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31화 (27/1,794)

제3장

2인 레이드

“상태창.”

이름:그리드

레벨:83 (331,400/2,298,000)

직업:파그마의 후예

*아이템 제작 시 추가 옵션을 더하는 확률이 상승합니다.

*아이템 강화 확률이 상승합니다.

*모든 장비 아이템을 조건 없이 착용할 수 있습니다. 단, 아이템 등급에 따른 페널티가 발생합니다.

칭호:전설이 된 자

*상태 이상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생명력이 최소치일 때 잘 죽지 않습니다.

*쉽게 인정받습니다.

칭호:최초의 유니크 아이템 제작자

*손재주 +200

칭호:유일한 레전드리 아이템 제작자

*손재주 +350

칭호:나이트 슬레이어

*체력 +100

*근력 +30

칭호:정의의 사도

*모든 능력치 +10

*정의의 사도는 용맹무쌍합니다.

생명력:7,886/7,886 마나:522/522

근력:679 체력:517 민첩:202 지력:174

손재주:844 끈기:198

평정:149 불굴:168 위엄:149 통찰력:149

용기:93

능력치 포인트:0

무게:8,302/17,540

3일 동안의 사투 끝에 부락에 있던 서릿빛 오크들을 남김없이 말살한 나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45에 불과했던 레벨이 83이 된 것을 보면 말 다 한 것 아닌가?

“3일… 고작 3일 만에 38레벨을 올리다니…….”

전사 시절, 나는 80레벨을 찍기 위해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을 소요했었다.

게임에 재능도 없고 재력도 없어서 요행을 부리지도 못하고 템빨을 내세우지도 못했던 탓이 컸지만, 어쨌든 그랬다.

그런데 지금 와서 3일 만에 전사 시절의 레벨을 따라잡아 버리자 허무할 지경이다.

“과거의 나는 진짜로 게임을 못했었던 건가… 아니면 지금의 내가 너무 사기적인 건가…….”

나는 과거의 내가 게임을 못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생각해 보면, 돈 많은 사람들은 1렙부터 아이템 좋은 거 사서 끼고 폭렙해서 한 달 만에 100레벨도 찍는다고 했지? 내가 3일 동안 38레벨 올린 건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일이야.”

나는 역시 돈이 최고임을 새삼 다시 깨달으면서 인벤토리를 열어 보았다.

인벤토리에는 ‘서릿빛 오크 가죽’ 40개와, 낡고 조잡한 손도끼와 활 등의 잡템 60여 개, 그리고 실피드의 비늘 3개가 채워져 있었다.

“돈은 무려 580골드나 늘어났군……. 나쁘지 않은 수확이야.”

만족감을 느끼며 휘파람을 불던 나는 문득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가만, 실피드의 비늘은 고작 3개뿐이라고?”

레벨 업에 눈이 멀어서 잠시 잊고 있었지만, 애초에 내가 이곳까지 찾아와서 오크들을 사냥한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실피드의 비늘 20개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던가!

근데 3일 내내 사냥해서 얻은 실피드의 비늘이 고작 3개에 불과하다니?!

“이게 뭐야? 왜 실피드의 비늘은 3개밖에 없어! 오크를 80마리도 넘게 사냥했는데 대체 이게 뭐냐!!”

실피드의 비늘이 드롭되는 확률은 가히 극악!

그 사실을 이제 와서야 깨닫고 절망하는 내게 후로이가 다가왔다.

“그리드 님, 안녕하십니까?”

후로이는 이미 한참 전부터 멀찌감치 숨은 채 나를 훔쳐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나는 후로이의 깜짝 등장에 당황하지 않고 반겨주었다.

“여, 왔냐.”

“헉? 그리드 님! 혹시 머리라도 다치신 겝니까!”

“뭔 소리야 갑자기?”

“아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평소엔 제가 찾아오기만 하면 꺼지라고 욕만 하시던 분께서 저를 반겨 주시다니!”

“아, 그랬었지, 참. 그래서? 그냥 여태까지처럼 볼 때마다 욕해 줘?”

후로이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니요, 절대로 그런 걸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이 훨씬 더 좋습니다. 당신께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요.”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는 후로이를 보면서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후로이를 볼 때마다 미친놈 같아서 상종하기조차 싫었었는데 이제는 달랐다.

