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823화 (818/1,794)

템빨 45권 - 12화

[북문의 수호자가 성문 위로 스러집니다.]

[흩어지는 잿빛의 영혼이 당신에게 죄송하다 말합니다.]

[북문이 돌파 당했습니다! 침략자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릅니다!]

“...이건 예상 밖이군.”

<명성 상점>에서 필요한 재료들을 구매하고 있던 그리드가 깜짝 놀랐다.

첫 번째 성문이 돌파 당한 시간이 37분이라는 점에 놀란 것이 아니다. 시간은 그리드의 예상과 비슷했다.

그가 놀란 이유는, 가장 먼저 돌파 당한 성문이 북문이라는 점에 있었다.

‘놀이 첫 번째로 당할 줄은 몰랐는데.’

국가대항전을 앞둔 그리드는 놀에게 <강한 신뢰의 발할라>를 제작해준 바 있다.

무한한 애정의 발할라를 참고해서 만든 그 신화급 갑옷은 생명력 회복 효과 상승, 받는 피해 경감, 다수의 적 상대 시 추가 방어력(최대 100) 획득이라는 옵션이 귀속돼 있었고 모든 옵션이 놀과 상성이 무척 좋았다.

4천왕 중 최강의 탱커는 놀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정도.

한데 가장 먼저 쓰러진 것이다.

‘심지어 칭호 효과도 있는데....’

생명력이 10퍼센트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무조건 도주.

목적마저 상실하는 그 강력한 생존본능이야말로 놀의 최대 습성이었다.

그런데 가장 먼저 당했다니, 그리드는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떠올려볼 수밖에 없었다.

“매직 미사일.”

알람 마법의 쿨타임이 돌아오자 <벨리알의 지팡이>를 꺼내서 착용, 마법의 발동 지점과 시간을 예약해놓은 그리드가 내린 결론은.

“...움직이지 못하는 요새가 독이 됐다.”

강한 신뢰의 발할라에 귀속 된 패시브 스킬, 움직이지 못하는 요새.

갑옷의 내구력이 일정량 하락할 때마다 광범위 반사 데미지를 입히는, 경우에 따라서는 <움직이는 요새>보다 더 유용한 스킬이다.

하지만 ‘전개 시 착용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었고, 바로 이 부분이 놀의 발목을 붙잡았을 가능성이 무척 높았다.

또한.

‘지슈카와 데미안이 같은 조에서 북문을 공략했을 거야.’

그리드가 아는 선에서, 놀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만큼 공격력이 높은 선수는 몇 안 된다. 그중에서도 높은 공격력을 ‘지속적’으로 넣을 수 있는 사람은 지슈카가 유일했다. 그녀에게 데미안이 날개까지 달아줬다면, 천하의 놀이라도 오래 버틸 수 없었겠지.

“알람. 매직 미사일.”

또 다시 마법을 설정하면서, 그리드는 명성 상점의 물품 중 하나를 손에 집었다.

놀이 죽기 전 남긴 마음.

죄송하다는 그 한 마디에 딱히 어떤 감흥을 느끼진 않는다.

그것은 놀이 가짜임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였기에.

‘죄송은 개뿔. 운영팀이 놀의 성격을 잘 모르네.’

놀은 아직 어리고 의존적이다.

진짜 놀이었다면 죽음을 앞둔 순간 원망했을 것이다.

자신이 이런 수치와 모욕을 겪는 동안 그리드 너는 왜 도우러 오지 않았느냐고.

그래, 이곳에 있는 4천왕들은 단지 본체의 능력만을 계승했을 뿐, 본체와는 생김새와 성격 모든 면에서 다른 복제품이었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수모에 감정을 소모하는 일은 괜한 낭비다.

계속, 계속 되새기면서 마음을 다스려보는 그리드였으나.

“....”

잘 안 된다.

감당하기 힘든 분노가 슬금슬금 피어올랐다. 끈적거리는 액체처럼, 떼어내려도 떼어내기 힘들다.

그것은 스스로를 향한 분노였다.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놀의 죽음. 그 원인이 내가 만들어준 아이템에 있다고 생각하자 그리드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병신 새끼.’

