적으로 템빨국에 보내 침략할 가능성 또한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 대악마에 의해서 템빨국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현재 시점에서 무척 낮다.

라우엘은 이를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에 로제를 건드릴 수 있었다.

“우리는 도리어 대악마 소환을 고대하며 기다려야하는 입장입니다. 대륙 어디에서 대악마가 소환되더라도 가장 먼저 레이드에 도전하고 보상을 얻도록 시도해야죠.”

“그렇군....”

크리스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마음 속 불안이 도리어 기대감으로 바뀐 것이다.

은근한 미소까지 짓는 그에게 라우엘이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그리드 님의 동영상 보셨습니까?”

“천막 쳐놓은 술집에서 시비 붙은 영상? 당연히 봤지.”

“크리스 님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그리드 님의 실력, 배틀 필드 때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발전한 것 같던데.”

“제대로 봤어. 마왕 토벌전이 성장의 기폭제가 된 모양이더군.”

하루가 지나도록 화제가 되고 있는 동영상.

4명의 사내를 손쉽게 제압한 그리드의 동영상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본 크리스는 매우 감탄했었다.

그리드는 술집 주인과 대화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4명의 어깨와 발을 훑고 있었다. 그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 채 예측하며, 그들이 말을 할 때 발생하는 호흡의 빈틈을 노리고 행동에 나섰다. 그렇기에 4명의 사내들을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었다.

“마왕 토벌전에서 홀로 다수의 랭커를 상대해본 경험이 전투를 관조하는 실력을 강화시킨 것 같아.”

크리스를 비롯한 하이랭커들은 Satisfy를 통한 전투 경험 축적이 현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진즉부터 체험해왔다.

이제 그리드는 현실에서도 고수였다. 10년 이상 무예를 연마하고도 실전 경험은 적었던 기존의 유단자들과는 전혀 반대되는 개념으로 성장한 실전지향의 고수.

“그것 참 좋은 소식이네요.”

크리스의 답변에 라우엘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리드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은 낙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

[당신의 사형 집행일이 결정되었습니다.]

[앞으로 나흘 후, 당신은 글러시안 왕국의 수도에서 사형대에 서게 됩니다.]

[당신의 죄목은 7명의 세공사를 살해한 것입니다. 사형 집행 시 캐릭터 레벨이 4개 하락하고 가장 레벨이 높은 스킬의 레벨이 1개 하락합니다.]

[사형 집행을 당한 후에는 죄인의 신분에서 벗어나고 온갖 제약으로부터 해방됩니다. 단, 당신을 적대하고 있는 7개 왕국과의 호감도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하루 최소 4시간 이상 로그인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형량이 늘어납니다.]

아그너스는 습기 가득한 지하 감옥에 벌써 3일째 갇혀 있었다. 한데 앞으로 나흘 동안 더 이곳에서 신세를 지게 생겼다.

일주일 동안의 고립.

그것만으로도 하이랭커에게는 치명적인 피해였다. 사형 집행까지 당하게 되면 아그너스가 겪게 될 손실은 무척 컸다. 몇 개월의 시간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셈이나 다름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그너스는 자신의 신세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간 겪어온 악몽 같은 삶과 비교해서 고작 이 정도 일은 사건 축에도 못 꼈다.

누명을 쓴 억울함?

없다.

이건 응당 받아야할 벌이다.

두 번 다시는 약자가 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수많은 사람을 해쳐온 자신에게 내려진 징벌.

이마저도 거부한다면, 나를 유일하게 사랑해주었던 옛 연인에게마저 미움을 살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렇다.

아그너스가 지닌 일말의 양심은, 옛 연인 루이나 카롤린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는 루나가 전부였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면회를 신청했지만 글러시안 왕국이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감옥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차단되는 공간이다. 귓속말은 물론이고 우편 등의 교류 시스템도 누릴 수 없다.

하니, 면회를 요청한 자가 누구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그너스는 한 명의 소녀를 떠올렸다.

유페미나.

머레이 왕국에서 만났을 때부터 괜한 오지랖을 부리고 있는, 웃기는 꼬맹이.

그녀가 아니면 굳이 내게 면회를 청할 사람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을....

“...아니, 많겠군. 큭큭큭.”

패왕의 제물이 됐던 랭커들 중 하나가 달려온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의 네 처참한 꼴을 비웃어 주러 왔노라고.

천벌 받은 네놈의 모습을 보니 속이 다 후련하다고.

“.....”

아군은 없다.

처음부터 없었다.

루나가 내 곁을 지켜주었던 그 짧은 시간이 도리어 특이했던 경우다.

그래, 나는 혼자다.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사형 집행일까지 3일 남았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사형 집행일까지 2일 남았습니다.]

이틀이 지나고.

[사형 집행일까지 1일 남았습니다.]

마지막 하루가 남고.

[사형 집행일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당일이 올 때까지.

아그너스는 일일 접속 제한 시간을 모두 채웠다.

검고 차가운 감옥에 스스로를 가둬놓았다.

고통은, 옛 연인을 향한 그리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주는 아주 고마운 수단이었으니까.

“나와라.”