나는 후로이를 구했기 때문에 정의의 사도라는 칭호를 얻었고, 그 덕분에 강해져서 오크들을 비교적 쉽게 사냥할 수 있게 된 거라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호감이 간다.

나는 그간 무시하기만 했던 후로이와 대화를 시도했다.

“후로이, 네가 날 은인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충분히 납득이 가. 네가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는 걸 내가 구출해 줬으니까. 하지만 굳이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할 정도로 오버하는 이유는 뭐야?”

내가 대화하겠다는 태도를 보이자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던 후로이가 이내 밝은 표정을 짓고 설명했다.

“저는 단순히 감옥에 갇혀 있던 게 아니었습니다. 현실 시간으로 50시간 동안 로그아웃하면 안 된다는 조건의 퀘스트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게임 시간으로 따지면 무려 200시간 동안 로그아웃하지 못한 채 컴컴하고 냄새나는 독방에 갇혀 있던 거죠. 그것은 그야말로 지옥……. 그리드 님은 저를 그 지옥으로부터 구원해 주신 겁니다.”

“뭐? 아니, 대체 무슨 퀘스트였기에 그런 어처구니없는……. 현실 시간으로 50시간이나 로그아웃 못하고 독방에 갇혀 있다니? 그딴 퀘스트가 있다는 게 말이 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내게 후로이가 설명해 주었다.

“세컨드 직업을 보상으로 주는 S급 퀘스트였습니다. 어려울 만도 했죠.”

“뭐라고?”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거지? 그치?

나는 귀를 의심하면서 조용히 후로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확실하게 물었다.

“S급 퀘스트? 보상이 세컨드 직업이었다고? 사실이야?”

후로이는 한 점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맞습니다.”

나는 떨리는 손을 들어 후로이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리고 심호흡한 뒤 물었다.

“그럼 설마… 최초의 세컨드 직업 전직자라는 몽골인이 바로 너냐?”

후로이가 상쾌하게도 웃었다.

“네, 그게 바로 접니다. 하하핫! 놀랍죠? 저도 뉴스에 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신기합니다. 하하하핫! 이게 다 그리드 님 덕분에 얻을 수 있던 행운입니다!”

“…나를 주인으로 섬길 만하네.”

꽈악!

후로이의 어깨를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3일간 레벨 업 하면서 획득한 스탯 포인트 중 대부분을 근력에 투자한 나였기 때문에, 후로이는 내 높은 완력을 견뎌 내지 못하고 고통에 떨며 울상을 지었다.

“그, 그리드 님……?”

“크윽……! 크으으으!!”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 탓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한도 없는 질투심이 피어올랐다.

최초의 세컨드 직업을 획득한 일생일대의 행운아가 바로 후로이였다니!

놈이 세컨드 직업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운 게 바로 이 나였다니!

“이 내가… 남 잘되는 꼴 못 보고 사는 이 내가 생판 남인 네놈에게 그렇게 큰 행운을 안겨 줬단 말이지!”

나는 후로이의 멱살을 붙잡고 소리쳤다.

“너! 네놈은 평생 나한테 봉사해라! 네놈 소원대로 날 주인으로 모시라고! 내 종놈이 되란 말이다!! 이 빌어먹을 열나게 부러운 자식아!!!”

“캐, 캐캑! 아, 알겠습니다! 이미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일단 이 손부터 거둬 주십쇼! 수, 숨을 못 쉬겠……!”

그렇게 소란을 피울 때였다.

쿠웅! 쿠웅!!

마을 언저리에서부터 거대한 발걸음 소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땅의 울림을 느낀 나와 후로이는 곧장 경계 태세를 취했고, 잠시 후 우리 둘의 눈앞에는 키가 무려 4미터를 넘기는 거대 서릿빛 오크가 등장했다.

“저게… 뭐냐?”

오우거를 연상케 만들 정도로 거대한 오크라니!

경악하는 내게 후로이가 소리쳤다.

“저건 서릿빛 오크 족장이라는 놈입니다! 레벨이 140을 넘기는 필드 보스 몬스터인데, 당신에게 부락이 전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분노해서 출현한 게 분명합니다!”

“…….”

확실히 거대 오크의 머리 위에는 서릿빛 오크 족장이라는 이름이 떠올라 있었다. 보스 몬스터임을 되새겨 주기라도 하듯이 이름의 색은 찬란한 금색이었다. 그리고 녀석의 뒤로는 10여 마리의 서릿빛 오크들이 따라붙고 있었다.