플레이어와 다르게 생명이 유한한 NPC.

그들을 존중하고, 아낀다고 자부해온 주제에. 그들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을 열 번 도 더 바치겠노라 다짐했던 주제에.

‘아이템 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주다니.’

지금쯤 뱀파이어의 도시를 지키고 있을 놀이 걱정이다.

혹시 만약 누군가가 도시를 침략했다면.

놀이 내가 만들어준 갑옷을 신뢰하고 의지하고 있다면.

그 믿음이 놀을 해치는 독이 된다면...

“나는 또...”

꾸욱...

칸을 떠올린 그리드가 몸을 떨었다. 망치를 휘두르는 중인 그의 오른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피부가 하얗게 질렸다.

새로운 알림창이 떠오르고 있었다.

[남문의 수호자가 해자 아래로 추락합니다.]

[못에 녹는 잿빛의 영혼이 당신에게 죄송하다 말합니다.]

[남문이 돌파 당했습니다! 침략자들의 포효가 전장을 관통합니다!]

북문이 돌파당하고 정확히 9분이 지난 시점. 두 번째 희생자는 아스모펠의 복제품, 빈이었다.

그리드는 동요하지 않았다.

1인자가 되고 싶다는 집념이 빚어낸 죄.

벗어날 수 없는 죄악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맞서기 시작한 아스모펠의 정신과 육체는 한계까지 단련되었고, 근래에 이르러서는 시간의 개념을 초월하는 극쾌의 검술마저 구사하게 되었다고 하나.

‘혼자서 다수를 상대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어.’

아스모펠은 다른 4천왕들과 비교해서 불완전한 존재였다.

피아로, 메르세데스와 달리 전설이 되지 못했고, 놀처럼 상위격의 혈통을 타고난 것도 아니었으니까.

검기를 화염으로 발출하는 그의 쾌검은 그 자신의 몸조차 녹여버리는 양날의 검인 것이다.

아직 초월의 경지를 맞이하지 못한 아스모펠이 능력치가 30퍼센트나 하락한 상태에서 100명의 랭커를 감당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선택하신 상품의 가격은 999 명성입니다. 구매하시겠습니까?]

마왕 프로젝트를 수락하고 국대전이 시작하기까지.

그리드는 자신에게 주어진 3달의 시간을 부지런히 활용했다. 승률을 높이기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한편 쉬지 않고 궁리했다.

각종 퀘스트와 모험을 진행하고 4천왕의 아이템을 강화한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패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자 애썼다.

그중 하나가 바로 명성 상점의 이용이다.

명성 상점에는 일시적으로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음식이나 비약, 스킬 강화권, 마법 스크롤, 각종 무구가 들어있는 상자, 탈 것이나 펫이 들어있는 상자, 광물, 보석, 식재료 상자 등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존재했고 대부분 기대치가 무척 높았다. 가격이 높은 대신 최소 성능이나 등급을 보장하는 형태의 상품들이었다.

최초, 당연히 그리드는 모든 능력치를 30퍼센트 올려주는 <달콤한 사탕>부터 구매할 계획을 세웠다.

달콤한 사탕은 지속 시간이 5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대 5개를 구매할 수 있었으므로 25분 동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조금 더 고민해보니 최선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드가 새롭게 주목한 상품은 명성 상점에서 가장 싼 상품.

바로 999명성짜리 랜덤 머신이었다.

<뽑아! 뽑아! 다 뽑아!>

랜덤 벤딩머신이에요!

이곳에 단 999명성만 투입하면 상점에서 판매하는 각종 아이템들을 무작위로 싼값에 얻을 수 있어요!

*한정판 상품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일정한 확률로 경험치 획득량 상승 물약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가격:999명성.

‘상점에서 판매하는 각종 아이템들을 무작위로 싼값에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은 속임수다.

여기서 말하는 상점은 ‘명성 상점’이라고 명시되지 않았으니까.

그리드는 옛 기억을 떠올렸다.

경험치 버프 물약을 얻기 위해서 랜덤 머신을 돌렸을 때, 그가 얻은 상품은 <예쁜 머리핀>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꼬치구이>였다.

두 상품 중 꼬치구이는 명성 상점 내 판매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품이었고.

