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760화 (755/1,794)

템빨 42권 - 17화

<신을 겨누는 칼날>

등급:신화

내구력:무한 공격력:4,395

*공격 속도 20퍼센트 상승

*물리 공격력 40퍼센트 상승

*전격 속성 공격력 70퍼센트 추가

*신성 속성 공격력 20퍼센트 추가

*암흑 속성 공격력 5퍼센트 추가

*신, 천사, 대악마, 보스 몬스터, 네임드 NPC 등의 초월적인 존재에게 50퍼센트의 추가 데미지

*공격 시 높은 확률로 대상을 감전

*공격 시 일정 확률로 낙뢰(大) 소환

*공격 시 낮은 확률로 자력을 내포한 마기 방출

*공격 시 매우 낮은 확률로 황금 구름 떼 소환

★공격 시 낮은 확률로 <갓 핸드>를 소환

*스킬 ‘약자 멸시’ 생성

신에게 깨달음을 준 대장장이 그리드가 신과 대적하기 위해서 제작한 칼날입니다.

합금 재료로 쓰인 <백광의 미스릴>에 담긴 신성력이 <아스타로트의 뿔>에 담긴 마기를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강화된 청룡의 숨결>은 <아스타로트의 뿔>에 담긴 뇌전의 기운을 극강으로 이끌어 냈습니다.

고대 생물의 등껍질이 첨가되어 상앗빛으로 빛나는 이 아름다운 칼날이 뇌전을 뿜을 때면 신조차 위협을 느낄 것입니다.

<파브라늄>의 기능을 극단적으로 끌어 올렸으므로 히든 속성 <갓 핸드>가 구현되었습니다.

갓 핸드는 파브라늄이 오랜 시간 동안 유지했던 형태를 뜻합니다. 신에게 깨달음을 준 대장장이 그리드의 손을 고스란히 복제한 손으로 온갖 기능을 발휘합니다.

*칼날은 주인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용 조건:그리드, 파그마

무게:2,580

<갓 핸드>

그리드의 손을 본떠 만든 황금 손을 소환합니다. 황금 손은 <신을 겨누는 칼날>의 사용자를 중심으로 공전하며 사용자를 보호합니다. 낮은 확률로 <매직 미사일(강화)>를 전개하여 적을 공격합니다. 이때 자원은 소모되지 않습니다.

최대 8개의 갓 핸드를 동시에 소환할 수 있습니다.

갓 핸드 소환 대기 시간:없음

갓 핸드 소환 유지 시간:5분

<약자 멸시>

초월자의 반열에 들지 못한 대상에게 일격에 치명상을 입힙니다.

대상의 현재 생명력의 80퍼센트를 소모시키는 일격을 꽂아 넣습니다.

스킬 마나 소모:5,000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1시간

그리드가 자신의 모든 기술과 최고의 재료들을 집결시켜 탄생시킨 새로운 신검이다.

지상 최고의 광물이되 수량은 한정적인 파브라늄을 재료로 사용한 만큼 기본 능력치부터가 기존의 신검들을 초월했고, 또한 스스로 움직이는 특성까지 보유했으므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해 보였다.

그리드는 이를 역대 최강의 아이템이라고 자평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보다 더 대단한 아이템이 존재할 리 없어!’

이와 같은 생각을 품었을 정도다.

현재 승부 중인 상대가 신이라는 사실조차 망각한 채 자신이 승부에서 이길 거라고 확신했다. 헥세타이아 신의 완성품 정보가 떠오르기 전까진 말이다.

<헥세타이아의 소검>

등급:신화

내구력:무한 공격력:28,990

*공격 속도 80퍼센트 상승

*물리, 마법 공격력 200퍼센트 상승

*모든 속성 공격력 200퍼센트 추가

본인에게 자부심을 갖고 의욕을 품어 더욱더 발전할 수 있었던 대장장이의 신 헥세타이아가 열심히 제작한 소검입니다.

사용 조건:초월자

무게:1,100

“……?”

0이 하나 더 붙은 것 같은데?

‘잘못 봤나?’

그리드의 인지가 아이템 정보를 따라가지 못한다.

몇 번이나 눈을 비벼 본 그가 재차 소검의 정보를 확인했다.

