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74화 (18권) (169/1,794)

템빨 1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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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 18권 - 1화

“저자가 이렇게 만든 거라고?”

피아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받은 그리드가 절구통처럼 움푹 파인 연병장을 관찰했다.

곳곳에 남은 전투의 흔적이 인상 깊다.

랭킹 1위 크라우젤의 강함,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완전한 전설로 거듭난 피아로에게 전력을 다하게끔 만든 건가.’

일전의 대결에서, 그리드는 피아로의 생명력을 절반 이하까지 소모시키는 쾌거를 보였었다.

반면 지금은?

‘4분의 1이나 깎을 수 있을까.’

피아로는 성장했다.

그리드와의 대련 도중 농기구술의 묘리를 깨우쳤고, 그리드와의 대련이 끝난 이후에는 능력치 상승, 스킬의 위력 대폭 증가라는 보너스까지 획득했다. 레벨을 올려왔음은 덤이다.

그런 피아로에게 전력을 다하게끔 만들었다고?

‘심지어 노멀 클래스로…’

꽈악.

그리드의 주먹에 힘이 실렸다.

이제는 생소해진 감정이 용솟음치며 그의 가슴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었다.

잠자코 있는 그에게 다가온 크라우젤이 사과했다.

“첫인상부터 안 좋게 됐군요. 제 개인의 욕심 탓에 레이단에 피해를 입히고 말았으니 죄송할 따름입니다. 최대한 변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연병장을 이 꼴로 만든 사람은 피아로였다.

하지만 크라우젤은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본인이 피아로에게 대련을 신청하였다가 작금의 사태가 발생하였으니, 1차적 원인이 본인에게 있다고 여겼다.

진심으로 사죄하는 그에게 그리드가 이죽거렸다.

“과연 랭킹 1위답네. 돈 많나봐?”

전투의 여파로 지진이 발생, 레이단 전체가 들썩였다. 당장 그리드가 있던 대장간만 해도 피해를 입었으니, 전체적으로 보면 재물적 손실이 무척 클 터였다.

“그걸 개인이 혼자서 변상하겠다고? 호형호제한다는 피아로와 책임을 나누지 않고?”

“주, 주군.”

피아로가 뜨끔했다.

어째 주군의 심기가 평소보다 더 불편해 보이신다.

‘왜지?’

피아로는 그리드의 심경을 헤아리지 못했다.

반면 아스모펠은 달랐다. 그는 그리드의 눈빛 속에 내재되어 있는 감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

‘시기와 질투…’

늘 2인자였던 아스모펠이 피아로에게 품었던 감정.

그것을 지금, 그리드가 크라우젤에게 표출하고 있었다.

언제나 최고였던 피아로와 크라우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변상은 됐다. 그 대신.”

사아아아아-

그리드의 왼손으로 맑고 투명한 청색의 대검이, 오른손으로는 흑청색의 대검이 나타나 머물렀다.

<실패작>과 <그리드의 대검>이었다.

“나와 싸우자.”

“…?”

초면에 다짜고짜 싸우자니?

크라우젤은 당혹스러웠다. 어째서 사태가 이렇게 흘러가는지 그는 납득할 수가 없었다.

또한 이곳은 그리드의 도시다. 사방팔방이 그리드의 편이었다. 피아로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내게 나락까지 고립되라는 뜻인가?’

괘씸하니 사형이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내 도시에 발을 들이지 말라는, 그런 뜻으로 해석하면 되는 것일까.

생각해보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 크라우젤에게 그리드가 실패작을 겨눴다.

“깊이 생각할 거 없어. 지금 나는 정정당당한 일대일 승부를 신청하는 거니까.”

정정당당한 일대일 승부라고?

그거라면 크라우젤이야말로 기꺼이 환영할 일이다.

그리드 또한 전설인 바.

전설과 승부하여 이기는 게 목표인 <검성>퀘스트를 클리어할 절호의 기회였으니까.

하지만 크라우젤은 명분 없는 싸움에 응할 수 없었다. 생판 남을 이용해서 자신의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저열한 짓, 그의 자존심이 용납지 않았다.

“나와 승부하려는 이유가 뭐지?”

크라우젤의 말이 짧아졌다. 당연했다. 그리드가 예의를 갖추지 않으니 그 또한 예의를 갖출 필요가 없었다.

