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792화 (787/1,794)

템빨 44권 - 3화

네놈 하나 잡자고 벌인 일이건만⎯가람의 말이 흩어져있던 퍼즐 조각들을 맞춰주었다.

갑자기 발생한 동대륙 퀘스트.

대장장이만이 참가할 수 있되, 대장장이라면 결코 클리어할 수 없는 퀘스트 내용.

기형적인 괴리에 대한 의문들이 이제야 해소된다.

‘그래.... 오직 나만이 도달할 수 있는 퀘스트였다.’

저격당했다.

깨닫는 그리드는 의외로 침착했다.

NPC에게 퀘스트로 현혹당하는 일, 파그마의 기서를 찾았을 때 겪어보기도 했고,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으니까.

애초에, 플레이어가 수행하는 퀘스트 태반이 NPC에게 받는 것이다.

“하찮은 우민아. 너는 세 가지 죄를 범했다.”

그리드는 생명력 회복약을 꺼내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가람은 그를 제지하지 않았다. 가소롭다는 듯이 콧방귀 뀌면서 말했다.

“첫째, 우민 따위가 양반의 기술을 계승한 것. 비록 파그마의 기술이 잡기라고는 하나, 놈이 한때 양반이었던 이상 너의 존재는 양반 전체의 격을 저하시킨다. 너의 존재는 지워져야 마땅하다.”

텅, 터텅, 텅.

가람의 주변으로 작은 파공성이 연쇄되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 공간을 가격하는 것이다. 간격은 짧아졌고, 횟수는 잦아졌다.

“둘째, 감히 나의 제안을 거절한 것. 네놈은 나의 노예가 될 영광을 거부했다. 우민은 양반에게 복종해야한다는 온 누리의 이치를 모르는 네놈에게 과연 누리를 만끽할 자격이 있을까? 없다.”

텅!

[5,80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터텅!

[5,80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5,800의 피해를 입었...]

가람의 두 번째 발언이 끝났을 때, 그리드는 피식자로 전락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의 힘에 완전히 휩쓸려서, 큐대에 농락당하는 당구공처럼 이리저리 몸을 퉁겼다.

텅, 하는 폭음이 한 번 울릴 때마다 몸이 꺾이며 신음을 토한다.

실 풀린 인형 같은 그 꼴이 가람은 우스운 눈치였다.

“셋째, 내게 상처를 입힌 점. 우민은 가축이다. 우리 양반의 입맛대로 길러지고, 도축된다. 한데 네놈은 감히 발톱을 내밀었고, 나는 상처를 입었다.”

연살파극이라 했던가.

파그마의 잡기술을 4개나 연계시킨 그리드는 가람의 살갗을 얕게 베어냈었다. 당시 가람이 느꼈던 통증은 생소하면서도 불쾌한 것이었다. 매일 밤 악몽이 되어서 떠오를 만큼.

“판결은, 사형.”

콰콰콰콰콰콱!!

그리드를 가격하고 있던 바람의 힘이 점차 거세지고, 날쌔지는가 싶더니 이내 폭풍처럼 변했다.

폭풍에 휩쓸린 그리드의 몸이 동굴 천장에 세게 부딪쳤다.

콰콱!!

폭풍은 성난 야수처럼 그리드를 몰아붙였다. 때리고, 찢고. 때리고, 찢고. 또 다시 때리고 찢기를 반복했다.

20cm. 30cm. 40cm. 50cm....

폭풍에 가격당할 때마다 그리드의 몸은 천장에 더욱 깊숙이 처박혔다. 흔들리는 동굴 속에서, 그리드의 시야와 사고가 빙글빙글 회전했다.

급기야 그리드가 한 포대의 피를 게워내자 가람의 입가에 번진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하찮은 것.”

10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벌레 따위에게 상처를 입고 나락까지 떨어졌던 자존심이 드디어 회복된다.

그리드의 죽어가는 모습에 심취한 가람이 콧노래를 흥얼거렸고.

“....초연.”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떨어지는 생명력을 보고도 인내하며, 영웅왕의 투기가 100퍼센트 충전되기만을 기다렸던 그리드가 반격에 나섰다. 동굴 천장 깊숙이 처박힌 채로 검을 휘둘러서 수십 줄기의 검기를 뿌렸다.

“....?”

그리드의 검기에 맺힌 적색과 자색의 기운이 가람에게 무엇인가를 경고했다.

깜짝 놀란 그가 그리드를 압박하고 있던 폭풍을 거뒀다. 폭풍은 양처럼 순한 온풍이 되어서 가람의 주변을 보호막처럼 둘러쌌다.

투콰콰콰콰쾅!!

