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템빨-29화 (4권) (25/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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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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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두 번째 아이템 창조

그리드가 케산 협곡으로 떠나기 열흘 전.

“케산 협곡… 케산 협곡이라… 으으음…….”

케산 협곡!

에트날 왕국의 5대 금역 중 하나인 그곳은 지형이 험하고 어마무시한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장소다. 설령 고레벨 유저일지라도 자칫 방심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는 사이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곳이라 매우 악명이 높다.

80레벨 전사 시절, 아슈르 백작의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케산 협곡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그리드는 그 누구보다도 케산 협곡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내 레벨로 케산 협곡을 향하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어. 그렇다고 해서 지금부터 레벨을 올리겠답시고 사냥하는 건 시간이 아깝고.”

그리드는 몬스터를 사냥하고 아이템과 경험치를 획득하는 재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빚더미에 앉은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만 했다. 사냥할 시간에 아이템 하나라도 더 만들어 팔아야 하는 입장이란 것이다.

‘그냥 퀘스트 자체를 뒤로 미뤄 버려? 퀘스트할 시간에 아이템 만들어서 돈 버는 게 낫잖아? 아니, 역시 그럴 순 없어. 일반 퀘스트도 아니고 전직 퀘스트를 미뤄 두기엔 똥 싸고 엉덩이 안 닦은 것처럼 찝찝하기도 하고… 원래 일이라는 건 한번 미루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미루게 되는 법이니까 마음먹었을 때 해결해 놓는 게 현명하기도 하지. 흠, 단시간 내에 퀘스트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던 그리드가 떠올렸다.

‘아이템 창조……!’

그리드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그려졌다.

“아무래도 전설적 대장장이의 창조 스킬을 사용해야 할 타이밍 같군!”

전설적 대장장이의 창조란, 파그마의 후예의 전용 스킬로서 장비 아이템의 제작법을 창조하는 스킬을 말한다.

Satisfy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아이템을 그리드의 손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케산 협곡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창조해 낸다면? 지금 내 레벨로도 케산 협곡을 무사하게 돌아다닐 수 있지 않을까?”

그리드는 케산 협곡의 특징들을 상기해 보았다.

우선, 협곡 사이를 누비는 거친 바람과 깊은 강줄기, 그리고 험한 경사가 여행자의 스태미너를 빠르게 앗아 간다. 전사 시절의 그리드조차 몇 시간 이동하지 못하고 금방 지쳐서 빈사 상태에 빠졌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리드는 이 부분을 큰 문제점으로 여기지 않았다.

80레벨 전사 시절의 그리드보다 45레벨 대장장이인 현재의 그리드가 오히려 훨씬 더 높은 스태미너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지금 내 체력과 끈기 스탯이라면 케산 협곡의 환경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을 테니 실질적인 문제점은 하나야. 바로 몬스터들.’

케산 협곡에 출몰하는 몬스터들의 최소 레벨은 160이다. 그 엄청난 레벨의 몬스터들이 협곡 곳곳의 동굴에 숨어 있다가 여행자를 발견하는 즉각 나타나 공격해 온다.

그리드가 레벨에 비해서 월등한 능력치를 보유했다고는 해도 그 몬스터들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이상적인 단검조차도 협곡의 몬스터들 앞에서는 무력할 거야. 그 이상의 무기와 방어구가 필요해. 그래, 최소한 무아지경의 검 같은.’

무아지경의 검 급의 무기와 방어구를 무장한다면, 45레벨에 불과한 그리드조차도 협곡의 몬스터들과 정면으로 맞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아지경의 검 같은 아이템을 만드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아니, 가만.’

그리드는 발상을 바꿔 보았다.

“뭐야? 생각해 보면, 굳이 협곡의 몬스터들과 싸울 필요는 없는 거잖아?”

그렇다. 그리드가 케산 협곡으로 향하고자 하는 목적은 파그마의 검무를 찾기 위함이지 몬스터 사냥 따위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몬스터와의 마찰은 오히려 최소화하는 게 현명하다.

“그래! 몬스터들과 싸우기 위한 아이템이 아니라, 몬스터들을 회피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창조하는 거야! 투명 망토 같은 걸!”

투명 망토는 이미 과거부터 게임이나 만화, 영화 등에서 숱하게 묘사되어 온 대표적인 은신 아이템이다. 당연히 Satisfy에도 투명 망토라는 아이템이 존재했다.