“지존, 혹은 천외천이라고 불린다지? 당신이 정말로 그만큼 대단한 사람인지 늘 확인해보고 싶었거든.”

“내 솜씨를 엿볼만한 실력은 있는 건가?”

“곧 알게 되겠지.”

그리드가 크라우젤에게 대련 신청을 보냈다.

이곳 레이단은 그리드의 영역인 바.

크라우젤을 죽일지언정 큰 페널티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련 모드를 유도한다는 뜻은 그가 악의 아닌 진짜 대결을 표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세희… 아니, 루비야. 저자에게 힐을 줘.”

“싸우지 말지?”

루비가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크라우젤의 실력을 바로 곁에서 지켜본 그녀였기에 오빠가 걱정이었다. 하지만 오빠를 걱정하는 마음을 들키면 부끄러워 최대한 퉁명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그리드가 재촉했다.

“어서.”

“…조심해.”

오빠의 진심을 읽은 루비가 어쩔 수 없이 크라우젤에게 <소망>을 사용했다.

소망은 대상의 최대 생명력의 10퍼센트에서 30퍼센트에 해당하는 생명력을 무작위로 회복시키는 최강의 힐이었다.

쑥 차오르는 생명력을 확인한 크라우젤이 감탄했다.

‘성녀…’

그리드의 친동생이라 들었다.

크라우젤은 의문이었다.

‘영지, 가족, 부하, 동료, 친구.’

한정 된 공간에 집착하며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이 과연 즐거울까? 현실에서 늘상 겪는 일을 게임에서 되풀이할 필요가 굳이 있는 걸까?

Satisfy의 세계.

평생을 탐사에만 힘써도 다 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넓다.

응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무엇인가에 구속되기보다는 홀로 자유롭게, 누구보다도 더 빠르게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 싶어해야함이 옳은 게 아닐까?

생각하는 사이, 연달아 사용된 소망 덕분에 크라우젤의 생명력은 최대치까지 차올랐다.

그를 확인하고 자세를 잡는 그리드에게 크라우젤이 퀘스트 정보를 공유했다.

<검성>

난이도:SSS

전설과 승부하여 이겨라.

“당신, 지금 이 대결로 인해서 나를 돕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좋은가?”

그리드가 멈칫했다.

검성.

최강의 레전드리 클래스일 것으로 추측되는 그것을 내가, 다른 유저에게 쥐어줄 수가 있다고?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과거의 그리드였다면 당장 대결을 취소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대영주이자 템빨단의 리더로서, 그리고 한 아이의 아빠로서 자존심이 있었다. 지켜보는 시선들. 특히 로드가 보고 있는 가운데 한 번 뱉은 말을 물릴 수 없었다.

‘라우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본 그리드가 영리하게 대처했다.

“당신이 내덕에 검성으로 전직한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지. 명색이 랭킹 1위라는 자가 은혜를 받고도 입 싹 닦을 리 없고, 언젠가 당신이 내게 은혜를 갚지 않겠어?”

본인의 승부욕에서 비롯된 승부를 마치 은혜를 베풀어준다는 식으로 포장함과 동시에,

“그리고 난 질 생각이 없어.”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표출함으로서 위엄을 지킨다.

크라우젤은 솔직히 가소로웠다.

“그리드, 나는 방송을 통해서 당신의 역량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렇기에 잘 알아. 당신은 결코 나를 이길 수 없어.”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엘핀스톤 레이드 당시.

본인의 무력함으로 말미암아 후로이를 희생시키면서, 그리드는 다짐한 바 있다.

‘지존이 되겠다. 최고가 되어 두 번 다시는 동료를 희생시키지 않겠다.’

그 꿈, 허황된 것인지 아닌지.

‘너를 통해서 확인해주마.’

저벅저벅.

그리드가 거침없이 걸어 나갔다.

얼핏 보면 평범한 걸음걸이였으나, 사실 그는 파그마의 검무을 전개하는 보법을 밟고 있었다.

스킬의 사용을 숨기는 것.

그 기본 중의 기본을, Satisfy가 오픈하고 현실시간으로 2년여가 되어가는 지금에서야 그는 드디어 터득한 것이다.

하지만 크라우젤은 혜안을 지녔다.

쉽게 말해서 눈썰미가 좋고 남과는 다른 통찰력이 있었다.

