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빨 26권 - 16화
“누웨에에엑!!”
의식주.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이자 인간 쾌락의 원천이다.
인간은 의식주 중 하나라도 결여되는 순간 존재하기 어렵다.
또한, 보다 크고 멋진 집, 비싸고 예쁜 옷, 맛있는 음식을 열망하며 이에 집착하는 생물이다.
하지만 그리드는 과감히 식을 포기했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싶다는 욕구보다 강해지고 싶다는 열망이 그는 훨씬 더 컸으니까.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쿨럭쿨럭…! 빌어먹을 이단! 소고기 등심을 소똥 같은 맛으로 조리하다니!!”
이단의 식당 화장실.
토를 한 바가지 쏟아낸 그리드의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다.
구역질 올라오는 쓰레기 같은 음식을 꾸역꾸역 쑤셔 넣은 여파였다.
더욱 더 절망적인 사실은, 기껏 고생해서 쓰레기를 씹어 먹었건만 스탯이 오르질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드는 확률이라는 개념으로 점철되어 있는 이 세계가 원망스러웠다. 치가 떨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단의 음식을 먹겠다고 선택한 것은 결국 나 자신…. 비록 결과는 안 좋을지언정 선택에 후회는 없다.”
주르륵.
입가에 구토물을 흘려가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떠들어봤자 멋지진 않다.
하지만 그리드는 스스로가 멋지고 대견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노력할 수 있는 인내와 끈기.
이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재능이 아님을 이제는 자각하고 있었기에.
“뭐… 그나마 공복은 해결 되서 다행인가.”
스태미나 회복 속도가 정상수치로 돌아왔다.
퉤퉤, 마지막으로 입을 행군 그리드가 곧바로 판게아 성으로 떠났다.
그리고 자신에게 배정 된 화려한 숙소의 침대에 누운 다음 곧장 로그아웃했다.
***
“으윽… 아직도 속이 매스껍네.”
캡슐에서 일어난 신영우의 안색이 초췌하다.
소똥 같은 이단의 음식 맛이 여전히 입가에 맴도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달콤한 걸 먹으면 좀 괜찮아질 것 같은데.”
미식을 포기한 것은 어디까지나 Satisfy에서의 이야기.
고구마 라떼가 땡긴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달콤한 그것.
아침조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잔씩 사먹으면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비약.
가난하던 시절에는 감히 돈 주고 사먹을 생각조차 못했던 값비싼 사치품이었지만, 지금의 신영우에게 있어서 본인을 위한 6천원 지출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유니X프에는 고작 3,300원 기부하고 벌벌 떠는 주제에 6,000원짜리 음료는 어떻게 망설임 없이 사먹느냐고?
비교할 걸 비교해라.
본래 영우는 남한테만 인색하다.
그가 만약 본인에게까지 인색했다면 애초에 8억짜리 차를 사지도 않았을 것이다.
“먹고 오자.”
정원으로 나온 영우가 길게 기지개를 편 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그리고 건물 1층에 입점해있는 유명 카페 체인점으로 내려갔다.
“어서 오세요.”
탁 트인 전경의 카페.
도심 속 카페와는 비할 수 없이 아늑한 공간이다.
밝은 미소로 환영해주는 카페 점원들에게 꾸벅, 인사하여 화답한 영우가 고구마 라떼를 주문했다. 그리고 햇살이 내리쬐는 창가에 앉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길드원들의 건물도 곧 완성되겠군.’
영우의 건물 옆으로 여섯 채의 고층 빌딩이 한창 공사 중이다.
유라, 지슈카, 레가스, 폰, 후로이, 반트너 소유의 빌딩들이었다.
영우는 감회가 새로웠다.
빚쟁이 무능력자였던 자신이 이제는 건물주로 등극하고 동료들까지 덩달아 잘되고 있었으니 무척 기뻤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 정도로 마음이 행복으로 충만했다.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에게 주문한 음료를 가져다준 미인 점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뉴스 보니까 요즘 템빨단이 힘든 것 같던데요. 괜찮으신 거죠?”
“?”
템빨단이 힘든 것 같다고?
‘우리 엄청 잘 나가는데?’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영우에게 점원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에트날 왕국 소속의 플레이어들이 왕국군에 편입했다고 들어서요. 뉴스 보니까 바이란이랑 파트리안이 적에게 완전히 고립되었던데, 히잉, 너무 슬퍼요. 저도 레벨이 조금만 더 높았다면 템빨단을 위해서 싸웠을 텐데.”
