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탑스타 어게인!-207화 (207/220)

207화

김한결, 박민우, 차서준의 한우준 연말 콘서트 준비를 위해 형들과 만났다.

“신기하네.”

“그러게.”

“뭐가요?”

내 여기저기를 뜯어보며 이상한 소리를 하는 박민우에게 되묻자.

“아니. 어떻게 이런 캐릭터가 나올 수 있지. 완전 사기 아니야?”

“사기지. 누가 보면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인 줄 알걸.”

나에 대한 묘한 극찬을 이어가는 박민우와 김한결이었다. 민우 형의 표정으로 보아하니 이거 놀리는 거다.

“보통 어린 나이에 떴다가 변성기로 무너지는 경우도 있는데.”

“서준이는 오히려 더 좋아졌지. 그냥 가수 하라고 태어난 음색이잖아.”

“거기에 키도 쑥쑥 컸고. 외모야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할 정도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어.”

아주 둘이서 척척 손발이 맞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가 지어지는 건.

“형들. 지금 우리 죽어라 연습할 때예요. 티켓 순식간에 매진된 거 못 들으셨어요?”

저 짓궂은 농담들이 나와의 깊은 우정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맞네. 작년이랑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순 없지. 안 그래 한결이 형?”

“일단 전체적인 것들은 모두 정해졌으니. 남은 건 연습을 통한 우리 셋의 완벽한 무대뿐이야.”

“솔직히 올해도 그렇게나 순식간에 매진될 줄은 몰랐어요.”

정말로. 작년에 워낙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무리했기에. 이번에는 그보다 조금 더 좌석수를 확보했다.

단순히 몇만 관객들이 찾았다. 이런 기록을 세우려기 보단, 우리의 무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최대한의 위치까지 좌석을 채운 것이다.

그런데 작년보다 더 빠르게 매진되었단다. 무려 좌석수는 작년보다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건.

“다 한결이 형 덕분이잖아. 솔직히 나나 서준이도 어느 정도 규모의 콘서트장은 채울 순 있어도. 잠실은 무리지.”

“맞아요. 솔직히 제가 혼자서 잠실에서 한다고 했으면 텅텅 콘서트가 되었을지도 몰라요.”

“나도 그래. 한결이 형 부르는 별명 뭔지 몰라? 아, 나도 모른다.”

순식간에 타깃이 변경되었다. 차서준에게서 김한결에게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한결은 웃었다.

“그래도 좋다.”

“네?”

“뭐가?”

보통 이렇게 놀리면 ‘하지 마.’하면서 손을 내저어야 하는데. 김한결은 마냥 좋아하며 우리의 놀림을 듣고 있었다.

“가끔 너희 만날 때를 제외하면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

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트로트 왕자’ 이후 성공을 얻었지만. 그 성공이 너무나도 거대했다.

기존 알고 지내던 이들조차 김한결이 아니라 트로트 황제 김한결로 대하게 만들 정도로.

특히나 일 년에 얼마를 벌었다는 기사가 쏟아진 이후로. 인연이 끊겼다가 금전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제법 많았다고 들었다.

“워워. 이 형 또 옛날 떠올리면서 감수성 풍부해지려고 한다. 원래 스타의 길이 고독한 법이야.”

“민우 형, 고독해요?”

“아니. 외로워. 그러고 보니 서준이 사랑의 큐피드라면서. 나 좀.”

어? 김청아와 함께 나갔던 토크 예능을 보았는지. 박민우가 순식간에 내게 다가오며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이럴 땐 주제나 돌리자.

“한결이 형.”

“응?”

“이번에 콘서트 끝나고. 우리 셋이 시간 맞춰서 내년 초에 제주도에 놀러 가는 거 어때요?”

“제주도?”

“네. 민우 형은 어때요?”

박민우에겐 따로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좋은 아이디언데? 하면서 벌써 비행기 표를 알아보고 있었으니까.

참으로 행동이 빠른 형이다. 벌써 숙소는 여기 호텔이 좋겠는데? 하며 결정을 재촉한다. 누가 보면 내일 떠나는 줄 알겠네.