초연의 검기들이 보호막을 강타하며 모조리 상쇄된다. 하지만 그리드의 상황은 한결 나아졌다. 육신의 자유를 되찾은 그가 지상에 안착한 후 새로운 물약을 꺼내마셨다.

“XX, 엿 같네.”

떨리는 목소리로 욕설을 뱉는 그리드의 시야에 겁먹은 대장장이들과 주민들의 모습이 걸렸다.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수박처럼 터져죽은 동료들의 모습을 통해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초월적인 절대자의 손짓 한 번에 모든 노력과 인생이 부정당한 동료들의 모습을 자신들에게 대입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회의감과 무기력함에 휩싸였다.

꽈드득, 그리드가 이를 갈았다.

“굳이 저들을 죽여야 했어?”

“저들? 누구를 말하는 거지?”

“대장장이들과 주민들 말이야. 방금 네가 죽인 사람들.”

“아아, 너 같은 벌레들 말이냐. 시야를 방해하기에 죽였다. 개미를 밟지 않으려고 걸음을 멈추는 사람은 없지 않더냐.”

“벌레.... 개미....”

그토록 하찮나?

나 때문에 동대륙으로 넘어온 대장장이들. 폐허가 된 고향을 차마 떠나지 못한 채 지켜왔던 주민들.

그리드는 그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들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인연이었다.

하지만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노력하던 그들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내가 그랬듯이, 저들 또한 애써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작 벌레라고 부정당해도 좋을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 못하고 주먹을 말아 쥐는 그리드의 시선이 <티라멧의 허리띠>에 향했다.

수년 동안 유니크 등급에 머물러온 아이템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96퍼센트에 머물고 있던 그것의 경험치가 97퍼센트를 초과하고 있었다.

양반 가람이 ‘가볍게’ 휘두른 바람 공격에 십수 회 얻어터졌답시고 무려 1퍼센트의 경험치가 쌓인 것이다.

‘이기는 건 불가능해.’

그리드는 가람이 죽도록 싫었다. 처음 만났던 날부터 자신을 하찮게 여겼던 오만방자한 놈이 좋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실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가람의 레벨은 6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그만큼 압도적인 스탯을 자랑하였으니까.

‘싸워봤자 승산은 없다. 지겠지. 하지만....’

고오오오-

적색과 자색의 투기에 둘러싸인 그리드가 고개를 돌렸다. 덜덜 떨고 있는 대장장이들과 주민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들을 피신시킬 시간은 벌 수 있을 거야.’

현재 시점에서 가람은 압도적인 강자다. 투기와 아이템 경험치가 쌓이는 속도가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가람이 그리드를 경계할 가능성은 낮았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또 방심할 것이 분명했다.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믿은 그리드가 대장장이 진해청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제가 시간을 벌 동안 여러분께서는 주민들을 대피시켜주세요.

-저, 저는 지금 이 상황을 도통 이해할 수가....

-퀘스트는 여기까집니다. 저 때문에 괜히 동대륙까지 넘어왔다가 레벨과 스탯을 잃게 됐군요. 죄송합니다.

-그,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리드 님 덕분에 얻은 것이 훨씬 더 큽니다! 이제 와서 레벨하고 스탯 좀 잃는다고 해서 아깝지 않아요!!

-....고맙군요.

-부디....! 부디 무운을 빕니다!!

그리드와 귓속말을 끝낸 진해청이 대장장이들에게 눈빛을 보냈다.

주민들을 살려야한다.

그리드의 심정을 대장장이들은 이해하고 있었다.

플레이어가 아닌 주민들의 목숨은 하나뿐이었으니까. 지난 3일 동안 아이템을 제작하면서 쌓은 정을 생각해서라도, 대장장이들은 주민들을 지켜주고 싶었다.

“의미 없는 삶에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슬금슬금,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가람은 조소했다. 그는 사람들을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터엉, 터텅, 텅.

가람의 주변으로 파공성이 연쇄되기 시작하자.

“파그마의 검무.”

곧바로 그리드가 나섰다.

한 보, 두 보.

전보다 짧아진 보폭을 밟으며 춤사위를 펼치는 그의 손에서 열망의 무아검이 포효했다.

“연살파극!!”

“놈...!”

역시, 그리드의 예상대로였다.

여유로 점철되어 있던 가람의 얼굴이 처음으로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연살파극.

가람을 상처 입혔던 최강의 기술이 가람을 도발하는 것이었다. 가람은 더 이상 주민들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쩌엉-!! 쩌저저저정!!

쏟아지는 그리드의 연격을, 곰방대가 아닌 단창을 꺼내 쥔 가람이 응수한다.