그런데 랜덤 머신에서 나왔다.

과거의 그리드는 딱히 큰 의문을 느끼지 않았고, 그저 쓸모없는 아이템을 얻었다며 분노할 뿐이었지만....

‘이번에 다시 생각해보니까 다르더라고.’

그리드는 고민해본 끝에 결론을 내렸다.

이 신비한 마법의 랜덤 머신에서 얻을 수 있는 상품은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모든 상점에서 판매 중인 상품’이라는 결론이었다.

그게 아니면 꼬치구이의 출현은 단순 버그였다는 말밖에 안 됐고, Satisfy에 버그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친절한 속임수만 존재할 뿐이지.

“간다.”

설령 내 판단이 맞더라도 좋은 상품이 나올 확률은 지극히 낮지 않을까?

처음 생각대로 사탕과 마법 스크롤 상품에 올인하는 편이 훨씬 더 안정적일 텐데 굳이 괜한 모험을 하는 건 아닐까?

이 따위 망설임, 그리드에게는 없었다.

지금의 그리드에게는 높은 행운 스탯이 있었으니까.

행운이 무려 631이다. 운빨왕이라고 개명해도 좋을 정도의 행운이었다.

‘안개섬에 있는 <도전자 상점>만 해도 각종 엘릭서와 스킬북, 주문서를 판매하는 실정이야.’

그리드는 확신했다.

세상 곳곳에는 내가 아직 모르는 비밀의 상점이 많고, 개중에는 필시 상상을 초월하는 성능의 아이템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을 것이라고.

‘그중 몇 개만 떠줘도 초대박이다.’

애초에, 그리드에게는 확인이 필요했다.

현실에서는 절대 섣불리 사용할 수 없는 명성 포인트.

이를 아낌없이 모조리 다 랜덤 머신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직 국대전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쪽박을 차더라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애초에, 뽑기의 결과가 망하더라도 다른 준비는 철저히 해놓은 상태이므로 마왕 역할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마음을 다잡은 그리드가 구매 버튼을 눌렀다.

[999명성을 소모하여 <뽑아! 뽑아! 다 뽑아!> 상품을 구매하셨습니다. 현재 남은 명성 219,540.]

[....!!!]

[당신의 높은 행운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옵니다!]

[<아이템제작 즉시 완료 주문서>를 획득하였습니다!]

“....?”

음, 방금 뭐지?

내가 뭘 잘못 봤나?

순간 멍해졌던 그리드가 뽑기 결과를 재차 확인하더니 헛숨을 들이켰다.

“....으음.”

뽑기, 이제 그만하고 사탕이랑 다른 상품들을 구매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앞선 결심이 무색하게도, 그리드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

『기나긴 사투 끝에...! 정말로 치열한 사투 끝에 드디어...!!』

『400인의 용사들이 모든 성문을 돌파하였습니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선수들의 협력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네요.』

『Satisfy로 하나 되는 인류! 정말 멋집니다!』

각국 해설진이 흥분해서 떠들자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1차전과 2차전 도합 1시간 40분에 육박한 400명 선수들의 도전은 그만큼 멋지고, 치열하고, 아름다웠다.

평생 잊을 수 없을 여운이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제 마왕만이 남았군요!』

『마왕... 정말로 강했죠. 마왕 등장 이벤트에서 깜짝 등장한 마왕을 봤을 때만 해도, 저는 마왕이 쓰러지는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네, 우리의 영웅들은 이제 서로 협력하는 방법을 깨우쳤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경쟁자가 아니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동료입니다.』

『맞습니다! 하나가 된 400인의 영웅이라면 능히 마왕을 물리칠 수 있을 겁니다!』

해설진이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했다.

그들의 눈에는 무대 위 400명의 선수들이 진짜 영웅이었다. 관중들과 시청자들의 심정도 같았다.

랭커.

20억 중 선택 받은 소수의 천재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그 드높은 영역에 대한 사람들의 선망이 유래 없이 커졌다.

사람들은 믿었다.

선수들의 선전을.

사람들은 바랐다.

선수들의 승리를.

마왕은 결국 인공지능 아닌가.