200여 년 전, 전설의 재단사 크루제가 총 5벌의 투명 망토를 만들었고, 그중 2벌이 아직까지도 존재한다고 전해진다. 그 망토를 걸치기만 하면 착용자는 모습을 완전히 감출 수가 있으니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가치는 당연히 천문학적이다.

“정말로 기막힌 아이디어군! 투명 망토 같은 은신 아이템을 만들어 낸다면 케산 협곡은 문젯거리도 아니고 엄청난 돈까지 벌 수 있을 거야!”

대장간 2층의 테라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던 그리드가 급기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1층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칸에게 달려가 질문했다.

“은신 아이템을 만들기에 적합한 광물이 존재하나요?”

망치질을 멈추고 땀을 닦은 칸이 골똘히 생각해 본 뒤 대답했다.

“은신 아이템을 만들기에 적합한 광물이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실버 드래곤의 비늘이 유일해 보이는군.”

“실버 드래곤이요?”

“실버 드래곤은 다른 드래곤들과 달리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행동하는 존재일세. 그 은색의 비늘은 보호색 작용을 해서 인간의 눈으로는 엿볼 수 없는 존재라 유명하다네. 그 비늘로 아이템을 만든다면 훌륭한 은신 아이템으로 완성될 게야.”

“하지만 인간의 눈으로는 엿볼 수 없는 존재의 비늘을 무슨 수로 구하죠? 아니 애초에, 드래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생명체잖아요? 드래곤의 비늘을 구하는 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일 아닌가요?”

“역시 그렇지. 설령 드래곤의 비늘을 구한다고 해도 인간의 능력으로 제련하는 게 가능할지조차 의문이고. 하지만 파그마의 후예인 자네라면 가능하려나? 허허.”

잠시 생각해 본 그리드가 질문을 바꿨다.

“과거에 투명 망토를 만들었다고 알려진 재단사 크루제는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투명 망토를 만든 건가요?”

“확실하게 구전되지는 않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추측하기로는 실피드의 비늘을 사용한 것 같다네.”

“실피드?”

“실피드는 작은 공기의 요정을 뜻하네. 녀석들의 비늘 또한 실버 드래곤의 비늘처럼 보호색 작용을 해서 은신 아이템을 만들기에 적합하지. 다만, 드래곤의 비늘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단단하여 광물이라고 분류해도 이상할 게 없지만 실피드의 비늘은 얇고 질겨서 천에 가까워. 즉, 실피드의 비늘을 재료로 사용해서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은 우리 대장장이들의 영역이 아니라 재단사들의 영역이라는 뜻일세.”

“천이라…….”

확실히, 대장장이는 광물이나 가죽 같은 것을 제련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지 천은 잘 다루지 못한다.

하지만 그리드는 평범한 대장장이가 아니라 파그마의 후예가 아닌가?

‘나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번 확인해 보자. 전설적 대장장이의 창조!’

<전설적 대장장이의 창조>

‘전설적 대장장이의 기술’ 스킬 레벨이 하나 오를 때마다 장비 아이템 제작법을 3개 창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창조할 수 있는 아이템 제작법 횟수 5/6.

*이 스킬을 사용해서 창조한 아이템을 생산 시, 아이템에 창조자의 이름이 자동으로 새겨집니다.

[어떤 아이템을 창조하시겠습니까?]

그리드가 ‘실패작’의 제작법을 창조하고 큰코다친 뒤 한동안 봉인해 두었던 전설적 대장장이의 창조 스킬이 오래간만에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심호흡한 그리드가 떠오른 알림창의 질문에 대답했다.

“망토.”

[결정하시겠습니까?]

“그래.”

[어떤 재질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실피드의 비늘.”

만약 파그마의 후예가 천을 주재료로 하는 아이템을 만드는 게 불가능한 직업이었다면, 사용할 재료로 실피드의 비늘을 선택한 그리드에게 알림창이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당신은 실피드의 비늘을 재료로 사용하는 아이템을 제작할 수 없습니다.’라는 식의.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경고 메시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결정하시겠습니까?]

속으로 쾌재를 부른 그리드가 힘차게 대답했다.

“오케이!”

[설계해 주십시오.]

“좋았어!”

눈앞에 공백의 설계도가 떠올랐다.

이미 한 번 경험해 본 적이 있는 그리드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설계도에 그림을 그려 나갔다.