28,990으로 표기된 소검의 공격력. 잘못 본 것이 아니라 정확했다.

“…….”

역대 최강의 신검을 제작하였노라고 자부하며 승천했던 그리드의 마음이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진다.

신과 인간의 격차 앞에서 그는 망연자실해졌다.

‘X망겜이네.’

참 고약한 게임이다. 하늘이 뒤집어지지 않는 이상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무슨 수로 이기라고 퀘스트가 발생했단 말인가?

퀘스트 실패를 깨닫고 좌절하고 있는 그의 시야로,

[퀘스트 완료!]

[<신과의 대장장이 한판 승부!>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알림창이 떠올랐으니…….

“……?”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다.

누가 봐도 나의 패배가 확실한 승부인데 어째서 승자가 된 거지?

‘진짜 X망겜이었어?’

이거 버그다. 내가 승자 처리 됐다가는 버그 악용자로 계정 압류 등의 처벌을 받을 게 분명하다.

불안감에 휩싸인 그리드가 ‘이 승부 무효!’를 외치려는 순간이었다.

[헥세타이아가 당신을 인정합니다. 당신 덕분에 온갖 깨달음을 얻고 질투를 버립니다. 당신이 신전을 세운 의도를 더 이상 의심하지 않습니다.]

알림창이 연속적으로 떠오르는가 싶더니 헥세타이아의 음성이 들려왔다.

“대장장이 그리드가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으니, 그는 나의 은인이며 인류의 축복이다.”

“아…….”

이래서 내가 이겼다는 판정이 내려진 것인가.

깨닫고 안도한 그리드가 이내 감격했다. 가여운 누군가가 자신으로 인해서 마음의 어둠을 버리고 환한 미소를 짓게 되었으니 기뻤다.

나락까지 떨어진 자존감 탓에 고통받아 왔을 헥세타이아가 앞으로는 보다 즐거운 삶을 살아가리라 생각하자 뿌듯했다. 그리드 본인의 경험에 따르면, 앞으로 헥세타이아가 느끼게 될 행복은 지난날의 상처를 희석시켜 줄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기에.

“고맙다.”

“…….”

성큼, 구름밭을 걸어 그리드에게 가까이 다가선 헥세타이아가 아직은 다소 어색해 보이는 미소를 얼굴에 그렸다.

“너를 보면서 나의 존재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존재하는 것에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누군가를 질투하고 시기하지 않아도 되겠지. 혼자여도 외롭지 않겠지. 고맙다. 이게 다 너의 덕분이다.”

“…….”

찌르르.

지금, 가슴이 울리는 감동을 느끼는 사람은 헥세타이아보다 그리드였다.

그는 감회가 새로웠다.

상처투성이였던 내가 이제는 타인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드는 본인이 자랑스러웠다.

그리드 또한 헥세타이아 덕분에 더 큰 자부심을 품을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했다.

“나야말로… 감사합니다.”

그리드는 타인에게 경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일국을 대표하는 자신의 가치를 보전하려는 의도가 컸다.

고작 경어의 생략이라는 수단으로 자신을 높이려 했다는 말은, 즉 그리드의 자존감 또한 온전치 못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이 순간 달라졌다.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새삼 다시 실감할 수 있게 된 그리드는 앞으로 말투 따위에 집착하지 않게 될 것이다.

***

[대장장이 그리드가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으니, 그는 나의 은인이며 인류의 축복이다.]

이와 같은 월드 메시지가 떠오른 순간,

“트, 특종이야……!!”

행방불명된 그리드를 기다리며 템빨국에 대기하고 있던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로그아웃했다. 직후 세계 모든 언론사에서 새로운 헤드라인을 내놓았다.

<그리드, 플레이어 최초로 아스가르드를 방문?>

<그리드! 신에게 인정받다!!>

새로운 신전을 건설한 탓에 대악마들의 저주를 받았다.

새로운 신을 섬긴 까닭에 레베카 여신의 분노를 샀다.

버그를 사용한 것이 발각당해서 계정이 정지당했다 등등.

사라진 그리드를 놓고 난무했던 온갖 소문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그리드가 새롭게 세운 위업을 찬양하기 바빴다. 특히 대장장이 플레이어들이 그리드의 열렬한 팬이 됐다.

“그리드 덕분에 스킬 레벨이 쑥쑥 오르고 있어요!”

