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56화 (151/1,794)

“무상농법 제2장 급성장.”

꽈득! 꽈드드득!!

“허억!!”

바니바니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지면을 나뒹굴고 있던 수천 개의 씨앗들이 일제히 싹을 틔우기 시작한 까닭이었다.

‘이런 미친!’

화려한 전투신을 찍게 해달라고 바랐더니만 전원일기를 찍게 만들어?

바니바니는 어느새 논밭으로 변해버린 일대의 풍광 속에서 경이를 느끼기보다 분노에 휩싸였다.

이때 휴렌트는 로이먼을 겨냥하고 있었다.

***

<영유아의 지식 발달에 도움을 주는 블록 장난감>

그리드가 명예 상점에서 뽑기로 뽑은 아이템이다.

최초에는 뭐 이딴 쓸모없는 아이템이 다 있나 싶었으나, 로드가 재미있게 잘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했다.

“아부. 아부.”

조그마한 아기가 침대에 앉아 블록으로 첨탑을 세우고 있었다. 무척 조잡하기는 하나 성을 만들고 있음을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었다.

태어난 지 채 열흘도 안 된 아기가 블록으로 성을 쌓다니?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천재다!! 대륙 최고의 천재야!!!”

스테임 후작은 확신했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가 아니라 지극히 객관적인 평가였다.

아이린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낭군님을 닮아서 손재주가 아주 좋네요. 낭군님의 바람대로 크면 기술의 달인이 될 것만 같아요.”

그리드가 미소로 화답했다.

“영민함은 그대를 쏙 빼닮았소.”

“낭군님…”

“아이린.”

눈빛을 교환하는 부부의 시선에는 오로지 애정만이 가득했다. 부부의 사랑이 전보다 훨씬 더 깊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매일 밤마다 여섯 개의 손으로

중략

으니 사랑이 깊어지지 않고는 못 배겼다.

“험험.”

급기야 서로를 부둥켜안고 입을 맞추려하는 그리드 부부에게 스테임 후작이 신호를 보냈다. 지금 여기엔 너희뿐만이 아니라 나도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는 신호였다.

“그리드 공작께서는 로드에게 어떤 교육을 중점적으로 시킬 계획이신가?”

멋쩍음을 털어내기 위한 스테임 후작의 질문이었고, 이는 육아시스템의 발동 계기가 되었다.

[로드의 교육법을 선택해주십시오.]

[로드의 나이가 아직 어리므로 선택할 수 있는 문항이 지극히 한정됩니다.]

1.좀 더 나이가 찰 때까지 자유롭게 방치한다.

2.기초 학문 교육.

3.기초 예절 교육.

‘거참 성급하네.’

태어난 지 채 열흘도 안 된 아이에게 무슨 교육을 시키란 말인가?

혀를 내두르며 1번을 선택하려던 그리드가 문득 멈췄다.

‘아니, 생각해보면 현재 로드의 지력 수치는 쥬드보다 2배 이상 높잖아?’

쥬드의 최대 지력 수치는 20인 반면 로드는 태어날 때부터 지력이 48이었다.

지극히 어리다고는 하나 타고난 머리가 워낙 좋은 탓에 이미 교육이 가능한 수준이 아닐까?

그렇기에 선택 가능 문항에 기초 학문과 예절이 포함 된 것일 테고.

‘자칫 오만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지.’

고민해본 그리드가 결정했다.

“예절부터 가르치겠습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났답시고 혹 제멋대로 구는 일 없게끔.”

“음, 그래. 조기교육은 중요하다고 보네. 특히 재능이 출중한 아이일수록.”

“낭군님의 뜻에 찬성이에요.”

[로드의 교육법을 채택하였습니다. 당신의 부인 아이린이 뜻을 받들어 로드를 교육시킬 것입니다.]

이 순간.

‘엉?’

그리드는 내내 해맑게 웃던 로드의 표정이 뚱해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뭔가 불만을 토로하고 싶어 하는 기색이었다.

‘…설마 공부하기 싫다는 건가?’

쟤가 우리들의 말을 알아듣고 있다고?

‘에이, 착각이겠지.’

나도 참 너무 예민하다.

그리드는 실소할 따름이었다.

“애 표정이 이상한 것을 보니 똥이라도 쌌나보오.”

“어머, 정말이네요.”

확인한 아이린이 시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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