나는 후로이에게 명령했다.

“내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라!”

후로이는 나를 위해 희생할 의무가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후로이를 버리고 혼자 도망쳤다. 그런데 후로이 자식이 자리에 남아서 시간을 벌기는커녕 나를 뒤쫓아 오는 게 아닌가?

“#[email protected]#&새끼야! 너 뭐야! 날 주인으로 모신다며! 근데 왜 말을 안 들어!”

육두문자를 날리는 내게 후로이가 설명했다.

“도망치실 필요 없습니다! 당신과 저의 능력이라면 둘이서도 충분히 저놈을 사냥할 수 있을 겁니다!”

“뭐?”

멈칫하는 내게 후로이가 설명했다.

“제 세컨드 직업의 정체는 ‘정의의 사도의 파트너’! 당신과 함께 있을 때 제 모든 능력치는 무려 30퍼센트나 상승합니다! 그리고 현재 제 레벨은 138! 기사들을 압도하는 당신과 제가 힘을 합친다면, 140레벨에 불과한 필드 보스 몬스터 따윈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겁니다!”

후로이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기사의 검을 맨몸으로 막아 냈던 후로이의 지난 모습을 상기할 수 있었다.

‘맞아. 그러고 보니 이 자식도 엄청 강했었어. 그리고 나도 강해졌고!’

애초에, 필드 보스 몬스터는 일반 던전이나 인스턴트 던전의 보스 몬스터에 비해서 월등히 약하다. 숲의 수호자처럼 필드 보스 몬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강한 기형적인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그건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그러고 보면, 랭커들은 필드 보스 몬스터를 혼자서 레이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지?’

레전드리 직업 전직자인 나와 최초의 세컨드 직업 전직자인 후로이가 힘을 합친다면, 140레벨 필드 보스 몬스터 따위, 어쩌면 2인 레이드도 가능하지 않을까?

‘좋아.’

결심한 나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그리고 단검을 뽑아 쥐며 후로이에게 못박아 두었다.

“야! 저 자식이 여기에 출현한 이유는 순전히 나 때문이라고 했지? 그러면 저 자식 잡고 나오는 아이템은 다 내 거다?”

“그게 대체 무슨 논리인지…….”

“왜? 날 주인으로 모시겠다며? 근데 주인이 혼자 아이템 독식하는 건 못 봐주겠냐?”

“아닙니다. 일단 저는 당신과 함께 싸울 수 있는 경험을 얻었다는 것만으로 기쁩니다. 제 세컨드 직업의 진가는 당신과 함께할 때만 비로소 발휘되는 것이니까요.”

“좋아, 그럼 시작하자!”

아이템 분배 방식을 ‘파티장 습득’으로 설정해서 파티를 창설한 나는 파티에 후로이를 초대했다.

[대상이 파티 신청을 수락하였습니다.]

파티를 맺은 우리는 서로의 직업은 알지 못해도 레벨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내 레벨을 확인한 후로이는 넋을 잃고 말았다.

“그, 그리드 님? 이게 사실입니까? 당신 레벨이 고작 83이라고요?”

“그래서 뭐? 불만이야?”

“아니, 어찌 83레벨 유저가 기사들을 압도했던 것이며 서릿빛 오크를 몰살시킬 수 있던 건지 의문일 뿐입니다. 아! 설마 당신은 히든 직업 전직자인 겁니까?! 설마 3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에픽 직업 전직자 중 하나가 바로……!”

에픽 직업?

그딴 허접한 게 아니다.

나는 레전드리 직업 전직자다.

하지만 거기까지 밝힐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뭐, 대충 그런 거지. 야, 일단은 잡몹들부터 처리하는 게 보스몹과의 대결에 집중하기 좋겠지?”

“네? 아, 네. 그렇겠죠?”

“그래, 좋아. 내가 잡몹들을 처리하는 동안 넌 보스 몬스터의 어그로를 끌어.”

“제, 제가요? 아, 네! 알겠습니다! 궂은일은 당연히 제가 도맡아야지요!”

궂은일임을 묘하게 강조하는 후로이를 한 번 노려봐 준 나는 정확히 11마리의 서릿빛 오크들을 향해서 돌격했고, 그 틈에 후로이는 서릿빛 오크 족장을 향해서 소리쳤다.

“야, 이 [email protected]!#새끼야! 네 상대는 나다! 이 @.$*)%놈아!!”