“살(殺).”

극한의 살의를 담고 순식간에 날아오는 레전드리 스킬, 좌측으로 몸을 젖혀 피하더니 반격한다.

“두더지 승천.”

“회(回).”

파그마의 검무.

평균 5회의 걸음을 옮겨야만 발동되는 비교적 까다로운 스킬.

그것을 Satisfy시간으로 수년째 사용하면서 그리드는 차츰 적응했다.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속도로 스킬을 전개하였고 이는 랭커들 사이에서 천외천이라 불리는 독보적인 존재, 크라우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탄생시켰다.

[17,50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백의 검객은 3차 전직 노멀 클래스 중에서도 방어력이 낮은 편이다. 더군다나 지금 크라우젤은 장갑의 파손을 우려해 방어구를 완벽하게 장착하지 못한 상태였다.

반면 파그마의 후예는 극강의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는 레전드리 클래스였다. 그리드는 최선의 템빨까지 갖췄다.

공격을 허용한 크라우젤의 생명력 게이지가 단 일격에 4분의 1 깎였다.

이마저도 온갖 칭호 효과가 상승시켜준 생명력과 방어력 덕분이었지, 아니었다면 치명적으로 작용했을 터다.

하지만 지금 크라우젤이 충격 받은 부분은 그리드의 공격력이 아니었다.

‘내가 플레이어에게 상처를 입어?’

죽은 자들의 왕 아그너스와 <블러드 카니발>의 ‘그 듀오’를 제외하고 내 몸에 손을 댄 플레이어가 또 있던가?

크라우젤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그리드를 강자로 인식하게 된 순간이었다.

“백광보.”

스슥.

태양을 등진 크라우젤의 신형이 그리드의 시야로부터 감쪽같이 사라졌다.

‘은신?’

경계하는 그리드.

은신에 어찌 대항해야할지 찰나지간에 생각해낸 그가 <케넨의 벨트>로부터 표창을 꺼내 던졌다.

퍼펑-!

뿌옇게 펼쳐지는 연막에 그리드의 모습이 가려졌다.

하지만 크라우젤은 침착할 따름이었다. 연막 너머 그리드의 형체를 빠르게 간파하고 공격을 가하려던 그가 행동을 멈췄다.

‘사라졌다?’

의아해하는 크라우젤의 <예리한 감각>이 경고를 보냈다.

바로 등 뒤에 위험이 직면해있음을.

“네가 은신하면, 나는 투명인간이 되어주지.”

백색 후드짚업을 걸친 채 모습을 드러내는 그리드의 대검이 직선으로 떨어졌다.

파그마의 검무, 극(極)이 크라우젤의 몸을 양단 낼 기세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투명망토라니, 과연 템빨러답군.’

대단한 아이템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그리드를 보고 너털웃음 흘린 크라우젤. 그가 몸을 회전시키며 백아도를 휘둘렀다.

방향이 상단으로만 국한되는 반격기, <하늘 찢기>의 발현이었다.

쩌엉-!

[21,05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쿨럭!”

하필이면 강력한 스킬 공격을 반격당한 그리드의 생명력 게이지가 크게 줄었다.

크라우젤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백아도를 연속적으로 휘둘러 기세를 몰아갔다.

채챙! 챙!!

‘궤도가…!’

현재 그리드는 <도살귀의 안대>를 무장하고 있었다. 높은 통찰력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그것은 본래 적의 공격 궤도를 대부분 읽어줬다.

하지만 크라우젤의 검로는 검호 시절의 피아로가 선보였던 검로보다 훨씬 더 깊은 묘리를 담고 있었다.

[3,50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3,61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3,485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리드의 상처가 계속해서 늘어났다.

대검으로 반격해다가 연(聯)까지 사용해보지만 허용할 크라우젤이 아니었다. 모조리 피하거나 막아버렸다.

애초에 크라우젤에게 평타나 논타켓 스킬로 타격을 입힌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만큼 크라우젤의 컨트롤 실력은 뛰어났다.

결국 그리드가 갓 핸드를 소환했다.

“매직 미사일!”

퍼퍼퍼펑!

네 방향에서부터 쏘아지는 빛의 섬광이 크라우젤을 위협, 그리드로부터 떨어지게끔 만들었다.