“…플레이어들이?”
영우는 아차 싶었다.
‘아스란 그 자식이 템빨단 척살 퀘스트를 내린 거구나!’
라우엘은 말했었다.
당신이 계시지 않더라도 적의 공습쯤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고.
그러니까 동대륙에서 충분히 강해진 뒤에 돌아와 달라고.
당시에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 영우였지만.
‘그때의 나는 플레이어들의 개입을 예상하지 못했었어.’
나는 여전히 멍청하구나.
꾸욱!
이를 악 문 영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다급히 엘리베이터로 달려가다가 문득 제자리에 멈췄다.
카페 점주가 갓물주에게 잘 보이고 싶단 마음으로 케이크를 가져다주었던 까닭이다.
“잘 먹을게요.”
공짜를 마다할 수는 없는 법!
급한 와중에도 케이크를 잘 받아 챙긴 영우가 그제야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그리고 자신만을 위한 펜트하우스로 향하는 버튼을 누른 후 핸드폰을 꺼냈다.
“…아니지. 얘는 또 걱정 말라는 소리만 할 거야.”
라우엘에게 연락하려던 영우.
도중에 생각을 바꾸더니 지갑에서 한 장의 명함을 꺼내 그 번호로 연락한다.
통화비는 수신자 부담으로 설정했다.
이유?
“바니바니? 어, 음… 통역기 켜라가 영어로 뭐지?”
국제전화였으니까!
***
바이란.
윈스톤과 인접한 이 중소도시는 본래 스테임 후작의 관할이었다.
하지만 지슈카가 북부에서 큰 공을 세우자 도시를 그녀에게 하사하였고, 이는 머잖아 그리드의 것이 되었다.
유라는 그게 늘 마음에 걸렸다.
지슈카는 템빨단의 창립멤버임과 동시에 바이란이라는 영토를 선물로 가져온 반면, 자신은?
템빨단에 그저 몸만 의탁했을 뿐이다.
더군다나 그 후 별다른 활약도 못하고 있다. 티라멧 레이드에서 한 번 도움 됐던 게 끝이다.
템빨단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가 아닐까?
‘내 가치를 증명해야해.’
이는 단지 그리드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1차원적인 욕구에서 비롯된 결심이 아니다.
조직에 소속 된 이상 그 조직에 보탬이 되는 건 당연한 의무다.
저벅.
작은 요새의 성벽 위로 올라선 유라.
노란색 머리끈을 꺼낸 그녀가 허리까지 길게 늘어진 흑발을 위로 올려 묶었다.
그러자 적진에서부터 그녀를 주시하던 수천 명 플레이어들의 넋이 잠시 나가버렸다.
늘씬한 팔다리에 조막만한 얼굴.
신이 직접 빚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완벽한 유라의 신체비율이 실로 비현실적이었던 까닭이다.
“와… 머리 묶으니까 얼굴 더 작아졌어.”
“NPC보다 더 비율이 좋다니, 저게 진짜 사람이야?”
“너무 예쁘다…”
인종을 가리지 않고 감탄사를 내뱉는다.
잿빛 하늘에서부터 내려앉는 눈송이보다 흰 피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매혹해버리는 고고한 눈빛과 탐스러운 복숭앗빛의 입술.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녀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적들의 반응을 살핀 폰이 너털웃음을 흘렸다.
‘넋 나갈 만도 하지. 매일 곁에서 지켜보는 나조차도 그녀의 미모에는 매번 감탄하게 되니까.’
게임 속에서는 오로지 강해지는 방법만을 강구하는 폰이지만, 현실에서의 그는 여자가 없으면 못 살 정도로 여자를 좋아하는 사내다.
그에게 있어서 유라는 정말로 탐나는 여인이었다. 하지만 유라에 대한 마음을 그는 이미 진즉에 접었다.
소중한 친구이자 동료인 그리드와 연적이 될 마음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다.
“첩자의 보고에 따르면 적의 숫자는 아슬아슬하게 1만. 그중 절반이 플레이어라고 하는군.”
플레이어들이 왕국군에 편입된 것은 한편으로 고무적인 일이었다.
