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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303화 (298/1,794)

템빨 23권 - 17화

노에가 영혼 섭취와 전이를 사용하자 떠오르는 알림창.

[<멤피스> 노에가 <수인족 왕> 맥스옹의 근력을 절반 빼앗아 옵니다!]

[3초 동안 근력이 2,511 상승합니다!]

“허.”

맥스옹의 근력이 무려 5천을 넘는단 사실을 알게 된 그리드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괜히 센 게 아니었군.’

심지어 맥스옹은 물리공격력과 마법공격력이 비등하다. 지력 또한 5천에 근접한다는 뜻이다.

단순하게 스탯 총합만 놓고 봐도 역대급 강적임이 증명된다. 두려울 정도의.

하지만 이 순간 상황이 반전됐다.

이제는 맥스옹이 두려움을 느낄 차례다.

“대장장이의 분노. 흑화.”

대폭 상승한 근력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자 버프 스킬까지 사용한 그리드.

그가 곧바로 전개시키는 연살(聯殺)의 위력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크리티컬!]

[칭호 <한 방에 한 놈!>효과로 크리티컬 데미지가 30퍼센트 추가됩니다!]

[약점 공격이 발동하였습니다! 추가 피해를 입힙니다!!]

[대상에게 4,230,400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크리티컬!]

[칭호 <한 방에 한 놈!>효과로 크리티컬 데미지가 30퍼센트 추가됩니다!]

[대상에게 3,500,100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대상에게 1,691,600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대상에게 1,590,400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도합 4회의 피격.

그중 2번은 크리티컬이 터졌다.

덕분에 엘핀스톤보다 방어력이 높은 맥스옹에게 총 1천만이 넘는 데미지가 한꺼번에 들어가 버렸다.

“크아아아악!!”

심지어 랜디의 연살(聯殺)까지 함께 맞은 맥스옹이 비명을 내지르며 몸부림쳤다.

설마 죽는 건 아닐까?

유페미나와 라우엘이 걱정했지만 그리드는 걱정하지 않았다.

‘죽을 리가 없지.’

소환수 상태창에 명시되어 있는 이야루그트의 능력치는 그리드를 월등히 상회하고 있었다.

특히 그가 사용한 <지고의 검>은 그리드의 단일 궁극기 극살(極殺)보다 더 뛰어난 공격력 계수를 자랑했다.

한데 맥스옹은 지고의 검을 정통으로 맞고도 생명력이 20퍼센트가량밖에 소모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리드와 랜디에게 연살(聯殺)을 맞아 1천만 이상의 데미지를 입었지만 생명력이 10퍼센트만 깎였다.

말인 즉, 맥스옹의 최대 생명력은 1억대에 육박한다는 뜻이었다.

하나의 종족을 대표하는 존재다운 막대한 생명력이었다.

네임드 NPC들 사이에도 격차가 존재함을 확실하게 증명해주는 존재였다.

아직 맥스옹은 팔팔했다.

콰작!

“꺅!”

맥스옹에게 제대로 반격을 당한 랜디가 대전 한쪽 기둥으로 날아가 처박혔다.

동시에 스턴 상태에 빠졌으므로 이어서 쏘아지는 물기둥을 무방비하게 허용하고 말았다.

[<신비 숲의 도플갱어> 랜디가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랜디의 변신이 해제되었습니다.]

“랜디!!”

그리드는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랜디를 걱정할 틈도 없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날아온 맥스옹의 발차기와 직면한 까닭이었다.

위축되어 피한다?

말이 안 된다.

지금 그리드의 근력은 맥스옹을 압도하고 있었으니까.

공격에 공격으로 맞대응했다.

쩌엉-!!

“으윽…!”

옥빛 비늘이 촘촘히 박힌 정강이가 그리드의 대검과 충돌한 순간,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줄기들 사이로 엿보이는 맥스옹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뼈아픈 통증을 느끼는 것이었다.

‘갑자기 내 힘이 약해졌다 싶더니, 이 건방진 인간 놈이 빼앗아간 것이었나?’

검은 마물에게 잠시 삼켜졌던 것이 문제였던 듯하다.

맥스옹이 분석하는 그때.

그리드는 연살파(聯殺波)를 발동시키고 있었다.

근력이 정상수치로 되돌아가기 전에 맥스옹의 생명력을 최대한 깎아놓는 것.

그리드의 최우선 과제였다.

쿠콰콰콰콰콰쾅!!

“괘씸한지고!”

꾸욱, 날아오는 검기의 폭풍을 보고 이를 악 문 맥스옹이 수십 개의 물방울을 일거에 소환했다.

물방울 하나하나의 크기는 수박통보다 약간 컸다.

