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115화 (110/1,794)

템빨 15권 - 20화

[???의 조각을 3개 모았습니다.]

[???의 조각 정보가 갱신 됩니다.]

띠링~

<붉은 거울 조각>

블러드 스톤으로 제작한 원형 거울의 파편입니다.

거울의 정확한 기능은 알 수 없습니다.

사하란 제국의 제3황자가 이 거울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모든 조각을 모아 그에게 전달해주기를 추천합니다.

무게:3

‘이거…!’

갱신 된 조각의 정보를 확인한 그리드. 그의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아이템이 하나 있었다.

‘자수정 방패!’

<자수정 방패>

등급:에픽

내구력:200

방어력:200 마법저항력:200

각도에 따라서 보랏빛, 붉은빛, 검은빛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방패로서 적기사단의 단장에게만 수여되는 상징성 무구입니다.

아스모펠의 계략으로 인해 배신자라는 누명을 썼던 피아로가 에트날 왕국으로 도망쳐왔을 당시 잃어버린 물건입니다.

어째선지 사하란 제국의 제3황자가 이 방패를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그에게 전해주기를 추천합니다.

무게:350

Satisfy 시간으로 1년도 더 전에 획득한 아이템이다.

각성한 숲의 수호자가 드롭했었다.

내가 언제, 무슨 수로 제국의 황자씩이나 되는 사람을 만나겠는가?

라는 생각에 인벤토리 구석에 쟁여놓고 기억에서 잊고 지냈다.

‘성능은 별로지만 퀘스트 아이템 같아서 보관해뒀었는데.’

기껏 그래놓고서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니…

‘뭐, 사람이 바쁘게 살다보면 사소한 일 따위 잊을 수도 있는 거지.’

내 기억력이 나쁜 게 아니다.

매일같이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정신없이 지내왔던 그리드는 그렇게 합리화시켰다.

‘어쨌든, 제국 3황자라는 녀석이 자꾸만 언급되는 걸 보면 뭔가 큰 에피소드와 연관이 있는 것 같군.’

자수정 방패의 주인이었던 피아로에게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원정이 끝나면 피아로부터 만나야겠다.’

결정한 그리드가 다음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우선 이야루그트였다.

“전설적 대장장이의 감정.”

[전설이 된 대장장이가 범인을 초월하는 뛰어난 안목으로 물품을 감정합니다. 대상 물품에 숨겨진 기능이 존재할 경우 숨겨진 기능을 발견합니다.]

<이야루그트>

등급:유니크(성장형)

내구력:351/351 공격력:793

*소드 마스터리 레벨+5

*스킬 <피의 울음>이 생성됩니다.

*공격 명중 시 대상의 치유력을 50퍼센트 감소시킵니다.

*치명타 발동 시 대상에게 3초 동안 유지되는 출혈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출혈 데미지는 당신의 공격력과 비례합니다.

*3콤보 달성 시 대상의 출혈 효과를 극대화시킵니다. 이때 대상에게 입히는 피해량이 1초 동안 200퍼센트 증가합니다.

*5콤보 달성 시 대상의 이성을 0.3초간 붕괴시킵니다. 이때 스킬 <나락의 검>을 연계할 수 있습니다.

지옥 유일의 대장장이가 블러드 스톤과 검마 이야루그트의 영혼을 재료로 제작한 마검입니다.

한손 무기 중 이보다 뛰어난 공격력을 발휘하는 무기는 드뭅니다.

이야루그트의 영혼이 착용자를 검술의 달인으로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이야루그트는 아무나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용 조건:이야루그트의 선택을 받은 자.

무게:290

[숨겨진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아이템입니다.]

‘초대박…!’

레전드리 등급의 양손 검인 실패작의 공격력이 1,040~2,166이다.

반면 이야루그트는 유니크 등급의 한손 검임에도 공격력이 무려 800에 육박하고 있었다.

양손 검의 최대 공격력이 발동하는 확률이 낮다는 점, 그리고 양손 검보다 한손 검의 공격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해 봤을 때 이는 엄청난 수치였다.