“템빨국이 대장장이들을 중용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던데, 이참에 템빨국으로 이주할까 고민 중입니다.”

사실 대장장이 플레이어들은 그리드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한 번에 전설의 대장장이로 전직해서 자신들의 노력과 세월을 부정해 버린 그리드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하여 제아무리 템빨국이 대장장이 모집 공고문을 올려도 거들떠도 보지 않는 플레이어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바뀌었다. 신에게조차 인정받은 그리드를 자신들이라고 언제까지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템빨국으로 이주하는 대장장이의 숫자가 걷잡을 수 없이 많아졌고, 이 탓에 템빨국 외 다른 왕국들은 대장장이 기근 현상을 겪게 되었다. 당장 군대에 보급할 무기를 생산하기조차 어려워졌을 정도다.

특히 신흥 국가로 분류되는 발할라가 입은 타격이 컸다.

최근 울티나 왕국을 정복, 흡수하고 세력 확대에 성공한 발할라는 다시 제국의 경계 대상 1호가 되었고, 빠르게 군비를 갖춰야 하는 입장이었다. 한데 대장장이가 없어서 무기 생산이 불가능하였으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징병> 스킬로 새로운 병력을 육성하는 데 성공했으나 정작 쥐여 줄 무기가 없자 난처해진 아레스는 명백한 피해자였다.

“지금 당장 그리드에게 대장장이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측근들이 재촉한다.

골치 아파진 아레스가 그들에게 반문했다.

“무슨 염치로? 도대체 무엇을 빌미로 그리드에게 손을 벌리라는 거냐? 매번! 매번! 그리드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하는 것인가!!”

“우리는 손을 벌리는 게 아니라 합당한 요구를 하는 겁니다. 애초에 대장장이 기근 사태가 벌어진 원인은 그리드에게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가 빼앗아 간 대장장이들을 돌려받을 명분이…….”

“그리드가 빼앗은 게 아니라 대장장이들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라는 걸 모르나!!”

측근들의 황당한 주장에 결국 얼굴까지 붉히는 아레스였다.

아레스는 경각심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 결여되어 있음을 깨닫고 있었다. 그건 바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력이다.

인망. 그것이 자신에게는 부족했다.

‘내게는 왕의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하는 아레스였지만 그의 부하들은 알고 있었다.

아레스의 인망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만약 정말로 아레스의 인망이 부족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자신들이 모여 있었을 리도 없지 않은가. 수십만 병사들이 아레스를 지지했을 리도 없고, 애초에 아레스는 나라를 건국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그리드가 너무 사기야.’

그렇다. 그리드의 인망이 아레스의 인망을 가뿐히 웃돌고 있는 게 문제였다.

아레스 군단원 중 일부가 그리드에게 반발심을 품기 시작했다. 라우엘이 원했던 구도를 그리드가 전혀 의도치 않게 발생시킨 것이다.

***

“어떻게 되신 겁니까?”

신과의 한판 승부가 끝난 후, 그리드는 곧바로 레베카 교황청을 찾아왔다.

그리드의 방문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달려 나온 데미안이 장로들을 대표해서 질문했다.

“도대체 무엇을 하셨기에 신께 은인 취급을 받게 되신 거죠?”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우선은 최초의 성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줘.”

“성검은…….”

다시 완전히 저주에 잠식당한 성검은 이제 안전하게 지하 창고에 보관 중이었다. 레베카 교인들이 저주받은 성검을 보고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은 무척 큰 것이었기에, 애초에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숨겨 놓은 것이다.

한데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서, 성검이……!”

“오……! 오오오오……!!”

그리드를 지하의 창고로 안내한 데미안과 장로들이 경탄을 금치 못했다. 어둠에 묻혀 있던 성검이 휘황찬란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검을 구속하고 있던 <원죄의 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저, 저주가 풀렸다니……! 헉! 설마!!”

어안이 벙벙해져 있던 데미안과 장로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리드에게 쏠렸다. 최초의 성검을 잠식하고 있던 저주를 물리친 장본인이 다름 아닌 그리드라는 사실을 눈치챈 것이다.

-…질투의 죄를 벗기다니. 정녕 놀라운 인간이로구나.

그리드는 칠악성의 음성을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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