맥스옹의 주변을 찰랑이며 맴도는 그것들과 연살파(聯殺波)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그리드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됐다.

[920,330의 반사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899,100의 반사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918,555의 반사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905,700의 반사 데미지…]

..

[전설이 된 자는 쉽게 죽지 않습니다. 생명력이 최소치로 고정되며 5초 동안 모든 공격에 저항합니다.]

“크아악!!”

맥스옹이 소환한 물방울들은 피격자에게 데미지를 고스란히 반사하는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뱀파이어 백작 엘핀스톤의 <블러드 필드>이상으로 강력한 영역 마법이었다.

“그리드!!”

“주군!!”

그리드의 의도치 않은 희생덕분에 물방울의 위험성을 깨달은 유페미나와 라우엘.

그들은 당장이라도 그리드를 돕고 싶었지만 물방울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그리드와 맥스옹에게까지 도달하기의 경로를 완전히 차단당했으므로 섣불리 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자칫하면 반사 데미지를 입고 그대로 사망할 터였으니 말이다.

‘유도 마법을…!’

유페미나가 복제해놓은 스킬 중에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만한 스킬을 검토해보는 그 찰나.

“쥬드. 구한다. 주군을.

나체의 쥬드가 덜렁거리면서 내달렸다.

그는 두려움을 몰랐다.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퍼펑!

퍼퍼퍼퍼퍼펑!!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수십 개의 물방울들?

그냥 맨몸으로 돌파할 뿐이다.

질주하는 쥬드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단 한 가지의 생각은 오로지 주군의 안전이었다. 자신의 안위 따윈 조금도 살피지 않았다.

그리고 그러한 쥬드의 행동 덕분에 그리드 일행은 물방울의 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작은 충격에도 폭발하고 사라진다!’

그렇다.

맥스옹이 소환한 물방울들은 주먹으로 세게 때리면 터지는 수준으로 내구력이 약했다.

입는 데미지를 고스란히 반사하는 사기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대신 맹점을 지닌 것이었다.

퍼퍼퍼퍼퍼퍼펑!!

라우엘과 유페미나가 경로상의 물방울들을 빠르게 소멸시켜나갔다. 최소한의 공격으로, 최소한의 반사데미지만을 입으면서.

그리고 경로를 확보하자마자 곧바로 각자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마법들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쥬드는 그리드와 맥스옹의 싸움에 난입하고 있었다.

“쥬드. 돕는다.”

“이런 멍청이가!!”

불사 상태의 그리드는 거칠 게 없었다.

맥스옹의 근력이 정상수치로 회복되었다고는 하나, 아무리 데미지를 입어도 죽을 걱정이 없었기 때문에 때리고, 맞기를 반복하며 물방울들이 발생시키는 폭발의 틈새에서 신명나게 싸우고 있었다.

그리드의 계획은 불사의 지속 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최대한 맥스옹을 상처 입히고, 불사의 지속 시간이 끝나는 타이밍에 맞춰서 성스러운 빛의 갑옷과 도란의 반지로 회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쥬드가 개입하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아이템 하나 착용하지 않고 있는 쥬드의 생명력과 방어력은 최악인 바.

그리드는 쥬드가 혹 맥스옹에게 죽기라도 할까, 걱정하며 몸을 날렸다.

쥬드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그놈이 어지간히도 소중한가보구나!”

어째서인지 죽지 않고 끝까지 덤벼오는 그리드에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던 맥스옹.

회심의 미소를 그린 그가 쥬드를 돕고자 허점을 노출하는 그리드를 노리고 손을 뻗었다.

이어서 방출되는 물기둥이 그리드를 덮치는 순간이었다.

[불사의 지속 시간이 끝났습니다.]

“제길…!”

죽나?

유페미나와 라우엘의 마법 캐스팅은 아직 끝나지 않은 눈치다.

동화를 사용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갓 핸드와의 거리도 멀다.

“너라도 살아라!”

퍼억!

결국, 죽음을 각오한 그리드가 쥬드를 밀쳐서 날렸다.

혹시라도 쥬드가 물기둥의 폭발 범위에 휩쓸렸다가 죽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흥, 나는 인간을 싫어한다만 너만큼은 마음에 드는구나.”

어째서인지 사태를 잠시 방관하고 있던 백발의 노인, 이야루그트.

그리드는 놈이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 보았지만 착각이었다.

이야루그트가 잠시간 전투로부터 물러나있었던 이유는 맥스옹을 관찰하고 약점을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애초에, 주인을 잃어서야 이야루그트의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었다.

이야루그트의 목적은 제파르에게 복수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퍼펑!!

그리드를 보호하고 나선 이야루그트가 혈빛의 마검을 세차게 휘둘렀다.