‘소드 마스터리의 레벨도 무려 5개나 올려준다. 평균 데미지 기댓값이 실패작과 비등하거나 살짝 상회할 거야. 레전드리 등급까지 성장할 경우 월등히 초월할 테고.’

불세출의 명검이다.

재질부터가 푸른 오리하르콘보다 뛰어난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대장장이의 솜씨 차이가 컸다.

‘지옥 유일의 대장장이…’

헬스미스.

흑화 상태로 죽어 지옥으로 떨어졌을 당시 만났던 마족이다.

‘그의 작품이란 말이지?’

묘한 인연이다.

‘대장장이라는 직종 자체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 혹시 또 다시 만난다면 가르침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지옥까지 찾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지옥이란 곳은 상상과 매우 달랐다. 맑고 푸른 하늘과 초원이 인상적인 평화로운 세계였다. 마족들도 의외로 친절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단편적으로 본 모습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늘 그랬듯 섣부른 판단은 독이다.

‘지옥은 대악마들의 땅.’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기피해야할 곳이다.

헬스미스와의 재회는 생각만으로 접어둔 그리드가 다음으로 엘핀스톤의 반지를 살폈다.

[전설이 된 대장장이가 범인을 초월하는 뛰어난 안목으로 물품을 감정합니다. 대상 물품에 숨겨진 기능이 존재할 경우 숨겨진 기능을 발견합니다.]

<엘핀스톤의 반지>

등급:에픽(성장형)

*일반 공격 시, 대상에게 입힌 피해량의 12퍼센트만큼 회복합니다.

*스킬 공격 시, 대상에게 입힌 피해량의 5퍼센트만큼 회복합니다.

*이 효과는 21초에 한 번만 발동합니다.

*근력, 체력, 지력 +20

백작급 진혈족 엘핀스톤의 고유 마력이 깃든 반지입니다.

착용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생존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시킵니다.

무게:1

‘이것도 초대박…!’

물약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길고 힐러의 존재가 귀한 Satisfy에서 흡혈 아이템의 가치는 천문학적이다.

더군다나 엘핀스톤의 반지는 스킬을 통한 공격에도 흡혈 효과가 적용되고 있었다.

이는 상식에 반하는 독보적인 기능이었고, 특히 레전드리급 스킬들을 보유한 그리드와의 궁합은 환상적일 터였다.

재사용 대기 시간이 21초나 된다는 점이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지만 굳이 단점이라고 지목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덤으로 스탯도 총 60개나 올려주고…’

6레벨 상승의 가치나 다름이 없잖은가?

그리드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도란의 반지, 다크버스의 반지에 이어서 몇 달 만에 최상급 액세서리를 또 얻게 되었으니 너무 기뻤다. 이번 레이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목숨을 희생한 일이 조금도 아깝지 않게 됐다.

희열에 찬 그리드의 시야로 알림창이 떠올랐다.

[숨겨진 기능이 존재하는 아이템입니다.]

[엘핀스톤의 반지의 정보가 갱신됩니다.]

“……!”

그리드의 두 눈이 찢어져라 커졌다.

엘핀스톤의 반지의 진정한 기능을 엿보고 경악한 것이다.

*반지의 등급이 레전드리까지 성장할 경우 뱀파이어 백작 엘핀스톤을 소환할 수 있게 됩니다.

“…헐?”

최강, 최악의 보스를 소환할 수 있게 된다고?

소환한 놈이 내 권속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나를 적대할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내 권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드의 주먹이 불끈 말아 쥐어졌다.

엘핀스톤을 노예로 부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일어났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드가 일행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아이템들의 가치, 너희들도 알다시피 이루 말 할 수 없이 크다. 나 혼자 독식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워.”

일행이 밝게 웃었다.

“평소에 네가 우리에게 해주는 게 얼만데?”

“재료만 구해다주면 아이템 공짜로 만들어주는 전설의 대장장이님께 이 정도 보답은 해드려야지.”

“게다가 이번 레이드의 일등공신은 그리드 너임을 잊지 마라.”

