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675화 (670/1,794)

템빨 39권 - 9화

뼈는 동물의 마지막 보루다.

거죽은 날카로운 것에 쉽게 손상되는 반면 뼈는 굳건히 버티게 마련이었다.

한데 템빨골 1은 뼈 그 자체를 파괴시켜버린다.

사신 그 자체였다.

‘우리 빨골이한테는 찌르기에 적합한 레이피어 계열의 무기를 제작해줘야겠군!’

엘프마저 위협하는 고대종, 베어울프를 단 일격에 무력화시켜버리는 템빨골 1을 바라보는 그리드의 눈빛에 애정이 가득하다.

노에가 질투를 느낄 정도였다.

“흥, 빨골이 별로다냥. 이 지옥 제일 마수님과 비교하면 아무튼 별로다냥.”

“그야 당연하지.”

노에에 대한 애정은 이미 무한에 가까운 상태!

녀석의 털을 쓰다듬어주며 달랜 그리드는 벅차오른 가슴을 진정시키고자 노력해야했다.

‘영구적인 디버프....!’

시스템은 분명히 말했다. 템빨골 1에게 하반신 뼈가 파괴당한 베어울프의 하반신이 ‘영구적’으로 마비된다고 말이다.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일이었다.

뼈가 부러졌는데 어떻게 움직이겠는가?

‘이건 역대급 사기 판정이야.’

물론 치료가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골절약’을 복용하는 즉시 회복 될 상태이상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골절약을 상비하고 다닐 몬스터가 몇이나 될까?

보스급 몬스터들의 상처 회복 속도라면 부러진 뼈마저 재생하겠지만 일반적인 몬스터는 템빨골의 마수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플레이어 또한 사정은 비슷했다.

‘골절’은 흔히 볼 수 잇는 상태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골절약을 상비하고 다니는 플레이어의 숫자는 의외로 적을 수도 있었다. 설령 골절약을 상비했더라도 골절약의 단가가 100골드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봤을 때, 골절약을 복용하게 만드는 것 자체만으로 큰 피해를 입히는 셈이 된다.

‘뭐... 성직자의 힐에는 회복되겠지만. 아니, 이런 건 다 시시한 문제야.’

평범한 몬스터와 플레이어를 상대할 때 굳이 템빨골 1의 도움이 필요할까?

아니다.

그리드 혼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템빨골 1은 보다 초월적인 존재와 적대할 때야말로 비로소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아그너스!’

그리드의 뇌리에 미친개가 스쳐지나간다.

바알의 계약자.

산 자와 죽은 자의 왕을 자처하며, 대량의 리치와 데스나이트를 거느리는 태양급 플레이어.

그리드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난 그 초월적인 강자는 그리드마저도 긴장시키는 몇 안 되는 적수이다.

제국에서 임모탈을 사냥할 당시, 아그너스를 만나지 못한 그리드는 아쉬움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템빨골 1만 곁에 있다면 말이다!

‘아그너스, 지금 넌 어디에 숨어있지?’

칸을 해친 원흉.

임모탈의 수장인 아그너스에 대한 그리드의 분노가 다시금 고개를 치켜든다.

그리드와 임모탈의 영원한 전쟁은 아직 초입에 불과했다.

푹! 푹푹!!

템빨골들의 베어울프 사냥은 계속되고 있었다.

물론 사냥속도는 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템빨골 1의 <해골 부수기> 스킬은 ‘낮은’ 확률로 발동하는 확률성 스킬이었기 때문이다.

템빨골이 베어울프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경우는 무척 드물었다.

하지만 그리드는 초조해하지 않았다.

앞으로 메르세데스가 계속해서 버스 기사의 역할을 수행해준다면, 템빨골들의 레벨과 스킬 레벨이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 버스 기사님한테 포상을 줘야지.’

어느덧 휴대용 용광로의 온도가 원하는 만큼 올라갔다.

메르세데스의 갑옷을 어떤 재질로 만들까?

그리드는 이처럼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에게는 발할라를 지원 갔을 당시 획득한 아이템들이 있었으니까!

<적기사단의 레드 아머>

등급:유니크

내구력:599/599 방어력:501

*근력 100 상승.

*착용자의 능력치 중 가장 높은 능력치 2개가 10퍼센트씩 상승. 이때 근력이나 지력이 오를 경우 추가 공격력 +200. 체력이 오를 경우 추가 방어력 +200. 민첩성이 오를 경우 명중률과 회피율 +10퍼센트 효과 발생.

*착용자의 지력과 비례해서 마법 저항력 상승.

*착용자의 스킬 중 레벨이 가장 높은 스킬 2개의 위력이 20퍼센트씩 상승.

*착용자의 스킬 중 레벨이 가장 낮은 스킬 2개의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이 10퍼센트 감소.

*착용자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내구력과 방어력이 소폭 상승. 단, 이 수치는 착용자가 바뀔 경우 초기화 됩니다.

*착용자의 레벨이 100단위로 오를 때마다 고유 특성 해방. 이 특성은 영구적으로 유지됩니다.

사하란 황제가 직접 부여한 <적기>를 머금은 <블랙 미스릴>과 <오우거의 뼈>, 그리고 <로사르 주석>으로 제작한 헤비아머입니다.

