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이 최소 50권은 나올 것 같다는 게 문제였지만.
“주군께서도 라우엘 백작님의 군대에 합류하러 가시는 길입니까?”
쉬지도 않느냐는 눈치를 주면서 걱정하는 피아로였다.
<대영주의 검>을 뽑아 쥐고 노에를 소환한 그리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한시가 급하니까 능력 좀 빌리자.”
피아로의 스탯을 빼앗아 스태미나를 높이고, 그간 피아로가 얼마나 성장했을지 확인도 할겸 겸사겸사 <캐릭터 관찰>을 사용하던 그리드가 깜짝 놀랐다.
아스모펠의 상태창을 보았기 때문이다.
“…엄청난데?”
한때 피아로의 유일한 호적수라 불리었던 화검(華劍) 아스모펠.
레이단에 오고 2년이 되어서야 과거의 컨디션을 되찾은 그가 드디어 그리드에게 인정받았다.
“아스모펠! 당신 정말 굉장한 사람이었구나!!”
“주군…!”
드디어 내 가치를 알아주시는가!
감격한 아스모펠이 전율에 휩싸이는 그때였다.
“니야옹이다옹!!”
그리드의 어깨 위에 잠자코 앉아있던 노에가 갑자기 주둥이를 쩍, 하고 벌리더니 아스모펠을 집어삼켰다.
“민첩성 완전 높다! 좋아! 땡큐!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도착할 수 있겠어!!”
“주, 주군…?”
노에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아스모펠이 벌써 저 멀리 사라지고 있는 그리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차 말하지만, 아스모펠은 사하란 제국의 최강자 중 하나였다.
계속되는 푸대접에 과거의 영광이 그리워진 아스모펠이 결심했다.
“피아로… 나는 약물 중독과 마음의 상처를 핑계로 나태해졌던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게 되었네. 나를 좀 도와주시게. 당장 오늘부터 나를 단련시켜주시게!”
피아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좋네! 우선 곡괭이를 드시게!!”
“…나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스모펠은 제국 최고 실력자였다. 그것도 명문 귀족 출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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