“애초에 주군이 아니었다면 엘핀스톤을 레이드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너희들…”

없는 시간을 쪼개어 내 퀘스트를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깊이 감사하건만, 또 이토록 배려해준다.

세상에 이렇게 착하고 고마운 친구들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리드는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이들에게 얻고 있는 은혜, 필히 배로 갚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전에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지슈카. 피닉스 애로우 좀 써줘.”

“응? 왜?”

피닉스 애로우는 지슈카의 상징과도 같은 궁극기다.

불의 새를 소환하여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리는 최강의 스킬이었다.

적도 없는 마당에 피닉스 애로우를 사용하라니?

생뚱맞아 어리둥절해하는 지슈카에게 그리드가 새로이 얻은 파브라늄을 가리켜보였다.

“이거 제련하게.”

“…”

과거의 치욕이 떠오르는 지슈카였다.

내 궁극기를 용광로 대용으로 사용하려는 그리드가 솔직히 조금 얄미웠다. 자존심도 상했다.

하지만 길드 마스터이자 마음 가는 이성의 부탁을 자존심 때문에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유라도 함께였다. 그녀보다 내가 더 좋은 여자임을 지슈카는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알았어.”

이를 악 문 지슈카가 피닉스 애로우를 사용했다.

평소 자존심 강한 그녀의 성격을 고려해봤을 때 이는 엄청난 결단이었다.

그녀에게 동료들이 측은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그리드 녀석,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부족하군.’

‘섬세한 구석이 없어…’

‘에구, 우리 불쌍한 지슈카. 하필이면 첫사랑 대상이 저런 무심한 놈이라니.’

따앙! 따앙!!

졸지에 나쁜 놈이 된 그리드는 아이템 제작에 열중할 뿐이었다.

피닉스 애로우가 발생시킨 불바다를 이용, 파브라늄을 제련하더니 리파엘의 창날에 부착시켰다.

그 결과 리파엘의 창날에 소형 손잡이가 생기게 됐다. 리파엘의 창날을 손에 쥐고 휘두를 수도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전히 성능은 온전치 않았다.

리파엘의 창날이 진정한 신급 아이템의 모작, 리파엘의 창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14개의 파브라늄을 전부 획득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14개의 파브라늄을 모조리 모을 수만 있다면…’

손잡이의 길이를 더욱 더 늘리고 종국에는 창대로 승화시킬 수 있다.

그때야말로 비로소 리파엘의 ‘창날’이 리파엘의 ‘창’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그 위력, 이번에 획득한 이야루그트와 비견되거나 그 이상일 터.

“수리할 장비 있으면 줘.”

들뜬 그리드가 동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동료들이 도시 공략 과정에서 손상 된 아이템들을 그에게 맡겼다.

따앙! 따앙!

과연 그리드는 전설의 대장장이다웠다.

넝마가 된 수십 개의 아이템을 수리하는데 일사천리였다. 일반적인 대장장이들과 비교하면 몇 배나 빠른 수리 속도였다.

그리드의 진정한 힘은 역시 망치를 쥐고 있을 때 드러났다.

이후.

“출발하자.”

정비를 마친 그리드 일행이 13번 도시를 떠나 14번 도시로 향했다.

이들은 14번 도시와 15번 도시를 우선적으로 공략한 뒤, 12번 도시부터 1번 도시까지 순차적으로 정복할 계획이었다.

그 모든 도시에 엘핀스톤급 보스들이 머물고 있으리라 생각하면 벌써부터 지쳤지만 그리드 일행은 위축되지 않았다.

한층 더 강해진 그리드와 유라의 합류가 일행의 사기를 상승시킨 까닭이다.

그리고 일행의 원정은 염려와 달리 순조롭게 진행됐다.

14번, 15번 도시의 주인들은 백작급이 아닌 남작급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엘핀스톤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약한 존재들이었다.

“하긴, 엘핀스톤급의 뱀파이어가 그리 흔했다면 세상은 이미 뱀파이어가 지배하고 있었겠지.”

13번 도시의 난이도가 유난히 높은 것이었음을 일행은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한껏 여유를 되찾은 일행들 사이에서 그리드만이 고초를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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