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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408화 (403/1,794)

템빨 27권 - 21화

<멸악의 빛>Lv.1

마족을 대상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상에게 물리공격력 2,070퍼센트와 마법공격력 3,430퍼센트, 그리고 소모하는 마족 정수의 개수에 따른 공격력이 중첩되는 관통 피해를 입힙니다. 공격 대상의 일직선상에 존재하는 마족을 최대 다섯 마리까지 관통합니다. 피해량은 모두 똑같이 적용됩니다.

멸악의 빛에 적중당한 대상은 일시적으로 마기가 소멸합니다.

마기는 마족의 진원진기.

마기가 소멸한 마족은 고유 특성을 상실하며, 3분 동안 모든 능력치가 50퍼센트 하락하고 생명력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4시간(지옥에서 사용 시 절반)

마나 소모:1,799

마족 정수 소모:최소 5개에서 최대 500개.

마력 탄환과 검술을 주력 공격으로 삼는 데빌 슬레이어는 근력과 지력에 균등한 스탯을 분배해야한다.

이 탓에 민첩성과 체력에는 스탯을 분배할 여유가 없었고, 공격 속도와 방어력, 회피율이 낮다는 한계를 지니게 되지만 스킬 데미지만큼은 군계일학이었다.

만약, 유라가 보유한 마족 정수의 개수가 100개 단위로 많았다면 벨리알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을 것이다.

퍼어어어어어엉!!

옥빛의 기둥에 관통당한 벨리알의 몸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과연 데빌 슬레이어의 궁극기 중 하나답게 이팩트부터가 실로 위협적이다.

“끅…! 크아아아악!!!”

벨리알의 몸 주변에 휘몰아치고 있던 검은 마기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비명을 내지르는 벨리알이 경기를 일으켰다.

육체적인 고통도 컸지만, 그보다는 마기를 잃음으로써 동반되는 정신적 고통이 더 컸다.

갸우뚱거리는 그녀를 노리고 피아로와 이사벨이 쇄도했다.

여신의 대행자이며 교황인 데미안의 최강 버프가 그들의 힘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채채채채채챙!!

퍼퍼퍼퍼펑!!

초당 7회씩 쏘아지는 리파엘의 창.

찌르기에 집중하는 이사벨의 빗발치는 공격이 벨리알을 괴롭힌다.

“레베카의 종년 같으니!”

레베카의 신기는 방어해도 아팠다. 온전히 피해야만 의미가 있었지만, 이사벨은 백화 상태로 버프까지 얻은 반면에 벨리알은 모든 능력치가 50퍼센트 하락한 상태다. 회피가 어려웠다.

폭!

포포포포포포폭!!

피아로의 호미 또한 연신 벨리알을 찔렀다.

이건 진짜 아프다.

“으으…!”

끔찍한 고통 속에서,

“키에에에에에에에!!”

마치 이성을 상실한 듯, 괴수처럼 울부짖은 벨리알이 반격을 개시했다.

투두두두두두두둥!!

지옥불 난타!

주먹처럼 뻗어지는 수백 개의 불꽃이 피아로와 이사벨의 몸을 연속적으로 가격한다.

“끄응!”

“읏…!”

피아로와 이사벨이 최대한 방어하면서 버티는 사이.

“우주 검.”

천지간 만물을 포용하는 공간을 모조리 베어버리는, 검성 크라우젤의 강력한 일격이 벨리알의 몸을 크게 베었다.

벨리알을 봉인 할 수 있다고, 크라우젤이 라우엘에게 확언할 수 있었던 이유.

바로 이 강력한 일격에 있다.

본래라면 지옥 외부의 하오가 벨리알의 약점을 찾아낸 뒤에 사용할 예정인 스킬이었지만, 유라가 사용한 <멸악의 빛>의 위력이 벨리알을 충분히 약화시킨 상태.

크라우젤은 예정보다 앞당겨서 <우주 검>을 발현하게 되었고 이는 벨리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만천하에 검성의 출현이 공개된다.

[크리티컬!!]

[대상에게 11,300,599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대상이 수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상의 모든 능력치가 20퍼센트 감소하고 모든 속도가 50퍼센트 저하됩니다!]

[대상이 저항을 시도합니다. 디버프가 절반만 적용됩니다.]

[대상이 약점을 노출하였습니다! 지금부터 30초 동안 대상을 공격 시 무조건 치명타가 적용 됩니다! 치명타 데미지가 1.5배 높게 적용 됩니다!]

[대상이 저항에 실패하였습니다.]

[…!]

[!!!!!!!!!!!!!!]

[당신의 강력한 검기가 세계를 가릅니다!!!]

스파아앗-!!

그것은 찰나.