쿠콰콰콰콰콰쾅!!

파도처럼 덮쳐오는 검기의 파도를, 가람은 단창을 크게 횡으로 베어서 물리쳤다.

쿠르르릉-!!

벼락처럼 꽂히는 최후의 일격을, 단창을 머리 위로 세운 가람은 막아냈다.

연살파극의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파훼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리드는 예상했던 일이었고, 동요하지 않았다.

반면 가람은 질색했다.

쿠와아아아아앙!!

창대에 가로막힌 그리드의 검이 묵색의 불꽃을 토해낸 까닭이었다.

“뭣....!”

가람을 덮친 불꽃이 일대를 초토화시켰다. 동굴이 흔들렸고, 가람은 뒷걸음쳤다.

대장장이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주민들을 데리고 있는 힘껏 내달렸다.

“큭....! 크아아아아아아아!!”

불꽃에 휩싸인 가람이 절규와 같은 비명을 토했다.

고통스러운 상처를 입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가람은 멀쩡했다. 그저 머리끝이 살짝 그을렸을 뿐이다.

하지만.

“자존심 상하지?”

맞다. 자존심의 문제였다.

본래, 가람은 이번에야말로 그리드를 벌레처럼 짓밟아 죽일 계획이었다. 놈이 저항조차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웃으며 즐길 예정이었다. 한데 그리드는 또 한 번 저항했고, 가람의 육신을 훼손시켰다. 비록 머리카락이 살짝 그을려진 수준에 불과하다고는 하나....

“네놈....! 네노오옴!!”

가람은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이번 상처는 평생 회복하지 못할 것이었다.

곰방대가 아닌 무기를 사용하고, 권능 중 하나인 바람의 힘까지 개방했건만 고작 우민 따위에게 반격을 허용하고 말았으니.

콰자작!!

가람이 신경질적으로 휘두른 창이 그리드의 한쪽 팔을 베고, 이어서 동굴 벽면을 때려 부셨다. 곰방대를 사용했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공격 거리와 신속이었다.

챙-! 채채챙!!

빛살처럼 쏘아지는 가람의 찌르기가 그리드를 계속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빛의 정령과 신을 겨누는 칼날까지 소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드는 가람의 공세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툭.

결국, 그리드는 동굴 끝까지 내몰렸고.

“괘씸한 놈!!”

가람의 창격은 더 이상 피할 길을 찾지 못하게 된 그리드의 심장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날아갔다.

팔에 스치기만 했는데도 1만의 생명력을 앗아간 공격.

급소에 맞으면 죽는다.

그리드는 판단했고, 흑화와 신속한 몸놀림을 동시에 사용했다. 그리고.

“회!”

채 반 보도 내딛지 않고 반격기를 전개했다. 거의 즉발기 수준이었다.

그리드의 심장을 찌르고 들어가던 창끝이,

휘리릭-!

원형을 그리는 그리드의 검에 휩쓸려서 궤도를 바꿨고,

푸욱-!

궤도를 바꾼 창끝은 그리드가 아닌 가람을 꿰뚫었다. 아니, 꿰뚫은 것처럼 보였다.

“네놈.”

공간 그 자체를 도약해버리는 궁극의 보법, 순보.

가람은 그리드에게 반격을 당한 순간 순보를 전개, 이미 그리드의 측면에 서있었다.

궤도를 바꾼 창이 꿰뚫은 대상이 가람이 이동하면서 남긴 잔상에 불과했다.

콰작-!!

가람의 패악한 손에 붙잡힌 그리드의 얼굴이 단단하고 뾰족한 화강암에 처박힌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4,90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5,150의 피해를 입었....]

[한쪽 눈을 크게 다쳤습니다. 시야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습니다. 몸이 둔해집니다.]

그리드의 얼굴은 막말로 곤죽이 됐다. 피투성이가 된 채, 가람의 손아귀에 대롱대롱 붙들린 그리드는 신음조차 흘리지 못했다.

가람의 얼굴은 악귀 같았다.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 그저 조아리면 그만일 우민 따위가, 어째서 매번 나를 분노케 하는 거지? 도대체 뭘 믿고 설치는 거냐?”

가람은 지금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을 그리드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그리드를 마치 천륜을 어긴 죄인마냥 취급했다.

하지만 그리드는 죄인이 아니다.

왕이다.

“두 번 다시는....”

팅팅 부어오른 그리드의 입술이 움찔거린다. 그리드는 노여움이 깃들어 있는 가람의 눈동자를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힘에.... 굴복... 하지.... 않아.”

“뭐?”

