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676화 (671/1,794)

“베인츠식 검술 1장!”

전설의 기사가 사투를 벌이고....

“하하하! 공기가 참 맑구나!!”

전설의 농부가 가지를 치며....

따앙! 따앙! 따앙!!

전설의 대장장이가 망치질을 한다.

누구한테 말 해줘도 믿지 않을, 상당히 비상식적인 광경이다.

***

“왜 결계가 사라진 거지?”

일단의 무리가 세계수의 숲에 진입하고 있었다.

상왕 키르와 그의 부하들이었다. 하나 같이 짐을 잔뜩 실은 나귀와 마차들을 대동한 그들은 평범한 상인 집단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수백 명의 사람들 중에서 직업군이 상인으로 분류 된 사람은 키르가 유일했다.

온전히 노출 된 숲의 모습을 보고 의문을 품는 누군가에게 키르가 말한다.

“내가 돌아올 때가 되었음을 알고 결계를 없애준 거겠지. 순진하다 못해 멍청한 엘프들, 나를 완전히 믿고 있으니까.”

약 열흘 전.

공들인 연극 끝에 엘프족의 마을에 잠입할 수 있었던 키르는 ‘세계수’에 야탄의 정수를 끼얹는데 성공했다.

갑자기 병 들기 시작한 세계수를 목격한 엘프들은 혼비백산하였고, 세계수가 병든 원인을 다른 인간들에게 돌린 키르는 자신이 반드시 세계수 치료제를 구해오겠다고 선언한 뒤 마을을 떠났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약속의 날이 도래했다.

야탄의 정수가 약빨을 잃기까지 3시간 남은 시점.

키르는 이곳 세계수의 숲으로 되돌아왔다.

엘프들의 ‘보물’과 가짜 치료제를 교환할 생각에 그는 무척 들뜬 상태였다.

“원하는 물건을 얻은 후에는?”

“엘프족의 특산물이라고 해봤자 세계수의 가지와 잎사귀, 그리고 열매밖에 없더라고. 그것들을 양껏 내줄 놈들도 아니고.... 선택지는 결국 하나밖에 없지 않겠어?”

“흐흐흐, 희소식이구만.”

비열한 미소를 머금은 키르 일당의 행렬이 숲 속 깊숙이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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