“어차피 1월에 저 학교 방학 기간이기도 하니까. 주말은 안 되고 평일에 잠깐 다녀오자고요.”

“서준이 너 아직 고등학생이었지? 근데 왜 너와 이렇게 있다 보면 꼭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란 말이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는 박민우를 애써 외면했다. 저 형도 이상한 곳에서 예리하단 말이지.

“제주도 좋다. 그러면 일단 연습에 집중하고. 내년 1월에 한 번 다녀오자. 내가 다 예약할게.”

“놉놉. 가본 사람이 안다고. 형 제주도 놀러는 못 가봤잖아. 내가 준비할 테니까 몸만 와.”

형들과의 만남이 이래서 편했다. 서로 금전적인 부분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

제주도가 아니라, 하와이로 떠난다고 하더라도 그 비용을 웃으면서 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특히 나에게 배운 기부 외에는 특별한 사치를 부리지 않는 김한결의 경우 더욱더 그랬다.

“자, 그러면 연습 시작해요!”

3만.

부산을 넘어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콘서트장을 찾을 어머님 팬들을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연습해서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려야지.

*

원래 배우 차서준은 홍보를 위해 특별히 예능에 출연하지 않았었다.

그것은 앞서 개봉한 할리우드 주연 영화 2편에서도 마찬가지.

그런데.

“진짜? 진짜로 나갈 거야?”

“어. 도윤이 너가 처음으로 한 주연 드라마인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홍보해야지.”

이번에는 특별히 홍보를 위해 예능 출격을 선언한 나였다. 슬슬 넷티비 공개일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우리를 찾는 곳이 많았으니까.

거기에 그림도 좋았다. 어릴 적부터 사총사로 함께한, 그것도 같이 아역 배우로 시작한 차서준과 김도윤의 첫 주연작.

이보다 더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조건들은 없을 터였다. 배우 김도윤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기회를 놓쳐선 안 되지.

“삼촌이 굳이 안 나가도 된다고 하긴 했는데. 여태까지 홍보를 위해 나간 적도 없었잖아.”

“그러면 하지 말까?”

“아, 아니. 나는 무조건 찬성. 대찬성.”

내 말에 김도윤이 화들짝 놀라며 손을 젓는다. 혹시나 내 마음이 변할까 서도현에게 문자도 보낸다.

사실 이번에도 딱히 홍보를 위해 뛰어다닐 필요는 없었다. 넷티비 측에서 이미 많은 돈을 투자하여 광고를 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예능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하나였다. 앞서도 말했지만 배우 김도윤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서.

사실 풀 썰들이야 많았다. 어릴 때부터 각자 아역 배우로 활동해 온 나와 김도윤이었으니까.

김청아를 위해 토크 예능도 나갔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사총사의 한 명인 김도윤 때에는 안 하면 섭하지.

“도윤아.”

“응?”

“그래서 넌 어디어디 나가고 싶은데.”

“섭외 제안 들어온 곳 전부 다?”

그건 좀. 그랬다간 진짜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리면 나와 김도윤 얼굴만 나올지도 몰랐다.

내 표정을 읽었음일까. 김도윤이 농담이라며 생각해둔 곳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중 최종적으로 고른 곳은 딱 하나였다.

“여기가 정말 즐겨보는 프로였거든. 그런데 마침 거기서도 제안이 온 거야. 아마 서준이 너랑 나가도 재밌을 거 같더라고. 썰들 위주로 푸는 곳이니.”

그렇게 김도윤과 함께 출격할 프로그램이 결정되었다.

*

녹화 촬영 당일.

나와 김도윤, 최이안이 등장하자. 시작부터 MC들이 격하게 반겼다.

“아니! 차 배우. 우리 섭섭할 뻔했잖아. 우리가 그렇게 삼고초려를 했는데도 다 거절해놓곤. 다른 곳에는 나가주고.”