각자 자신의 조국을 대표하고 있는 선수들이 한낱 몬스터에게 패배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사람들은 보고 싶지 않았다.

[모든 성문을 돌파하여 마왕의 성으로 향하는 통로가 개방됩니다.]

크라우젤, 크리스, 지슈카, 데미안, 지발, 하스터, 극검 등.

400명의 선수들은 각조에서 가장 활약한 대표들의 뒤를 쫓아 통로를 이동했다. 통로 끝에는 활짝 열린 내성문이 있었다. 성문만 지나면 곧장 대전이었다.

“....”

누구도 섣불리 대전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짙은 어둠이 깔린 대전 안쪽에서부터 오르골이 연주되고 있었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도입부를 떠올리게 만드는, 긴장감과 불안감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연주곡이었다.

“다들 협력해줘. 밀집대형을 짠다. 탱커들은 방패를 앞에 세우고 방진의 외곽을 맡고, 마법사들은 방진 중앙에 자리 잡은 뒤 모든 방위로 실드 마법을 전개해.”

크리스의 외침이었다.

마왕의 정체를 눈치 채고 있는 그는 초반 대학살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템빨국의 십공신 중 하나인 그가 알람 마법을 활용한 대단위 폭격의 위력을 모를 리 없는 것이다.

“크리스의 말대로 하자.”

밀집대형? 진짜 전쟁하는 것도 아니고, 그게 무슨 폼 안 나는 짓이냐며 누군가는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들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크리스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4천왕과 싸워본 결과, 그의 오더를 들으면 무조건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 지금은 협력이 필요할 때였다.

각자 놀아서는 마왕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마왕은 당연히 4천왕보다 강할 테니까.

고샤루가 마법사들을 독려했다.

“어차피 마법이 안 통하는 상대야. 크리스 말대로 방어 마법에 집중하면서 기여도를 쌓자고. 혹시 알아? 끝까지 살아남아서 사람들 지키다보면 금메달 딸 수도 있잖아?”

“실드만 쓰면서 금메달 노리는 건 양심 없는 거 아니냐?”

“그, 그런가.”

“하하하.”

분위기가 차츰 풀어졌다.

이제 선수들은 불안한 음악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모두 결연한 표정을 짓고 방진을 짰다.

“후우. 후우.”

심호흡하며, 천천히 대열을 유지한 채 대전에 입장한 선수들.

마법사가 밝힌 라이트 덕분에 어둠이 물러나자 사위를 살피기 시작한 그들의 시야에.

“늦었군.”

거대한 오르간의 모습이 들어온다 싶더니 그 옆에 삐딱하게 기대어 서있는 마왕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동시에 떠오르는 알림창.

[마왕이 등장하였습니다.]

간단명료한 내용이었지만, 무게감은 남달랐다.

“방패 들어!”

초반 공세가 심할 가능성이 높다는 크리스의 말을 상기한 탱커들이 일제히 방패를 세워들었고.

퍼어엉-!

귀를 찢는 폭음이 울린다 싶더니.

콰콰콰콰콰콰쾅!!

포탄이 날아와 마법사들의 실드를 꿰뚫고 탱커들의 방패를 찌그러뜨렸다.

“대포?”

“크윽....! 진형 유지해!”

“야! 빨리 일어나!! 방패 들라고!!”

예상치 못한 형태의 공격.

그것은 너무 강하고 묵직했다.

아주 잠시 방진이 무너지면서 선수들의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그건 불과 2~3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왕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원거리 딜러들의 공격을 가감 없이 맞아주며 달려든 마왕은 아르헨티나의 거두 수에론에게 도달해 있었다.

수에론.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리드 치질설’을 최초로 유포한 녀석이었다.

‘이놈?’

웃는다?

황급히 검을 세운 수에론이 마왕의 표정을 읽고 섬뜩함을 느낌과 동시에.

“사형.”

투콱-!

마왕의 음침한 목소리가 울린다 싶더니, 검인지 창인지 구분하기 힘든 무기가 수에론의 가슴을 꿰뚫었다.

“....”

솟구치는 잿빛의 기둥 너머 흉흉하게 빛나는 마왕의 붉은 광망.

선수들은 감히 시선을 마주칠 수 없었다.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