‘단순한 망토는 너무 개성이 없어서 마음에 안 들어. 망토에 후드를 달아 볼까? 윽, 구리잖아? 망토에 후드만 덩그러니 달리니까 고리타분한 늙은 사제들의 복장 같네. 흠, 차라리 망토가 아니라 후드티처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입기도 편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을까? 기왕이면 후드짚업 형식으로.’

잠시 후.

설계도에는 마치 현대사회의 젊은이들이 입고 다닐 법한 후드짚업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보정 효과가 붙은 덕분에 여느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제작한 후드짚업을 연상케 할 정도로 디자인이 세련되고 멋졌다.

“키야, 이거 입으면 뽀대 작살이겠군! 어쩌면 여자들이 한 번쯤 돌아봐 줄 수도 있겠는걸? 아니, 아니지. 염병, 이거 투명 망토잖아? 멋있게 만들어 봤자 착용하면 다른 사람들 눈엔 보이지도 않는데 여자들이 돌아봐 주기는 개뿔.”

그리드는 투덜거리면서도 설계도 하단의 ‘완성’ 버튼을 클릭했다.

[결정하시겠습니까? 설계도를 완성할 경우, 사용 가능한 창조 스킬 횟수가 1회 소멸합니다.]

“진행해.”

그리드가 대답하자, 빠른 속도로 설계도 곳곳에 숫자와 언어들이 멋대로 추가되었다가 지워지기를 반복하며 수치들이 연산되었다. 시스템이 그리드가 만든 허접한 설계도의 내용을 보완하고자 세세한 부분들을 계산해 주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리드는 완벽하게 개선되어 완성된 설계도와 마주할 수 있었다.

[아이템의 특징을 설명해 주십시오.]

드디어 아이템 창조의 대미를 장식하는 부분이다.

그리드는 실패작을 창조했을 때와는 달리 차분하고 명료하게 설명했다.

“착용자는 완벽하게 모습을 감출 수 있어. 이것만 입으면 아무도 나를 볼 수가 없지!”

[아이템의 이름을 만들어 주십시오.]

“투명 후드짚업… 음, 이건 너무 난잡하다. 깔끔하게 후드짚업이라고 하자.”

[‘투명후드짚업음이건너무난잡하다깔끔하게후드짚업이라고하자’로 결정하시겠습니까?]

“……그냥 후드짚업이라고 하라고.”

그리드는 게임 제작자의 되도 않는 유머 감각에 치를 떨면서 재촉했고,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응답했다.

[‘후드짚업’으로 결정하시겠습니까?]

“어.”

그리고 완성된 순백색 후드짚업의 세련된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떠오르면서 아이템의 옵션이 나열되었다.

<후드짚업>

등급 : 유니크

내구력:61/61 방어력:10

*이동속도 30퍼센트 증가.

*바람 속성 저항력 20퍼센트 증가.

전설이 된 대장장이가 설계한 망토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망토일 뿐, 생김새는 망토와 거리가 멉니다.

실피드의 비늘을 재료로 사용하여 바람과의 친화력과 이동속도가 상승합니다. 착용 시 은신할 수 있으며, 적을 공격할 시 은신이 해제됩니다.

사용 조건:없음.

무게:5

“컥…….”

그리드는 단순히 은신 아이템을 만들고자 했을 뿐이다.

한데 완성된 후드짚업의 성능은 은신 기능 외에도 이동속도 상승과 바람 속성 저항력이라는 기막힌 옵션까지 붙어 버렸다.

‘이것만 있으면 케산 협곡의 몬스터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파그마의 검무도 쉽게 구할 수 있을 테고, 사람들한테 팔면 금방 부자가 돼서 빚도 순식간에 청산할 수 있을 거야.’

그리드는 자신이 창조한 후드짚업에 굉장한 만족감을 느꼈다.

‘내가 참 의외로 천재적인 면모가 있다니까? 이런 사기적인 아이템의 제작법을 창조할 생각을 하다니!’

후드짚업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는 실피드의 비늘 20개가 전부였다.

그리드는 가벼운 마음으로 칸에게 물었다.

“실피드는 어디 살아요? 걔네를 사냥해야 비늘을 얻든가 할 텐데?”

“음?”

칸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급기야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뭐? 실피드를 사냥하겠다고? 그 무슨 어림도 없는 소릴! 정령사가 아닌 이상, 인간의 눈으로 실피드를 찾는 건 불가능한 일일세! 근데 사냥이라고? 하하하하!!”