왕국군의 군대 체계가 허술해져서 첩자를 잠입시키기에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템빨단원을 잠입시킬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한 건 아니었지만, 성격이 무난한 편인 폰에게는 템빨단원 외에도 다양한 인맥이 있었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 왕국군 병사의 평균 레벨은 180이고 플레이어의 평균 레벨은 140이야.”
“인근의 사냥터가 대부분 중저레벨용인 점을 감안하면 플레이어들의 레벨이 낮은 건 당연한 거겠죠. 하지만 왕국군 병사들의 레벨이 높은 건 의외네요.”
“그러게 말이야. 파트리안을 침공한 왕국군의 평균 레벨은 160에 불과하다던데. 어째서 파트리안이 아니라 이쪽으로 1군을 보낸 걸까?”
“파트리안보다 바이란이 왕성과 더 가까우니까요. 왕국군 입장에서는 바이란을 거점으로 확보해놓는 편이 여러모로 편리하겠죠.”
“그렇군. 쯧, 스테임 후작이 우리 편을 들어줬다면 놈들이 감히 바이란을 노리진 못했을 텐데. 스테임 그 인간, 그리드 덕분에 후작이 된 주제에 은혜도 모르고 웅크리는 게 괘씸하지 않아?”
“스테임 후작의 입장도 이해해줘야 해요. 그의 본질은 에트날의 충신. 설령 지금의 국왕이 형을 죽인 변절자라고 해도 쉽게 배반할 수는 없겠죠. 무엇보다도 전쟁이란 무서운 거예요. 자신의 소중한 백성들이 전화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을 저는 존중해요.”
야탄의 종 출신인 유라는 살육에 익숙하다. 늘 적의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기 때문에 별명이 핏빛 마녀였을 정도다.
하지만 당시엔 역할에 충실했던 것일 뿐, 살육을 즐겼던 건 아니다.
그녀는 라우엘과 달리 백성을 도구로 여기지 않았고 스테임 후작이 마음에 들었다.
그가 절개를 지킬 줄 알며 백성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이었다.
‘영우씨의 왕국에 꼭 필요한 인재.’
스테임 후작에게 부담감을 안겨줄 필요 없이 전쟁에서 승리해보이리라.
다짐한 유라가 칼을 뽑았다.
그래, 총이 아니라 칼이었다.
총 끝에 칼날을 단 총검도 아니고 길이 1미터의 순수한 도(刀).
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웬 칼? 데빌 슬레이어의 주무기는 마법공학총 아닌가?”
“칼 또한 주무기로 삼을 수 있어요. 데빌 슬레이어로 전직하고 획득한 사격 마스터리 스킬과 소드 마스터리 스킬의 레벨이 똑같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총을 주무기로 삼았던 이유는 전대 데빌 슬레이어가 그리했기 때문이다.
데빌 슬레이어에게는 총이 칼보다 더 적합한 무기인 거라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국가대항전 이후 생각을 바꿨다.
접근전에 취약한 신세는 흑마법사 시절부터 이미 지긋지긋하게 체험했던 바.
접근해오는 적들을 더 이상 두려워하기 싫다.
또한, 그녀가 칼을 주무기로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그리드에게 있었다.
그리드 혼자서는 총을 못 만든다.
마법공학총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법과 연금술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반면 칼은 그리드 혼자서도 만들 수 있다.
칼을 사용할 경우, 그리드로부터 무기를 보급 받기가 용이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유라는 칼을 택했다.
그리고 이는 훌륭한 선택이었다.
흑마법사 시절.
상식 초월의 순발력으로 마법을 설계하고 배치하여 강력한 전투능력을 발휘했던 그녀가 아닌가.
검로를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그녀의 검술 능력은 장미에 달린 가시처럼 치명적이었다.
“기본 스킬 쿨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성문을 열고 교대로 출전하죠.”
“…응?”
“200레벨도 안 되는 적들이에요. 우리가 한 번 나갈 때마다 100명씩 죽이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거예요.”
“…..”
똑똑해서 라우엘과 비슷할 줄 알았더니 성격은 그리드를 닮은 것 같다.
무력을 과신하는 막무가내 전술에 당황한 폰이 반박했다.
“아니, 아무리 렙차가 있어도 다굴에는 장사 없는 법이잖아? 스태미나 문제도 있으니까 요새에서 요격하는 편이…”
말해봤자 늦었다.
이미 성벽 아래로 뛰어내린 유라는 병사들에게 개문을 명하고 있었다.
끼이이이익-
“뭐지?”