“…….”

나는 생전 처음 봤다.

나보다 욕을 더 잘하는 사람을!

“쿠오오오오오!!”

수치스러운 욕을 얻어먹고 잔뜩 열이 받은 서릿빛 오크 족장의 표적이 내가 아닌 후로이로 바뀌었다. 나는 족장이 후로이를 쫓는 틈에 11마리의 오크들과 직면했고, 곧바로 스킬을 시전했다.

“대장장이의 분노! 꺾을 수 없는 정의!”

콰아아아앙!!

“키에에엑!!”

대장장이의 분노 효과를 받아 공격력이 10퍼센트 상승한 상태에서, 물리 공격력 300퍼센트의 광역 피해를 입히는 꺾을 수 없는 정의가 발동되자 11마리의 오크가 동시에 커다란 피해를 입고 괴로워했다.

“칼바람!!”

고통에 떨며 무방비해진 오크들의 몸을 날카로운 바람이 또 한 번 유린했고, 오크들은 더욱더 괴로워하며 어찌할 줄을 몰랐다.

나는 그 틈에 신속한 몸놀림 스킬을 사용했다. 그리고 비약적으로 상승한 속도를 이용해서 상처 입은 오크들에게 빠르게 접근, 마무리 일격을 가했다.

[서릿빛 오크를 해치웠습니다.]

[서릿빛 오크를 해치웠습니다.]

[서릿빛 오크를…….]

[7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6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10골드를 획득…….]

[서릿빛 오크의 가죽을 획득하였습니다.]

[서릿빛 오크의 가죽을 획득하였습니다.]

[서릿빛 오크의 가죽을…….]

[낡고 조잡한 손도끼를 획득하였습니다.]

[낡고 조잡한 손도끼를 획득하였습니다.]

[낡고 조잡한 손…….]

[실피드의 비늘을 획득하였습니다.]

[실피드의 비늘을 획득하였습니다.]

대장장이의 분노->꺾을 수 없는 정의->칼바람->신속한 몸놀림 콤보를 이용해서 11마리 오크를 순식간에 해치운 나는, 후로이와 파티를 맺은 탓에 경험치를 독식하지 못해서 레벨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실피드의 비늘을 무려 2개나 획득할 수 있었다.

‘80마리도 넘게 잡는 동안 3개밖에 나오지 않았던 비늘이 2개나 나오다니!’

이 순간 내게 커다란 행운이 깃든 듯한 느낌이 든다.

저 오크 족장을 해치우면, 어쩌면 대량의 실피드 비늘을 획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좋은 예감이 들었다.

“좋아! 야, 후로이! 어서 그놈을 해치우자!”

나는 혼자서 오크 족장의 어그로를 담당하고 있는 후로이에게 소리쳤다.

바로 그 순간, 내 몸보다 더 큰 도끼를 한 손으로 마구 휘두르며 후로이를 공격하던 오크 족장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응?”

후로이가 당황했다.

“도발의 지속 시간이 끝났습니다!”

“뭐?”

“쿠오오오오!!”

갑자기 나타난 서릿빛 오크 족장!

녀석이 등장한 이유는, 동족을 살해한 내게 복수하기 위함이라는 게 후로이의 해석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오크 족장은 오로지 나를 향해서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쿠왕! 쿠왕!

오크 족장이 거대한 도끼를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발생하는 풍압이 지면의 눈들을 사방으로 비산시켰다. 그 탓에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던 서릿빛 오크 부락의 지면이 점점 흙을 드러낼 지경이었다.

[104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97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말도 안 돼!”

오크 족장이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발생하는 묵직한 풍압! 단지 그 풍압만으로도 나는 지속적인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황당할 지경이다.

“쿠오오오오오!!”

오크 족장은 내가 자신의 공격을 자꾸만 요리조리 피하자 극도로 분노하며 더욱더 빠르고 예리하게 공격해 오기 시작했다. 정신을 바짝 차린 나는 풍압에 꾸준히 피해를 입으면서도 간신히 직접적인 타격만큼은 회피했다. 하지만 도통 반격의 기회를 엿볼 수가 없었다.

‘위축된다.’

이게 바로 진정한 보스 몬스터의 위엄인가!

내가 전사 시절 사냥했던 보스 몬스터들은 모두 100레벨 미만이었고, 보스 몬스터들을 사냥할 때면 항상 수십 명의 유저들과 함께였었다.