벨리알을 관통한 검광이 32지옥을 양단내고 이어서 지옥 바깥의 인계까지 가로지른다.

대지, 태산, 바다, 하늘.

검광이 스쳐지나간 자리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반으로 쪼개졌다.

[검성의 힘이 발현되었습니다.]

[극의에 오른 검술이 세계를 양단합니다.]

[대지의 신 가리온이 권능을 발휘합니다. 반으로 쪼개졌던 모든 만물이 거짓말처럼 수복됩니다.]

“…!!!”

『…!!!』

Satisfy에 접속 중인 모든 플레이어에게 떠오르는 문구.

쿠르르르르르르르르….

지면이 잠시 흔들렸다가 멈추는 것을 느낀 대륙 전역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현실을 의심했다.

“세상이…”

“갈라졌다고?”

“검성…!”

“크라우젤!!!”

Satisfy가 오픈한 이래 쭉 랭킹 1위를 고수해왔던 플레이어 최강자.

그가 왕좌를 내려놓으면서까지 선택한 히든 클래스가 무엇인지, 이 순간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된다.

TV를 시청 중인 영우의 두 눈이 부릅 뜨였다.

“크라우젤…!”

피아로와 유라를 비롯한 동료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흐뭇해할 때가 아니다.

나의 경쟁자는 검 한 자루로 세상을 가르는 이때, 나는 집구석에 틀어박히고 앉아 TV나 봐야한다고?

작금의 상황이 끔찍이도 싫다.

꾸우욱!

“오빠…”

불끈 쥐어지는 영우의 주먹이 시뻘겋게 달아오름을 확인한 세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안도한다.

부르르, 몸을 떠는 영우의 만면에 미소가 번져있음을 뒤늦게 목격한 것이다.

‘좋은 경쟁자구나.’

세희는 생각한다.

크라우젤이 강해지고 멋져질수록, 오빠 또한 강해지고 멋져질 거라고.

왠지 그렇게 느꼈다.

***

“…하?”

번헨 열도 61번째 섬.

전설의 대장장이이자 바알의 계약자였던 파그마가 남긴 망령, <란스티어>와 밤낮으로 싸워서 간신히 쓰러뜨린 사내가 있다.

땀에 젖은 연녹색의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는 그, 당대 바알의 계약자 아그너스였다.

멋지게 솟은 눈썹 아래 번쩍이는 황금빛 눈동자에 알림창이 투영된다.

[검성의 힘이 발현되었습니다.]

[극의에 오른 검술이 세계를 양단합니다.]

“킥… 킥킥, 방금 전의 지진은 이게 원인이었나?”

최강의 레전드리 클래스, 검성의 출현.

과연 누굴까?

굳이 길게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크라우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싶더니, 그새 목표를 이루고 화려하게 등장하였느냐.

조만간 또 다시 만나게 될 터.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오싹오싹할 지경이다.

“킥…! 킥킥! 크하하핫핫!!!”

아그너스의 광기서린 웃음이 번헨 열도에 메아리친다.

요정 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무서워요, 스틱세이님. 이 남자는 너무 위험해요.’

***

“지금이야!!”

멸악의 빛과 우주 검을 연달아 얻어맞고 약화 된 벨리알.

그를 노린 템빨단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반트너, 토반이 아슈르 백작 부자와 함께 서큐버스를 마크하는 사이.

아수라의 힘을 개방한 레가스와 백마 위에 올라 탄 폰을 필두로 템빨단의 모든 딜러들이 벨리알에게 스킬 공격을 퍼부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이벨린의 활약이었다.

체다카 길드 시절 그리드가 제작해주었던 <통한의 가시>.

최근에도 보스 몬스터를 레이드할 때 종종 사용하는 그것에 귀속 된 스킬 <찢어발기기>가 벨리알의 생명력에 60퍼센트에 해당하는 고정 데미지를 입히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32위 대악마 벨리알이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와우!”

“이벨린 대박!”

“검성보다 네가 낫다!”

“…”

저게 바로 진정한 템빨인가.

크라우젤 조차도 놀라게 만드는 이벨린의 맹활약!

여러 가지 의미로 충격 받은 크라우젤에게 지슈카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도 템빨단에 들어오던가.”

펑!

퍼퍼퍼퍼퍼퍼퍼펑!!

등장한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속사를 퍼붓는 지슈카다.

그녀 또한 크라우젤을 감탄시키고 있었다.

‘어떻게 쉬지 않고 계속 활을 쏘는 거지? 스태미나의 안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체력이 높은 건가?’

궁사가?

크라우젤의 의문을 해소시켜줌과 동시에 크라우젤을 유혹하고자.

“당연히 나도 템빨이야.”