“…뭐?”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잠시 넋을 잃고 멍하니 있던 그리드가 이내 얼굴을 시뻘겋게 붉혔다. 그리고 칸의 멱살을 붙잡을 기세로 윽박질렀다.

“아니, 뭐요! 그걸 진작 말해 줬어야지! 그럼 무슨 수로 실피드의 비늘을 구하라고요!!”

그리드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실패작 때와 같은 꼴이 날까 두려웠던 탓이다.

‘기껏 제작법을 창조하면 뭐해! 재료 못 구해서 만들지도 못하는데!’

낮술 먹고 부모도 못 앓아보는 패륜아처럼 눈깔 뒤집고 쏘아붙이는 그리드의 모습에 당황한 칸이 다급히 설명해 주었다.

“비록 실피드를 찾을 순 없을지언정 실피드의 비늘을 구하는 방법까지 없는 건 아닐세. 서릿빛 오크들을 사냥하게나. 그러면 실피드의 비늘을 구할 수 있을 게야.”

“서릿빛 오크? 그건 또 뭐래요? 실피드의 비늘이랑 걔네랑 뭔 상관인데요?”

그리드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실피드나 서릿빛 오크는 모두 일반 유저들에게 생소한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실피드의 경우 정령으로 분류되는 탓에 정령사가 아닌 이상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서릿빛 오크는 서식하는 지역이 사람의 발길과 거리가 먼 곳이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서릿빛 오크는 북쪽 설원에 부락을 이루고 서식하는 몬스터일세. 놈들은 초록색 피부를 가진 일반 오크와 다르게 새파란 피부를 가졌고 지능이 더 뛰어나며 몸집도 1.5배는 더 크지. 추위에 강하고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지만 불에는 취약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네.”

“그래서, 그 녀석들하고 실피드가 무슨 관계인데요?”

“서릿빛 오크는 실피드를 감지하고 사냥할 수 있는 육감을 지녔거든. 그리고 실피드의 비늘을 보물처럼 간직하는 습성도 가졌지. 즉, 서릿빛 오크를 사냥하면 실피드의 비늘을 획득할 수 있다는 뜻일세.”

“오오! 좋아! 오크 따위 이 몸이 손쉽게 해치워서 비늘을 잔뜩 모아 오도록 하죠!”

실패작 때와는 다르다! 이번에는 반드시 재료를 구해서 창조한 제작법대로 아이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기대감에 도취되어 날뛰는 그리드를 보면서 칸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보게, 그리드, 혹시라도 방심하지 말게. 앞서 말했듯이 서릿빛 오크는 일반 오크들과 달라. 매우 강력한 존재일세. 약점을 잘 파고들지 않았다간 큰코다치는 수가 있어.”

그리드는 콧방귀를 뀌었다.

‘오크가 세 봤자 오크지.’

오크, 고블린, 코볼트!

이 세 종족은 Satisfy를 대표하는 허접 중의 허접한 몬스터들이다.

레벨 10에서 40대까지의 초보 유저들의 레벨 업용 몬스터들이나 다름없다.

그런 인식 때문에 그리드는 칸의 충고를 무시하고 쉽게 생각했다.

‘추위에 대비해 방한복만 준비하면 될 거야.’

그리드가 얼마 전 직접 제작한 제작용 망치를 장착했다.

<이름 모를 장인의 대장장이 망치>

등급:에픽

내구력:350/350 공격력:70~80

레어 등급 아이템 제작 확률:+17%

에픽 등급 아이템 제작 확률:+7%

대단한 실력과 잠재력을 지녔지만, 경험과 명성은 비교적 부족한 이름 모를 장인이 제작한 대장장이 망치입니다.

장인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서 제작한 망치이기 때문에 다른 대장장이들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사용 조건:파그마의 후예.

무게:80

그리드는 자신했다. 이 망치와 함께라면 노멀 아이템이 만들어지는 엿 같은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어지간해서는 최소 레어 등급의 아이템이 만들어질 거야. 그리고 에픽 등급 아이템도 눈에 띄게 많이 만들어질 거고.’

자신감에 가득 찬 그리드가 칸에게 요청했다.

“뛰어난 방한 효과를 가진 갑옷의 제작법을 전수해 주세요.”

“거대 불곰 가죽을 재료로 사용하면…….”

그날.