보스 몬스터와 이렇게 혼자서 정면으로 맞서 본 경험은 처음이다.

‘정말로 이길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겁을 먹고 있노라니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전설이 된 자는 쉽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는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상태 이상에 저항하는 내 칭호의 특성과 평정, 불굴, 용기 스탯들이 내가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 낸 나는 족장에게 접근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후로이에게 소리쳤다.

“후로이! 지금이다!”

내 신호를 받은 후로이가 족장의 허벅다리에다가 검을 찔러 넣었다.

“꺾을 수 없는 정의!”

나와 똑같은 스킬을 사용하는 후로이!

그 공격에 허벅지를 깊숙이 찔린 족장은 움찔하며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고, 그 틈에 대장장이의 분노와 신속한 몸놀림을 사용한 나는 족장의 굽혀진 무릎을 도약대로 삼아 족장의 못생긴 면상 앞까지 날아올랐다.

그리고 이상적인 단검을 휘둘렀다.

“꺾을 수 없는 정의! 칼바람!”

2개의 스킬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족장의 면상에 적중했다.

콰앙! 휘리리릭!

“쿠오오오오!!”

그 커다란 얼굴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강력한 충격을 받은 족장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사이 지면으로 안착한 나는 족장의 왼쪽 아킬레스건을 단검으로 찔렀고, 그를 본 후로이도 내 공격법을 응용해서 족장의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검으로 베었다.

하지만 우리 둘의 공격은 족장의 두꺼운 가죽을 쉽사리 뚫지 못했다.

“쿠워!!”

가소롭다는 듯이 벌떡 일어난 족장이 도끼를 두 손으로 고쳐 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했다.

“윽?!”

쿠오오오오오오!!

이건 마치 소용돌이다.

족장이 도끼를 들고 돌리자 거친 풍압이 폭풍처럼 회전하며 일어나기 시작했고, 나와 후로이는 그 여파 탓에 공중으로 무방비하게 떠오르고 말았다.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의 몸으로 족장의 도끼가 정확하게 꽂혔다.

[5,30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쿨럭!!”

최대치에 가까웠던 후로이의 체력은 순식간에 10프로 미만으로 떨어졌고, 내 체력은 20프로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여기서 엄청난 위기가 찾아왔다.

“후로이?”

후로이가 기절한 것이다.

“이런 제기랄!”

상태 이상에 대한 저항력이 엄청나게 높은 파그마의 후예로 전직한 뒤 잊고 있던 사실인데, 공격을 받아 체력이 한 번에 40퍼센트 이상 깎이게 될 경우 플레이어는 3초 동안 기절 상태가 된다. 그리고 기절한 동안 그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런!”

후로이가 기절하자 오크 족장의 시선이 곧장 그에게 돌아갔다. 녀석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적부터 우선 처리해서 전투를 수월하게 이끌어 나가려 하는 것이다.

‘후로이가 죽어 버리면 나 혼자서 저 괴물을 상대해야 하는 건데, 그건 어림도 없어!’

나는 선택해야만 했다.

후로이가 살해당하는 틈에 도망치거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후로이를 지키든가!

고민하는 와중에도 오크 족장의 도끼는 후로이를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다.

“씨발! Satisfy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내가 주도해서 하는 레이드를 도중에 포기할 순 없어!”

평범 그 이하였던 나는 지난 인생 동안 언제나 조연이었다. 그건 Satisfy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최소한 Satisfy에서만큼은, 이제 나는 엄연한 주연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주연은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되는 법이다.

이를 악문 나는 몸을 날렸다.

그리고 후로이를 감싸 안았다.

퍼어억!!

무방비한 내 등으로 무자비한 일격이 떨어졌다. 일순 붉어진 시야가 마구잡이로 뒤흔들리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곧 진정되었다.

[회심의 일격을 당했습니다!]

[전설이 된 자는 쉽게 죽지 않습니다. 생명력이 최소치가 되어 5초 동안 모든 공격에 저항합니다.]

뚝. 뚝.

전신에서 피가 흘러넘친다.

내 품에 안긴 후로이의 몸이 내 피로 흥건히 젖었을 지경이었다.

“그, 그리드 님……?”

뒤늦게 기절 상태에서 벗어난 후로이가 떨리는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어째서… 어째서 스스로를 희생하면서까지 저를 지키신 겁니까?”

후로이는 당장에 눈물을 터뜨릴 기세였다.