그에 본래는 그리드를 덮쳤어야할 물기둥이 소멸되었고,

“악마놈!”

이야루그트 탓에 건방진 인간 놈을 처단할 기회를 놓쳐버린 맥스옹이 이를 갈았다.

분노가 담긴 주먹을 이야루그트에게 날렸다.

역시, 이야루그트가 예상한대로의 움직임이었다.

허리를 숙여서 간발의 차이로 주먹을 회피한 이야루그트가 한 걸음 나아감과 동시에 반월을 그렸다.

검귀 이야루그트가 보유한 5개의 고유 스킬 중 하나, <지옥달 가르기>였다.

“크어억!!”

가슴으로부터 피를 분출한 맥스옹이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때마침 마법의 캐스팅을 완료한 유페미나와 라우엘의 궁극기가 맥스옹을 동시다발적으로 덮쳤다.

마무리는 당연히 그리드였다.

여태껏 갓 핸드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겠는가?

휴대용 용광로 앞에서 망치질 중이었다.

<아이템 합체>를 위해서 말이다.

“파그마의 검무!”

키잉-!

+9실패작과 +8이상적인 장검의 결합품이 그리드의 손끝에서 기성을 토해낸다.

“살(殺)!!”

푸우우욱-!!

회심의 일격이었다.

상처 입은 가슴을 재차 꿰뚫린 맥스옹의 두 눈이 뒤집어졌다.

[수인족 왕 맥스옹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였습니다!]

[싸움에서 패배한 맥스옹이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는 맥스옹의 피폐해졌던 정신과 마음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 걸음 물러서서 자기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게 됩니다.]

[히든 연계 퀘스트 <수인족 왕의 분노>를 완료하였습니다.]

[소환수 <검귀 이야루그트>의 정보가 갱신됩니다!]

[기사 <쥬드>의 정보가 갱신됩니다!]

이름:이야루그트

나이:?? 성별:남

종족:외뿔 악마

칭호:지옥제일 검사

*도검류 무기 장착 시, 공격력 2배 상승. 100퍼센트 확률로 약점 공격과 크리티컬 발동. 회피율 50퍼센트 상승.

근력:3,503(▼) 체력:1,090(▼)

민첩:3,201(▼) 지력:330(▼)

스킬:검사의 눈(S), 외길인생(SS-), 검기 폭발暗(S), 화산 부수기(SS), 지옥달 가르기(SS), 지고의 검(SS+)

하급 악마로 분류되는 외뿔 악마 출신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검술을 단련한 결과 살아생전 지옥 최강의 검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악마 제파르와 싸움에서 패배, 사망하였습니다.

이후 저주를 받아 마검에 영혼이 귀속 된 상태입니다.

*강적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살아생전의 감을 아주 약간 되찾았습니다. 몇 번 더 반복하면 실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1/10)

*‘적’으로 인식하는 상대와의 승부에서 승리해야지만 횟수가 축적됩니다.

*이야루그트가 동료애 강한 당신에게 어렴풋한 호감을 품고 있습니다.

이름:쥬드

나이:30 성별:남

종족:인간

칭호:그리드의 기사

*그리드와 함께 있으면 그리드만 쳐다봅니다.

레벨:303

근력:2,080/2,380 체력:908/1,108

민첩:330/430 지력:20/20

스킬:고급 소드 마스터리(A), 적 무기를 뺏어서 내 무기로 사용하기(S). 침묵하기(A). 나, 아무 생각 없다(SS-).

윈스톤 태생인 그는 보기 드문 무골(武骨)입니다. 힘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사이며, 어지간해서는 지치지도 않습니다. 두려움마저 모르니 타고난 전사입니다.

공교롭게도 뇌는 덜 진화하였지만, 그리드에게 기사로 발탁 된 이후 꾸준히 성장하여 최고의 전사가 되었습니다.

*강적과의 승부를 경험함으로서 육체가 한계를 돌파했습니다. 근력, 체력, 민첩성의 최대치가 상승하였습니다.(1/20)

*‘적’으로 인식하는 상대와의 승부에서 승리해야지만 횟수가 축적됩니다.

“…와우.”

어쩌면, 쥬드는 네임드 NPC로 거듭날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

레이드에 항시 동참시킨다면 빠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네임드 등급이 되기 전에 죽는 게 더 빠를 것 같아 걱정이다.’

이걸 어떻게 키우는 게 좋을까.

생각해보던 그리드가 쥬드에게 옷가지를 던져주었다.

대장장이 활동을 할 때 입는 천 옷이었다.

“감사.”

주섬주섬.

“…아.”

유페미나가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더니 문득, 스스로에게 깜짝 놀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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