칸에게 거대 불곰 가죽 갑옷의 제작법을 전수받은 그리드는 무려 20시간에 걸쳐서 갑옷의 제작에 매진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드디어 완성된 130레벨 제한의 거대 불곰 가죽 갑옷의 정보가 그리드의 눈앞으로 떠올랐다.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갑옷>

등급:노멀

내구력:200/200 방어력:143

*냉기 속성 저항력 15퍼센트 증가.

대단한 실력과 잠재력을 지녔지만, 경험과 명성은 비교적 부족한 이름 모를 장인이 거대 불곰의 가죽을 무두질하여 제작한 갑옷입니다.

착용자는 한겨울에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방한 효과가 탁월합니다. 예리한 무기로부터 착용자를 지켜 줄 정도의 방어력도 갖췄습니다. 다만 둔기에 취약한 약점이 있습니다.

사용 조건:레벨 130 이상. 중급 레더 아머 마스터리.

무게:300

그리드는 좌절했다.

“노멀… 노멀이라고? 이런 미친! 염병하고 있네!”

제작 시간으로 무려 20시간을 투자했고, 시장에 나와 있는 거대 불곰 가죽 중 가장 질 좋은 가죽을 재료로 사용했다. 그리고 에픽 등급 제작용 망치까지 장착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노멀 등급 아이템이 만들어지다니! 이 대체 얼마나 재수 없는 경우란 말인가!

“이건 조작이야……. 분명해……. 운영자 새끼들의 조작질이 분명하다고!!”

20억 유저 중 유일하게 레전드리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전설의 대장장이가 제작하는 아이템들이 왜 툭하면 노멀 등급이란 말인가! 지나가는 개를 붙잡고 물어봐도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지 않은가!

그리드는 당장에라도 Satisfy에서 로그아웃한 뒤 S.A그룹 본사로 쳐들어가고 싶었다. 그리고 다 때려 부수면서 사장 나오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배짱이 있었으면 진작 찾아갔지.”

아이템을 제작할 때마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하지만 거의 대부분 노멀 등급의 아이템이 완성되었고, 숱하게 실망해 왔다. 하여 이미 실망감에는 익숙해져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금세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던 그리드는 갑옷과 마찬가지로 거대 불곰 가죽을 재료로 사용한 장갑과 장화, 그리고 망토와 모자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장갑과 장화, 망토, 모자는 갑옷과 달리 제작에 손이 덜 갔기 때문에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해도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매우 적었다.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모자>

등급:노멀

내구력:65/65 방어력:19

*냉기 속성 저항력 5퍼센트 증가.

대단한 실력과 잠재력을 지녔지만, 경험과 명성은 비교적 부족한 이름 모를 장인이 거대 불곰의 가죽을 무두질하여 제작한 모자입니다.

착용자는 한겨울에도 정수리가 따뜻해질 정도로 방한 효과가 탁월합니다. 다만 방어 효과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사용 조건 : 레벨 130 이상.

무게:50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망토>

등급:노멀

내구력:78/78 방어력:22

*냉기 속성 저항력 5퍼센트 증가.

대단한 실력과 잠재력을 지녔지만, 경험과 명성은 비교적 부족한 이름 모를 장인이 거대 불곰의 가죽을 무두질하여 제작한 망토입니다.

착용자는 한겨울에도 등짝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방한 효과가 탁월합니다. 하지만 가죽이 워낙 두껍고 털이 뻣뻣한 탓에 멋은 없습니다.

사용 조건:레벨 130 이상.

무게:100

<따뜻하고 기능 좋은 거대 불곰 가죽 장갑>

등급:레어

내구력:110/110 방어력:50

*냉기 속성 저항력 15퍼센트 증가.

대단한 실력과 잠재력을 지녔지만, 경험과 명성은 비교적 부족한 이름 모를 장인이 거대 불곰의 가죽을 무두질하여 제작한 장갑입니다.

착용자는 한겨울에도 손 시림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방한 효과가 탁월합니다.

두꺼운 가죽을 재료로 사용한 장갑임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쥐는 데 아무런 어색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착용감이 뛰어납니다.

사용 조건:레벨 130 이상.

무게:50

<훌륭한 거대 불곰 가죽 장화>

등급:에픽

내구력:160/160 방어력:95 이동속도:+2%

*냉기 속성 저항력 20퍼센트 증가.