나는 물약을 마시면서 녀석에게 명령했다.

“떠들 시간 있으면 저 자식 어글이나 좀 끌고 있어 봐. 난 그 틈에 생명력 좀 회복하게.”

“크으……!”

이를 악문 후로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생명력 회복 물약을 비롯해 온갖 버프 물약을 복용하더니 호언장담했다.

“제가 반드시 저놈의 목을 따서 주군께 바치겠나이다!”

또다시 오글거리는 사극 말투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자기를 지켜 주었다는 것에 대해서 어지간히도 감격했나 보다.

‘딱히 널 위해서 지켜 준 게 아닌데……. 뭐, 저대로 착각하게 놔둬도 나쁘진 않겠지.’

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생명력 회복 물약은 모두 중급 물약으로, 한 번 복용할 때마다 1,500의 생명력을 회복시켜 준다.

그리고 내 생명력은 총 7,886이다.

나는 앞으로 4번의 물약을 더 복용해서 생명력을 최대치로 회복하기 전까지는 전투에서 피해 있고 싶었다.

‘물약의 재사용 대기 시간은 20초……. 후로이, 어떻게든 1분 20초만 견뎌 봐라.’

나는 후로이가 단지 시간만 끌어 주기를 바랐다.

한데 후로이는 의외의 활약을 해 주었다.

앞서 오크 족장이 일으킨 회오리바람에 휩쓸려서 놓치고 말았던 방패를 주워 재무장하더니, 그 방패로 오크 족장의 공격을 연신 잘 막아 냈다. 그리고 틈을 봐서 어떤 유리병을 꺼내 들었다.

‘저게 뭐지?’

내가 의아함을 느낀 순간!

후로이가 오크 족장에게 유리병을 집어 던졌고, 족장의 몸에 부딪치며 깨어진 유리병은 거친 화염을 불러일으켰다.

“키에에에에엑!!”

어깨에 불이 붙자 눈을 동그랗게 뜬 오크 족장이 기겁을 하면서 어찌할 바 몰랐다.

‘화염병! 그래! 서릿빛 오크들은 불에 취약하다고 했지!’

후로이는 어떻게 때마침 화염병을 들고 있던 걸까?

‘여기에 오기 위해서 화염병을 준비한 걸까? 제법인데?’

내가 후로이의 준비성에 감탄하는 사이, 후로이는 양손 가득 새로운 화염병을 꺼내 들고 소리쳤다.

“받아라! 49개 화염병 난무!!!”

…화염병이 오크 족장에게 타격을 입히는 것을 보고 흥분한 걸까?

잔뜩 상기된 후로이가 되도 않는 유치한 기술명을 외치면서 계속해서 화염병을 집어 던졌다.

퍼펑! 퍼퍼퍼퍼퍼펑!!

오크 족장의 거대한 몸이 화마에 휩싸였다.

“키야아아아아~~!!”

하늘을 찌를 듯한 오크 족장의 비명 소리가 일대를 크게 울리며 메아리쳤고, 급기야 모든 화염병을 소진한 후로이는 다시 검을 무장했다. 그리고 불타오르는 오크 족장에게 맹공을 가했다.

푸푹! 푸푸푸푹!

나는 낭자하는 오크 족장의 푸른 피를 보면서 주먹을 불끈 말아 쥐었다.

‘이 레이드, 성공하겠는데?’

하지만 세상만사 쉬운 일이 있던가?

“쿠룩! 쿠룩! 쿠룩!!”

화상을 입은 채 후로이에게 연신 몸을 찔리던 오크 족장이 콧김을 뿜어 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작은 구슬을 하나 꺼내 들었다. 그러더니 그 구슬을 하늘 위로 치켜들었다.

“뭐 하는 거지?”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에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오크 족장의 파랗던 피부가 점차 붉게 변해 갔다. 그리고 하늘에는 암운이 끼기 시작했다.

딱 봐도 분위기가 심상찮다. 아마도 엄청난 스킬을 사용할 것만 같다.

거기에 맞춰서 후로이가 자신 역시 스킬을 사용했다.

“굳센 의지!”

그리고 그와 동시에,

“쿠오오오오오오!!”

콰르르르릉!!

급기야 전신의 피부가 시뻘겋게 변한 오크 족장이 괴성을 내지르자, 하늘에서부터 적색의 벼락이 눈보라를 꿰뚫고 나타나 오크 족장의 도끼로 떨어졌고, 오크 족장은 벼락을 머금어 붉은색 스파크를 튀기는 도끼를 후로이에게 직선으로 내리꽂았다.