착용자의 방어력과 근력을 극도로 상승시키며, 착용자의 고유 능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10번대부터 30번대 적기사단 전원에게 지급 되는 이 갑옷은 적기사단의 자긍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닌 보물입니다.

무게:1,000

사용 조건:적기사.

<로렉스의 레드 아머>

등급:레전드리

내구력:599/599 방어력:501

*근력 100 상승.

*착용자의 능력치 중 가장 높은 능력치 2개가 10퍼센트씩 상승. 이때 근력이나 지력이 오를 경우 추가 공격력 +200. 체력이 오를 경우 추가 방어력 +200. 민첩성이 오를 경우 명중률과 회피율 +10퍼센트 효과 발생.

*착용자의 지력과 비례해서 마법 저항력 상승.

*착용자의 스킬 중 레벨이 가장 높은 스킬 2개의 위력이 20퍼센트씩 상승.

*착용자의 스킬 중 레벨이 가장 낮은 스킬 2개의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이 10퍼센트 감소.

★모든 광역 스킬의 위력이 20퍼센트 상승.

★대형 무기 착용 시 공격력 10퍼센트, 공격 속도 5퍼센트 상승.

*착용자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내구력과 방어력이 소폭 상승. 단, 이 수치는 착용자가 바뀔 경우 초기화 됩니다.

*착용자의 레벨이 100단위로 오를 때마다 고유 특성 해방. 이 특성은 영구적으로 유지됩니다.

세 번째 기사 로렉스와 함께 성장을 거듭한 레드 아머입니다.

로렉스 사후, 내구력과 방어력의 성장 수치는 모조리 초기화 되었지만 다른 고유 특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 갑옷을 물려 입게 될 새로운 적기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더욱 강력해질 것입니다.

무게:1,000

사용 조건:적기사

<로렉스의 대형 도끼>

내구력:1,000/1,000

공격력:1,200~1,500

*공격 속도 -20퍼센트.

*10명 이상의 적을 한 번에 공격할 때마다 10초 동안 무기 공격력 3퍼센트 상승. 이 효과는 최대 30퍼센트까지 누적되며, 공격력 상승효과가 발생할 때마다 지속 시간이 초기화 됩니다.

*10명 이상의 적을 한 번에 공격할 때마다 생명력 5,000 흡혈.

무훈을 세우고 <로사르 주석>을 하사 받은 로렉스가 특수 제작한 도끼입니다.

보다 많은 적을 상대할수록 강한 위력을 뽐냅니다.

무게:5,900

사용 조건:로렉스

그리드가 ‘평타왕’을 자처하였을 당시, 로렉스를 비롯한 적기사단원들을 학살하고 습득한 보상 목록이다.

그리드는 이 아이템을 몇 번이고 분해, 조립, 수리함으로써 이해도를 100퍼센트로 만들었다.

하지만 직접 사용하지는 못했다.

활용하기에 따라서 높은 공격력을 발휘할 수는 있겠지만, 고유 방어력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신검을 무장한 뒤부터 공격력에 아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그리드의 입장에서, 높은 방어력을 보장해주는 삼겹갑 대신 레드 아머를 탐낸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입장이 다르다.

전설의 기사인 그녀는 헤비아머 착용 시 보정 효과를 받는다. 체인메일로 분류되는 삼겹갑을 쓰라고 물려주는 것보다는 레드 아머를 보급해주는 편이 그녀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적합했다.

‘여태까지 레드아머를 사용해온 메르세데스 입장에서는 레드아머의 활용법이 익숙하기도 할 테고.’

여기서 큰 아쉬움이 생긴다.

메르세데스가 적기사 시절 입었을 레드아머, 로렉스의 레드아머보다 곱절은 더 좋을 것이 뻔한 일 아닌가?

그걸 제국에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입고 왔다면 완벽했을 텐데.....

‘황제 그 양반, 통이 큰 건지 쪼잔한 건지 모르겠네. 줄 거면 통째로 다 줄 것이지 몸뚱이만 주냐.’

바라는 게 너무 많은 그리드!

그는 레드아머와 도끼를 모조리 녹여서 하나의 갑옷으로 재창조할 계획이었다.

광석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갑옷의 내구력과 방어력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무게도 늘어난다는 문제점이 생기지만 메르세데스의 전투방식을 고려해봤을 때 괜찮을 것으로 보았다.

‘메르세데스의 전투방식은 나와 흡사하니까.’

우직하다.

대상의 공격을 회피하지 않고 방어한 뒤 반격한다.

검술 자체도 속도보다는 힘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리드는 메르세데스의 갑옷이 민첩함에 다소 제한을 줄지라도 빈 틈 없이 모든 부분을 보호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 그럼.”

신조차도 감탄시키는 대장기술을 습득한 남자.

템빨왕 그리드가 집중력을 끌어올리고자 심호흡한다.

두 벌의 레드 아머와 대형 도끼는 이미 용광로 속에 들어가 녹고 있었다.

“제작을 시작해볼까.”

지난 수백 년 동안 인간들의 출입을 거부해온 엘프의 숲.

캬캭! 키캬캬캬캭!!

쿠워어어어어!!

해골들의 웃음소리와 늑대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그곳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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