대단한 실력과 잠재력을 지녔지만, 경험과 명성은 비교적 부족한 이름 모를 장인이 거대 불곰의 가죽을 무두질하여 제작한 장화입니다.

착용자는 한겨울에도 발 시림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방한 효과가 탁월합니다.

두꺼운 가죽을 재료로 사용한 장화임에도 불구하고 걸을 때 아무런 어색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착용감이 뛰어납니다. 빙판 위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사용 조건:레벨 130 이상.

무게:80

제작한 4개의 아이템 중 2개가 노멀과 에픽 등급으로 완성되었다. 그리드는 그럭저럭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이 정도 성과면 썩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 어디 한번 입어 볼까?”

[직업 특성의 효과로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갑옷>을 장착하였습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입니다. 그에 따라 이해도가 100퍼센트가 됩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의 경우, 이해도가 최대치일지라도 아이템 사용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갑옷>의 방어력이 5퍼센트 하락합니다. 옵션 효과가 절반만 적용됩니다.]

[직업 특성의 효과로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모자>를 장착하였습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입니다. 그에 따라 이해도가 100퍼센트가 됩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의 경우, 이해도가 최대치일지라도 아이템 사용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모자>의 방어력이 5퍼센트 하락합니다. 옵션 효과가 절반만 적용됩니다.]

[직업 특성의 효과로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망토>를 장착하였습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입니다. 그에 따라 이해도가 100퍼센트가 됩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의 경우, 이해도가 최대치일지라도 아이템 사용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따뜻한 거대 불곰 가죽 망토>의 방어력이 5퍼센트 하락합니다. 옵션 효과가 절반만 적용됩니다.]

직접 제작한 아이템들의 경우, 이해도가 최대치일지라도 아이템 사용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페널티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그리드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상적인 단검 때도 이랬지. 유니크 등급인 이상적인 단검의 경우 20퍼센트의 페널티가 붙었었는데 노멀 등급 아이템은 5퍼센트의 페널티만 붙는군. 그렇다면 레어 등급과 에픽 등급은?’

그리드는 곧바로 장갑과 장화를 장착해 보았다.

[직업 특성의 효과로 <따뜻하고 기능 좋은 거대 불곰 가죽 장갑>을 장착하였습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입니다. 그에 따라 이해도가 100퍼센트가 됩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의 경우, 이해도가 최대치일지라도 아이템 사용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따뜻하고 기능 좋은 거대 불곰 가죽 장갑>의 방어력이 10퍼센트 하락합니다. 옵션 효과가 절반만 적용됩니다.]

[직업 특성의 효과로 <훌륭한 거대 불곰 가죽 장화>를 장착하였습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입니다. 그에 따라 이해도가 100퍼센트가 됩니다.]

[본인이 제작한 아이템의 경우, 이해도가 최대치일지라도 아이템 사용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훌륭한 거대 불곰 가죽 장화>의 방어력이 15퍼센트 하락합니다. 옵션 효과가 절반만 적용됩니다.]

“레어 등급은 10퍼센트, 에픽 등급은 15퍼센트의 페널티가 붙는 건가…….”

모든 아이템을 장착한 그리드가 중얼거리는 그때, 예상치 못한 알림창이 떠올랐다.

[<거대 불곰 가죽 세트>아이템을 장착하여 방어력 60과 냉기 속성 저항력 30퍼센트의 보너스가 적용되었습니다.]

“잉? 칸, 이 아이템들 세트 아이템들이었어요?”

칸이 허허 웃었다.

“내가 제작했을 때는 세트 아이템으로 분류되지 않았었네. 하지만 자네가 제작하니까 세트 아이템으로 분류가 되는군. 아무래도 자네가 아이템들의 균형을 완벽하게 설계해서 제작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 아닐까?”

“…난 그냥 제작법대로 만들었을 뿐인데.”

파그마의 후예의 저력이 발휘된 순간이다.

그리드는 기뻤다. 세트 아이템의 가치는 일반 아이템보다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제작 세트 아이템이라……! 돈 벌 수단이 또 하나 생겼군! 좋아, 이제 출발해 볼까?”

적갈색 털가죽으로 전신을 뒤덮고 이상적인 단검을 무장한 그리드가 곧장 북쪽 설원을 향해서 떠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알지 못했다. 서릿빛 오크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몬스터라는 것을! 그리고 서릿빛 오크가 실피드의 비늘을 드롭하는 확률은 채 1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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