갓 핸드에 그리드의 대검, 실패작, 도플갱어의 대검, 이상적인 단검을 무장시킨 그리드가 이상적인 단검을 통해서 <신속한 몸놀림>을 전개시켰다. 이어 이야루그트를 소환하더니 돌진했다.

[저기다!]

이야루그트가 최선의 검로를 일러줬다.

크라우젤의 사각을 노린 적색의 검광이 빛살처럼 쏘아졌다.

하지만 크라우젤은 반응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회피한 후 반격, 그리드의 가슴에 백아도를 쑤셔 넣었다.

[크리티컬!]

[대상에게 8,30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크라우젤은 황당할 따름이었다.

‘방어력이 정말 터무니없이 높군.’

대체 어떤 방어구를 무장하고 있는 건지 섣불리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하지만 그보다 황당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드였다.

‘급소만 맞으니까 방어력이 제대로 적용되질 않는다.’

매번 급소만 때리다니?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꼴을 보면 사람이 아니라 무슨 슈퍼컴퓨터 같다.

“파그마의 검무…!”

이를 악 문 그리드가 높고 세찬 파도처럼 격렬한 춤을 추었다.

파(派)의 전조였다.

하지만 그것은 발현되지 못했다.

크라우젤이 그리드의 하단을 베어 검무를 도중에 캔슬시킨 까닭이다.

“폭풍 검.”

쿠콰콰콰콰콰쾅!!

휘청거리는 그리드의 가슴을 백아도가 베어냄과 동시에 은빛의 검기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 중심에서 그리드가 피를 뿜었고, 크라우젤은 도약하여 <유성 검>을 연계시키고자 시도했다.

그를 뒤따라간 갓 핸드들이 검을 휘둘러 견제했지만 부질없었다. 갓 핸드의 소드 마스터리 스킬은 아직도 초급 단계에 불과한 바, 고작 그 정도 검술 수준으로 크라우젤을 위협하는 건 단연코 불가능했다.

“유성 검.”

갓 핸드를 모조리 떨쳐낸 크라우젤이 유성 검의 전개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피의 울음.”

쩌엉-!!

“……!”

강력한 기파를 발산하기 시작하던 크라우젤의 신형이 허공에서 흔들거렸다.

강력한 이명에 뇌를 강타당하고 균형감각을 상실한 것이었다.

무력하게 추락하기 시작하는 그에게, 은빛의 폭풍으로부터 벗어난 그리드가 도약하여 도달했다.

피부가 하얗게 질리고 흰자위를 검게 물들인 그리드는 아지랑이처럼 넘실거리는 묵색의 마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가 찔러오는 핏빛 마검의 빠르기가 종전과는 비할 바 없이 엄청났다.

대장장이의 분노와 흑화의 연계.

그리드의 전력이었다.

푸욱-!!

절구질에 찢어진 구름들이 비산해있는 창천.

그 중심에서, 그리드의 이야루그트가 크라우젤의 심장을 꿰뚫었다.

솟구치는 선혈이 비처럼 떨어져 내렸고,

“주군!”

피아로가 경악성을 토했다.

크라우젤.

위기 속에서도 항상 기회를 엿보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그가, 그리드의 공격을 허용해주는 대가로 반격을 가하고 있었다.

푸욱!!

사각으로부터 날아든 백아도가 그리드의 목덜미를 관통했다. 이야루그트조차 예측하지 못한 검로였으므로 그리드는 <도란의 반지>를 활용할 각조차 잡지 못했다.

[어떻게 좌측에서…!]

“크윽…! 파그마의 검무…!”

연달아 급소에만 공격을 허용하고 흑화를 발동한 대가로 최대 생명력을 소모한 그리드의 현재 생명력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하지만 위축되지 않았다.

불사를 믿었기 때문이다.

크라우젤의 공격? 앞으로 5초 동안 계속 허용해줘도 된다.

침착하게 판단한 그리드가 파그마의 검무 제(制)를 전개, 크라우젤을 구속시킨 뒤 연살(聯殺)로 마무리할 계획을 순식간에 짜냈다.

하지만 그가 제(制)를 전개하는 시간보다 크라우젤의 <자진모리>가 한 발 더 빨랐다.

쩌엉-!!

<차징>의 효과를 발휘하는 강력한 발차기가 그리드의 몸을 지상으로 추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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