“어허! 그러다가 우리 차 배우가 나가면 어떻게 하시려고. 쓸데없는 입 놀리지 말고 앉으세요.”

“자, 옆에 쓸모없는 두 사람 대신 제가 진행을 하겠습니다. 모두가 공개만 기다리고 있는 드라마죠? 학교 생존의 차서준, 김도윤, 최이안 배우를 모셨습니다!”

열렬한 환영을 받는 나와 김도윤, 최이안이었다. 시작은 간단하게 드라마 홍보부터.

“아니. 요즘 장안의 화제가 바로 이 세 사람이 함께 촬영한 드라마잖아.”

“공개일이 언제라고 했죠? 나도 공개와 동시에 1화부터 끝까지 쭉 다 보려고.”

이렇게 드라마 홍보 타임이 간단하게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MC들의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던질 소스들이야 많았다.

“아니. 그러고 보니 차 배우가 막 데뷔했을 당시. 여기 있는 최이안이랑 차 배우가 라이벌로 불렸었잖아.”

저 말에 최이안이 손을 번쩍 든다.

“저 그거 딱 3개월 정도만 라이벌로 불렸던 겁니다. 진짜 여기서도 또 말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왜요? 나 같음 어디 가서 자랑 엄청 했겠다. 내가 한때 차 배우와 영혼의 라이벌이었다!”

MC의 말에 최이안의 표정이 거무죽죽해진다. 저거 연기 같은데.

“어우. 몇 년 전에 제가 출연했던 드라마 홍보를 하면서. 누가 자극적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걸 썼더라고요. 차서준 영혼의 라이벌 최이안의 차기작! 이렇게.”

“욕 많이 먹었어요?”

“배 터지게요. 제가 그때 이후로 아직까지도 기사 댓글을 잘 못 봐요.”

오버까지 하며 몸을 부르르 떠는 최이안의 모습에 MC들이 웃음을 터트린다. 방송 나갈 땐 저기에 적절한 효과들 들어가겠네.

“차 배우 생각은 어때요?”

“전 사실 처음 언급되었을 때 엄청 영광이었어요.”

“저거 봐. 차 배우도 영광이었다잖아.”

김도윤을 위해 나왔다지만. 촬영 내내 가까워진 최이안도 챙기는 걸 잊어선 안 되는 법이다.

“옛날부터 저는 이안이 형이 연기를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촬영하면서 다시 한번 확신했고요.”

내 칭찬이 이어질수록 최이안의 표정이 살살 풀어진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던 배우 차서준의 극찬이니.

“자, 그러면 사총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죠. 두 사람 이렇게 함께 출연한 건 처음 아닙니까?”

“맞아요. 서준이랑 같이 작품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이야, 그 첫 작품에서 당당히 주연으로 나란히 촬영한 거네. 혹시 촬영하면서 힘든 건 없었어요?”

MC 하나가 슬쩍 미끼를 던진다. 방송 분량을 뽑아내기 위한 떡밥을.

“보통 그렇잖아. 차 배우가 그냥 배우야? 당장 이번 드라마 찍기 전에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세 개나 찍고 왔잖아.”

“그것들로 받은 상들이 무려···. 차 배우의 기준이 할리우드 스타들이었을 텐데. 촬영 동안에 많이 안 혼났어요?”

MC들의 질문에 김도윤이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런 적은 있었어요. 이건 이번 드라마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닌데.”

“어떤 일입니까?”

“사실 어릴 때부터 비교가 많이 되었잖아요. 여기 서준이와 비슷하게 아역 배우로 활동했으니까요.”

김도윤의 말에 MC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배우 김도윤에겐 꼬리표처럼 차서준의 이름이 따라다녔으니까.

“그런데 옆에서 서준이를 지켜보면 시기, 질투. 뭐 이런 생각이 들 수가 없더라고요.”

“왜죠?”

“미친 듯이 노력하는 걸 누구보다 옆에서 지켜봤으니까요. 지우도 아이돌 데뷔를 위한 연습생 기간을 몇 년 동안 잘 견딜 수 있던 것도. 서준이를 옆에서 지켜본 덕분인 거 같아요.”