그 기세가 어찌나 굉장하던지, 윈스톤의 드높은 성벽조차도 저 붉은 스파크에 휩싸인 도끼에는 일격에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하여 나는 당연히 후로이의 죽음을 예측했다.

한데!

콰앙!

“쿠룩?”

오크 족장은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나 또한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 강맹한 기운이 실린 오크 족장의 도끼가 후로이의 이마에 강타한 순간! 도끼가 후로이를 그대로 양단 내기는커녕 오히려 후로이의 이마에 가로막혀서는 옴짝달싹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윈스톤 지하 감옥에서 목격했던 후로이의 위용을 뒤늦게 떠올렸다.

‘저 녀석 분명… 그때도 맨몸으로 기사의 공격을 막아 냈었지?’

후로이는 금강불괴 이상의 엄청난 방어 스킬을 보유한 게 틀림없다.

내가 확신하는 그때, 슬그머니 오크 족장의 도끼를 옆으로 밀쳐서 치운 후로이가 공세에 나섰다.

“이야아아아아압!!!”

푸푸푸푸푸푹!!

그야말로 쉴 틈 없이, 전력으로 검을 찌르고, 또 찌르고, 또다시 찔러 넣는 후로이!

“쿠엑! 크에에엑!!”

큰 기술을 사용한 여파일까? 아니면 화염병으로 입은 피해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피부색이 다시금 푸른색으로 돌아온 오크 족장은 행동에 제약이 생긴 건지 이렇다 할 저항을 하지 못하고 무방비하게 공격을 얻어맞기만 했다.

그리고 후로이가 재사용 대기 시간이 돌아온 꺾이지 않는 정의 스킬을 사용했다.

퍼어어어엉!!

“쿠어어어어어!!”

복부라기에는 애매한… 입에 담기 민망한 급소에 꺾이지 않는 정의를 강타당한 오크 족장이 게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후로이는 그 틈에 조금이라도 더 데미지를 입히기 위함인지 족장의 몸 위로 올라가서 계속해서 검을 찔렀다.

한동안 얻어맞기만 하는가 싶던 오크 족장이 뒤늦게나마 손을 휘둘러 후로이를 던져 내더니 급기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또다시 광포하게 도끼를 마구 휘둘러 대기 시작했다.

“크으으!”

화염병 폭격 세례를 당하고 검으로 마구잡이로 찔렸음에도 불구하고 도통 죽을 기미가 안 보이는 오크 족장!

처음에는 녀석의 공격을 방패로 잘 막아 내는가 싶던 후로이가 끝내 공격을 허용하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보니, 후로이의 방패는 이미 손상될 대로 손상돼서 파괴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끝이다.’

후로이는 꾸준히 물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생명력이 이미 바닥을 기고 있었다.

나는 후로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

‘제길, 화염병 집어 던질 때만 해도 승기를 잡은 줄 알았더니……. 결국 내가 다시 나서야 하는 건가.’

누워서 떡 먹을 줄 알았더니 전혀 아니었다.

아쉬워하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데, 후로이가 피투성이 몸을 이끌고 다시금 오크 족장에게 덤벼드는 모습이 보였다.

“어? 야, 후로이! 무리하지 마! 바통 터치해! 내가 싸울 동안 넌 뒤에 숨어서 피나 채우라고!!”

“그런 식으로 싸워 봤자 이 녀석에게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없다는 사실,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너 죽고 나 혼자 남아 싸우리? 그러면 승산이 더 없어지지!”

나는 물러서기는커녕 오히려 계속해서 오크 족장을 상대하려 하는 후로이를 말리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후로이의 뜻을 꺾을 순 없었다.

“주군! 뒤를 부탁합니다! 정의를 위한 희생!!”

갑자기 후로이의 검이 금색으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로이의 생명력은 단 1만 남기고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

“저게 뭐?”

당황하는 사이, 후로이의 금색 검이 오크 족장의 가슴을 크게 베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쿠에에에에엑!!”

여태까지 아무리 화염병을 집어 던지고 검으로 찔러도 꿋꿋하게 버티던 오크 족장이 엄청난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몸서리치는 게 아닌가?

한눈에 봐도, 오크 족장의 생명력이 저 금색 검의 일격으로 인해 급격하게 하락했음을 알 수 있었다.

