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1권 남았다.”
“바퀴벌레....”
“.....”
누군가의 중얼거림.
부정할 수 없는 비유였기에 그리드의 심금을 울린다.
***
펑-!
“...어머나.”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지슈카의 머리 위로 흙먼지가 떨어진다. 그녀의 머리 바로 위에 화살이 꽂혀있었다.
“헤드 샷은 아무나 노릴 게 아니라니까?”
티잉-!
지슈카가 시위를 놓자, 쏘아지는 화살이 창문을 넘어 건너편 건물의 창가에 도달했다.
푹-!
[대상에게 1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대단하군.”
크라우젤은 벌써 3번째 감탄 중이었다.
쏘는 족족 적의 미간을 꿰뚫는 지슈카의 궁술은 천외천인 그가 봐도 놀라운 것이었다.
지슈카가 어깨를 으쓱였다.
“반하지는 말라고. 나한테는 그리드밖에 없으니까.”
“.....”
템빨단원들의 경쾌한 성격은 크라우젤에게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뭐라고 대꾸해야할지 몰라 가만히 서있던 그가 칼을 휘둘렀다.
빨랫줄을 타고 잠입해오는 적을 베는 것이었다.
순간 창가에 노출되는 크라우젤의 신형을 노리고.
핑-!
피피핑!!
건너편 건물에서 3발의 화살이 날아왔다.
“위험....!”
소리치던 지슈카가 입을 다물어버렸다.
날아오는 3발의 화살을 시선으로 쫓은 크라우젤이 고개를 비틀어서 모조리 피해버린 까닭이다.
“....사람 맞니?”
“맞다.”
이번에는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었다.
흡족해하는 크라우젤이었다.
순간.
콰자작-!!
좌측의 창문을 타고 단창이 날아들었다.
이를 막아낸 크라우젤이 경계하였으나, 정작 적이 타고 넘어온 창문은 좌측의 창문이 아니라 우측의 창문이었다.
양동이다.
지슈카가 엄호 사격을 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화살 세례가 그녀에게 집중되고 있었기 때문에 대처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려고 구석에 숨을 수밖에 없었다.
‘크라우젤한테는 쏴봤자 소용없단 걸 드디어 깨달았나보네.’
난처해졌다.
계속, 계속 날아오는 화살을 피해 다니는 지슈카의 시야에 두 명의 사내가 포착됐다.
크라우젤을 좌우로 포위하고 선 그들.
폰과 라우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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