“지들 스스로 성문을 열어?”
“정신 나갔나?”
갑자기 열리는 바이란의 성문을 목도한 에트날 왕국군과 플레이어들이 낄낄거렸다.
이쪽의 숫자는 1만, 저쪽의 숫자는 2천도 안 되는 상황.
성문을 닫고 거북이처럼 웅크려도 모자랄 바이란이 스스로 성문을 활짝 열자 미쳤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하하하! 뭐냐, 바이란 놈들! 어차피 싸워봤자 안 될 것 같으니까 항복하려는… 커억!”
무혈입성하게 생겼다.
신나서 떠들어대던 플레이어들의 몸이 하나둘씩 잿빛으로 산화하기 시작했다.
퍼엉-!
펑! 퍼퍼펑!!
하늘로 솟구치는 잿빛 기둥의 향연.
그 중심에는 유라가 있었다.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채, 본래라면 마(魔)를 멸해야할 검으로 인간의 목숨을 거두는 그녀.
필시 사신이었으나 여신처럼 아름답다.
“여자판 크라우젤…?”
빗발치는 화살과 마법의 폭격 속에서 <심상 승화> 스킬을 전개,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으로 적진을 헤집어놓는 유라를 보면서 폰은 뒤늦게 상기했다.
그녀는 전 통합랭킹 5위.
그녀 또한 천재라고 분류되는 존재였으며, 지금의 그녀는 전설임을.
***
“미친… 저것들이 사람이야?”
요새도시 파트리안.
에트날 왕국군 편에 선 플레이어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지슈카가 화살을 한 번 쏠 때마다 수십 명의 아군이 죽어나갔고, 반트너와 토반의 방패 앞에 수백 병사들이 진격을 멈추었으며, 레가스를 필두로 세운 템빨단원들이 전장에 난입할 때마다 에트날군 진형이 쑥대밭이 되었으니 황당할 따름이었다.
병사 한두 명 동시에 상대하기도 벅찬 평범한 저레벨 유저들에게 있어서 템빨단원들은 인간을 넘어선 초월적인 존재로 인식됐다.
개전 2일 차.
날이 갈수록 위축되는 에트날 왕국군과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던 하이랭커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당초의 계획대로 템빨단을 쳐서 에트날 왕국군에 힘을 보태느냐, 아니면 괜히 템빨단과 척지지 말고 지금이라도 순순히 물러나느냐.
‘왕국군이 조금만 더 강했어도 힘을 보태줬을 텐데.’
‘숫자만 많지 영 약하니 섣불리 돕기가 꺼려지는군.’
게임을 시작할 때.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소속 국가를 사하란 제국으로 선택한다.
제국은 광범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있기 때문에 보다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
제국과 비교해서 에트날 왕국은?
대륙 최북단에 위치한 촌동네에 불과했다.
인지도가 2류도 못 되는 3류였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에트날 왕국 소속 플레이어는 숫자도 적었고 질도 떨어졌다.
쯧, 혀를 찬 하이랭커들이 결국 전장에서 이탈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리려는 그때였다.
“지원군 도착이시다!”
쩌렁쩌렁!
마치 맹수의 포효와도 같이 우렁찬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모두의 이목이 자연히 그쪽으로 집중되었다.
그리고 에트날 왕국 소속 플레이어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제프&랄프, 그리고 부바트.
전 7대 길드의 마스터들이 각자의 길드원들을 이끌고 전쟁에 개입한 것이다.
최강의 광역 CC기를 보유하여 전장에서 그 가치가 독보적이라고 정평 난 부바트가 씨익, 회심의 미소를 그렸다.
“그리드 놈에게 엿 먹일 기회를 놓칠 순 없지.”
부바트는 에트날 소속이 아니므로 템빨단 척살 관련 퀘스트를 부여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 그딴 건 상관없었다.
국가대항전과 레이단 침공전에서 자신을 몇 번이나 좌절시킨 그리드에게 그는 복수하고 싶은 일념뿐이었다.
“가자! 템빨단 놈들을 모조리 조져버리는 거다!!”
“우와아아아아아!!”
강력한 원군의 등장이 플레이어들의 사기를 고조시켰다.
눈치만 살피던 하이랭커들도 그에 편승하여 공세에 나섰다.
지슈카의 아름다운 눈썹이 구겨졌다.
“강아지들이 개가 됐네.”
이건 좀 위험한 상황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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