후로이가 씨익 웃었다.

“마무리를 부탁합니다.”

퍼억!

고통으로 일그러진 오크 족장이 신경질적으로 휘두른 도끼에 머리를 가격당하며 후로이는 그대로 회색빛으로 화해 버렸고,

[파티원 후로이가 사망하였습니다.]

나는 홀로 남았다.

“쿠워어어!!”

오크 족장이 포효하며 돌진해 온다. 하지만 기세가 처음만 못했다. 확실히 녀석은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

“…이러면 해낼 수밖에 없잖아? 대장장이의 분노. 신속한 몸놀림.”

[대장장이의 분노 효과가 발동합니다. 20초 동안 공격력과 공격 속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신속한 몸놀림 효과가 발동합니다. 1분 동안 민첩성과 회피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신체 능력을 상승시킨 나는 눈보라를 꿰뚫고 코앞까지 도달해 온 오크 족장의 상처 입은 가슴을 정확히 노리고 칼바람을 사용했다.

[대상에게 1,09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키엑!”

“허?”

내 공격은 오크 족장에게 전보다 훨씬 더 강한 피해를 입혔고, 오크 족장은 눈에 띄게 괴로워했다.

‘정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후로이의 스킬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 준 게 확실하다.

‘정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스킬… 자신의 생명력을 소모해서 대상에게 큰 피해를 입힘과 동시에 방어력까지 하락시키는 스킬인 건가?’

어느 정도 파악한 나는 마나 회복 물약을 복용한 후 보다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꺾을 수 없는 정의!”

퍼엉!

“키야아아악!!”

[5,006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크 족장의 저항도 매섭다. 마구잡이로 도끼를 휘둘러 대는 녀석의 피부가 또다시 적색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붉은 벼락을 소환하는 구슬을 다시금 꺼내 든 것이다.

녀석의 전신이 완전히 빨갛게 변해서 벼락을 소환하기 전에 어떻게든 해치워야만 한다.

[대상에게 1,60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대상에게 1,711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2,203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상에게 1,509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대상에게 1,83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2,500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맞는 한이 있더라도 버티고 서서 한 대라도 더 때렸다.

여기서 물러서면서 시간을 지체했다간 오히려 벼락이 소환되면서 내가 패배할 것이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승부를 걸 타이밍이다!

“쿠워어어어!!”

“우오오오오!!”

펑! 펑!

푹! 푸푹!

[2,154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의의 사도는 용맹무쌍합니다.]

[정의의 사도는 위기에 강합니다. 눈앞의 적들을 해치우기 전까지 쉽게 쓰러지지 않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30퍼센트 상승합니다.]

내 체력은 급기야 1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고, 나는 패시브 효과에 힘입어 전력으로 공격했다.

[대상에게 2,480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대상에게 2,502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쿠욱! 쿠우우욱!”

숨이 한껏 가빠진 오크 족장의 전신이 급기야 적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하늘에서 붉은 벼락이 번쩍였다.

저 벼락을 실은 도끼가 내 머리로 떨어지는 게 먼절까? 아니면 오크 족장이 쓰러지는 게 먼절까?

알 수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오로지 공격이다.

콰르르릉!!

오크 족장의 도끼에 붉은 벼락이 깃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꺾을 수 없는 정의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돌아왔다.

나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도끼를 두 눈으로 똑똑히 응시하면서 꺾을 수 없는 정의를 사용했다.

퍼어어어엉!!

“컥… 커…….”

오크 족장의 도끼가 내 이마에 닿기 직전,

“쿠에에에에엑!!”

꺾을 수 없는 정의에 가슴을 가격당한 오크 족장이 비명을 내지르더니 입에서 새파란 피를 토해 냈다. 그리고 급기야 무릎을 꿇고 쓰러지면서 회색빛으로 화해 사라졌다.

[서릿빛 오크 족장을 해치웠습니다.]

[750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축복받은 무기 강화석(2)을 획득하였습니다.]

[축복받은 방어구 강화석(3)을 획득하였습니다.]

[서릿빛 오크 족장의 투구를 획득하였습니다.]

[붉은 벼락 소환구를 획득하였습니다.]

[실피드의 비늘(7)을 획득하였습니다.]

[3,554,000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나는 실피드의 비늘 7개와 각종 아이템, 그리고 거액의 골드와 대량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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