대세 아이돌 ‘블랙홀’의 하지우까지 언급되자. MC들의 얼굴이 활짝 핀다. 사총사들에게선 알아서 떡밥들이 쑥쑥 튀어나오는 격이니.

“다 크면 훌륭한 배우가 될 거라고. 어릴 때부터 서준이가 옆에서 엄청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지금이었다. 이보다 개그를 툭 던지기에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 분명했다.

“다 크면 검정인데.”

“풉!”

작게 말했지만. 옆에서 대화에 집중하던 최이안의 입에서 실소가 터졌다. 성공인가?

쿡. 김도윤이 작게 개그를 던지는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리고.

그걸 놓칠 리 없는 MC들이었다.

“이래서 차 배우가 우리 프로 섭외 요청을 거절했었구나.”

“개그 욕심은 있는데. 음음. 있네, 있어.”

“하.하.하 왜? 난 재밌었는데? 이것이 할리우드에서 통하는 개그인가?”

회심의 개그는 실패인 모양이다. MC들의 반응이 마치 (경악 이모티콘)을 그대로 박아놓은 얼굴들이니.

원래 이런 아재 개그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법이다.

만약 신인 배우가 이 자리에 나와서 저런 개그를 던졌으면. MC들이 정색하면서 그딴 개그 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겠지만.

아쉽게도 차서준을 향한 MC들의 반응은 따뜻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예상되었는지 PD의 표정은 더 따뜻했고.

이 장면이 방송에 나가고 나면. 서도현에게 한동안 다시 토크 예능은 출연 자제를 당할 것 같다.

*

국민 연예인 차서준의 시끌시끌했던 예능 방송 며칠 뒤.

드디어 넷티비 드라마 ‘학교 생존’의 GV 시사회가 있었다.

[소문의 드라마, 학교 생존 GV 시사회 후기]

우선 소감부터 말하자면.

이거 공개일까지 어떻게 기다리냐! ㅠㅠ

1, 2, 3화만 상영되었는데. 끝나고 불이 들어오는 순간 앉은 사람들 입에서 탄식 터져 나오더라. 아쉬워서.

그냥 시간 순삭. (아쉬운 이모티콘)

차서준, 김도윤, 최이안 배우님들. 그리고 박성필 감독님이 오셨음.

질문들이 제법 많았는데. 특히나 기억에 남는 건 차 배우의 본인 캐릭터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음.

“물 만난 물고기. 아니, 사이코패스에요. 캐스팅되고 원작 만화부터 봤는데. 최우정이란 캐릭터가 극중 분위기에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아마 기다리시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차 배우가 기대해도 된다고 할 정도라니. ㄷㄷㄷ

최우정의 진면목은 4화 이후에 제대로 나온다 해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름. ㅠㅠ

원작 만화도 재밌게 봐서 공개일만 기다리려고요.

이상 끗.

└ 아니. 이번 학교 생존이 진짜 잘 만들어졌나 본데? 내부 시사회 썰이나, GV 시사회 후기들도 죄다 공개일만 기다려진다고 하니. ㄷㄷ

└ 보통 드라마 초반에는 캐릭터 설명 때문에 지루하다는 평들이 있어야 정상인데. 각색을 제대로 해서 스피디하게 뺐나 보네요.

└ 무엇보다 차 배우가 보여줄 최우정이 너무나도 기대됨. ㄷㄷ 옛날에 디멘션 소서러에서 보여준 이중인격 연기도 미쳤었잖슴.

└ 맞지. 그거 이후로 무려 3작품을 할리우드에서 찍고. 또 그 작품들로 쌓은 트로피가 몇 개인데. 그때보다 이번 학교 생존에서 보여줄 연기도 진짜일 듯.

└ 넷티비 공개도 기다려졌는데. 이번 주 토요일에 부모님 모시고 서울부터 다녀오네요. 우리 차 배우랑 김한결, 박민우 한우준 콘서트 티켓팅에 성공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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