어떤 구걸인지 들어나 보자 했더니, 귀만 오염 되는 개소리다. 콰자작-!! 자꾸만 까부는 빛의 정령과 신을 겨누는 칼날을 바람의 권능으로 날려버린 가람이 그리드의 얼굴을 지면에 처박았다.

순간.

[<최초의 왕> 칭호 효과가 발동합니다. 최근 1분 내에 잃은 생명력만큼의 보호막이 생성됩니다. 지형 적응력이 100퍼센트, 이동속도와 방어력이 10퍼센트 상승합니다.]

석양을 연상시키는 주황색의 찬란한 보호막에 휩싸인 그리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동굴’이라는 지형에 완전히 적응한 그는 <루쏜의 힘>까지 개방, 자신이 흘린 피 냄새를 맡음으로써 이동속도를 더욱 증폭시켰다.

“쥐새끼 같은 놈이!”

그리드가 갑자기 팔팔해지자 황급히 창을 찌른 가람이 이를 갈았다. 동굴 곳곳에 튀어나와 있는 석회암을 손으로 붙잡고, 발로 박차며 빠르게 이동하는 그리드의 속도를 창격이 잠시 따라가지 못하자 짜증을 느끼는 것이었다.

더 이상 뭉개질 자존심도 없다고 판단한 그가 2번째 권능과 신수의 힘까지 개방하려는 순간.

츠카카칵-!

구석에 숨어있는 도사를 발견한 그리드가 쫓아가 칼로 찔렀다.

살의 파괴력을 감당하지 못한 도사가 잿빛으로 산화했다.

“어차피 죽을 거, 보상이라도 좀 더 챙겨야지 않겠어?”

그리드가 이죽거리자, 가람의 반응이 의외로 더 격했다.

“네, 네놈! 이 뱀 같은 놈이!!”

보상 좀 더 챙긴 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인가?

여태껏 없던 살기를 쏘아내며 달려오는 가람을 마주 보고 선 그리드.

<벨리알의 힘>을 개방하며 <아이템 합체>를 전개, 열망의 무아검과 신을 겨누는 칼날을 하나로 합친다.

“노오오오옴!!”

가람은 마치 무엇인가에 쫓기는 눈치였다. 눈을 부릅뜬 채, 고래고래 고함을 내지르며 그리드에게 창을 꽂았다.

하지만 그의 창은 그리드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방금 전 레전드리 등급을 달성한 <티라멧의 허리띠>에서 튀어나온 거구의 뱀파이어가 두 손으로 덥썩 창대를 붙잡더니 이를 악 물고 버티기 시작한 까닭이었다.

“니야옹!!”

“파그마의 검무.”

입에 벼락을 머금은 노에가 뛰어올랐고, 그리드의 모습을 복제한 랜디가 가람의 측면에 선다.

3마리 괴수가 훼방을 놓자 악을 내지르며 몸서리치는 가람의 심장으로.

“연살.”

묵색과 백색이 불규칙적으로 교차하는 장검이 연속적으로 꽂혀 들어갔다.

푸우욱-!

그리드의 레벨과 스탯은 가람과 비할 바 없이 낮았지만, 룬의 힘과 결합 된 ‘초월급 신화 무기’의 위력은 가람의 도포와 피부를 어렵지 않게 꿰뚫고 들어갔다.

“쿨럭....!”

피를 토하는 가람.

그리드는 그가 왜 갑자기 초조해져서 빈틈을 드러낸 것인지, 뒤늦게 알게 된다.

[★히든 퀘스트★ <도사 사냥>을 클리어하였습니다.]

[퀘스트 클리어 보상으로 <무작위 엘릭서> 3개를 획득하였습니다.]

[퀘스트 클리어 보상으로 연계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다시 서대륙으로....>

★히든 퀘스트★

당신들의 활약 덕분에 판게아의 주민들은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이제 판게아는 스스로 다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퀘스트 클리어 조건:24시간 내에 서대륙으로 귀환.

퀘스트 클리어 보상:판게아 비밀 던전 이용권.

[지금부터 대륙 간 이동이 다시 가능해집니다.]

“....아하.”

“그리드으으!!”

쿠콰콰콰콰콰쾅!급기야 ‘강’의 권능을 개방한 가람의 힘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노에와 랜디, 그리고 오래간만에 바깥에 나왔던 뱀파이어 자작 티라멧이 마력의 급류에 휩쓸려서 잿빛으로 산화했다.

성큼, 한 걸음 크게 내딛은 가람이 그리드에게 창을 내질렀지만 무의미하다.

“잘 있어. 병신 호구 새끼야.”

그리드는 이미 빛과 함께 사라지고 있었으니까.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