찡긋, 요염한 표정을 지은 지슈카가 윙크하며 설명한다.

“…”

그야말로 템빨의 향연.

이게 바로 진정한 템빨단의 힘이구나, 크라우젤은 실감했다.

‘나도 템빨단에 가입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지고 아레스 세력의 견제와 미치광이 아그너스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너무 과한 욕심이겠지.’

타고난 숙명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드는 친구이기에 앞서서 좋은 경쟁자다. 서로가 의지해야할 땐 의지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경쟁 구도는 유지되어야만 한다.

‘완벽한 정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리드와 꾸준히 경쟁하고 이를 양분으로 삼아서 성장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크라우젤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가 템빨단에 가입하는 것, 그리드 또한 원치 않으리라 생각한다.

‘애초에 내가 템빨단에 가입했다간 아그너스의 어그로를 끌 수도 있고.’

푸푹!

푸푸푸푸푸푸푹!!

생각하면서도 쉬지 않고 벨리알을 공격하는 크라우젤이었다.

그를 비롯한 피아로와 이사벨, 그리고 템빨단원들의 맹공 속에서 벨리알의 생명력이 10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이벨린에게 당한 치명상이 무척 컸다.

‘이제 곧 끝이다!’

‘우리가 플레이어 최초로 대악마 레이드에 성공하는 거야!’

Satisfy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

그리드가 새로운 아이템을 제작할 때와, 동료끼리 협동하여 보스 레이드에 성공할 때라고 꼽을 수 있다.

잠시 후 사망할 벨리알이 과연 어떤 칭호와 아이템을 드롭하게 될지, 템빨단원들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대악마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벨리알의 서열이 비록 32위에 불과하다고는 하나, 현재 시점의 플레이어들이 비빌 수준은 아니었다.

애초에 피아로와 이사벨이 없었다면 벨리알을 여기까지 몰아넣지도 못했을 것이다.

[멸악의 빛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32위 대악마 벨리알이 고유 특성과 능력치를 회복합니다.]

[벨리알의 끔찍한 모습에 겁을 먹습니다.]

[상태이상 저항률이 70퍼센트 하락합니다.]

[스킬과 마법의 캐스팅 시간이 2배 상승하고 공격 속도가 20퍼센트 저하…]

[벨리알은 불꽃의 여왕. 그녀를 감싸고 있는 불길은…]

[화염 내성이 0퍼센트가 됩니다.]

[전해지는 열기만으로 초당…]

[벨리알은 어둠의 여왕. 그녀가 발산하는 마기는…]

[암흑 마력에 대한 내성이 0퍼센트가 됩니다.]

[흑마법 사용이 차단됩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벨리알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온 것뿐이니까.

이제 남은 생명력 10퍼센트는 우리들 전설이 마무리하면 된다고, 크라우젤과 유라는 판단하고 있었다.

실로 오만한 판단이었다.

[지옥 규제의 영향이 끝났습니다.]

[32지옥의 환경이 수복됩니다.]

[지옥의 마기를 흡수한 32위 대악마 벨리알이 지옥 군주의 자태를 드러냅니다.]

쿠르르르르르르릉!!

꿈틀거리는 용암덩이의 형상을 하고 있던 벨리알의 모습이 꿈틀거리는 마기에 휩싸인다.

그녀를 중심으로 천둥번개가 휘몰아쳤고 잠시 후, 새로운 형상을 갖춘 벨리알이 모습을 드러냈다.

“…”

벨리알의 최종 형태는 흔히들 상상할 수 있는 악마 그 자체였다.

이마에는 2개의 큰 뿔이 달렸고, 붉은 안광을 번들거리며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는 인간형 악마.

“저게…”

“진짜 모습?”

딱히 큰 위압감은 안 느껴진다.

키가 고작 160대에 불과한 여성형 악마. 단지 외견적으로 봤을 때는 위협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템빨단원들은 이내 절망하고 만다.

“뭐, 뭐야? 생명력이 가득 찼잖아?”

그렇다.

10퍼센트까지 떨어졌던 벨리알의 생명력이 변신 과정에서 100퍼센트까지 회복되어 있었다.

몇 시간 동안 사력을 다해 싸워서 기껏 승기를 엿봤건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허탈감에 휩싸인 템빨단원들의 마음이 나약해진다.

씨익.

작은 얼굴에 커다란 미소를 피어올린 벨리알이 손을 크게 휘저었다.

퍼어엉!!

반월의 마기가 쏘아져 지슈카의 가슴을 갈랐다.

“지슈카!!”

모두의 혼란이 극에 달하는 그때.

‘드디어 알았다!’

라우엘의 비상한 두뇌가 활성화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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