간수들이 비쩍 마른 아그너스의 몸을 거칠게 끌어냈다.

털썩!

쇠사슬과 수갑으로 온몸이 구속당한 아그너스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간수들의 우악한 손길에 떠밀리자 그대로 오물에 얼굴을 처박았다.

간수들이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킥킥.”

아그너스도 함께 웃어주었다.

죄인이 되고난 후 겪고 있는 모든 일들이 약자 시절 겪었던 일들과 비교해서 다를 게 없었기 때문에 웃겼다.

약한 건 죄다.

세상에서 가장 큰 죄.

“아그너스가 호송되고 있습니다!!”

쇠창살에 갇힌 채 마차에 실린 아그너스.

그대로 광장까지 끌려오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최강, 최악의 하이랭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랭커 중 하나인 아그너스가 단두대에 서게 됐으니 화제가 되지 않는 게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글러시안 왕국을 방문했고, 개중에는 각국 언론사의 취재진이나 개인 방송 BJ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두꺼운 쇠창살 틈새로, 아그너스는 웃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다.

부들부들.

평정심을 위장한 광기를 유지하고 있던 아그너스의 몸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수천, 수만 개의 눈동자에 담긴 모멸이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잠재 된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이 순간 아그너스는 약자가 되었다.

자신을 웃으며 짓밟는 이들과, 그들을 말리기는커녕 방관하는 이들 사이에 홀로 고립 된 약자.

“우읍...!”

패닉에 빠진 아그너스가 헛구역질을 했다.

그는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그를 구속하고 있는 수갑과 족쇄, 그리고 쇠사슬과 쇠창살은 그의 모든 힘과 용기를 빼앗아가고 있었다.

‘아그너스, 기억해.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네 곁에는 내가 있어. 용기를 내.’

루나의 말을 떠올려본다.

패닉 속에서, 아그너스는 루나의 존재를 느끼고자 노력했다. 덜덜 떨리는 시선으로 있을 리 없는 루나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결국 늘 그랬듯이 찾지 못했다.

‘미안해. 네 앞에서 더러워진 나를 용서할 수 없어.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떠오르는 것은 그녀가 남겼던 마지막 말.

아무리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유언이었다.

털썩!

어느새 아그너스는 단두대 위에 서게 됐다.

강제로 무릎이 꿇려졌다.

떨리는 시선 끝에 헝클어진 녹색의 머리카락이 담긴다.

‘나는 너의 머리카락이 좋아. 예쁜 녹색이 마치 산림을 보는 것 같아. 아그너스, 그거 아니? 이 아이들에게 너는 숲이야. 네가 거둬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 아이들은 쓸쓸하게 죽어갔을 거야. 나는 너의 상냥함이 좋아. 숲이 없으면 인간도, 세상도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네가 없으면 나 또한 존재할 수 없어.’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아침.

버림받고 갈 곳 잃은 유기견들에게 사료를 챙겨주고 있을 때, 곁으로 다가와 쭈그려 앉은 루나는 그렇게 말했었다.

왜 하필 지금 이 순간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는 거지?

이를 악 무는 아그너스의 눈이 붉게 충혈 되며 실핏줄이 터져나갔다.

“나는....!”

아그너스는 소리쳤다.

그 누구도 믿어줄 리 없는 한 마디 진실을 간신히 토해냈다.

“나는 그들을 죽이지 않았다....!”

이것은, 루나를 향한 외침이다.

그녀가 내게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하지만 그의 외침은 세상에 존재할 리 없는 루나가 아닌 악마에게 닿았다.

[제1위 대악마 바알이 웃음을 참으며 말합니다.]

-울분을 해소하라.

[바알은 당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거부했던 퀘스트가 재생성 됩니다.]

<대학살(1)>

난이도:직업 퀘스트

제1위 대악마 바알은 인간의 영혼을 원합니다. 인류를 학살하고 그들의 영혼을 바알에게 바치십시오.

★퀘스트 수락 보상:현재 겪고 있는 모든 저주로부터 해방.

퀘스트 클리어 조건:1,000명의 플레이어를 학살(0/1,000)

퀘스트 클리어 보상:악마력 20만. 퀘스트가 대학살(2)로 연계.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

대답에 앞서서, 아그너스는 다시 한 번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누군가는 아그너스의 불행을 즐겼고, 누군가는 아그너스의 외침을 따라하며 조롱했다.

그중에는 평소 아그너스가 해치지 않았던 사람들. 소위 말하는 약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순간, 아그너스는 머릿속에서 무엇인가가 끊어지는 감각을 느꼈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치솟으며 이성이 수면 속으로 가라앉았다.

바로 그때였다.

“맞아요! 저자는 아무도 해치지 않았어요!”

금발의 작은 소녀가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야탄교가 그에게 누명을 씌운 겁니다. 증인도 확보했어요. 7개 왕국은 형을 집행하기에 앞서서 이쪽의 주장을 먼저 들어보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할 것이에요.”

증인으로 야탄교 신도를 제시하는 소녀.

그녀는 유페미나였다.

악귀처럼 일그러졌던 아그너스의 얼굴이 순간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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